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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이 우울한 사람이 1년반을 쉬면서 조금 달라진 이야기.

중학생때부터 이어진 우울증은 1년반전 쯤에 극한을 찍었고 몇번의 자살시도후 겨우 한학기 다닌 대학교를 휴학하고 집에 틀어박혔습니다. 뭐때문에 우울증이 생겼는지는 안 쓸게요. 쓰다보니 자책하는 내용밖에 없어서 이쯤되면 천성이 우울한건가 하는생각도 들고 재미도 없거든요.
대신 1년반동안 쉬면거 조금씩 달라진걸 말해볼게요.
먼저 정신과가서 약을 먹었고 상담을 다니면서 많이 울었어요. 울어도 안 혼나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그리고 1년반전부터 지금까지 그림그렸어요. 공부이외에 사람들한테 칭찬받는거 처음이라서 정말 기뻤어요. 행사도 돌아다녀보고 만화행사에서 물건도 팔아봤어요. 생각해보니 공부는 하나도 안했네요. 알게뭐람.
뭔가 웃기네요. 일년반전만해도 하루라도 쉬면 불안해서 손을 바들바들떨었는데 이젠 안그렇다는거가요. 물론 성적이 조금 걱정되긴하지만요.
암튼 꽤 즐겁게 지냈어요.
아무튼 이제 적당히 쉰것같아서 다시 복학해요. 사실은 한학기정도 더 놓고싶은데 그러면 끝이없겠죠.
1년반전이랑 달라진건없는데 뭔가 잘 버틸수있을것 같아요.그냥 그런 기분이 들어요.근거없는 여유가 생겼나봐요!
원래는 복학생 학교적응팁같은거 물어볼려고했는데 왜 이런글이 됬지...
아무튼 여러분도 너무힘들땐 좀 쉬어요!
전 너무 참다가 우울의 쓰레기가 제 방을 가득채워서 숨도 못쉬다가 이제야 겨우 분리수거 다 끝내고 깔끔한 방에 앉아있네요.
그럼 안녕!

댓글
  • 바다톸 2017/01/15 23:38

    참 베오베글의 댓글에 "덕질하는 사람은 일본틱한말투와 문법을 쓴다"라는 댓글을보고 걱정이 되서요.
    제가 쉬는동안 애니캐릭터 덕질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것까지는 좋은데 혹시 제 글쓰는 문법이나 말투가 일상적이지않고 낯선 느낌이 드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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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etItRight 2017/01/15 23:39

    맞아요 저도 고등학생때 공부 진짜 열심히 했고 성적도 잘나왓는데 고3 끝나기 전에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학교 자퇴아닌 자퇴??를 했었는뎅ㅋㅋ지금 대학가서 공부 한탱이(까지는 아니지만)도 안하고 동아리 활동 하고 친구 사귀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아내는 시간(?)을 가졌더니 엄청 호전됐거든요. 역시 사람은 좀 쉬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해야하나봐요!! 작성자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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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톸 2017/01/15 23:40

    저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동인행사도 주최해요! 뭔가 쉬다가 성격도 변했는지 나서는게 안 무섭네요. 겁대가리를 상실했나...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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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hnZ 2017/01/16 00:21

    공감되네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타지에서 혼자 살아왔는데 대학졸업하고 일까지 쉼없이 달리다보니 여긴어디...나는 누구... 하는 번아웃신드롬같은 상황까지 이르러서 지금 일년 가까이 암것도 안하고 쉬고 있어요. 대인기피증에 공황장애까지 있었는데 사람많은곳 가면 과호흡일으키고 매일 우울한 얼굴에 사람만나는거 자체가 스트레스에 무서운 저 였는데 지금은 내가 우울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하면 정말 낯설정도로 제 자신이 달라진게 느껴져요.  곧 사람만나고 일을하게되면 또 공황장애올까봐 살짝 두렵긴한데.. 되는데까지 하고싶은거만 하며 좀 이기적이게 하고 살까봐요. 여태 살아온거보면 약간은 나 정상이 아니었구나 싶어서요 여튼 작성자님 앞으로 행복한 기운 뿜어내는 사람이 되시길! 본인이 행복하면 그 주위로 좋은기운이 넘치잖아요 화이팅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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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2djZ 2017/01/16 21:50

    말투 이상한 느낌 하나도 안 들어요. 진짜 부럽네요.
    저는 그러지 못해서 끌고 끌고 끌다가 정말 죽어버릴거 같아요. 진짜 너무 죽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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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mNla 2017/01/17 00:11

    천성이 우울하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저도 조금 비슷해요.
    대학교 한학기 다니다가 너무 우울감이 극심해져서 휴학하고 알바 하면서 살고있어요. 복학할 생각은 아예 없고.. 자퇴할거에요.
    저는 생각이 많을수록 우울해지는 편이라 생각없이 사는 지금은 좀 살만하네요.
    근데 이건 그냥 죽지 못해 사는거에요.. 이런식으로 살다가 죽어버릴것같다는 생각도 많이 하구요. 사는 의미도 없고 미련도 없고 무기력하고 귀찮고...
    작성자님은 그걸 견뎌내셔서 이제 복학도 하신다고 하는데.. 부러워요. 저는 그럴 힘도 마음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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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Zja 2017/01/17 00:42

    저도 대학와서 2년 쉬었어요
    저도 곧 복학합니다 빨리 공부에 적응하고 빠른 취직을 하려고요  일하는 재미에 빠짐; 일하는게 재밌어요
    여행갔다오니까 여행도 넘 재밌어요 ㅎㅎ 돈벌고싶어요 빨리
    근데 제가 공부머리가 될런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죠
    간호공부 팁좀 얻고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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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쿠쪼꼬렛 2017/01/17 01:09

    우울의 극한을 달리던 시기가 있었어요. 왕따에, 부모님 불화, 조현병 걸린 언니..어찌 대학은 들어갔지만 알바를 왕복4시간 걸쳐 일주일 4-6탕씩 뛰고..친구도 없고...끝이보이지않던..
    생각하면 우울함이아니라 스스로가 싫어서 못견뎠던것같기도 해요.누가 옆에서 따뜻하게 말려줬던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고, 미워할 힘도 빠지고, 직장생활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게되고..완전히 축축한게 가신건 아니지만 그때보단 훨씬 편해졌네요..
    폭풍우에 젖으면 한걸음 쉬어가는거, 잘했어요. 천천히 가도 되요. 해날 때 잘게 걸으면 마르더라고요.
    그  밑바닥에 있어본 선배로서 덕담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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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Zaele 2017/01/17 02:26

    좋을대로 하세요. 편한대로 하세요. 말투같은거 신경쓰지마시고요. 저도 예전엔 덕후인거 나쁘게 보일까봐 신경썼는데 이젠 내가 좋은거 내가 잘 하고 즐긴다는데 알게뭐람('ㅅ'ㅗ하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애초에 그런 이유로 작성자님이랑 거리두는 사람이랑 상종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고생많으셨어요. 이제 원하시는대로, 하고싶은대로 하세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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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mZia 2017/01/17 02:28

    저도 쉬었다 복학했었어요ㅋㅋ정말 우울의 끝을 찍은듯 했는데 확실히 쉬는게 최고더라구요 그 기간동안 자신에대해 생각도 많이했구요
    다른사람들은 남들 다 4년이면 끝인걸 뭘쉬냐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엇어요 마음이 훨씬 편하고 지금 다시 공부도 할 힘이 생겼네요
    작성자님도 화이팅입니다! 복학하셔도 잘다니실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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