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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여대생 공사장 청소알바했던 후기

평소 일기를 쓰지 않으니깐

살면서 남겨두고 싶은 기억은 후기를 쓰는게 어떨까 생각했다.
편하게 쓰고 싶어서 그냥 반말체 희희

일단 20대 초중반의 여자사람인 내가 공사장 청소 알바를 하게 된 경로는 아버지의 소개!
예전에 딱 나같은 또래의 여자가 공사장에 실리콘? 관련 노가다 했던 후기에서도 어머니의 소개로 일을 하게 되었다 했는데
사실 우리 나이대 여자애가 아무 연고 없이 그런 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긴 조금 힏믈지 않나 싶다.
여튼 나는 거의 전부다 지어지고 전구 설치하고 바닥만 깔면 완성되는 상태의 건물이었고
대기업에서 하는 아파트 이런게 아니고 개인 주택과 같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공사장이었기에
막 노가다하면 한다는 좋아좋아 체조 이런것도 안하고 ㅋㅋㅋ 그냥 소장님 지시대로 일했다
아침에도 청소라 그런지 7시까지 출근. 퇴근은 5시
두 곳을 청소했는데 옷 갈아 입을 곳이 마땅하지 않아 그냥 작업복 바람으로 출근했다.
주로 바닥을 쓸고 창문 창틀 닦고 대리석 닦고 이런 일이었는데
별로 안 힘들 것 같지만, 공사장 청소라는게 일반적으로 "와 먼지가 앉았네~ 닦자~ 먼지야 저리가~" 이 수준이 아니라
시멘트가 창틀에 똭!! 비질 한번 하면 공사장 미세먼지들의 먼지 폭풍!! 창틀에는 레알 그냥 흙들이 수북
할 정도로 고난도로 더러운 곳이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실 가장 힘들었던건 8월 초 초여름의 날씨였다..
공사장이라 짧은 바지는 입지 못하고 반팔에 쿨링팔토시 끼고 고무장갑 끼고 일하다보면
땀이 줄줄줄줄 일 끝나면 진짜 나한테서 걸레냄새가 났음
너무 더웠다..

공사 마무리 단계인데다 혼자 묵묵히 하는 청소이다 보니 같이 일하는 사람의 개념이 없었다.
다만 다니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전기팀 아저씨들이 기특하다고 무거운 쓰레기들은 내려도 주시고
본인들 드시는 참 살 때 내것도 같이 사주시고
도배하시던 아주머니나 맷지? 하시던 아주머니들도 젊은 여자애가 기특하다고 시원한 것도 사주시고 그러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혼자 하는 일이었기에 몹시 외롭고.. 그랬음 ㅠ

학교 생활 내내 거의 멈춘적 없이 알바를 했음
패스트푸드점부터 사무실 보조, 제일 꿀이었던 과외와 학원 선생님
그 중 단연 이 알바는 최강 힘들고 최강 괴로웠음
아빠 소개인데다 취준을 위한 돈이 필요했기에 당당히 아빠에게 하겠다 했지만
창틀을 팔빠지게 닦으며 과거로 돌아가 이 일을 하겠다고 했떤 나 자신의 조동아리를 묶어버리고 싶었음
거기다 사실 아버지의 소개로 간 곳이라 알바비+소장님이 주신 용돈 으로 일한 시간에 비해선 어마어마하게 벌었지만
일반적으로 그곳에서 주는 일급으로 따지면 학원 선생님 알바할때 시급이 그것보다 좋았음 사실...
뭔가 노가다하면 돈을 번다 번다 하지만, 또 그분들이 정말 힘들게 고생하시는 것에 비하면 큰 돈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음
여튼 이 돈은 취준을 위해 모은 돈이지만 쓰기가 너무 너무 싫음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ㅠㅠ
사실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다시 하라하면 절대 안한다 할 것 같음...
공사장 청소알바 후기 끝.
댓글
  • 昌天列河 2017/08/15 19:51

    대단하십니다.
    나이 40 넘도록 노가다( 건축현장일)은 전혀 해본 적 없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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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룸 2017/08/15 19:52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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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쌩쥐족장 2017/08/15 19:53

    프리저베이션ㄷㄷㄷㄷ 좋아좋아체조 생략해도 현장직은 힘들죠... 고생 많으셨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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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라산부엉이 2017/08/15 19:54

    고생 많으셨어요 ㅠ 여름에는 청소도 힘들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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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러쿠뇨 2017/08/15 20:05

    고생하셨네요~ ㅎㅎ
    저는 대학생 때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알바한 적이 있었는데  8월 한여름에 아파트 옥상에서 자재를 나르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였죠...
    땀을 엄청 흘려대니 나트륨 알약이랑 물은 수시로 먹어줘야 하고요...
    작성자님은 아버님의 소개라 소개료를 떼이시진 않으셨겠지만 대부분 용역업체를 통하기 때문에 피같은 급료 중 일부는 소개료로 떼이고...ㅠㅠ
    아무튼 일의 강도에 비해 보수가 많진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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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나시엘 2017/08/15 20:17


    와.... 보통이라면 하기 힘든 일이실텐데...
    대단해요~!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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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혈 2017/08/15 20:20

    알바를 해보면 좋은 점은... 그 분야 직종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의 수고와 노고를 느낄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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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se214 2017/08/15 20:21

    원래 청소쪽이 건설쪽일중에서 페이가 제일 낮아요 ㅠ 그렇다고 일이 쉬운것도 아닌데 페이가 낮음.. 메지하는분들은 돈많이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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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꿈 2017/08/15 20:26

    요즘 날씨가 비 엄청 쏟아지거나 아니면 완전 땡볕인데 고생 많이 하셨어요.. 진짜 수당 받아온거 아까워서 못쓰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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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메일변경 2017/08/15 20:49

    육수가 터진다는말이 뭔지 확실히 알수있죠 ㄷㄷㄷ 그냥 온몸이 땀으로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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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게뭐야!! 2017/08/15 20:59

    아 뭐야 귀찮게.........
    토한거 글쓴님이 청소 하셔요 ㅋㅋ ( 또 시키고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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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들스틱 2017/08/15 21:10

    고생하셨어요ㅎㅎ
    근데 혹여 불쾌하거나 위험한 일은 없으셨나요?
    저도 공사장에서 지낸 경험이 꽤 있는 사람이에요. 오해하진 않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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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심의신장 2017/08/15 21:10

    조카님 아주 칭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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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Snake 2017/08/15 21:15

    인간의 가치는 노동으로 증명한다는 말이 있죠. 고생하셨네요. 참고로 멧지은 아마 타일 사이를 매꾸는 메지 를 말하는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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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onic 2017/08/15 21:18

    육체노동이든 정신노동이든 노동은 신성하다면서 차별을 해대니...
    육체노동은 너무 저평가 되어 있죠
    여름엔 더워서 죽을맛
    겨울엔 추워서 죽을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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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찡찡이. 2017/08/15 21:23

    저도 뭐 비슷한일을 업으로 살고 있어요 ㅎㅎ
    현장근로자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죠~
    그래도 불평않고 내몸 안다치고  일하자 매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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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4SS 2017/08/15 21:56

    호에... 다들 수고하다고 해주시고 넘모 넘모 따듯해...(감동)
    노동은 정말 귀중한 것입니다 여러분 ㅠㅠ 아 그리고 집이 지어지는 것에대한 경이로움?도 알게 됐어요 ㅋㅋ
    비록 공사과정을 다 본건 아니지만 ㅋㅋ
    제가 일한 곳이 개발지구라 한쪽에선 한창 건물 뼈대 세우고 한쪽은 중반정도 작업되고
    제가 일한 곳은 마무리고
    이 더운 날에 많은 사람들의 전쟁같은(?) 노력으로 하나의 건물이 탄생한다는게 너무 경이롭더라구요
    아무래도 아파트 이런게 아니고 개인주택과 같은 건물이다 보니깐
    건축주 분들이 매일 보러오세요 ㅋㅋ
    하루는 건축부분이 손자를 안고 제가 청소하는 방에 오셔가지고 수고하신다고 인사하시고
    손자를 안고 방을 둘러보시면서 창밖을 내다보시는데
    표정도 안보이는 그 뒷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이더라구요 ㅋㅋ
    사실 내 집 마련도 무척 행복할텐데 본인의 집을 짓게 된다면 정말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 뒷모습을 보고있자니 누군가의 최고의 행복에 나의 땀방울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 생각하니 뭔가 뿌듯하더라구요 ㅋㅋ
    돈 많이 벌어서 집 지어가지고 부모님이랑 가족이랑 행복하게 사는 상상도 했어요. ㅋㅋ
    정말 힘들고 새롭고 뜻 깊고 신기한 경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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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브액땜얼리 2017/08/15 21:57

    "여튼 이 돈은 취준을 위해 모은 돈이지만 쓰기가 너무 너무 싫음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아버지가 이것 때문에 시키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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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이없슴 2017/08/15 21:58

    아이고 기특해라~~~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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