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부장이 나보고 '게이'라고 함

 

저번 주에 회사 MT를 갔었음

귀찮지만 뭐 가야지 어쩌겠음

 

그냥저냥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고

저녁에 다들 술 먹고 고기 먹고 그랬음

 

어느 정도 분위기 무르익고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내 주위 사람들이 막 자리 옮기고 하다 보니

내가 앉은 테이블 쪽에 회사 젊은 사람들이랑 관리부 부장님이 앉게 됐음

 

관리부 부장님은 좀... 많이 꼰대 스타일임

군대식 문화라든가 뭐 그런 스타일

또 술에 취해서 이런저런 얘기 하시는데

 

그중에 입사한지 반년 안된 여직원 한 명 있는데

그 직원 보고 '야! 너네는 다들 얘 누나라고 해! 어딜 기어오르고 있어! 얘 나이 많아!'

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시는데 솔직히 같은 팀도 아니고 매일 볼일도 없는 사람이라 몰랐는데

얼굴 굉장히 예쁘시고 동안이라 진짜 20대 초반인 줄 알았던 사람인데 30대라고 하더라

 

하여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러면서

'야 누나한테 용돈 좀 달라고 그래!'막 이렇게 얘기하시던데

나라면 겁나 표정 관리 안 되고 개빡치겠다 싶었는데

그 여직원은 그냥 또 시작이네 하는 표정으로 그냥 어색하게 웃고 말더라

남자라면 모를까 여직원한테 저러는 거 보고 왜 저러나 생각했음

 

그러다가 대리급에서 제일 나이 많은 나한테 불똥이 튀었음

 

그 여직원한테 '야! 너 예쁜 친구들 많지? 얘 좀 소개해줘라!

얘 장가 좀 가야지! 머리숱은 좀 없지만 얘 돈은 많아!'

 

속으로 '아뇨 돈도 없는데요'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웃으면서 '하하하; 아휴 아닙니다 저 그냥 능력 안돼서 혼자 살려고요 하하하;'

이렇게 말하고 대충 넘기려는데

그 여직원이 자기한테서 주제 넘어가니까

이때다 싶었는지 '어? 대리님 독신이세요?' 바로 이렇게 연계 질문함

독사 같은 것...

 

그래서 그냥 '아 예 뭐 그런 거죠 하하하' 하고 넘기려니까

그 부장이 '야! 남자가 독신이 어딨어?! 그거 다 게이들이야 게이! 결혼 안 하면 게이야 게이!'

난 또 농담인 줄 알았는데 표정이 농담이 아니었음

그래서 '이야... 저 사람이랑 더 얘기하면 진짜 피곤하겠다' 싶어서

진짜 대충 흘려들으면서 빠르게 그리고 몰래 자리 피해서 자러 갔음

 

눈치 빠른 부장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