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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33살에 첫 정규직 취업을 했습니다.

86년생 늦깍이 사회인으로 이제부터 다시 인생 시작한다는 열정으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스펙은 별로 좋지도 않고 조잡합니다.
경기도 소재 4년제 대학교 연극과 연기전공 학점 2.1
(대학교 때 개그맨 시험 준비한다고 학교 밥먹듯이 빠져서 학점관리 개판에 학고도 2번이나 받았습니다.)
어학연수는 호주 브리즈번 어학연수 1년 ,
중국 북경 어학연수 1년
(어렸을 때 웨이하이 살아서 중국어는 잘합니다.)
어학점수는 토익 810 , 토스 레벨 6 , 新HSK6급 ,
新HSK회화 고급 , JLPT1급 등이 있고
자격증은 컴활 2급 , 중국어 관광통역사 있습니다.
그 외 경력으로는..
SBS공채 개그맨 3년 , 이벤트 회사 창업 2년,
국내 대형 어학원 중국어 강사 1년
이렇게 6년 있는데 사무직군과는 아무것도 겹치는게 없어서 그냥 다 신입으로 지원 했습니다.
33살에 조잡한 경력들로는 참.. 취업 쉽지 않더군요.
언어 살리려고 해외영업 또는 무역쪽으로 희망하며 중견기업 몇 개 쓰고 대부분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위주로 지원했는데 대부분이 서류 광탈 이었습니다.
이 직렬로는 100곳 넘게쓰고 3곳 서류합격 했습니다.
그 외 영업직, 판매직, 교육업 계열은 꾀 붙었구요.
희망했던 직군의 회사 3곳 중 2곳은 최종 면접에서
탈락하고 현재 회사만 합격하여 바로 입사 하였습니다.
현재 회사 연봉은 초봉으로 세전 2400 입니다.
나이 33살을 감안하면 굉장히 적죠.
붙었던 회사중 의료기기 영업 회사가 3200이었고 제약 영업 회사가 3400이었습니다.
하지만 취업 준비 하면서부터 꼭 무역, 해외영업, 유통 직군으로 취업하고 또 이쪽으로 공부 많이해서 자격증도 많이 따고 꾸준히 경력도 쌓아서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일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연봉이 1000만원 차이가 나더라도 지금 회사에 입사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옆에서 어머니가 당장의 돈보다는 미래를 보고 결정하라고 격려를 해주신게 힘이 많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현재 회사는 집에서 굉장히 가깝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데 15분정도 걸리고 밥은 점심만 주는데 식대가 만원 입니다.
(한 번 만원 넘게 먹었는데 별 말 안하시더군요.)
회사가 5층 건물중 4,5층을 쓰는데 건물주가 사장님이셔서 돈이 없는 회사는 아니고 1층에는 편의점이 있는데 이 것도 사장님이 취미삼아 경영을 하셔서 사무실 내에 간식도 엄청 빵빵하게 있네요.
출근 시간은 9시50분 , 퇴근 시간은 6시50분에 야근이나 주말 출근은 절대 없습니다.
(6시50분 되면 사장님이 사무실 불을 다 꺼버리십니다.)
주거래 회사는 중국의 샤오미와 홍콩의 기업체 2곳 이고 제 담당 업무는 바이어 응대 및 물건 발주와 국내 면세점 내에 있는 샤오미 매장 유통+관리 등 입니다.
업무의 절반이 외국어로 진행되는 점과 평소 배우고 싶었던 분야 + 초극강의 워라벨 덕분에 나름 만족하며 일을 배우고 경력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한 중소기업 특성상 보통 컨펌 라인 없이 사장님과 독대하며 일을 진행하는데 사장님께서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하시고 대우그룹 전무까지 하신 분이라 일을 하면서 배우는 부분도 정말 많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따로 차비나 식사비가 안들어서 월급 통장은 그냥 어머니 다 드렸고 나중에 결혼 할 때 부모님 돈과 제 돈 모아서 3억정도 해주시기로 약속 했습니다.
기타 생활비는 주말에 결혼식 사회+돌잔치 사회를 하고 그외 평일 퇴근후에는 중국어 과외와 번역등을 합니다.
요롷게 하니 얼추 달에 100~150정도는 나오는데 애인도 없고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고 술도 안좋아하고 딱히 취미도 없어서 돈 쓸 일이 없기에 한달 생활비로는 충분하다 못 해 넘치네요.
또한 취업 성공 패키지 전형1,2를 진행 하였는데 취업 성공 청년공제 프로그램으로 제 돈 300만원을 내고 현재 회사에서 2년 이상 근무를 하면 국가에서 2년 후에 2000만원 정도를 준다고 하더군요, 취준생 분들 꼭 미리미리 취성패 참여 하시기 바랍니다.
취업이 되기 전애 울기도 하고 자살 생각도 하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전 지방대 예체능계 출신에 학점도 개판인데다가 33살 늦은 나이에 사무직으로 신입 첫 취업을 희망 하였기에 대기업은 애초에 꿈도 안꾸었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만 지원을 하였는데도 원하던 직군에선 서류에서만 100곳 중 97곳이 떨어졌습니다.
(나름 외국어에 자신이 있었기에 기대가 좀 있었지만 현실은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결국 취업이 되고나니 정말 눈물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제 친구들은 33살 남자가 연봉 2400이 말이 되냐고 하지만 전 저의 스펙과 현실을 고려 했을때 당장 1년은 이렇게 받는 것 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만족하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무역과 유통 관련 자격증도 많이 취득하고 입사 1년이 지나면 대학원에도 진학하여 경영학이나 무역학 쪽으로 석사까지 공부 할 계획입니다. 물론 그때까지 외국어 공부도 절대 손놓고 있으면 안되겠죠, 어렸을 때 공부 안 한만큼 지금 고생하는 것 도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고 기왕 이렇게 된거 나를 끈임없이 업그레이드 시켜서 꼭 지금은 내가 못 들어가는 중견 기업의 무역,유통 직군으로 이직하자는 꿈도 있습니다.
일+공부+아르바이트 등 일주일 내내 스케줄이 꽉차 있어서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쁘지만 이런 바쁜 일상이 그리고 내가 할 것 들이 많다는게 너무 행복하고 살아있다는 기분이 느껴집니다.
33살.. 절대 결코 늦었다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꿈을 꾸고 도전하기 충분하다고 믿기에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소중합니다.
P.S - 20대 청년들도 문과는 취업이 정말 안되는구나 느낀게 입사하고 동국대 경희대 친구들이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친구들은 빙그레나 해태도 못 갔다고 굉장히 우울해하면서 회사를 다니더군요.. 저는 그 친구들보니 되려 더 사장님께 감사한 마음이 커졌습니다ㅠㅠ

댓글
  • 놀우 2018/12/03 22:30

    열심히 사셨네요. 앞으로 좋은 일 많을 겁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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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문재인 2018/12/03 22:31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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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한방 2018/12/03 22:31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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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재 2018/12/03 22:31

    중소기업이라고하기엔 꽤 좋네요
    연봉은 그렇다치고 다닐만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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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리야 2018/12/03 22:31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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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U]이지은 2018/12/03 22:32

    월급 300-350이시네요 ㅎㅎ 그렇게 생각하시는게 낫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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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플리터99 2018/12/03 22:32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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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렌쥬엘라 2018/12/03 22:32

    취업 축하드리고 앞으로 쭉 파이팅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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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야 2018/12/03 22:32

    축하드려요 앞으로 열심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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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마을파크 2018/12/03 22:32

    축하드려요
    개그맨 경력이 눈에 들어오네유
    인증 좀 하시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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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엠팍보이 2018/12/03 22:32

    축하드립니다 개그맨 어려우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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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스나 2018/12/03 22:32

    공채 개그맨 ㄷㄷ
    연예인들 많이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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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명기 2018/12/03 22:33

    멋있네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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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가가라니 2018/12/03 22:33

    글에서 진정성이 느껴지네요
    일 잘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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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호옷 2018/12/03 22:33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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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란달 2018/12/03 22:33

    33살 쌩신입이라 하시기엔 그간 하신일도 많으신데 ㅎㅎ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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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깝율 2018/12/03 22:34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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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 2018/12/03 22:35

    고생하셨고 축하드립니다...
    남들보다 몇 발자국 뒤인것 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보면 별 차이도 아닙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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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맨 2018/12/03 22:35

    공채 개그맨 3년 신기한 경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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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olcanic 2018/12/03 22:35

    와 회사 다니시고 부업으로 150 대단하십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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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2018/12/03 22:37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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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애틀대호 2018/12/03 22:38

    공채개그맨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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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호랑이 2018/12/03 22:38

    오오오! 초봉도 중요하지만 열심히 다니다보면 회사에서 인정해주면서 급여 뻥튀기해줄 날이 금방 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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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쓰사이공 2018/12/03 22:41

    감사합니다, 취업 준비하면서 불펜을 탈퇴 했었습니다, 너무 우울하고 힘들어서 당시에는 인터넷이 보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그때 탈퇴하면서 취업되면 꼭 불펜에 글을 남겨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날이 오기는 오네요,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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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쓰사이공 2018/12/03 22:45

    개그맨은 정말 어렸을때 운좋게 되서 소중한걸 모르고 놀면서 3년을 홀라당 까먹었습니다, 그땐 그냥 마치 연예인이 되었다는 착각과 유재석처럼 되겠지라는 오만함만 가득 했었거든요, 지금은 좋은 추억이자 나태해질때마다 채찍질 하게하는 소중한 기억입니다. 그리고 방송을 별로 안나와서 인지도는 애초에 없었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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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펜의탕아 2018/12/03 23:01

    축하드립니다! 꽃길만 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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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암갤러거 2018/12/04 00:20

    캬... 저와 비슷한 점이 많네요 ㅎㅎ
    비슷한 길을 걷고있는 동갑내기 친구로서 응원합니다
    좋은 기운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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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인만선생 2018/12/04 02:57

    축하드립니다
    멋지십니다
    중국어 원어민 수준이면 정말 정말 정말 수요가 많습니다.
    무역 쪽 경력 더 쌓으시면 지금 연봉 두 배는 금방 받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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