"얘들아, 우리 영화 하나 새로 낼 때 되지 않았냐? 거 동물 나오는 걸로 하나 뽑아봐라"
1990년대 초, 디즈니는 동물이 나오는 만화영화를 하나 만들기로 한다.
"뭐라고요? 지금 이 시기에요?"
그러나 당시 제작진은 "어린애들이나 볼 동물 만화영화가 팔릴까?" 하는 회의감을 갖고 있었다. 도대체 애들 말고 누가 애니메이션, 그것도 사람은 하나도 없이 동물들만 나와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는 영화를 본단 말인가?
실제로 이전에 동물이 나오는 만화영화들은 대부분 실패하거나, 실패까진 아니어도 흥행이라고는 못부를 성적을 거두어 왔다.
제작진 자신들의 상황도 결코 좋지가 않았다. 중간에 감독이 바뀌고, 그러다보니 제작이 난항에 난항을 겪는데다가, 애들 보는 동물영화나 만든다는 생각이 겹쳐 "우리가 만드는 거 사실상 B급 아니냐?"란 자조가 나올 정도였다.
첫 시사회가 열렸을 때 반응은 최악에 가까웠다. 디즈니 만화영화의 생명은 바로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한 그 음악이었는데, 영화의 음악이 시사회 관객들에게 정말 평이 좋지 못했던 것이다. 제작진 스스로도 "아 이거 조땠네. 망작 각 나왔죠" 하면서 절망할 정도였다.
"이 새1끼들이 내가 열심히 만든 음악에 무슨 짓을 한거야?!"
설상가상으로 그 시사회 때 제작진은 음악 담당이 작곡한 음악을 살짝 어레인지해서 내놓았는데, 사실 그 음악 담당이 몰래 시사회에 참석했었다. 당연히 음악담당은 자기 음악을 멋대로 개악했다며 노발대발했고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들이 한창 영화를 만들고 있을 도중에 LA에 기록적인 규모의 지진이 나서 스튜디오가 개박살이 났다(여담이지만 이 시기에 지진으로 인한 정전과 혼란을 틈탄 범죄가 기승을 부려 한인 타운이 큰 피해를 보았고, 이것은 아직도 캘리포니아 한인들에게 악몽으로 남아 있다).
결국 제작진은 "하..시1발"....을 외치며 제작소품을 차고로 옮겨서 촬영을 진행한다.
이처럼 하나만 일어나도 영화 하나 개줫망할 사건들이 연속으로 터지자 결국 "아 우리 영화 5천만 달러만 제발 넘기면 좋겠다"는 자조섞인 우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물론 성우진만큼은 우피 골드버그, 르완 앳킨슨 등 화려하다 못해 호화찬란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제작비가 4천 5백만 달러였으니 손익분기점을 넘길까 말까조차 걱정해야 할 처지였던 것.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제작진은 의기투합해서 어떻게든 영화를 완성했고, 1994년 6월에 개봉했다.
그 영화가
라이온 킹이다.
전 세계에서 7억 6천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지금도 2D애니메이션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
참고로 그 때 당시 이 영화의 음악 담당은
한스 짐머와
엘튼 존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뮤지컬로 계속 공연중임.ㄷㄷ
개발자 반응과 소비자 반응은 절대 같지만은 않다는걸 깨닫게 해준 좋은 사례
그리고 지금까지 뮤지컬로 계속 공연중임.ㄷㄷ
개발자 반응과 소비자 반응은 절대 같지만은 않다는걸 깨닫게 해준 좋은 사례
나~주평야~ 발바리 치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