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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 없이 40대에 이민 온다는 것

이제 4년 좀 넘었습니다. 지역에서 꽤 잘나가는 회사에도 취업하고 연봉도 그럭저럭 만족스럽고, 대출 받아서 번듯한 집도 구입하고.
남들이 들으면 배 부르는 소리라할지 모르지만, 아직도 많이 힘드네요.
영어 기본은 되어 있어서 금방 늘 것 같았는데 항상 제자리이고, 회사에서 업무엔 지장 없지만 사교적인 대화나 깊숙한 업무 대화는 아직도 힘들고...
모기지 대출금은 아직도 23년이나 갚아야 하고, 이것 때문에 경제적으로 쪼들리기도 하고...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다고 한국 가고 싶다는데 여유가 없어 가보지도 못하고...
시간적 여유는 많지만 그렇다고 딱히 무엇을 하기에도 애매한 겨울은 길기만 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리 자신에게 물어도 답은 안나오고...
40대에 겪는 일종의 슬럼프 같은 것 일까요? 그냥 모든 것 때려 치고 삼시세끼에서 나오는 섬에서 낚시나 하면 1년간 좀 푹 쉬었으면 하는 꿈만 꾸며 살고 있네요.

댓글
  • H.Naldo 2017/10/30 04:28

    희한하게도 그 슬럼프는 이민자 누구에게나 오는 듯요. 저는 20대 후반인데 거의 20대 시절동안 일만 해서 6개월정도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어요.
    낚시나 하면서 푹 쉬어보고 싶다는 말과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할 것은 딱히 없다는 말 정말 공감 갑니다. 저는 금전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지만 뭔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거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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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컴파일러 2017/10/30 15:02

    40대 들면 다 그런생각 하는 거 같네요. 저두 애 자식들 다 팽개치고 낚시나 산에 들어가서 살고 싶네요. 그래요 40대 되면 사람들이 "나는 자연인이다." 자주 보는거 같네요.  외국에 가셨으니 일단 1세대 고생 한다고 생각 하면 자식들 보고 견뎌야 될걸로 보이네요. 그래도 복지 좋은 외국 가셨음 미래가 있잖아요. 한국은 미래가 없어요. 연금은 줄어 들고, 늙어서 연금으로 생활도 안될거 같고 갑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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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데이스 2017/10/30 15:38

    허... 제 얘기가 왜 여기에 있나 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네요.
    전 이제 겨우 1년 3개월차인데다가 비자도 내년 중순에 끝나서 그 전에 비자 갱신도 해야하고,
    취업은 비자 연장이 가능한 일을 찾아서 얼마전부터 시작했는데, 비자지원 받는 조건이다보니 아무래도 운신의 폭도 적어지고 제약이 많아서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란 자괴감이 자주 들고......
    그래도 주말에 애들이 여기서 사귄 친구들 집에 파티 초대받아서 데려다 주고 오고하면서 애들 영어하는거랑 친구들이랑 노는거 보면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도 병에 2불짜리 맥주 한병 마시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네요.
    꿈 속에서라도 영어좀 원없이 잘해봤으면 좋겠네요. ㅎㅎㅎ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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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이형 2017/10/30 22:01

    사실 한국에 있어도 딱 떠나고 싶은 나이 이긴 합니다. ㅎㅎ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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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1MD 2017/10/31 01:34

    같은연배에 비슷한 처지...
    위에 댓글들 보니 다들 생각하는것/사는것이 비슷한가 보네요
    취미생활 하나 시작하세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물을만큼 거창한거 말고
    저는 기타를 배우기 시작할까 하는데... 회사/가정 일이 바빠서 시간이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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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우 2017/10/31 11:12

    한국 떠나온지 10년 넘었는데요
    이제는 한국이 '돌아갈' 곳 이라는 개념조차 희미해 집니다.
    그냥 여기도 내땅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한국으로 간다고 해도 정착할수 없을 것 같고...
    그냥 여기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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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다쟁이아짐 2017/11/01 02:42

    에고..힘내세요. 토닥토닥.
    보통 이민오면 5년, 7년, 10년에 위기가 온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랬던거 같아요 돌이켜보면.. 그리고 이제는 맘 다잡고 앞으로 애들 대학 졸업할 때까지만 있다가 한국으로 가자...이렇게 생각하고 한국 나들이 안가려구요. 한번 다녀오면 천만원 막 이렇게 깨지는 돈도 돈이지만 마음이 콩밭에 있어서;;;;;
    그리고 저도 대학 졸업하고 와선지 영어가 막 잘 늘지가 않네요. 미국회사도 다녔지만 저도 깊게 이야기하거나 업무상으로만 친해서.
    아이들만 아니면 편하게 살텐데...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국보다 남녀차별, 특히 나이먹었다고 차별받는게 덜해서 저는 여기서 고맙고 기쁘게 일해요.
    힘내세요!! 아니, 저도 같이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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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해야돼 2017/11/05 03:45

    저도 몇년전에 캐나다 이민갈까 싶어 가서 좀 살아보다 답안나올거 같아서 들어왔는데 한국은 더 죽을맛이네요 여긴 경제적으로 쪼들리는것도 있지만 돈 좀 벌려면 시간적 여유조차 없어요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 잠시 생가할 틈도 없이 돌아가는데 이제 지쳐서 저는 고향으로 내려가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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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rrylee 2017/11/05 04:01

    그래도 한국가서 살라하면 못그럴것 같지 않나요.
    사회나 ,정치나 ,도로에 차들도 너무 막 달리는것 같고... ( 제 직업이 트럭 운전수 인건 안비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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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팬클럽 2017/11/05 08:20

    깊이 공감합니다. 좋은 세상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떠났지만 그 좋은 세상과 나은 삶이 나의 것보다는 아닌 내 아이들, 후손들의 것이 될거같다는 생각을 참으로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회사에서 번듯해보이는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채워지지 않는 듯한 갈증에 허덕이게도 되는 이민생활입니다.
    특히나 한국, 또는 고국에서 괜찮은 사회생활 나쁘지 않은 인맥들을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 더욱 더 한국이든 어떤 것이든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많겠지요.
    다들 힘내야 하는 순간에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그 자리에서 소리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만도 본인이 나아가려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늘 고생하시고 또 고생하며 버티기를 저에게도 그리고 당신께도 바래봅니다. 그리 버티는 곳에 당신이 원하는 그리고 제가 원하는 가치가 있는 삶이기를 생각하면서.
    깊은 응원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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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랩플래야... 2017/11/05 08:38

    다들 힘내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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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패 2017/11/05 10:22

    아이들이 가엽네요.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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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에리엘 2017/11/05 11:48

    4~5년 미국에서 살다가 역이민 했습니다.
    저는 경제가 흔들린게 큰 문제지만... 삶은 참 힘들더군요...
    뭔가 더 안정적인 삶은, 찾아온건데...
    삶은 더 피폐하고 도와줄 사람도 없고...
    더 망가지기 전에 [탈출]했습니다.
    한국와서 열심히 살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불투명한건 동일하고... 빡세게 살고 있죠. 그래야 평범하게 살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어딜가나 비슷하지 않을까... 삶은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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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팡 2017/11/05 11:56

    그거 한국 잠시 다녀가면 대부분 잠시 없어져요
    근데 한국에와서 조금 있으면 다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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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나전화 2017/11/05 12:01

    한국이라고 딱히 다를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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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물고기 2017/11/05 12:20

    한국에서 진짜 힘들어서 참 매일매일이 지옥같았는데 이민 오니까 또 다른 괴로움이 있네요. 배수진을 치고 사는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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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meprazole 2017/11/05 12:25

    전 이민온지 어언 16년... 이제 겨우 자리잡아 직장다니고, 시민권도 따고, 아이들도 중학교 들어가고. 이젠 여기서 뼈를 묻어야하나보다.. 하며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요즘 많이 힘드네요. 직장에서 올라갈 수 없는 벽도 느껴지고, 영어의 한계깨문에 동료들 사이에서 샅도는 느낌, 아이들 학교에서도 학부모들 사이에 겉돌고 이질적인 이 느낌이.. 아무리 시간이 가도 적응이 안되고 힘드네요. 요즘 한창 힘들어하고 있던 차에 이 글 보니 동감이 되어 몇자 끄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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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줌마0 2017/11/05 12:47

    댓을 읽어보니 대부분 언어의 장벽에서 오는 슬럼프 같네요...
    저는 배우자가 외국인이라서 영어가 편하게 느껴지는데요
    (여기온이후로 영어 자유자재로 하기까지 4년정도 걸렸네요)
    이민온지 5년째까지 많이 힘들었고 그 이후로가 엄청 편해졌어요..
    기초는 되있는데 영어가 딱히 늘지 않는다 그러면 외국 티비프로, 드라마 많이 보시면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편해질겁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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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롤라이 2017/11/05 12:55

    댓글읽어보니 우리 다들 이러고 살고 있네요.
    전 내년 6월에 딸내미랑 둘이만 여행가려고 준비했는데 그거 생각함서 즐겁게 살려고 노력중이요.
    아직도 국민연금은 16년이나 더 내야하고 아이는 아직 초등학생.. 아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
    로또나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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