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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가는 기차안에서...

보배드림 선후배님들!
그냥 서울가는 기차안에서 옛 추억이 생각나 몇자적어봅니다.
지금은 전주역에 잠시 정차중인데요..
저는 차멀미도 있고 워낙 고속버스를 싫어하는 스타일이라
거의 항상 기차를 많이탑니다..
그래서인지 기차에 얽힌 추억이 많은데요..ㅎㅎㅎ
제가 국민학교를 들어가기전이니까...한45년 전쯤 되겠네요..
요즘이야 기차가 많이 좋아졌다지만..
그때당시야 통일호..비둘기호..무궁화호..
참 사연도많고 느림의 미학이 있조..간간히 들리는 간이역들...손흔드시는 역장님...입석에 힘들어서 있는 승객들..
아마 추웠다는 기억이 없는걸 보니 설날은 아니고 추석인거같네요..
아빠와 함께 가차를 타고 여수에서 어디를 간거같은데
목적지는 생각이 안나네요..거의 서울이겠죠?
의자도 영화에서나 보는 초록색 통의자..
추석명절에 표구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하늘에 별따기..
ㅎㅎㅎ 우리 아부지..내가 역장하고 밥도묵고 어이~
술도 묵고 어이~ 안주도 묵었써..ㅋㅋㅋ
역에 아시는분이 계셔서 어찌어찌 불법으로(?)표를 구하셨나봅니다..
추석명절 기차내부 상상이 가십니까?
수십년전인데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그만큼 이따 말씀드릴 사연이 쏘킹했거든요..
계란이 왔어요..사이다있어요..
홍익회 소속 카트 아저씨! 왔다갔다못합니다.
입석으로 꽉차서 움직이지를 못할정도니까요..
차라리 그때 그 카트가 왔었어야 하는데..ㅎㅎ
어린 놈이(본인) 목이 말랐나봅니다...
아부지한테 환타가 묵고잡다고 이야기 했겠죠..
아들이 뭐 묵고잡다는데 뭔들 is 못해줄 아빠가
어딧것습니까?
문제는 어마무시한 콩시루기차때문에 움직이지를 못한다는점!
그래서 아부지께서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사,
ㅇㅇ아! 아빠가 환타 사오께 기다려..
기차가 정차햇을때를 노려,내리셔서 매점에서 사셨나봅니다..
문제는 자리로 돌아오셔야 하는데.
어린 저는 기다리다
기차가 출발을 해버리는 겁니다..어? 우리 아부지 안 왔는디? 안 왔는디?
어린 마음에 아부지 걱정에 겁이 더럭 났나봅니다..
(지금 글 쓰면서도 갑자기 울컥하네요..아부지 보고싶어요)
우리 아부지 안탔다고 악을 지르고 대성통곡을 하고 울었다네요..ㅎㅎ
주위 어른 분들이 달래고 달래도..달래지지가 않습니다.
제 눈에는 어차피 우리아부지가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아부지를 찿으면 국민학교도 안들어간 대여섯살짜리가
울어재끼니 열차내부가 난리가 났습니다..
알고보니 아버지는 환타랑 과자를 사시고 열차에 다시 타셨는데 한칸정도 앞으로 타셔서 바로 올수가 없었던겁니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오시느라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신거지요..ㅎㅎ
그 짪은 순간에도 아부지 잃어부렀다.
나 고아된거아니야? 벼라별 생각이 들었나봅니다.
쪼깐것이 별 생각을 다했네요..
그렇게 무사히 아버지는 환타와 계란과 과자를 사오셨고
저는 눈물 투성이 얼굴로 맛나게 묵었답니다..ㅎㅎ
벌써 사십여년전 이야기 네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아부지 사랑합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같이 기차타고 싶습니다..
아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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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P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