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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간 웹툰 '도축' 관련 팩트 정리 및 의견

* 누군가를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닙니다.

*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인해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 원 게시물이 웹툰 '도축'에 관련된 내용이라 만화 게시판에 작성하였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어제 자신의 웹툰이 영화 '옥자'를 베낀 것이라고 누명을 썼다는 한 웹툰 작가의 글이 베오베에 갔습니다.

아카이브 : https://archive.is/56T58

해당 게시물은 대략 9,000회의 조회수를 기록하였습니다.

댓글을 보다가 방향이 조금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몇 가지 사실 관계를 바로 잡으려고 합니다.
(아래는 댓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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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댓글들이 위 게시물의 주류 의견이고,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본다면

"봉준호 감독(혹은 각본가)이 공모전 스탭과 부정을 저질러 도축의 시나리오를 무단으로 갈취했다."

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에 정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게시물을 남깁니다.


일단 타임라인입니다.

Cap 2017-07-18 19-28-14-774.png

도축에 관련된 부분은 게시물로 이동해보시면 나오니 별도로 첨부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 옥자에 관련된 정보는 아래 링크로 정리하였습니다.

2010. 박찬욱 감독 시나리오 구상
봉준호가 밝힌 '옥자'의 출발 "2010년 우연히 만난 큰 동물"


2012. 박찬욱 감독, 틸다 스윈튼에 차기작 출연 제안
틸다 스윈튼 "봉 감독, '옥자' 변보는 그림 보여주며 제안"(접속 무비월드)


타임라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선 옥자의 시나리오 구상이 시작된 것이 2010, 도축의 시나리오 개발이 시작된 것이 2011입니다.

그리고 이미 도축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에 박찬욱 감독은 설국열차 촬영 중인 틸다 스윈튼에게 차기작 출연을 제안했습니다.

만약 많은 분들이 의심하시는 것처럼 '옥자'가 공모전 스탭들과의 작당모의로 '도축'의 시나리오를 훔쳐냈다면, 박찬욱 감독은 최장 2년 만에 옥자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여기까지가 사실관계의 정리입니다.

이 다음은 제 의견입니다.


1. 소재 겹침은 매우 흔한 현상이다.
오유 원본 글의 몇몇 댓글에서도 지적하듯이, 소재의 겹침은 매우 흔한 현상입니다.
유전자 조작을 다룬 영화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맥스 3000이나 스플라이스가 그 예입니다.
그리고 슈퍼돼지라는 소재로 국한하자면 간첩 리철진의 소재 역시 슈퍼돼지였습니다.


2. 옥자와 도축은 플롯이 다르다.
옥자는 옥자라는 슈퍼돼지 자체가 구출의 대상입니다.
도축은 주인공의 동생이 구출의 대상이며 새끼 돼지는 그의 대체제입니다.
이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옥자의 이야기는 옥자가 구출되면 끝나지만, 도축의 이야기는 동생으로 인한 갈등이 해결되어야 이야기가 끝납니다.
감히 추측컨대, 이야기의 결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3. 옥자의 등장인물인 루시 미란도는 주인공이 아니라 악역이다.
글의 작성자께서는 악역인 루시 미란도를 주인공으로 지칭하며 이름의 유사성을 지적하였습니다.
Cap 2017-07-18 20-04-46-656.png

헌데 영화 정보 싸이트인 IMDb에서 검색해보면 루시 미란도라는 배우(철자도 같은)가 둘이나 나옵니다.
영화 판에서만 두 명인데, 루시 미란도라는 이름을 쓰는 일반인을 추려보면 얼마나 더 많을까요?
제가 보기엔 그냥 가져다 쓴 이름인데 겹친 것뿐인 듯 합니다. 그것도 앞글자 두 글자만.
(여담이지만 이탈리아어로 미란도라는 단어에는 '감탄스러운'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4. 지나치게 좋은 타이밍에 제공된 보도자료

위 기사는 7월 10일에 게시된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에는 원글 작성자가 제기한 유사점과 정확히 일치하는 3가지 항목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기사의 아랫부분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Cap 2017-07-18 19-30-49-617.png

물론 이 기사가 올라온 시점, 무료 이용권이 제공되는 시점, 작성자님이 글을 작성한 시점에는 크게 연관성이 없습니다.
그러나 보통 이러한 보도자료의 경우 업체측에서 초고를 작성하여 제공한다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옥자'와 '도축'을 둘러싼 논의가 단지 작성자님 개인에 의해 촉발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애써 만든 작품이 다른 작품과의 유사성으로 인해 폄훼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독자나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의혹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방식의 상황묘사는 좋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자신이 그 의혹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을 때는 말이죠.

추가로, 이 글을 바탕으로 더 이상 옥자라는 창작물에 대한 터무니 없는 의혹이 제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댓글
  • PrideChicken 2017/07/19 07:04

    진짜 가슴이 먹먹하시겠네요;
    '표절'이라는 딱지가 창작계에서는 정말 사형선고나 다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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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엉뿌엉 2017/07/19 07:19

    아무리 요즘 표절에 민감하다고 해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네요. 작가님 너무 억울하시겠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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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로부루 2017/07/19 07:36

    영화게시판에서 보니 옥자는 2010년에 구상했다고 감독이 2013년 초반에 인터뷰한 글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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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슬기(24) 2017/07/19 07:48

    사실 관계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는데 무작정 도축 작가님을 표절로 몰아가던 웹툰 사람들과 (작가님 본인이 그런 의도로 올린 글도 아닌데) 증거가 충분한 것도 아닌데 봉준호에게 해명하라는 오유 사람들이 비슷해보이네여...
    이럴 땐 그냥 가만히 있는 게 좋은 거라는 걸 몇 년 사이에 우리 다들 잘 배우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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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왕눈깔 2017/07/19 07:49

    결론은 컨셉은 비슷하지만 두작품 모두 표절이 아니므로 우리들은 두작품모두 재밌게 즐기면 됩니다.
    표절이라도 몰아세우던 세끼들이 가장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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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percraft 2017/07/19 07:54

    딱히 그 분 글에 댓글은 안 달고 넘어갔습니다만... 제 생각엔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모든 걸 쏟아붓다보니 마음이 조금 지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아이디어나 소재는 엄청나게 겹칩니다. 플롯이 비슷하거나 스토리가 유사하지 않느냐 싶겠지만, 까고 말해서 소재가 여러 가지 겹치기 시작하면 스토리나 플롯이 정말 유사해집니다. 점 하나만 있으면 어디에 찍혀 있는지 모르지만 두 개면 선이 되고 세 개면 면이 되고 네 개면 그 면의 한 지점을 정확히 알려줄 수 있는 법이니까요.
    다만 그걸 어떻게 대처하느냐, '표절 의혹'이 들어왔을 때의 대처가 중요한 거에요. 제가 보기에 그 웹툰 작가 아저씨는 굳이 '저렇게까지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극적으로 해명하려 했거든요? 그것도 별다른 의혹을 넘어서서 그런 웹툰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인 사이트에서 말이죠. 보통 저런 식의 해명은 의혹이 불거지고 여론이 커질 때 나오는 법이지, 연재 사이트 댓글에서 제기되었다고 이렇게까지 막 찾아와서 '내가 이런 걸 그리는 사람인데 난 표절이 아니에요!'라고 하진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그 아저씨 마음 이해는 돼요. 정말 다 쏟아부었는데 쓴잔만 연거푸 퍼마신 물건이 드디어 살아날 기회가 생겼는데, 이걸 날려먹지 않을까 걱정이 되겠죠. 웹툰들 자빠지는 케이스 한둘도 아니고, 자기 노력이 물거품되는것만큼 개떡같은 기분 느끼는 게 창작자에게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말입니다... 세상에는 결백을 주장하는 행동을 순수하게 '아, 아니에요? 그럼 됐어요. 아니면 아닌거죠'로서 끝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있어도 대부분 '아 그래요? 그런데 나랑 뭔상관?' 식의 무관심에 가까운 리액션이죠. 오히려 '아, 그러시군요? 그러면 뭔가 이건 거대한 음모가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피해자인 거에요! 자, 우리 함께 당신의 결백을 위해 싸웁시다!' 같은 골때리는 양반이 참 많아요. 특히나 이 사이트엔 그런 사람 정말 많아요. '아, 그러시군요.'에서 끝날 일을 갖다가 '이건 뭔가 문제가 있어! 우린 알아내야 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엄청 많다구요.
    저는 그게 걱정이에요. 결백을 주장하는 '다소 빠른데다 좀 과한 반응'이 돌고돌아서 치명적인 뭔가로 변질되어서 그 아저씨 해치지 않을까, 그게 정말 걱정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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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rro 2017/07/19 07:55

    내가 생각한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실은 누군가가 다 이미 상상한 내용일 확률이 높단...
    창작자의 흔한 비애니까 너무 신경쓰지 않는게 역시 좋은거 같아요. 결국 작품이 갈리는건 디테일이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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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람 2017/07/19 07:55

    코난의 미란이가.. 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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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감함니다 2017/07/19 08:05

    표절은 스토리라인이 비슷해야되는거 아닌가요?
    그런걸로치면 제가 알고있는 겁나큰돼지 원조는
    원령공주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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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잊지않을게요 2017/07/19 08:38

    음.. 근데 박찬욱 감독님은 옥자와 무슨 상관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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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끄리 2017/07/19 08:56

    본문의 첫댓글본인입니다.
    해명아닌 해명을 하자면
    저는 저런저작권에대해 평소에도 많이들었고
    오유에서도 비슷한사례를 보았으며 그런 악덥기업이 많구나 라는 정도입니다.
    댓글에적었듯 링크글을 제일먼저 읽자마자 자세한옥자의내용과 도축의 내용을 모르는 저로서는
    저 라면스프의 사례가 가장먼저떠올랏으며
    어느작품을 폄하할생각이 아닌 말그대로 생각난사례를 적은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헬조선식기업의 사례를 본적있는 또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추천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밑에 추가로 저의 뇌피셜이라고 대댓글도 적었고 라면스프와 비슷한 그림쟁이들의 저작권에대한 사례가많다 라는것도 추가로 적었습니다.
    저는 이 본문과 링크의본문 두개릉 비교해보자면
    링크의본문은 옥자와 도축작가님것이 이러이러한게 비슷하더라
    이게시글본문은 옥자와 도축은 이러이러한게 다르더라
    라는것이지요
    말이 어다르고 아 다르듯 저는 비슷하다는 내용의글만을 접하였고 그래서 생각난것이 라면스프의 사례였습니다.
    이점으로 오해가생기거나 본문의내용을 흐리게하였자면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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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밀각도기 2017/07/19 09:13

    그나저나 루시 미란도 윗쪽 출연작 상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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