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문,지루함,사진없음,틋뽕 주의!
0.
언제 또 가보겠냐 싶어서 갔던 사이타마 아레나 공연, 불도저 아레나 투어이 불과 1년도 안지났는데 돔투어를 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는 조금 뻥이고, 사실 상상을 조금 하긴 했는데 제 예상은 2019년 하반기 쯤 아레나 투어에 교세라돔, 도쿄돔을 넣는 식일줄 알았습니다.
왜냐면 불도저 투어 규모가 10만명 정도였는데 이 정도 규모는 사실 인기에 비해 작게 했다는 것이 현장에서 확 느껴져서, 아레나 투어 규모를 15~20만 정도로 늘린 다음 돔을 찍는게 수순 아닌가 했거든요. 그런데...불도저 투어 마지막날 돔 투어 일정 공개를 해버리는걸 보며 진짜 지렸습니다.
하나투자증권 김기훈 연구원의 돔투어 타령을 보고 설레발이라 욕했던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ㅠ
아무튼...언제 또 가보겠냐 사이타마 아레나 이후, 언제 또 가보겠냐 도쿄돔! 을 외치며 뒤도 안돌아보고 숙소와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콘서트는 첫콘이지!! 하며 교세라돔을 고를까, 그래도 도쿄돔인데!! 하며 상징성의 도쿄돔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제 의지와 상관없는 요인으로 주말인 도쿄돔 마지막날을 골랐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무리해서라도 교세라돔 첫콘을 갔어야 하는건데...싶은 후회가 들긴 하지만, 이미 지난일 어쩌겠습니까? ㅠㅜ아무튼...두세달 빨리 예약하고 나니까 진짜 시간이 안가서 지루하면서도, 힘든 겨울을 도쿄돔 갈 생각으로 버텨내기도 했네요.
겨울이 가고 미세먼지가 오고, 그러고도 시간은 꾸역꾸역 흘러 저는 1년 더 늙어버렸고, 올것 같지 않던 돔투어의 3월도 오긴 오더군요.
1.
잡설이 길었는데, 더쿠 입장에서 감흥이 크다보니 자꾸 말이 많아지네요.
아무튼. 29일에 도쿄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앉아있으려니 왜 29일 공연을 볼 생각을 안했나? 후회가 되더군요. 한참 공연중일 시간에 숙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을바에는 티켓을 구해볼걸...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성중계를 들을까? 하고 잠깐 고민 했는데 도쿄까지 와서 음성 중계 듣는건 뭔가 아닌거 같아서 꾹 참았습니다.
숙소에서 술 한잔을 하고 잠이 들었는데, 잠을 거의 못자고 일본으로 넘어온거라 아침에 못일어 날것 같았습니다. 굿즈를 사려면 새벽에 나가 줄을 서야 할 상황이었는데 그건 어차피 포기한 상태였고, 눈떠지는대로 느긋하게 나가야지 하며 잠들었습니다만...의외로 오전 중에 눈이 떠지더군요. 10시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나니까 딱히 할일도 없고 분위기 구경도 하고 싶어서 12시쯤 도쿄돔으로 향했습니다.
신주쿠 인근에서 지하철을 타니까 진짜 얼마 안걸리더군요.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도쿄돔이 딱 보이는데, 조금 걸어서 육교 위를 올라가니까 진짜 어마어마한 인파에 잠깐 멍해졌습니다. 굿즈 줄은 소문대로 너무 길어서 끝에 붙어도 4,5시간은 기다려야겠더라구요.
사실 굿즈줄이 정말 놀라운 일 중에 하나였는데, 예전 사이타마 아레나나 불도저 투어때는 오후가 되면 오전에 줄을 섰던 인원이 빠졌고, 그 이후에는 그리 많이 기다리지 않고 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오후가 될 수록 사람이 늘어나는 이 신비한 굿즈줄은 도대체 뭘까 했습니다. 동원 인원이 아레나에 비해 늘었다고는 하지만, 사전 온라인 판매도 한달 가까이 하고, 매대도 늘리고, 그것도 모자라 현장 사전판매까지 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니까 늙고 지친 저 같은 아재 덕후는 무릎과 허리가 버티지 못해 굿즈를 포기했다는 말입니다.^^ 입장하고 나니까 안쪽에서 포카와 포토북을 팔더군요. 그래서 포카만 샀습니다.ㅎ나머지는 온판으로 사려구요. 그리고 틋부리 실물 쩝니다 ㅠㅜ 너무 탐나서 ㅂㄷㅂㄷ했다는.
아무튼...굿즈를 포기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현장 경비들이 포카와 토레카(트레이딩 카드)교환 공간을 확보해서 몰아넣고 관리해주더군요. 저는 굿즈를 포기한 대신 포카를 신나게 교환하고 다녔습니다.
재밌는게, 일본도 코어 팬들이 많아져서 인지 국내 앨범 포카를 모으는 팬들이 엄청 많더군요. 분명 작년 하이터치나 아레나 투어때는 토레카와 현지 앨범 포카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들 한국 앨범 포카까지 죽어라 모으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일본쪽 직수입 물량이 상당하다는게 포카 교환에서도 느껴집니다.
아무튼 그렇게 포카 사냥을 하고 다니다보니 경비가 3시를 기준으로 모두 철수를 시키더군요. 저는 간단하게 근처 마트에서 요기할 거리를 사서 대기하다가 너무 추워서 일단 돔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2. 도쿄돔 내부
도쿄돔 안으로 들어가니 원래 야구장이었던 만큼 음식도 종류별로 이것저것 많이 팔고, 요미우리 자이언츠 굿즈샵도 보이더군요. 화장실도 많고, 흡연실도 잘되어 있더라구요. 저 같은 흡연자 입장에서는 콘서트 보러와서 공연장 내부에 흡연 가능 장소가 있다는건 굉장히 반가운일...이긴 합니다.ㅎㅎ
입장하며 둘러보며 새삼스레 느낀건 초중고생 팬들이 정말 많다는 점입니다. 부모와 함께 온 초딩들도 많이 보이고, 중학생 두세명에 보호자 한명이 따라온 식의 그룹들도 정말 많더군요. 아레나 투어때 젊은 남자팬들 비율이 확늘었다는 느낌이었는데, 거기에서 성비가 바뀌진 않은것 같아요. 남녀 4:6 정도 느낌에 전체적으로 연령대가 어립니다. 30대 이상이 잘 안보이고, 그런 분들은 대부분 아이를 데려온 보호자들.
제 자리는 3루측 1층이어서 자리를 찾아 들어갔습니다. 딱 앉았는데 정면에 보이는 그라운드석 규모가 정말 덜덜 하더군요.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무대가 보이더군요. 무대가 좌우로 진~짜 길어요. 스크린 높이도 엄청 높은거 같았는데 좌우가 하도 기니까 상대적으로 안높아 보입니다. 그 앞에 깔린 아레나석(그라운드석) 규모도 사진으로 다 보셨겠지만 엄청 크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고개를 돌려서 1층, 발코니, 2층을 쭉 둘러보고는 진짜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스탠드 좌석 규모가 다른 공연장들이랑 압도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제가 들어갔을땐 입장 초반이어서 듬성듬성 비어있어서, 속으로 정말 저 자리들이 다 채워진단 말야? 하며 앉아있었습니다. 꾸역꾸역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하더니 공연 20분 전쯤 주위를 둘러보니까 와...이건 뭐..ㄷㄷㄷ
5만명 정도 되는 사람이 실내에 모여있으니까, 다들 별거 안하고 있는데도 묘한 긴장감과 흥분감이 공연장 안에 흐르는게 느껴지더군요. 객석에 앉아있는 저도 심박수가 빨라지고, 얼굴이 붉어지고, 긴장이 되는데 공연할 가수는 어떤 심정일까 싶더군요. 아무리 잘나가는 스타라도 이런 규모와 흥분감이라는건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능숙한 사람이라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건 컨디션도, 기분도, 분위기도 매일 다르고 잘하는 날도 있고 못하는 날도 있는거니까요. 오늘 잘못하면 어쩌지? 반응 안좋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당연히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라서 연예인과는 다르겠지만, 타인에게 자신을 내보일때는 늘 좋은 모습, 멋있는 모습,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며, 닿지 않을 저의 걱정을 담아 콘서트 무사 기원을 하며 앉아있었습니다.ㅎㅎ나이가 드니 노파심만 많아져서 큰일입니다.^^;
3.
6시가 좀 지나도 공연은 시작되지 않더군요. 10분 정도 딜레이가 되고, 공연장에 불이 탁-! 꺼지며 중앙 돌출 무대의 프로젝션 스크린에 오프닝 VCR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기 시작하난데, 진짜로 5만명이 내는 함성은 그 박력이 장난 아닙니다ㅋㅋㅋ거기에 어린 여성팬이 많아서 고주파 스크림 비중이 높아요. 저는 공연 보러 가서 사람들이 지르는 소리에 귀가 아픈적은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남돌 공연은 안가봐써 그렇습니다.^^;)
물론 저도 단전에서부터 흥분이 올라와서 우워어어어어! 하는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콘서트 보러가서 막 흥분하거나 열심히 응원하는 타입은 아닌데 분위기에 휩쓸려버렸습니다 ㄷㄷㄷ. 제가 통로쪽 자리였는데, 정신차려보면 자꾸 통로로 나와서 서있더라는ㅋㅋㅋ
암튼 다시 공연 내용으로 돌아와서...
글 말미에 공연에 대한 총평과 함께 정리하겠지만,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전 중에 하나가 VCR퀄리티입니다. 제가 불도저 투어때 VCR에 조금 실망을 했기 때문에 걱정했던 부분 중에 하나였는데, 일단 화면 때깔에서 느껴지는 돈냄새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리고 오프닝 무대와 이어지는 VCR의 스토리텔링도 훌륭했습니다.
사나가 민나민나~ 하면서 돔투어 소식을 전하고 모두가 흥분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열리고, 무대 준비를 하며 이런 저런 걱정을 하면서 뭔가 마법에 뿅~걸리면서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바뀌고...그 의상과 함께 무대의 막이 걷히면서 돌출 무대의 센터에서 트둥이들이 나타납니다ㄷㄷㄷ
그리고 웅장하면서도 설레는 anthem 느낌으로 편곡된 원모어타임ㄷㄷㄷ
왜 오프닝 곡이 원몰탐일까 생각해봤는데, 일단 일본 데뷔곡이라는 상징성이 있고, 둘째로 지난 아레나 투어의 엔딩 곡인 '아 원츄 백'에 대한 댓구로서 '원모어타임'이라는 곡이 댓구를 이루는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원스와 트와이스의 꿈이 이루어지는 즐거운 '드림데이'를 'one more time'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두번째곡이 luv me. 세번째 곡이 like ooh-ah 이어보면
one more time love me like ooh-ah 이지요. 이거 의도 아닐까요?^^;;
오프닝이 시작되면서 관객들 함성 데시벨이 정말 어마어마 했는데, 위에도 썼듯이 일본 여덕들 고주파 데시벨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향이 살짝 작은 느낌이 나더군요. 그라운드에서는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볼륨이 좀 작다고 느꼈어요. 보통 한국에서 콘서트를 가면 뭐 이렇게 크게 틀어? 싶은 공연 밖에 없었는데 음향이 작은 공연은 처음이라 좀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우아하게 시작할 무렵 노래 중간에 볼륨을 올리더군요ㄷㄷㄷ
생각해보니까 이게 음향 세팅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원래 도쿄돔에 맞는 볼륨 세팅이 있었을텐데 환호가 너무 커서 볼륨이 작게 들린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제가 엔지니어가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중간에 조심스럽게 볼륨이 스윽~ 올라가고 나니까 딱 듣기 좋은 크기가 되더군요.
원몰타임은 오프닝으로서 웅장한 분위기를 잡고, 럽미로 객석 분위기를 띄운 후에, 우아하게가 인트로가 나오는데 정말 짜-릿! 하더군요.
이것도 의미가 있는게, 원몰탐-럽미가 일본 데뷔 싱글이었고 그 뒤에 한국 데뷔곡인 우아하게를 붙였지요. 오프닝을 고를때 상징성을 굉장히 많이 고려했다고 생각합니다. 오프닝 영상부터 선곡까지 스토리텔링을 섬세하게 안배한 구성이라는 점이 진짜 좋았습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들이 보는 사람은 몰라보더라도, 짜임새와 밀도를 높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지금 노트북 밧데리가 다 됐고, 지금 제가 자리를 옮겨야해서 오늘밤이나 내일 또 이어서 쓰겠습니다.
사진도 없는 장황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ㅜ
사진이 읍
2탄내주세요 얼른요ㅠㅠ 콘서트 보다 끊긴기분..
넥센히어로즈// (2)
기분 좋으셨겠고 너무 가보고싶엇어요 돔 ㅠㅠㅠㅠㅠㅠㅠ
부러워용~
거짓말 조금 보태서 현장에서 보는 듯한 실감나는 후기네여.
2탄 빨리 부탁드립니다.
다음글이 기다려집니다. 추천
저하고 비슷하게 느끼신거 같네요.
가스가역에서 나와서 도쿄돔을 바라본 순간 엄청난 인파에 저도 잠시 멍했습니다...
입장해서 엄청난 사이즈에 놀라고 엄청난 함성에 또 놀라고...엄청난 스크린에 또 놀라고...ㅋㅋㅋ
글들 보면은 항상 잘 쓰시는듯 ...근데 현기증 날려고 합니다 빨리2탄...
이렇게 끊기 신공이 ㄷㄷㄷ
빠, 빨리 2탄요
2탄 기다립니다. 끊기 신공 제대로네요. ㄷㄷㄷ
기다리겠습니다! 파트 2
역시 원스 마음 다 같네요..관객석이 꽉 찬 모습을 보고 정말이지 오길 잘했구나 싶었어요. 꽤나 진성팬이라 자부하지만 일본까지 가서 공연을 보는건 오버 아닌가 싶었는데 살면서 잘한 결정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ㅎㅎ
시작부터 아주 스토리텔링이 잘짜여진 공연을 보고있자니 가수 스탶 관객 그리고 자본ㅋ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 많은 관객들 속에서 응원봉으로 자리를 빛내고 있는 저 스스로에게도 자랑스러웠습니다 ㅎㅎ 음량 역시 저도 국내 공연보다 작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나 후반부에 더 그랬던거 같아요. 댄나는 노천 팬미팅 때 의 그 큰 울림이 좋아서 좀 더 빵빵 터뜨려줬음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공연장 특성상 그렇게 세팅을 한 듯 해서..심장을 쿵쿵 울리는 사운드는 체조콘에서 느끼기로 하고 아쉬운 마음을 달랬습니다ㅎㅎ
오... 가셨군요 ㅎㅎ
제가 현장에서 느낀거랑 거의비슷하시네요 ㅋㅋ 콘서트 음향이 작네? 라고 느낀적은 첨이에요~ 한국콘은 베이스만 너무 쿵쿵거려서 조금 그랬는데 ㅋ
너무하시네요 절단신공
공연 보던 그 느낌이 다시 생각나는듯 하네요 ㅎㅎ
2탄 기대
말이 필요 없네요..ㅋㅋ
추천드리며,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얼른 두번째 것 좀 ㅋㅋ
노트북 밧데리 충전잘하시고 후기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