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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바다의 괴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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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포식자 아노말로카리스속은 캄브리아기의 끝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그게 이 바다에서 포식자가 사라졌다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오르도비스기에도 여전히 아노말로카리스속의 친척들이 왕성하게 분화하고 있었고

다들 갑각을 뚫고 삼엽충이나 다른 얘들 살을 발라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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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하다 안되겠으면 아이기로카시스처럼 깔쌈하게 플랑크톤 걸러먹고 살던가.

어찌됬든 아노말로카리스처럼 이건 못 씹겠네영...하다가 굶어 죽을 순 없는 거에요!

이빨을 가진 것들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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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삭동물인 코노돈트강(conodonta)의 녀석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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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돈트강의 생물들은 전신이 말랑말랑한 와중에 초기의 유사이빨만이 딱딱했습니다.

네, 지구상에 모든 척추동물의 조상은 자신을 지킬 갑옷보다 남을 썰어죽일 톱니를 먼저 든 겁니다.

물론 톱니를 들었다고 다 잡아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기보다 더 큰 포식자들한테 개길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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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무악어류인 칠성장어나 먹장어처럼 턱이 없었거든요.

칠성장어가 피를 빨아먹지 살을 상어마냥 물어뜯어내지 못한단 걸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턱이라는 개념은 외골격이든 내골격이든 뼈대가 있어야 하니

이빨이 유일하게 단단한 조직인 코노돈트가 턱이 없는 것도 당연합니다.

뭐 턱이 없더라도 코노돈트는 미친듯이 번성해서 이들의 화석은 아예 해당 지층의 층서를 알려주는 표준화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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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척추동물의 조상이 이빨을 손에 넣었을때 절지동물은 협각을 손에 넣었습니다.

먹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게 된겁니다.

이 바다에서 협각을 지닌 최초의 존재들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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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립테리드(Eurypterids) , 바다전갈이라고도 불리는 광익류와 그 친척들 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바다에 사는 전갈 같지만 이들 대부분은 바다가 아닌 강과 호수 같은 담수에 살았으며,

전갈의 친척이긴 했으나 투구게와 전갈의 촌수만큼이나 전갈과 멉니다.

오히려 투구게와 전갈 보다 광익류와 투구게가 더 가깝습니다.

아니 슈발 전뿅뿅다가 왜 금칙어야 전갈 보다가 왜.

사실 생긴 것만 봐도 납득이 되는 게 투구게를 길쭉하게 늘리고 지느러미 다리를 주면

광익류랑 똑 닮았습니다.

......

...왜 바다전갈이라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명은 잠시 치워두고, 광익류는 당시의 상위포식자였습니다.

비교적 크고 민첩한 몸과 협각으로 삼엽충과 사카밤바스피스같은 초기 갑주어 등등을 먹고 지냈습니다.

등장 초기에는 손바닥만 했지만 오르도비스기 후반에 사람만한 녀석들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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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로그랍투스속의 광익류들입니다.

이들은 당시 기준으로, 그리고 지금 기준으로 봐도 초거대 절지동물이었으며

꼬리와 지느러미 다리에서 나오는 뛰어난 유영 능력으로 사냥감을 쫓고

협각과 가시가 많은 다리로 먹이를 제압하고 뜯어먹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이러한 포식자들이 건재했기 때문에 이놈이고 저놈이고 골판정도는 몸에 두르고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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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삭동물도 마찬가지라서, 골질판을 머리에 두른 초기 갑주어인 사카밤바스피스나 아란다스피스가 등장합니다.

길가다 언제고 칼빵 맞는 동네에선 강철복대는 기본인거에요!

물론 그렇다고 안 잡아먹힌단 소린 아닙니다.

포식자가 골질판을 뚫을 수 있든 없든 골질판은 머리에만 있기에

꼬리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강철복대를 허리에 둘러도 목에 칼침 맞으면 의미가 없죠.

그래도 없는 것보단 생존률을 올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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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삼엽충도 초기 갑주어도 먹어치우는 이 광익류 친구들이

캄브리아기의 아노말로카리스의 지위를 차지한 걸까요?

눈에 보이는 것은 ㅈ꼴리는데로 먹을 수 있었던 최상위 포식자가 된 걸까요?

아닙니다.

오르도비스기의 생태계의 정점은 

이미 사라진 아노말로카리스의 친척들도 아니었고

새롭게 협각을 가지고 등장한 광익류도 아니었습니다.

 

다음 옛 바다의 괴물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거대한 촉수가 온다!


댓글
  • 라쌩 2019/05/09 20:11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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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mison Fawkes 2019/05/09 20:26

    스포어라는 게임에서 본듯한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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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세스코맨김재규 2019/05/10 10:42

    와우가 해양생물학자에게 조건을 구한다거나
    TRPG 겁스 서플의 저자가 역사학 석사라던가...
    전문성은 문화컨텐츠 제작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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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aycat0706' 2019/05/10 10:46

    재밋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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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S_Tex 2019/05/10 10:49

    더 갖고와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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