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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을 강요하는게 싫어요...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혹은 매체라던가.


항상 밝고 활기차고 그런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하는 사람들.

제 주변에도 몇 명 있는데... 물론 그런 분들이 나쁘다는 것만은 아니예요.

좋은 의도라는 건 알아요. 잘 알겠는데



제가 느끼기엔... 제가 바로 그런분들의 먹잇감(?)으로 자주 주목받더라구요.

자존감이 없다고 해야하나 기본적인 사고방식에 자기혐오가 주욱 깔려있는 성격이거든요

그렇다고 막 내가 너무 싫어 죽고싶고, 인생파괴 뭐 이런게 아니고

저한텐 그게 그냥 나 자신의 내면을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에

내가 못하는 일이 뭔지,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도는 안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어쩌다가 그분들의 앞에서 '나는 그런거 못해'라든가 '나같은게 어떻게 그래'같은 뉘앙스의 말만 풍겨도

호들갑을 떨면서 네가 어디가 어때서? 너 자신을 사랑해야한다. 그런식의 조언들을 강하게 전달하고 싶어하는데;

처음엔 그런 반응을 접할 때마다 이유도 모르고 그냥 기분이 되게 나빴어요.

그러다가 왜 그 말들이 기분이 나빴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저한테는 그게 굉장히 강요로 느껴졌었던 것 같아요.



보통사람들은 그런거 못 하면 안돼?

누군가는 나를 싫어할 수도 있는데,

나는 나를 싫어하는게 그렇게 안되는건가? 못할짓인가 그게?

내가 못 하는 걸 알아서 못한다고 하는게 나를 못 믿는건가?

오히려 나를 파악하는 날 믿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내린건데...



저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느정도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덮어두고 일단 나 자신을 사랑하고 위하는 것 보다는요...

그래서 항상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뭘 할 수 있고 뭘 못하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 안에서 내 안의 정말 싫은 부분들을 발견하는데,

어쩌다가 그걸 표출하고 싶거나, 그래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단 말이죠.



근데 제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냥 아무의미없이 자기혐오를 표출하는 것 처럼 보여도

사실은 그 싫은 부분들을 고치고 싶지만 그게 어려운 일이고 그것에 대해 위로나 도움을 받고싶기 때문인데,

그런 과정은 다 뛰어넘고 일단 너 자신을 사랑하라. 같은 뜬구름 잡는 조언을

제 기준에서 강요받는다 싶을 정도로 밀어붙이는게 정말 싫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 좀 시무룩한 일이 생겼는데 저는 얘기하고싶지 않았는데 어머니 친구분이라 멋대로 전달해버리셔서...

그 에너지 넘치는 분에게 최근에도 원치 않은 조언을 듣게 되었는데...

그냥 어영부영 넘어갔어요. 좋은 마음으로 하시는 말씀인데 대놓고 불쾌감을 표출할 수도 없고..

이렇다 저렇다 조리있게 설명할 말솜씨도 못되고 그렇게 길게 대화하고 싶지도 않았구요..



그냥 그런 분들이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는 그게 강요로 다가갈 수도 있고,

이 곳은 모든 말들이 의미있고 멋있어지는 드라마도, 영화도 아니라는 걸...
댓글
  • aGhoZ 2017/11/19 00:50

    자존감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어설프게 떠들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 저는 자존감 굉장히 높은 편이거든요. 자기애도 강하고.(이상한 방식의 삐뚤어진 사랑이 아닐 뿐.)
    저는 타인보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많고 남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보다 저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장단점에 대해서도 더 확실히 단언할 수 있고요. 나는 확실히 이런 쪽 타입이야, 나는 이런 단점이 있어, 이런 어필을 자기들 방식대로 곡해하는 사람들이 있죠. 저의 마음은 자기 비하적인 게 아닌데. 이런 부분이 있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저는 저를 사랑해요. 그렇기 때문에 쓸모없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물론 어느 부분에 대해서는 쓸모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걸 전혀 상관 없는 다른 영역에까지 확장 적용시키진 않죠.)
    저는 그냥 그런 사람들 보면 이렇게 다 말해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과 상관 없이 스스로를 존중한다고. 그냥 사실이니까 말하는 거라고.(누가 봐도 못생긴 사람이 자기 예쁘다고 자아도취돼 있는 게 자존감 높은 거 절대 아니죠. 나 정도면 못생겼지. 근데 그게 뭔 상관? 이 마인드가 훨씬 건강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미의 기준은 상대적인 것이니 예시로 적절치 못한 부분도 있다 싶지만 지금 직관적으로 생각나는 얘길 적다 보니...) 그런데 니가 뭔데 나를 그런 사람으로 깎아내리려 드냐고요. 물론 이렇게 공격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결국 이런 요지의 얘기를 부드럽게 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그 꼴 같다는 생각 많이 해도. 근거도 없이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경우가 오히려 자존감이 낮은 타입에 가깝다고 보는데(이런 사람들이 한번 그 환상이 꺾이면 굉장히 휘청대죠.) 수박 겉핥기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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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랬어괜찮아 2017/11/19 01:30

    윗분도 말씀하셨지만..
    내가 못한다는걸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게 자존감 높은거죠
    난 뭐든지 잘 할 수있어라는건 자만심 아닌가요 ㅋ
    뭐든지 잘 할 수 있으면
    쓸데 없는 조언 참기를 잘 해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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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어123 2017/11/19 09:09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과 비슷한 내용이라 공감이 가네요. 제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잘 써주셨어요. (글을 잘 쓰시네요!) 저는 님 말씀처럼,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이 부족한 지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할 수 있어' '넌 훌륭한 존재야'라는 식으로 낙관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것에 거부감이 느껴지고 그 효용성에 의심이 들어요. 그런데 그 분들에게 이런 애기를 하면 얘기만 길어지고 가끔 치료(?)해야할 환자 취급을 받기 때문에 그냥 대화를 피합니다. 인생에 정답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떤 것이 정답인지 고민하고 탐구하며 살고 싶어요. 그렇게
    사는 것이 (그분들처럼 본인이 이미 정답을 쥐고있다는 확신에 고민도 변화도 없이 사는 것보다) 저에게 어울리는 삶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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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락악마 2017/11/20 11:25

    참  그런 사람들 몇몇 있죠   자기의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해주고 싶어 하는 사람  그걸 통해서  저 사람이
    나따문에 변화되었다  라는  그리고 그걸로  주위
    사람들에게 주먹 받고 대단한  사람처럼  인식 되길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 ㅋㅋㅋㅋ
    그런데   조언을  할때  제일  첫번째  원칙은
    조언을 구하기 전까지  절대  먼저  조언 해줄까 해서 안되는
    거죠 ..
    그리고  두번째로는  당신과 내가  다름을  인정 하고
    해야 하는데  뭔가 에너지를  전달해 주려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실수죠  난 맞고 넌  틀렸다  다르다고
    생각 안하고  꼭 !  넌  틀렸다  이러드라고요 ㅋㅋㅋㅋ
    그러면서  자존감이 어쩌니 저쩌니 ㅋㅋㅋ  가소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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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rmalUtopia 2017/11/20 11:44

    감성이 이성을 잡아먹어서 그런가, 연애할 때 빼곤 딱히 자존감이 문제될거 같진 않아요.
    어차피 사회 생활은 이성의 영역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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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듬방구 2017/11/20 11:54

    보통 정말 높은 자존감과 배려와 인품이 삼위일체 된 사람들은 조언을 잘 하지 않습니다. 자존감 만이 전부가 아닌걸 작성자님도 잘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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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숩한레몬티 2017/11/20 12:03

    근데 그런 사람들은 자존감이라기보담은
    자기 틀이 두꺼운 사람들인경우도 있더라고요.
    근데 그 틀을 스스로만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에게 그 틀을 들이대는게 문제죠.
    흠... 제가 보아왔던 자존감 있는 분들은
    가진만큼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만큼
    그 포용력도 크시더라고요.
    자존감...이 중요하다기보담은
    차라리 나를 잘 알아가는것이 더 중요한것
    같아요.
    나라는 사람을 잘 알아가고 이해하는 것 또한
    나를 사랑해가는 과정이라 전 생각해요.
    그리고 나의 영역, 나의 생각이 있듯이
    모든 사람이 각자의 영역이 있고 생각이 있음을
    인정하고 배려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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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뜻발그미 2017/11/20 12:09

    글씀이 자존감 높음
    걱정안해도 됨.
    자존감은 긍부정이 아님.
    내가 기준이냐 남이 기준이냐가 더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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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구절절콘 2017/11/20 14:37

    내향적인 사람에게 외향적인 성격을 원하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건데 거기에 대고 자존감 운운하는 사람들은 좀 이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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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묘진 2017/11/20 14:37

    작성자분이 그렇게 느끼셨던 상황이  기술되지 않아 잘은 모르겠습니다.
    작성자분께 했던 타인의 말과 행동은 단지 둘만의 관계개선을 위한 말도 있었을 테지만, 비단 작성자분이 사회에서 보다 밝은모습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서 일겁니다.
    사회적 말과 행동양식이 다소 강요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물건처럼 고치는것이 아니라 노력하는 것이겠죠!
    말로 전달하기 힘드시면 지금처럼 생각을 정리해 주변사람들에게 글로 전달해 보시는것도 좋을듯 싶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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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D 2017/11/20 14:40

    자존감의 기준은 자신입니다. 사실 제 생각은 그래요. 자존감이 낮더라도 죽고싶을 정도만 아니면 되고, 단지 어제보다 나아지면 되는 거죠.
    제가 어릴때 사고를 당해서 눈옆으로 몇바늘 꼬매고 치아교정 때문에 이상한 마스크를 뜨고 초등학교를 다닌 적이 있어요. 덕분에 지금도 코뼈는 살짝 비뚤어져 있지만 얼핏 보면 모르긴 합니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애들 놀리는 것도 싫고 혼자 다니려 노력하고 자존감이 왕창 떨어졌는데.
    그걸 겨우 극복한게 고1때였어요.. 고등학교 추첨 돌려서 갔는데 그 고등학교에 같은 중학교 출신이 6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제 초중등학교 생활을 잘 모르는 애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 외부적 요인 덕분에 좀더 다른 내가 되보려고 노력했던 거지 뭔가 내부적으로 대단한 결심이 있던건 아니었어요.
    자존감은 정말 .. 남이 강요한다고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여건도 되야 하고 여러가지 마음의 변화나 준비도 필요하고요. '넌 왜 그모양이냐' 다그치면 처음에는 '그게 문제가 되는 거였나' 덜컥 하다가도 나중에는 '난 원래 그모양인데 어쩌라고' 하고 귀막게 되더라구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는 법이건만..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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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KASE 2017/11/20 14:42

    사람마다 갖고있는 에너지가 다르고 모두가 성공해야 하는것도 아니니까요.
    저도 그냥 그럴 때 so what? 해 버립니다.
    걍 신경쓰지 마세요.
    난 남 걱정 하라해도 못 할텐데... 그 사람이 '넌 얼마나 잘 살고 있길래?' 혹은 나 스스로 '얼마나 잘 살면 남한테 조언도 해 주지?' 라고 생각할 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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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르륵 2017/11/20 14:55

    '다름' 을 인정하지 않는 말들이 참 다양한 것 같아요
    작성자님이 말씀하신 자존감이라거나, 결혼 또는 육아 등등..
    좋은 의도로 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이 맞으니 그리하는게 좋다'고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때가 많죠.
    사람마다 생각하는게 다르고 살아가는게 다 다른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듯 말하는건 공감능력의 부재가 아닐런지..
    저는 그래서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조언을 하게 될 일이 있을때 항상 조심스럽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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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다렌 2017/11/20 15:14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정체 불명의 단어인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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