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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입니다. 답답하시겠지만, 조금만 차분히 대해주세요 (본삭/반저격)

앨범 막 다 사고 콘서트가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노래 나올 때마다 샤이니가 짱이라능 하고 응원하던 사람인데요.
더 깊이 팬하시던 분들의 마음이 가늠이 안되서 감히 연게에 글 안쓰고 있었거든요. 실례인 거 같아서.

그런데 방금 베오베 갔다가 삭제 된 글요. 제가 봤을 때 77개 좋아요 있었으니 77분은 오해하고 계실 거 같아서 글 씁니다.
아래 내용이요. 아이디는 안써요. 본 글 쓰는 목적은 (안그래보이겠지만) 저격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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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현 주치의가 약물 치료 안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나요? 
- 이 글 읽어보면, 약물치료 했었냐는 이야기가 안나왔었다. 그러니까 안했을거다... 라는 가정 하에 글을 쓰셨던요. 지금 제가 찾아본바로는 약물치료 했는지, 어떤 치료 했었는지에 대해서 전혀 이야기가 나온바가 없었는데 어떻게 알고 이야기 쓰시는건가요? 이런 이야기 할 때는 확실한 리퍼런스 부탁드립니다. 
- 혹시 김현철인가 하는 유아인 경조증 내려서 의사들 사이에서 '관종'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기본도 못하고 있다고 욕먹고, 정신과 학회서 경고까지 먹은 의사가 한 말만 가지고 이 글 쓰신건가요?
- 심지어 전 종현 주치의가 정신과 전문의였는지도 못찾겠어요. SM에서는 큰기획사답게 확실히 정보 통제 하고 있는데요. 의사 입장에서도 이게 맞아요. 이건 2번에서 설명드릴게요.

2. 어떤 치료 했는지 밝히라!
- 어떤 치료 했는지 밝히는 게 의사가 찝찝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요. 그거 밝히는 거 자체가 개인 정보 유출이에요.
어떤 치료를 했었는지 밝히면 그 과정에 알리고 싶지 않았던 환자의 사정 같은 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걸 원하시는건가요?
- 그럼 누가 상처를 받게 될까요? 의사일까요, 대중일까요, 아니면 환자와 보호자들일까요?

3. "겨우 사년 동안 책 몇권 논문 몇권 읽은 저도 그건 알아요"
- 교과서와 실제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환자 보면 환자들이 다 와 이 선생님 믿고 따라가야지 하는 라뽀가 생긴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바사 닝바닝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생겨요.
- 그게 그냥 의사가 실수해서일수도 있는데, 정신과 환자들처럼 예민한 경우에는 라뽀 잘 유지하다가도 사소한 행동에 확 날아가기도 합니다.
- 약 써보셨어요? 환자 약 순응도 올리는 게 의사들한테 엄청난 과제에요. 또 약은 그냥 먹으면 다 좋아진다고 생각하세요? 안 그래요. 특히 정신과
 약은 환자한테 맞는 약 찾기 쉽지 않아요. 이거 써보고 효과 없으면 저거 써야되는데, 그 과정에서 별로 안좋아지는 거 같다 싶음 라뽀 깨지고 약 안먹어요. 또, 정신과 약물은 약물 농도 기간 발현하는데도 시간 걸려요 예를 들어 Lexapro라는 약 쓰면 환자들 좋아지는데 최소 3~4주는 걸려요. 

-"겨우" 라고 말을 겸손의 의미로 쓰신거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그냥 만용이죠.

 저 의사 8년차 들어가기 직전인데요. 의대 공부했던 거까지 치면 본과부터 12년이요. 그래도 시간 지날수록 타과 선생님들이 치료가 어땠느니 이런 거 감히 판단 안해요. 환자와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어떤 치료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경험적으로 부족함이 있다는 걸 깨달아가서예요. 오히려 이 상황이 되서 욕 엄청 먹으시는데도 꿋꿋히 종현 치료하면서 있었던 거 공개 안하는 게 더 대단한걸수도 있어요. 심리학과시면 환자 정보 유출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거, 어림 짐작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건 교과서 1권만 읽어봐도 아시지 않을까요? 

-의사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었을거다 하고 쉴드치는 게 아닙니다. 유서도 봤고, 주치의가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도 분명 있겠지요. 의사는 신이 아니니까요. 마법처럼 동화처럼 뿅하고 환자 좋아지게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가 못하네요. 당연히 실수할 수 있고요, 의사들 중에서 도저히 이해 안갈 정도로 병신같이 치료하는 놈들도 있는 것도 알고요. 그런데,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환자 살리는 경우, 환자 좋아지게 하는 경우는 백배, 천배, 만배 많아요. 


결론. 
부탁드립니다. 공식적으로 뭐 자세한 이야기도 안나왔는데 그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인가 하는 관종처럼 단편적 정보로 대충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알아요, 어디든 분노 표현하고 싶은것도 이해하고요. 의사들은 까기도 쉽고 깠을 때 반응 좋은 것도 알아요.
그래도... 어림짐작으로 상처받는 게 의사들만이면 다행인데 종현군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이 모두 상처 입을 수 있어요. 

사실 제가 더 걱정되는 건 이런 글 보고, 아 의사들한테 가봐야 아무 쓸모 없네? 우울증이어도 의사한테 가면 안되겠네?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다 악화되면 치료하기 더 힘들어져요ㅠㅠㅠ 

의사가 환자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약물도 뇌자극치료도 신기능도 아니고요, 환자가 의사 믿어주는 '신뢰'에요. 
의사가 '신'은 아니지만, '신(信)'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직업이라서요.
부탁드립니다. 조금은 의사를 믿어주세요. 
댓글
  • 뒷북일까나 2017/12/20 10:54

    원글은 삭제됐네요.

    (iZNXoh)

  • 황금전설카드* 2017/12/20 10:58

    숲속 친구들 되지 말자구요

    (iZNXoh)

  • 어이둥절 2017/12/20 11:06

    팬으로써 안타깝고 슬픈것은 이해하지만,
    연예인의 사생활을 파헤치고 공개하라고 요구하는것은 자제 되었으면 합니다.
    극단적인 결과를 막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남은 사람들이 너무 이러쿵 저러쿵 하면 유족과 보호자가 상처 입습니다.
    그저 고이 명복을 빌어주고 아름답게 추억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iZNXoh)

  • 천개의강물 2017/12/20 11:09

    안타깝습니다... 한 인간이 다른 세상으로 건너간 것과 별개로
    정신과, 의사에 대한 인식이 엉뚱한 데 튀지 않기만을 바랬는데.
    물론 그분들의 입장은 이해해요.
    너무나 황망하게 가버렸으니.
    현실 인정하고싶어도 인정 되지 않고
    원인을 찾고싶고, 책임이라도 물려서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걸요....
    모든 것에 의미와 이유를 부여하려는 것-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생전에 그 사람이 노래로, 삶으로,
    사진과 인터뷰로 보여준 조각을 받아들였듯이
    그 사람의 또 다른 조각인 유서 역시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매번 설명을 요구받고 또 요구받고 또 요구받으면서 지쳤던 것을 기억해주시고
    그냥, 그동안 답답하고 괴로웠고 어딘가에 풀어내기 힘들었던
    그의 입장이 된다는 기분으로 유서 내용을 수용했으면 좋겠어요...
    힘드신가요. 괴로우신가요. 맘이 찢어질 것 같으신가요.
    그치만 그 사람이 수년간 겪은 일이기도 합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그 기분을 경험 하면서
    그의 선택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바랍니다...
    인간은,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타인을 통해서
    소통과 동질감, 그리고 위안을 얻습니다.
    다른 세상으로 건너간 그 사람도 위안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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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타노쇼고 2017/12/20 11:12

    김현철이라는 정신과 의사분 지난번도 그렇고 꾸준하게 본인 알리려고 이슈에 뛰어드는 느낌이 들어서 그다지 신뢰가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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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니랑민아링 2017/12/20 11:12

    ㄹㅇ
    김현철은 그와중에 계삭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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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숙지숙지쑥 2017/12/20 11:17

    국내에서 손꼽히는 병원의 수십년 임상 치료 경험 있으신 신경과 교수님도 약 종류와 분량 맞추기 위해서 1~3개월 단위로 계속 상담하고 약 조절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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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구규 2017/12/20 11:21

    무엇보다 그글을 쓴 본인이 계삭튀 했는데 걍 관종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사람의 의견을 귀담아 들을 필욘 없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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