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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사랑하는 저의 어머니가 점점 약해집니다..

 어쩌면 약해진다는 표현 보다는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지요..


엄마는 올초에 췌장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련이었고


절망적이었습니다. 남은 시간은 9개월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러병원을 찾아다녀


마침내 힘들지만 한번 해보자는 교수님의 판단아래 수술을 받았죠


수술직후 어머니는 회복이 느렸고


예정이던 항암치료 보다 약 한달여 지난 시점에서


항암치료를 시작하였는데요


정말 힘든 치료였지만


강인하게 버텨주셨습니다 옆에서 보기 안쓰러워도 엄마의 의지가 워낙강해


온가족이 엄마의 건강에 매달렸죠


항암기간 동안 엄마는 30킬로가 넘게 체중감소를 하였고


온몸에 기운도 없고 엄청난 고통에도


항상 저에게 엄마는 꼭 이겨낼거야 아들 걱정하지마 라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 주었죠



5차항암까지는 경과도 좋아서 임파선에 전이 되었던 암세포들이 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문제는 내성이 생겨버려 그 다음차항암부터 더이상 진전도 없이


빠르게 악화되어갔어요


항암제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어찌나 지독한 놈이던지 검사결과때마다


희망을 빼앗아 가 버리더군요




누군가 묻던 "어머님은 좀 괜찮으시니?"


이말에 대한 대답도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정상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으로 지내고 계십니다 에서


눈을떠도고 잠시 고통이 없으며 정신이 온전한모습이 괜찮으시다고 바뀌어 버렸어요...



입버릇 처럼 얘기했던


" 엄마 우리 기운이 좀 나면 꼭 같이 여행을가자 내가 모시고갈게"


어쩌면 잠깐이라도 버티실 여력이 있을때 모시고 갔어야 하는 자책을 매일밤합니다

 

이제는 잠깐의 외출도 불가능 하니까요..


저는 참 불효자 입니다


발병전 엄마가 허리가 아프다 옆구리가 아프다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대수롭지 않게


그저 나이가 들어서 잔병치례 겠구나 라고 스스로 진단을 했어요


엄마의 나이는 올해 고작 61세 이신데 말이죠


왜 남들에게는 있는 오지랍 없는오지랍을 부려 다정한사람이었지만


제 부모에게는 그리 관대했는지 정말 미쳐버릴것같습니다..



엄마의 오랜 바램은 제가 결혼을 하는것이었습니다.


살아계실때 엄마에게 그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저는 결혼을 서둘렀고..처갓집에서 모든걸 받아주고 이해해주셔서 한달만에 상견례를 올리고


다음주 토요일날 결혼식을 올립니다


근데 그렇게 보고싶어 하던 아들 결혼식을 어머니는 볼수가 없습니다.


엄마의 가슴이얼마나  찢어질까요


근데 엄마는


"내가 살아있을때 니 식을 하니까 미안해 하지마 마음으로 보면 되는거야"


이렇게 저를 위로 합니다..



몰핀에만 의지하고 있는 엄마는 빠르게 약해져갑니다


헛것도 보이고 방금 왔다간 아들에게 왜 통 오지도 않냐고 서운해 합니다 그걸 보는 저는 미쳐갈지경이지요


당장 올해를 버티는 것도 힘들다고 의사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잠깐이라도 정신이 있을때마다


"엄마가 미안해 아들 정말로 미안하다" 이말만 반복하는데..


어떻게 힘이 되주지 못해서 괴롭습니다.


제발 제 어머니가 다음주 제 결혼식만이라도 그 하루라도 고통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12월은 엄청나게 긴 시간의 하루 입니다


부디 엄마께서 제 결혼식 날만이라도 온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불펜에서 많은 분들이 어머니의 건강은 어떠시냐 물어 근황을 적어보았습니다



화이팅 있고 좋은소식만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엄마의 수술을 알릴때도 수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엄마에게 그 댓글을 하나하나 읽어 드리며 기뻐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네요 엄마와 함께 산책하고 안아주고 밥먹던 그 간호의 시간마져도


이제는 꿈같습니다..엄마의 웃는모습을 본지도 참오래되었네요



모든분들 행복한 연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처럼 자책하고 후회하지 않는 자식이 되길 바라며 글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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