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핫으로 달궈진 분위기가 뚱뚱한 남자와 작은 소년으로 대충 정리된 뒤,
아이고 우린 다 망했어 분위기였던 게 무색하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터진 전쟁 덕분에 전쟁특수 꿀을 쪾졲쪾쪾쪾 빨고
한창 전후복구가 진행되던 도중의 '그 나라'
이 나라의 어느 산골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하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어딘가에서 준 음란물 취급당하는 누구 시절의 한국도 그랬지만,
이 시기의 일본 역시 급속한 산업화로 이촌향도 현상과 함께
각 지방 마을에서도 생활개선 등을 목표로 한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건이 일어난 건 바로 그 운동을 하기 위한 모임이 끝난 뒤 뒤풀이 연회를 하던 도중의 일이었다.
모임 자체는 근처에 있던 다른 마을 사람들도 몇 명 참가했다는 것 말고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는 그냥 행사였고,
내용 면에서도 저 생활개선 운동회 회장과 임원 선거로 모인 김에 회의와 연회까지 다 하는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없었어야 했다.
연회 참석자들 중 남성에게는 청주, 여성에게는 백포도주가 분배되었는데
술판이 시작된 후, 임기를 마친 전 회장의 아내가 갑자기 쓰러진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참가한 여성들이 모두 먹던 음식과 피를 토하며 쓰러져갔다.
누군가가 백포도주에 독을 탄 것.
피해자는 총 17명, 그 중 5명이 사망한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한 남자를 범인으로 특정해냈다.
경찰이 밝힌 범인의 이름은 오쿠니시 마사루.
그리고 범행 동기와 과정은 다음과 같다.
오쿠니시 마사루는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이를 아내에게 들켰고, 그 탓에 불화가 생겨 틀어졌으며 나중에는 내연녀에게까지 버림받았다.
절망한 범인은 삼각관계를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기 위해 마을 행사에서 여자들에게 백포도주가 간다는 사실을 알고
아내와 (전)내연녀를 한 큐에 없애버리기 위해 백포도주에 낫카린T라는 농약을 섞은 것이다.
이건 동기고, 과정은 이랬다고 한다.
사건 당일 문제의 백포도주는 은퇴 예정인 전 회장의 집에서 배달을 받았다.
이를 오쿠니시 마사루가 공민관(마을회관 격)으로 옮겼고, 공민관 청소를 맡은 사카미네 토미코가 동행했다.
근데 청소도구가 없었기에(...)사카미네 토미코는 청소도구를 가지러 자리를 비우게 된다. 이 때가 오후 5시 20분.
오쿠니시 마사루는 아무도 없는 공민관에 자기 혼자 남게 되자 이 틈에 범행을 결심,
이빨로 백포도주 병을 후딱 딴 뒤 준비했던 농약을 대나무통을 통해 백포도주에 섞고 안 들키게 재밀봉.
이렇게 생긴 빈 농약병은 근처 개울에 버리고 깔때기 대용으로 사용한 대나무통은 가까운 공민관 화로에다가 던져 태워버렸다.
그리고 10분이 지난 5시 30분에 돌아온 사카미네 토미코는 다른 마을 사람과 함께 있었으므로 이 이후 범행은 불가능했다.
증거는 다음과 같았다.
1. 일단 오쿠니시 마사루가 반년쯤 전에 낫카린T를 샀다는 기록.
2. 이빨로 딴 흔적이 남은 포도주 병뚜껑과의 대조 결과.
3. 그 포도주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
그러나 경찰이 과도하게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강압적 수사는 보통 누명 씌울 때 하기 때문. 이런 ㅈ같은 건 항상 일본이 원조 아니던가.
어찌 됐든 경찰은 이걸로 대충 윤곽을 그린 뒤 검찰에게 수사를 인계했다.
그리고 이제부터
사건 목격자들의 진술이
기상천외하게 툭툭 바뀌기 시작한다.
1. 퇴임 예정이었던 전 회장의 증언
연회 자리에서 아내가 부탁하길래 이빨로 백포도주병을 따서 줬다
-> 아내가 아니라 다른사람이었다
->내가 이빨로 깐 병이 포도주병이었는지 청주병이었는지 헷갈린다
-> 내가 이빨로 깐 건 청주였다.
2. 문제의 술을 들고 온 농협직원의 증언
전 회장에게 대리구매를 부탁받았고 그대로 술을 사서 전 회장 집에 갖다놨는데,
이 때가 오후 3시가 되기 전이었다.
-> 오후 4시를 넘겼다.
2-1. 농협직원에게 술을 판 술집주인의 증언
그 농협직원이 술사러 온게 2시~3시 사이였다. -> 4시 지나서 저녁먹을때쯤 해서 농협직원이 술사러 왔다.
3. 전회장의 여동생을 며느리로 맞이했다가 며느리가 임신해서 출산준비차 고향에 잠깐 내려가겠단 얘길 듣고 자신도 뭐 도울거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며느리 따라 생판 다른 동네 왔다가 뜬금포 사건에 휘말린 시어머니의 증언
술 배달 인계받은 게 오후 5시 10분쯤이었다 ->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분은 왜 뜬금없이 나오냐 하면 술 배달온거 받은 게 이 분이기 때문.
4. 상황에 대한 증언
포도주 병을 맨 처음 이빨로 딴 게 전회장으로, 아내에게 부탁을 받아서였다
-> 오쿠니시 치에코(피해자 중 한명) 의 부탁으로 위의 3번의 시어머니가 직접 병을 따서 줬다
->내가 뭘 따주긴 했는데 포도주병이었나 청주병이었나 모르겠다
-> 내가 딴 것은 청주병이다
심지어 이빨자국 말곤 물증도 없었다
개울에 농약병을 던져서 증거를 없앴다 -> 개울을 싹다 뒤집어 까도 농약병 X
던진 농약병이 안 가라앉고 개울물에 떠내려갔다 -> 빈 농약병 떨궈봤는데 암말없이 가라앉음
사용하려던 대나무통은 눈에 안 띄게 셔츠 주머니에 넣어뒀다 -> 검사결과 셔츠에 대나무 성분 X
원래 대나무통 성분이 옷에 안묻는다 -> 실험해봤더니 잘만 묻음
대나무통을 태웠다 -> 공민관 화로에 있던 재 박박 긁어서 조사했는데 대나무 성분 X
이렇게 증거랍시고 들고 온게 전부 부정당한 상황.
이렇게 열린 1심은 제정신을 가진 판사라는 천연기념물의 주최 하에 오쿠니시 마사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여기서 끝나면 일본이 아니지.
떡검은(는) 항소했다!
그리고 2심에서 뒤집혔다!
심지어 형량이 '사형' 이다!
놀라운 건 증언과 증거 중에 검찰에게 유리하게 반박된 건 없다.
기껏해야 1심에서 증거로 못쓰겠다고 한 이빨자국 검사결과를 다시 증거로 채택한 것 정도.
이 판결 쳐갈긴 판사놈 말이 참 명언(?)인데,
'결정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검찰에서 진술한 피고인의 자백에 대해 판결을 내릴 수 있을 만한 신뢰성이 있다'
...란다.
일본 검찰의 기소시 유죄율 99% 신화를 깨뜨리지 않기 위해
유죄추정원칙을 적용해 유죄를 때린 것.
당연히 이번엔
용의자인 오쿠니시 마사루 측에서 항소를 했고
이 농약포도주 사건은 3심으로 올라...
...가지 못했다.
3심 법원은 아예 생각하기조차 귀찮았는지 상고기각판결을 내려 2심 판결을 확정시켰다.
2심 판결은 사형.
그렇게 오쿠니시 마사루는 사형수로서 복역을 시작,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도움의 손길이 찾아왔다.
유효한 증거가 없는데 유죄를 선고한 희대의 유죄추정원칙에 입각한 판결을 반박하기 위해 일본변호사연합회가 행동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이들의 눈물나는 활약 덕분에 그나마 증거랍시고 있던 것도 하나둘 터져나가기 시작한다.
제1 증거
이빨자국.
기술의 발달로 이빨자국 감정이 2D뿐만이 아니라 3D로도 가능하게 되었다.
결과는 전혀 달랐다.
평면 화면으로 봤을때는 비슷했지만, 3D 감정 결과 같은 사람의 치열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심각한 차이가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이빨자국 문서가 서로 배율이 다른 사진을 교묘히 합성해 같아보이게 만든 것이라는 게 드러났다.
요컨대 이빨자국은
이었단 얘기다.
제 2증거
농약
경찰이 수사하고 검찰이 인용한 범행과정에 따르면 이 때 사용한 농약은 낫카린T라는 종류다.
검찰은 용의자의 협조(?)를 받아 범행재연을 해 봤는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범행재연에 사용한 포도주가 백포도주가 아니라 적포도주였단 것.
적포도주와 백포도주의 색깔 차이는 대충 이 정도 된다.
문제는 이걸 반박할 때 쯤 되니 규제도 규제고 해서 농약 낫카린T가 단종되어 버린 것.
그러나 변호인은 일본 전역을 뒤져, 후쿠시마가 터지기 전에,
공장에서 나와서 포장조차 뜯지 않은 채 잊혀진 완전 새삥 낫카린T 한 병을 손에 넣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승리를 확신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완전 새삥 낫카린T 농약은,
시뻘갰다.
저 양에 저 정도의 색깔 변화라면,
그 자리의 모두가 눈깔이 나가지 않은 이상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는 색 변화다.
그러나 유죄율 99퍼센트로 ja위하기 좋아하는 일본 사법부는 친히 조까를 선언하시었다
이 이야기를 다투는 과정에서 변호인단은 한 문서를 입수하게 된다.
바로 사건 직후 백포도주를 수거해 이루어진 농약성분 감정서.
정확히는 농약성분을 액체로 있게 해 주는 용매물질의 감정서다.
변호인단의 기대와 달리, 일단 이 감정서는
으로 판명난 앞선 이빨자국 감정서와는 달리 제대로 된 물건이었다.
문제는 이걸 본 떡검이
이었다는 것.
원리는 다음과 같다.
농약은 알코올에 녹이면 천천히 이온화되어 사라진다 + 술은 알코올 성분이 있다 + 백포도주는 술이다
이를 범행 상황과 조합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 백포도주에는 농약을 액체로 만들어두기 위한 용매물질만 남아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런 건 없었다.
위대하신 대일본제국의 떡검께서도 물론 이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들어간 양이 너무 적어서 검출이 안 된 것이다" 라고 논리를 펼쳤는데,
검출이 안 될 정도로 적은 양이면 사람이 생으로 쳐먹어도 안 죽는다.
그러나 유죄율 99퍼센트로 ja위하기 좋아하는 일본 사법부는 친히 조까를 선언하시었다
제3증거
증언과 알리바이
증언은 진작에 왔다갔다 하고 있었지만 신기할 정도로 오쿠니시 마사루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증언이 없었는데,
바로 그 증언이 등장한 것.
상술한 연회를 위한 준비로 전회장 집은 엄청나게 바쁜 상황이었다.
이 때 한 사람이 "음식 준비를 돕다가 잠깐 밖으로 나왔는데, 이때 오쿠니시 마사루가 자기 소를 끌고 가는 걸 봤다" 는 것.
이 증언만 보면 이게 뭐 별건가 싶겠지만, 이 사람이 나온 타이밍은 바로
"그 전회장 집에 술 배달이 온지 10여분 후" 다.
정리하자면,
증언 3의 시어머니의 증언에 의하면 처음에 5시 10분쯤에 술 배달을 받았고,
갓본제국 떡검은 이 증언을 바탕으로 전회장 집에서 술을 공민관으로 옮긴 5시 20~30분으로 농약주입 시간을 특정했는데,
정작 그 시간에 일 돕다 잠깐 나온 사람이 용의자를 봤다는 것이다.
즉 용의자는 사람 없는 빈 공민관에서 술에 농약을 넣는 동시에 전회장 집 앞 길에서 소를 끌고가야 한다는 모순이 발생한다.
떡검이 처음 기소한 증언과 최대한 맞춰보더라도, 술을 공민관으로 옮기다가 무슨 일이 있어 도로 돌아왔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어떻게 맞춰봐도 공민관에 혼자 10여분간 있었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진술은 아무래도 신빙성이 좀 거시기하기 마련.
끊임없는 추적 결과,
변호인단은 처음 사건 초 경찰이 수사하던 도중 증언을 모아놓은 수첩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둔다.
그 수첩에는 "오쿠니시 마사루가 공민관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라고 적혀 있었고,
심지어 취재 온 신문기자가 따 갔던 인터뷰에서도 같은 내용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유죄율 99퍼센트로 ja위하기 좋아하는 일본 사법부는 친히 조까를 선언하시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흘러
떡검이 증거랍시고 내놓은 게 전부 반박된 지도 한 세월.
유죄율 99퍼센트로 ja위하기 좋아하는 일본 사법부가 여전히 조까를 시전하시던 어느 날.
결국 오쿠니시 마사루 씨는 사형수 딱지를 떼지 못한 채 감옥에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오쿠니시 마사루 씨는 살인범으로 되어 있다.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
최초 1심에서 오쿠니시 마사루 씨가 무죄를 받자 갓본제국 떡검은 항소를 갈겼는데, 이 사실이 마을에 퍼지면서
마을 주민'들'이 오쿠니시 마사루의 집에 쳐들어가 그의 모친과 여동생, 그리고 아들딸까지 강제로 끄집어내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지금도 오쿠니시가 유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얘네 추리물이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겠어
난장판이잖아...
기승전까지 잘읽고 이제 결말이 나오겠지 했는데
서프라이즈처럼 그런데가 나오고 반복
네번째쯤 가니까 그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우리 떡검도 일본따라하고 싶었는데 너무개ㅈ같아서 미처 따라가지 못한게 아닐까
전에 다른 글로 봤던 거라 리마인드하면서 봤는데
50~90년대 일본 경검 은 진짜 뭐하는 놈들인가 싶음
열심히 쓴거 같아서 읽으려고 노력했는데
도저히 못 읽겠다 미안;;;
기승전까지 잘읽고 이제 결말이 나오겠지 했는데
서프라이즈처럼 그런데가 나오고 반복
네번째쯤 가니까 그만 집중력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번 열심히 읽어봤다.
재미있네. 추천박음
얘네 추리물이 인기 많은 이유를 알겠어
난장판이잖아...
사실 우리 떡검도 일본따라하고 싶었는데 너무개ㅈ같아서 미처 따라가지 못한게 아닐까
전에 다른 글로 봤던 거라 리마인드하면서 봤는데
50~90년대 일본 경검 은 진짜 뭐하는 놈들인가 싶음
쪽국까고싶은건 아는데 저시기면 우리도 증거ㅈ까!하고 인혁당 사법살인하던 시기라 할 말 없지않냐
대충 다 읽어볼랬는데...무리다..
요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