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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에서 게 구하기-후기(스압)

안녕.

 어제부터 세면대에 쏙 들어가버린 게새끼 때문에 실시간으로 뿅뿅발광을 떨은 유게이야.

 오늘 유게 둘러보다보니 실시간 캠 찍으라는 놈도 있었는데, 내 뻘짓으론 시청자도 나올 거 같지 않고, 찍고 싶지도 않았다. 아니, 너희도 돼지를 보고 싶진 않을 거 아니야. 

 

많은 유게이가 내 게를 걱정해줬고, 많은 조언을 줬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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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위로해주는 유게이들 많아서 정말 고마웠어. 이때는 나도 우리 게 죽었을 거라 생각해서 위안을 많이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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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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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은 기억한다 내가.

 

 

 

아무튼 진짜 후기야. 저번 이야기가 궁금한 유게이는 작성글 보기를 눌러줘.

 

아까 어머니가 게 나왔다고 한 스샷 올렸었지? 강의가 끝나고 헐래벌떡 빙판길을 자전거타고 온 내가 집에 와서 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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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유하게 수조 안을 돌아다니고 있는 우리 게새끼였다. 수조 안을 정말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이 새끼를 위해 8시간 동안 생뿅뿅을 떨어댔던 걸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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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일단 수조는 정리해줬다. 흰색 돌 뒤에 있는 게 보여?

 

 

 

하...지금 쓰고 있는데 정리가 안 되네. 댓글 단 유게이들이 이것저것 요청해서 쓰긴 써야하는데. 일단 세면대에 들어가게 된 경위부터 말할게.

 

 

원래 수조는 자주 씻어줘야 돼. 도둑게는 오래 살긴 하지만(10년 정도) 관리를 안 하면 역시 1년도 안 돼서 죽어버리지. 그래서 어제도 수조를 씻어주고 있었어.

 

근데 수조를 씻으려면 얘를 꺼내놔야 하잖아?

 

그래서 보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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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항 안에 넣어놔.

 

원래는 이 어항이 원래집이었는데, 우리 미친 도둑게는 닉값을 충실히 해서 저 곡선 어항을 탈출하는 기적을 일으켰어. 저 안에서 탈출하고 서랍장 뒤에 들어갔을 땐 세상이 노래졌다. 어찌저찌 자로 끄집어 내긴 했지만.

 

그래서 지금 수조로 바꾼 거야.

 

이런 어항조차 탈출하는 바람에 보통은 안에 넣고 입구를 막아. 어제는 평소 게가 목욕하는 플라스틱 통으로 막아놨어.

 

 

...그래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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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넣어놔야 했었지.(집에 와서 수조 다시 씻을 때 찍은 사진이야.)

 

 

근데 나는 어제 시험기간이라 정신이 헤까닥 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자업자득이었지. 피곤어 절어 있었던 나는 어항 안에 넣어야 할 게를 플라스틱통 안에 넣고 말았어.

 

사진이 저렇게 보여도, 어항이 불룩한 덕분에 구멍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었어. 나는 설마 구멍에 들어가겠어~라는 생각으로 수조를 옆에 있는 욕조에서 씻기 시작했지.

 

물론 아까 말했다시피 우리 게는 닉값을 충실히 해. 저 불룩한 곡선 어항을 탈출하는 건 물론이고, 지금 살고 있는 저 큼지막한 수조에서도 탈출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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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런다고. 

 

 

그런데 대가리는 장식인 어제의 나는 그 생각을 못했어. 결과? 어제의 사단이 일어났지. 게는 물넘침방지 구멍으로 탈출해버렸어.

 

 

그후 배수관도 해체하고, 마개도 뽑아버리고, 유게, 지식인에 질문글 올리고 별 뿅뿅발광을 했지.

 

그리고 유게이들에게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트랩을 짜기 시작했어. 네이버 지식인은 조또 쓸모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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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거. 유게이들이 페트병으로 트랩을 만들으라고 했지만, 페트병을 고정시킬 수단이 없었어. 손재주가 없거든.

그래서 평소 수조 안에서 집으로 쓰던 원통 안에 사료를 넣어서 유인해보려 했어. 집어먹다가, 저 어항으로 떨어지는 거지.세면대로 떨어져도 상관 없었어. 어차피 하수구는 다 막아놨고, 욕실바닥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화장실은 탈출 못 했을 거잖아? 

 

 

 

 

근데 먹이에 안 낚이더라. 정확하게는 저 원통 앞에 있는 먹이만 먹고 튀었어. 게새끼. 그걸 확인한 게 오늘 오전 6시야. 평소에 9시 기상을 칼같이 지키던 내가 일찍 일어나서 맛본건 입안을 감도는 욕설이었어.

 

 

 

난 학교에 가야 했고, 빨리 수단을 강구해야 했어.

 

그러다가 생각나더라고. 고기로 유인하라는 어떤 유게이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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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했어. 내 점심으로. 내 도시락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돼지고기등심을 저 빌어먹을 새끼한테 양보했어.

 

근데 하고 보니까 내가 계속 지켜볼 것도 아니고 실효성이 없다 판단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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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렇게 바꿨지.

 

먹다가 세면대로 떨어져라. 이렇게 빌면서.

 

학교는 10시까지 갔고, 아직 오전 6시 반이었으니 시간은 충분했어.

 

 

 

 

 

 

 

 

그리고 저 게새끼는 고기 위에 올려놓은 미끼용 사료만 먹고 또 튀더라 ㅅㅂ

 

 

 

 

나는 통학하는 학식충이라 어머니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어. 나 때문에 대략 14시간동안 욕실을 못 썼으니 당연하지. 나는 어머니께 "욕조만 쓰시고 세면대엔 튀기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라고 말하고 등교할 수밖에 없었어.

 

솔직히 가망이 없어 보이더라. 진짜 죽이고 시체만 꺼내야 하나 생각했어. 나 때문에 온 가족이 피해보니까. 며칠동안 이러고 살 순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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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반쯤? 어머니한테서 문자가 온 거야. 게가 나왔다고.

 

 

나는 흥분했고, 바로 유게에 글을 올렸지. 바로 집에 가고 싶었지만 오후에 종강하는 강의, 그것도 모의수업해야 하는 강의가 있어서 그러진 못했어.

 

 

그리곤 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제야 집에 오고 이 글을 쓰고 있지.

 

집에 와서 어머니께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가관이더라고. 출근하시기 직전에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얘가 세면대에 나와 있었대.

 

고기랑 사료는 일절 손 안 대고 그냥 세면대를 돌아다녔다는 거야.

 

 

....ㅆㅂ 내 뻘짓거리는 이 게새끼가 완성시켰어.

 

그러하여 우리 게새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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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활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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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조 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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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다니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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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탈출 시도도 계속.

 

 

내 폰 카메라가 꾸져서 잘 안 보일 테지만, 막짤 등껍질을 보면 빙그레 웃는 입모양이 있어. 저래서 흔히 '스마일게'라고 총칭되면서 팔리기도 해.

 

 

아무튼 조언해주고 공감해주고 위로해준 유게이들아. 정말 고마워. 평생 잊지 못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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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놈들도 반드시 안 잊을 거야.

 

 

 

 

+

 

이래 보여도 이름도 있다구. '토르'야. T.O.R 

 

 

 Thief of Rice

 

친구가 지어 준 건데 처음엔 "뭔 소리야 뿅뿅앜ㅋㅋㅋㅋㅋㅋㅋ"이랬지만 이름만 들으면 간지나서 그냥 토르라고 정했다.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 털리는 거 빨리 보고 싶다.

 

 

 

+

 

 

이런 유게이가 있어서 답변.

 

여름쯤에 어머니가 동료선생님이 주셨다고 가져왔어.

 

어머니:키울래?

나:네.

 

이렇게 해서 키우게 됨. 별 거 없어.

 

 

 

 

자. 이만 후기를 마칠게. 응원해주고, 조언해주고, 위로해준 유게이들아! 다시한번 진짜 고마워!

 

 

 

 

 

 

 

 

 

 

 

 

 

 

 

댓글
  • 윤다림 2017/12/12 19:19

    게이득

  • 윤다림 2017/12/12 19:19

    게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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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19

    게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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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딕이 2017/12/12 19:19

    게 : 유게이들 봄??
    내가 유게이 하나 이렇게 호들갑 떨게 하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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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19

    게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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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네임에대한철학적인고찰로정한닉네임이다 2017/12/12 19:19

    구출 ㅊㅋㅊㅋ
    미안하지만 간장게장은 좀 신박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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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19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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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활용너구리 2017/12/12 19:20

    다행이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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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2

    다행이야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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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의결과여 2017/12/12 19:20

    역시 유'게'이 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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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2

    유'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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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ユニコーン 2017/12/12 19:20

    구출했네 ㅊㅋㅊ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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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2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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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cama 2017/12/12 19:20

    사실 나는 도둑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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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사실 나는 유게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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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련 2017/12/12 19:21

    기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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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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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hile 2017/12/12 19:21

    밥도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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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밥도둑이지 아주.
    실제로 밥알 같은 것도 훔쳐 먹고 그러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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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대기123 2017/12/12 19:22

    밥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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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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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야스미 2017/12/12 19:22

    그래서 언제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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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너어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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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락치카푸치노 2017/12/12 19:23

    그래서 게장 안됬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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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련. 2017/12/12 19:23

    망할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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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욕심 2017/12/12 19:24

    Thief of Rice = 밥도둑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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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스트림딸딸 2017/12/12 19:27

    훈훈하게 끝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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