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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펜션의 여자 둘, 남자 하나.

형사과 사무실. 후배 형사 공치열이 김남우 형사를 찾아와 있었다.

" 응? 'ㅁㅁ산 최무정 사망 사건?' 그거 사고사 같다며? "

김남우가 의문에 찬 얼굴로 공치열에게 물었다. ㅁㅁ산 최무정 사망 사건은 공치열이 맡았던 사건으로, 바로 어제 실족사 쪽으로 가닥이 잡힌 사건이었다.
부부사이였던 홍혜화와 최무정. 그리고 홍혜화의 친구 임여우까지, 셋이서 ㅁㅁ산 펜션으로 여행을 갔는데, 새벽녘 최무정이 산책하러 나갔다가 실족사 한 사건이었다.

" 일이 복잡하게 됐습니다. "

공치열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고, 김남우는 뭐냐 물었다. 곧, 공치열이 파일을 하나 건넸다.

" 오늘 정재준이라는 놈이 들어왔는데... "
" 정재준? "

파일첩을 받아 넘겨보다가, 미간을 좁히는 김남우.

" 뭐야? 몰래카메라?? "
" 그놈이 그 펜션 주인입니다. ㅁㅁ산 펜션. "
" 뭐? 그럼? "
" 네. 그들 셋이 묵었던 펜션에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있었고,,. 사건 당일 몰래카메라의 기록이 온전히 입수됐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복잡하게 됐습니다. "

공치열의 얼굴이 기묘해졌다. 김남우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 그래? 한번 보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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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션에는 침대와 욕실. 두 곳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

공치열이 김남우에게 설명하며 영상을 재생했다.

" 그들 셋이 펜션에 도착한 시각은 20일 오후 2시경. 그들이 모두 모여있을 때나, 혼자 돌아다닐 때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둘씩 모였을 때인데... "
" 둘? "
" 네. 가장 먼저 3시 15분경, 피해자의 부인 홍혜화씨가 혼자 화장실로 들어간 이후의 모습입니다. "

김남우는 공치열이 보여주는 화면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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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미쳤어?! 여기까지 따라와서 어쩌자는 거야?! ]

최무정이 험악한 얼굴로 임여우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흥분한 최무정과는 달리, 임여우는 여유롭게 웃었다.

[ 왜? 안돼? 난 그냥 오래된 내 친구 홍혜화를 따라온 것뿐인데? ]
[ 이익! 내가 말했잖아! 조금만 기다리라고!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다 알아서 한다고! ]

최무정의 말이 끝나자마자, 임여우의 얼굴이 싸늘해졌다.

[ 조금?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건데? 벌써 몇 달째냐고! 분명 홍혜화와 이혼한다고 하지 않았어?! 우리 사이에 대해 다 말하고, 이혼한다고 했잖아! ]
[ 말할 거야! 말하는데, 때가 필요해! 내가 타이밍을 맞춰서 다 말한다니까? ]
[ 그놈의 타이밍!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당신 혹시, 사실은 이혼 같은 거 할 생각 없는 거 아니야?! 그냥 나와는 장난인 거 아니냐고!! ]
[ 조, 조용히 좀 해! 들려...! ]

최무정은 목소리가 들릴까 봐 눈치를 보았다. 그 모습이 더욱 임여우를 화나게 했다.

[ 당신이 말할 생각이 없다면, 내가 말할 거야. 내가 지금 당장 홍혜화한테 가서 우리 관계에 대해 다 말할 거야..! ]
[ 아, 안돼! 왜 이래?! 조금만 기다리라니까!! ]
[ 더는 못 기다려. ]
[ 아~! 아직 때가 아니라니까?! 지금은 명의 문제도 있고, 회사 문제도 있고, 이것저것 다 정리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니까 조금만! ]

최무정은 어르고 달래며 계속해서 설득하려 애썼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임여우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

[ ...그럼, 홍혜화가 죽으면 되겠네. ]
[ 뭐? ]
[ 여기서 홍혜화가 죽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잖아? ]
[ 그...그 무슨?? ]
[ 당신도 알잖아? 여기서 홍혜화를 자연스럽게 죽일 수 있다는 거! ]
[ ... ]
[ 죽이자. 홍혜화만 죽이면 당신이 말하는 모든 문제가 해결돼! ]

최무정은 떨리는 얼굴로 목소리를 떨었다.

[ 아, 아무리 그래도... ]
[ 그래? 그럼 내가 지금 가서 홍혜화에게 우리 사이에 대해 모두 말할게. ]
[ 아,안돼 그건! ]

최무정은 자신을 통과해 옆으로 가려는 임여우를 급히 붙잡았다! 

[ 아, 알았어! 생각해볼테니까...조금만 기다려! 생각해볼 테니까! ]
[ 그놈의 기다려, 기다려...! 후~ 알았어. 오늘 밤까지는 결정해줘. 그렇지 않으면...내일 당장 혜화에게 모든 걸 밝힐 테니까! ]
[ ... ]

임여우는 최무정을 쏘아보고는 욕실로 향했고, 욕실에서 나오던 홍혜화와 웃으며 잡담을 나눴다.
그 모습을 최무정이 심각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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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피해자 최무정과 임여우가 불륜이었다? 게다가, 둘이서 홍혜화의 살인모의를 했다? "

김남우가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공치열이 쓴웃음을 지으며, 동영상을 조절했다.

" 그렇게 단정 지을 수가 없습니다. 일이 더 복잡하죠. "
" 뭐? "
" 임여우가 잠깐 펜션 밖으로 나갔을 때의 영상입니다. "

김남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공치열이 틀어놓은 영상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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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여우를 죽이자고? ]

홍혜화는 잘못들었나 싶은 얼굴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최무정은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여우를 죽여야 돼. ]
[ 당신 미쳤어?!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
[ 솔직히 말하면...그 여자가 내 약점을 쥐고 있어. ]
[ 무슨 약점? ]

[ 실은... 내가 술에 취해서... 그 여자랑 잤어. ]
[ 뭐, 뭐?! ]

경악하는 홍혜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 다, 당신...! ]
[ 미안해! ]

급히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최무정!

[ 정말 미안해! 하지만 실수였어! 그날 딱 한 번뿐인 실수! 난 술에 취해 그 여자가 당신인 줄만 알았고, 내가 그 여자랑 잤다는 사실도 몰랐어! ]
[ 이이...! ]
[ 나중에 그 여자가 말해주고 난 뒤에야 그런 일이 벌어진 걸 알았다니까?! 정말로 실수였어! ]

최무정은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 아니, 사실 그 여자가 나를 덮쳤다고 봐야 돼! 그 여자는 계획적이었다고! 동영상까지 촬영해서 내게 보여줬다니까?! ]
[ 뭐, 뭐? 동영상?! ]
[ 그래! 그걸로 날 협박했다고! 당신한테, 회사에, 모든 곳에 다 뿌려버리겠다고! ]
[ 어떻게..! ]
[ 정말이야! 그것 때문에 그 여자한테 돈도 뺏기고, 또 당신과 이혼까지 하게 생겼다고! ]
[ 이, 이혼?! ]

최무정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 그래! 이번 달이 가기 전에 당신과 이혼하지 않으면, 동영상을 온 세상에 풀어버린다고 했다고! ]
[ 왜, 왜?! ]
[ 임여우 그 여자는, 당신을 증오했어! 당신만 이렇게 행복한 걸 질투했다고! 학창시절부터 자기보다 못했던 당신이, 지금 이렇게 자기보다 잘사는 걸 배 아파 했다니까?! ]
[ 무, 무슨! 여우가 어떻게...?! 당신 그거 정말이야?! ]

홍혜화가 믿을 수 없는 얼굴로 되묻자, 최무정이 심각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정말이야. 그러니까 그녀를 죽여야 돼! 알잖아? 여기서 죽이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어! ]
[ ... ]
[ 제발! 어? 제발 여보! 내가 한번 실수한 건 정말 미안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건 오직 당신뿐이야! 어? 사랑해 여보! 제발! ]

최무정은 간절한 얼굴로 아내를 연신 설득했다. 
홍혜화는 말없이 심각한 생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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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최무정이 이거 정말 쓰레기였구만?! "

김남우가 황당한 얼굴로 말했다. 공치열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 그런데, 꼭 최무정만이 그런 건 아니었더군요. "
" 그래 뭐, 붙어먹은 임여우도 있긴 하지만- "
" 아뇨 아뇨.. 한번, 보세요. "
" ? "

공치열은 대답 대신 동영상을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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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안에 임여우와 홍혜화 단둘이 들어와 있었다.

[ 우리 남편을... 죽이는 걸 도와줘. ]
[ 뭐?? ]

홍혜화의 말에 임여우의 얼굴이 기묘해졌다.

[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
[ ...나 빚이 있어. ]
[ 뭐? ]

홍혜화는 침을 꿀꺽 삼키며 망설이다, 고백했다.

[ 남편 모르는 도박 빚이 있다고...! ]
[ ! ]
[ 액수가 커. 지금도 커지고 있고, 너무 커서, 남편한테 손을 벌려도 해결할 수가 없을 정도야.. 아니, 애초에 말이라도 꺼냈다간 당장 이혼당할 액수지. ]
[ 너...! ]
[ 그런데 만약 여기서 남편이 죽으면... 남편이 관리하던 모든 재산이 내 명의로 올 거야. 게다가... 남편 이름의 생명 보험금...! 그 돈만 있으면 빚은 갚고도 남아! ]

말을 들은 임여우의 얼굴이 기묘해졌다. 얼핏 심각한 듯하면서도, 웃음이 나오려는 걸 참는 듯한 얼굴! 만약 이 사실을 최무정이 알게 된다면?
한데, 홍혜화의 다음 말에 임여우의 얼굴이 멍청해졌다.

[ 남편이... 너를 죽이자고 했어! ]
[ 뭐?? ]

충격을 받은 임여우! 홍혜화가 빠르게 말했다!

[ 다 알아. 너...내 남편이랑 잤다며?! ]
[ ...! ]
[ 남편이 그랬어. 너랑 실수로 잤는데, 네가 그 동영상을 가지고 협박을 하고 있다고! 그러니까 여기서 너를 죽여야 한다고! ]
[ ... ]

멍청해있던 임여우의 얼굴이 싸늘히 굳어갔다.

[ 나랑...실수로 잤다고? ]
[ 그래! 네가 노리고 접근했다며? 다 알아! ]
[ ... ]

이를 악문 임여우의 몸이 분노로 떨렸다! 
홍혜화는 다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 네가 어떤 마음인지, 나를 어떻게 보는지 다 상관 안 할게! 만약 네가 나를 도와준다면... 보험금의 절반을 줄게. 그러니까 내가 남편을 죽일 수 있도록 도와줘! 여기서 죽이면 보험금이 나올 거라고! ]
[ ... ]

무섭게 침묵하던 임여우가, 빠드득 이를 갈며 말했다.

[ 알았어... 기다려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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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이거 완전... 하? "

김남우는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이렇게 얽힌 사건은 처음이었다. 황당한 얼굴로 정리해보는 김남우.

" 그러니까, 내연녀 임여우는 최무정에게 아내를 죽이자고 하고, 최무정은 아내에게 내연녀를 죽이자고 하고, 아내는 또 내연녀에게 남편을 죽이자고 한다? 뭐야 이거?? "
" 그러니까 제가 일이 복잡하다고 했잖습니까? 단순한 사고사 같지가 않다니까요? "

공치열이 두 손을 들어 어깨를 으쓱했다. 
김남우는 인상을 쓰다가,

" 이게 다야? 그럼 결국, 마지막에 이렇게 여자 둘이서 합심해서 최무정을 죽인 거라고? "
" 아뇨. 마지막 영상이 하나 더 있습니다. "

공치열은 말하며 동영상을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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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랑 실수로 잤다고 이 씨뱔새끼야?! ]
[ 여, 여우야! ]

홍혜화가 펜션을 나간 직후, 임여우가 최무정에게 달려들었다!
최무정은 당황한 얼굴로 휘두르는 여우의 팔을 붙잡았다! 

[ 무, 무슨 소리야 그게?! ]
[ 다 들었어!! 네 마누라한테 다 들었다고!! 뭐? 나를 죽이자고!? 둘이서 나를 죽이자고?! ]
[ 뭐, 뭣?! ]

당황하는 최무정의 안색! 곧,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그런말 한 적 없어! ]
[ 이 개새꺄! 다 들었다고-!! ]
[ 아니야! 아니라고! 아니야! 무슨 소리를 듣고 왔는지 몰라도, 다 아니라고!! ]

최무정은 필사적으로 임여우를 진정시키려 하며 소리쳤다!

[ 네가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 몰라도! 난 그런말 한 적 절대 없어! ]
[ 그럼 이 새끼야!! 내가 나간 사이에 둘이 무슨 말을 했는데! ]
[ 네 말대로 했다고! 다 네 말대로!! ]
[ 뭣?! ]

일단 멈칫하는 임여우! 최무정이 이때다 싶어 얼른 소리쳤다!

[ 네가 시키는 대로, 너랑 사귀는 사이라고 고백했어! 너랑 잠도 같이 잔 사이라고 고백했고, 내가 사랑하는 건 너라고 고백했다고! ]
[ 무...슨... ]
[ 아무리 생각해도... 네 손에 피를 묻히는 건 싫어서! 어?! 와이프.., 아니 홍혜화를 죽인다는 건 아닌 것 같았어! 그래서 그냥 우리 사이를 다 고백했어. 고백하고 이혼해 달라고 말했다고! ]
[ ...그 말을 어떻게 믿어?! ]

표독스럽게 되묻는 임여우였지만, 이미 상당히 진정된 상태였다.

[ 그럼 내 말을 믿어야지 누구 말을 믿겠어?! 혜화 말을 믿을 거야?! 너를 사랑하는 내 말을 믿어야지! ]
[ ... ]
[ 내가 다 고백했더니, 혜화는 절대 이혼해줄 수 없다고 소리치더라! 죽어도 이혼 안 해줄 거라고! 누구 좋으라고 이혼해주냐고! 어?! 혜화 성격 알잖아?! 절대 이혼 못 해주고, 둘이서 당장 헤어지라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관계를 다 터트릴 거라고! 어?! ]
[ ... ]
[ 난 널 사랑해! 알잖아? 내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

최무정은 최대한 부드러운 말투로 임여우를 설득했다. 임여우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곧-

[ ...홍혜화가 당신을 죽이자고 했어. ]
[ 뭐?? ]

생각지도 못했다는 말을 들은 듯, 최무정의 얼굴이 멍청해졌다.

[ 홍혜화가 당신을 죽이자고 했다고! 자기랑 둘이서 당신을 죽여서, 당신 재산이랑 당신 사망보험금을 반반씩 챙기자고 했다고! ]
[ 무, 무슨 소리를...! ]
[ 흥! 당신은 몰랐지? 홍혜화한테 도박 빚이 있는 거?! ]
[ 뭣?! ]
[ 홍혜화는 당신이 열심히 일할 때, 밖에 싸돌아다니며 도박질이나 하고 돌아다닌 여자라고! 그런 여자랑 살고 있는 거라고 당신이! ]
[ ... ]

최무정의 얼굴이 마구 일그러졌다!

[ ...그게 다... 다 정말이야? ]
[ 그래! 못 믿겠어? 그럼 내가 어떻게 다 알고 당신한테 이러겠어?! 어?! 내 말을 믿어야지! 당신이 사랑하는 내 말을! ]
[ ... ]

부들부들 떨리는 최무정의 몸! 곧, 사납게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 여우 네 말대로 하자고! 네 말대로... 우리 둘이서 홍혜화를 죽이자고...! ]

임여우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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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막장 드라마보다 더 스펙터클 하군 "

동영상을 다 본 김남우의 황당한 감상평이었다. 공치열이 동의한다는 얼굴로,

" 동영상에서 특이할 점은 여기서 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날 새벽 죽어야 할 건 '홍혜화'였을 텐데... 왜 최무정이 사망하게 된 걸까요? "
" 흠...최무정 사망 추정 시각에 몰래카메라 내용은? "
" 두 사람 다 알리바이가 없습니다. 침대에선 최무정이 혼자 잠을 잤었기 때문에... 두 사람 다 거실에서 자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 흠... "

김남우는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곧,

" 신경 쓰이는 게 있어. "
" 뭐죠? "
" 이 사람들, 너무 쉽게 살인을 계획하는 거 아니야? "
" 음...? "
" 아무리 이렇게 막장 관계라고 해도... 세 사람 다 살인카드를 꺼낸다는 게 말이 돼? 살인이 그렇게 쉽게 결심할 수 있는 일이야? "

공치열의 미간이 좁아졌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김남우는 손가락을 접어 보이며 말했다.

" 임여우가 살인을 제안할 때, 김남우가 살인을 제안할 때, 홍혜화가 살인을 제안할 때. 셋 모두 공통적으로 이런 어조의 말을 했어. '여기서' 죽여야 한다고. 마치, 지금이라면 전혀 의심받지 않고 죽일 수 있다는 듯이 말이야. "
" 아! "
" 알잖아? 어떤 식으로든 살인은 흔적이 남게 마련이고, 조사를 받으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 당연히 남은 두 사람이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데도, 살인을 손쉽게 계획했다? 뭔가가 있어 분명히. "
" 으음... "
" 게다가 그들 셋은 꼭 '둘이' 함께 한 사람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어. 왜지? 사실, 남자인 최무정은 굳이 아내의 도움을 요구할 필요가 없잖아? 임여우를 사고로 위장해서 죽일 셈이었다면 혼자서도 가능했을 거야. 그런데 왜 아내에게 고백했을까? 임여우를 죽이는 것에 아내의 도움이나 묵인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
" 확실히... "

공치열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듣고 보니 일리 있는 말이었다. 

" 왜 그랬을까요? "
" 분명 무언가 있을 거야... 그걸 알아보자고. 일단은, 사망한 최무정을 죽이고 싶어 했던 홍혜화.. 그녀를 먼저 찾아가지. "

김남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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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을 들고 온 홍혜화가 테이블 위에 커피를 내려놓았다.

" 아! 감사합니다! "

김남우와 공치열이 커피를 잡고, 맞은 편에 홍혜화가 앉았다. 
커피잔을 들어 향을 맡으며 주변을 둘러보는 김남우.

" 인테리어가 참 멋있습니다. 한옥 느낌도 좀 나고... "

김남우의 말대로, 집 안에는 고즈넉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많았다. 병풍, 수묵화, 난, 붓글씨, 특히 선반 가득한 약초 담금주가 눈에 띄었다.

" 네.. 제가 좋아해서요. "

홍혜화가 담담히 대답했다. 남편을 잃은 아내의 슬픔을 연기하는 듯, 그녀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 흠... "

김남우는 질질 끌지 않았다.

" 사모님께서.. 임여우 씨에게 남편분을 죽이자고 하셨죠? "
" 넷?! "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뜬 홍혜화! 

" 누, 누가, 그런...! 여, 여우가 그러던가요...?! "

사정없이 흔들리는 홍혜화의 눈동자! 김남우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 실은, 그 펜션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임여우씨와 살인 모의를 하신 부분이 모두 경찰에 확보되어 있습니다. "
" 아...아아...! "

홍혜화는 동영상이라는 말에 잡아떼보지도 못하고, 무너져내렸다. 

" 그, 그런..어떻게 그런... "

망연자실한 얼굴의 홍혜화. 김남우가 기습적으로 물었다.

" 그래서 남편분을 살해하셨습니까? "
" 네?! 아, 아니에요! 저는 죽이지 않았어요! "
" 그렇지만, 살인을 모의하지 않으셨습니까? "
" 그, 그거야 그랬지만! 실행하지는 않았다고요! 남편은 정말 혼자 죽은 거라고요! 저는 새벽 내내 펜션에서 자고 있었어요! 카메라에 안 찍혔나요?! "
" 흠... "

김남우는 턱을 만지작거리다, 물었다.

" 그러면 그렇다 치고 묻겠습니다. 만약 남편분을 죽인다면, 어떤 식으로 죽이려 하셨죠? 산에서 밀어서 죽일 생각은 아니셨던 것 같은데... "
" 그, 그건... "

홍혜화는 당황한 얼굴로 머뭇거렸지만, 김남우가 계속 쳐다보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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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셋이 펜션에 도착했을 때, 펜션 주인이 반갑게 맞이하며 버섯이 담긴 바구니를 내밀었어요.

[ 이것들은 제가 직접 딴 자연산 버섯들인데~ 한번 드셔보세요. 이 근방에 버섯이 워낙 많이 나서~ 하하하 ]
[ 어머~ 감사해요~! ]

저희는 버섯을 받아들고 펜션으로 갔어요. 짐을 풀고 조금 쉬다가, 뭐라도 먹으려고 부엌에서 버섯 바구니를 좀 뒤적거렸는데... 남편이 소리쳤어요.

[ 뭐야? 이거 사슴뿔버섯 아니야?! ]
[ 뭔데 그게? ]

남편은 깜짝 놀라 화를 내며 말했어요,

[ 이거 독버섯이라고! 붉은사슴뿔버섯! 독버섯 중에서도 가장 독한 독버섯이야! ]
[ 뭐~어?! 세상에! 이런 걸 먹으라고 줬단 말이야?! ]
[ 영지버섯이랑 헷갈렸나 본데, 이거 먹었다간 골로 죽는다고! ]

저희는 펄쩍 뛰며 화를 냈죠. 당장 펜션 주인에게 따지려 했지만, 그는 펜션을 떠난 후였어요. 나중에 톡톡히 따지기로 하고 넘어갔는데... 그때 여우가 그랬어요.

[ 와~ 우리 모르고 이거 그냥 먹었으면 죽었을 거 아냐? 멍청한 펜션 주인 때문에 죽으면 억울해서 어떡해?! ]  

그때 저는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남편이 그 버섯을 먹고 죽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럼 모든 책임은 펜션 주인이 지는 거고, 보험금까지 나왔을 텐데...

그 생각은 남편도 마찬가지였나 봐요. 나중에 저를 찾아와서 그러더군요. 임여우를 죽이자고. 여기서 이 기회를 이용한다면, 절대 의심받지 않고 사고로 죽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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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일이... 그래서 두 사람이 동의해야만 살인이 가능한 것이었군. "

김남우는 이제 상황이 이해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얘기를 끝낸 홍혜화는 다급히 소리쳤다!

" 하지만 저는 절대 그러지 않았어요! 남편에게 버섯을 먹이지 않았다고요! 남편이 죽은 건 순전히 사고였잖아요?! "
" 글쎄요.. 어떨까요... 사건 당일 새벽 5~6시에는 뭘 하고 계셨죠? 최무정씨가 펜션을 떠난 이후로 말입니다. "
" 저는 거실에서 자고 있었어요! 여우도 바로 옆에서 자고 있었으니까 알 거예요! "
" 흠... "

김남우는 증언하는 홍혜화의 표정 변화를 살피다가,

" 알겠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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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궁금한 건 그겁니다 임여우씨. "

이리저리 어질러진 임여우의 집 안. 이미 김남우와 공치열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단 걸 들은 임여우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 뭐, 뭐요...? "
" 임여우씨는 분명, 마지막에 최무정씨와 같이 홍혜화씨를 죽이기로 합의했습니다. 방법도 간단했죠. 독버섯을 이용하면 되니까...근데. "
" ... "
" 그날 밤 왜 홍혜화씨를 죽이지 않았죠? "
" 그... " 

초조하게 눈알을 굴리는 임여우-,

" 사, 사실 중간에 마음이 바뀌어서 살인 같은 건 하지 않으려고...! "
" 임여우씨! "

김남우가 냉정한 눈초리로 임여우를 노려보았다. 

" 솔직하게 말해주시죠. 어차피 홍혜화씨도 임여우씨를 고소하진 못할 겁니다. 최무정씨야 말할 것도 없고... "
" ... "

임여우는 입술을 깨물며 갈등하다가,

" ...죽이려고 했어요. 그날 저녁에 죽이려고 했는데... 오빠가 그랬어요. 버섯이 사라졌다고. "
" 음? "
" 독버섯이 사라졌다고요. 혜화가 먼저 가져간 거죠...! "
" 흠... "

홍혜화에게선 듣지 못했던 사실에, 김남우의 미간이 좁아졌다.
임여우가 다급히 말했다!

" 저, 저는 정말 오빠의 죽음이랑은 전혀 상관없어요! 만약 누군가 오빠를 죽였다면, 그건 혜화 일 거예요! 알잖아요?! 혜화가 죽이고 싶어 했다는 거! "
" 그렇습니까... 그럼 묻겠는데, 사건 당일 5~6시 사이. 최무정씨가 외출을 한 사이에 뭘 하고 계셨죠? "
" 거실에서 자고 있었어요! 사실 버섯이 사라졌다는 말을 듣고는, 왠지 불안해져서 잠을 못 잤는데... 새벽 3시,4시쯤에야 겨우 잠들고, 다음날 늦게 일어났어요. "
" 그때 옆에 홍혜화씨도 있었습니까? "
" 예... 홍혜화도...옆에서 자고 있긴 했어요. "
" 흠... "

생각에 잠긴 김남우의 미간이 좁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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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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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버섯 바구니가 있네요. "

공치열이 버섯 바구니를 들고 김남우에게 다가왔다. 두 사람은 사건이 일어난 펜션 안을 돌아보는 중이었다.
침대맡에 선 김남우는,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을 위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 흠. 생각보다 펜션이 넓군. 카메라 사각지대가 많잖아? "
" 원룸이긴 해도, 이 근처 펜션 중에는 가장 넓은 방이죠. 대충 8인용은 될 걸요? "

공치열의 설명대로, 펜션은 2층 건물이었지만, 1층에는 숙박 실로 넓은 방으로 하나, 2층에는 2개의 숙박 실이 있는 구조였다. 2층은 모두 잠겨있는 상태로, 그들 셋이 사용한 곳은 1층이었다.
김남우는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가, 버섯 바구니를 받아 살폈다. 

" 펜션 주인은 뭐래? "
" 네 자기가 버섯바구니를 줬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독버섯이 있었을 줄은 몰랐다는군요. 사실... 버섯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었답니다. 그냥 숙련된 펜션 주인을 흉내 내려고 그랬다는군요. "
" 골때리는 놈이네 그거? 그 새끼 몰카 몇년 나왔어?! "
" 글쎄요? 초범이라고 그냥 벌금만 좀 때리고 말 것 같던데.. "
" 얼씨구 "

어이없어하며 욕실로 향하는 김남우. 마찬가지로 카메라 위치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말했다.

" 흠... 현장은 사건 이후 그대로랬지? "
" 네. 사건 당시가 성수기도 아니었고, 사건도 일어났고...또 얼마 안 가서 펜션 주인이 몰래카메라로 잡혀가는 바람에. "
" 성수기가 아니었다... 그렇지. 아니었어. "

둘은 좀 더 펜션 안을 둘러보다가, 별다른 소득 없이 펜션 문을 나섰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김남우는, 공치열을 앞세워 최무정이 추락한 현장으로 향했다.

" 여기 이 난간에서 밖으로 떨어진 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난간에서 최무정의 지문도 나왔습니다. "

공치열이 난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은 산꼭대기 전망대로 향하는 높은 계단의 시작 부분이었다.
김남우는 난간 아래를 바라보다, 가파른 비탈길이 까마득히 이어진 모습에 놀랐다. 

" 어우! 무서워! 이거 난간이 너무 낮은 거 아니야?! "

김남우의 말대로, 난간은 김남우의 허리춤에도 오지 못하고 있었다. 

" 워낙 오래된 난간이라... 그래도 여기서 떨어져 죽은 사망자는 최무정이 최초랍니다. "
" 쯥! 이 나라는 항상 사람이 죽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지! "

김남우는 투덜대며 현장을 좀 더 둘러보았다. 그러다,

" 응? 저건...? "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빛이 반짝이는 김남우.

.
.
.

치열아, 내 추리는 이래. 

" 추리요? "

그래. 사건 당일, 최무정은 마지막에 극도로 분노한 상태였어. 자신은 아내를 지키려 했는데, 아내는 도박 빚 때문에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큰 배신감을 느꼈겠지. 그래서, 임여우 말대로 정말로 아내를 죽이기로 했어. 마음먹기는 쉬웠을 거야. 펜션 주인이 실수로 건네준 독버섯이 있었으니까. 

아마, 사람 마음이란 게 그런가 봐. 평소엔 살인을 꿈도 못 꾸는 사람일지라도, 자신에게 아무런 피해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쉽게 살인을 결심할 수 있는.. 그런 게 사람 마음인가 봐. 

아무튼, 그렇게 결심을 했는데... 독버섯이 사라진 거야! 아내가 먼저 독버섯을 챙겨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최무정의 심정이 어땠을까? 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아내가 독버섯을 챙겨갔다?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먹지 못했겠지?

" 그렇겠네요.. "
 
최무정은 불안함과 동시에 분노에 휩싸였을 거야. 그러다, 최무정은 기억해 낸 거야. 펜션으로 오는 길에 봤던, 계단 난간 너머 비탈길에 자라 있던 저 버섯을 말이야! 

" 아! 저 버섯이 그럼...! "

그래. 붉은사슴뿔버섯이야! 만약 최무정이 저 버섯을 봤다면 단번에 알아봤겠지? 펜션 주인이 준 버섯들 속에서도 독버섯을 찾아낸 게 최무정이었으니까! 
최무정은 생각했어. 버섯이 사라졌다면, 여기 이 버섯을 가져와서 쓰자고! 그래서 최무정은 여자들이 몰래 잠든 새벽, 몰래 밤길을 나선 거야. 그리고 이 난간 밖으로 몸을 숙여서 버섯을 캐려고 했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몸의 균형을 잃었고, 결국 추락하게 된 거지.

" 아... 그럼 결국엔, 실족사가 맞는 거네요? "

그렇지. 홍혜화는 결국 독버섯은 쓰지도 않고 목적을 이룬 거야. 이걸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어차피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는데, 하늘이 홍혜화의 손을 들어준 거지.

" 참...복잡하고.. 허무한 사건이네요. "

그래... 허무한 사건이다 정말.

.
.
.
.
.
.


불이 꺼진 어두운 영상실. 김남우가 심각한 얼굴로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었다.
벌써 몇 분째 한 화면을 되돌려 보고 있는 김남우. 그것은 ㅁㅁ펜션의 몰래카메라였다.
화면 속에는 홍혜화 앞에 최무정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 보였다. 다만 김남우가 심각한 얼굴로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주 짧은 순간, 정확히 카메라 쪽을 힐끔거리는 홍혜화의 눈동자였다.

김남우는 알 수 없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 ...과연 우연일까? 아닐까? "

김남우는 화면을 일시 정지하고 확대해서, 모니터너머로 홍혜화와 눈을 마주쳤다.

" ... "

김남우의 얼굴이 복잡해졌다.

.
.
.

- 사건 당일 저녁.

임여우가 과장된 얼굴로 물었다.

[ 버섯을 가져갔다고 오빠?! ]
[ 그래! 벌써 혜화가 챙겼다고! ]
[ ...그럼 있잖아 오빠...! 내가 그 버섯이 있는 곳을 아는데 말이야...! ]
[ 뭐? 어디? ]
[ 그게 어디냐면-. . . ]

임여우의 눈이 빛났다.

.
.
.

- 사건 당일 새벽 5시. 

최무정이 몰래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실에서 잠든 여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까치발로 펜션을 벗어나는 최무정. 
문이 닫히며 최무정이 사라지자,

" ... "
" ... "

두 여인이 눈을 번쩍 떴다. 
서로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이는 두 여인. 조심스럽게 펜션을 나섰다-
.
.
.

내 추리는...아니, 내 가설은 이래 치열아. 

홍혜화는 처음부터 남편을 살해할 목적으로 펜션을 예약했어. 펜션 주인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겠지.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임여우가 막무가내로 따라오게 된 거야. 그래도 홍혜화는 일을 진행했어. 미리 펜션 주인에게 준비시킨 버섯 바구니를 얻었어.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어. 남편이 독버섯을 먼저 알아본 거야!
셋이서 독버섯에 대해 떠드는 바람에, 홍혜화는 독버섯을 사용할 수가 없게 됐어. 
그런데 웬걸? 남편이 먼저 독버섯으로 임여우를 죽이자고 제안해온 거야. 홍혜화는 기회라고 생각했어. 곧장 임여우에게 접촉해서 사실을 알리고, 협조해달라고 요구했지.
임여우는 분노해서 김남우를 죽이는 데 합의했어. 그래서 홍혜화가 알려준 거지.

이 펜션에는 몰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고!
아마, 경찰이 독버섯 중독에 대해 의심할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였을 거야.
 
이후에 임여우가 최무정을 찾아가 따졌을 때, 최무정은 거짓말로 임여우를 설득하려 했고, 임여우는 설득된 척했어.
그렇지만 임여우가 카메라 영상을 믿었을까, 최무정의 거짓말을 믿었을까? 

임여우의 목표는 홍혜화가 아니라 최무정이었어. 홍혜화의 목표도 최무정이었지. 
그렇지만 과연 독버섯을 먹일 수 있을까? 미리 다 대비하고 있을 사람에게? 아니! 그래서 둘은 다른 방법을 생각했어.
홍혜화가 독버섯을 숨겼고, 임여우는 최무정에게 오는 길에 독버섯을 봤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리고 새벽, 최무정이 독버섯을 캐러 갔을 때, 몰래 뒤따른 홍혜화...혹은 임여우와 함께? 그들이 최무정을 밀어버린 거야. 
최무정이 난간 아래로 굴러떨어져 사망할 때, 둘은 난간 밖으로 조심스럽게 넘어가 숨겼던 독버섯을 심어놓았어.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길 바라는 듯이 말이야!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남편의 사건이 실족사로 처리되지 않자, 펜션 주인이 카메라 영상을 가지고 자수 아닌 자수를 했어. 전부, 홍혜화의 계획대로 돌아가도록!
동영상을 본 우리가 어떤 수사를 할지라도, 결국에는 실족사로 처리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져 있었어. 그 영상을 본 우리는 홍혜화와 임여우가 절대로 서로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리가 없을 거라 생각했잖아? 그래서 우린 사건 발생 시간에 거실에서 자고 있었다는 그들의 증언을 믿을 수밖에 없게 된 거야.

여기까지가 내 가설이야. 다 가설이지. 증거가 없어. 증명해낼 수가 없으니, 그녀들을 벌할 수도 없지.
그들은 성공한 거야. 이 복잡한 완전범죄를 말이야.

댓글
  • 복날은간다 2017/01/07 09:24

    이야기를 쓴 저도 머리가 아픕니다; 구성이 이상해서 그럴까요?; 억지다, 어색하다 싶을까봐 겁나네요;
    지금은 너무 이 이야기에 머리가 익숙해 있어서, 이 이야기가 어떻게 나왔는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도대체 몇시간을 썼는지;;
    자고 일어나서 다시 확인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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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그리 2017/01/07 09:56

    중간에 김남우가 살인을 제안할때 < 라고있어요..!! 최무정 아닌가요??(소근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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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호 2017/01/07 10:22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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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풍의라빈 2017/01/07 10:45

    헉헉....잘봤습니다 읽다가 첫댓을 놓치다니 ㅜㅜ (이래서 선댓후감상을 하는군요)
    꽤 치밀한 스토리네요 그래서 공백이 조금 길어지셨군요 +_+
    결국 김남우 추리대로라면, 팬션주인과 공모한 게 되므로 팬션주인을 족쳐보면 실토할수도 있겠군요
    둘이 밀고 버섯을 심으러 내려갔다는 추리는 약간 어색하지만요....ㅎㅎ
    개인적으론, 요괴나 악마 시리즈보단 이런 추리물이 좀 더 재밋는거 같아요 ^^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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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다자이언츠 2017/01/07 12:10

    추리글도 재미있네요~ㅋ
    개인적으로 외계인,요괴가 나오는
    이야기가 더 재미잇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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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는기지배 2017/01/07 12:17

    우와...... 서로 속고속이는 엄청난 심리전 ㅠㅠㅠ 김남우가 이번에도 살아남았네요 트릭을 다 간파하고도 벌할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장치가 엄청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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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프지우개 2017/01/07 13:36

    끝내주네요 ㄷㄷㄷㄷㄷ
    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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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날은간다 2017/01/07 14:56

    정말로, 보니까 이 이야기 때 간격이 3일 텀이나 걸렸네요;
    사실 그동안 끝까지 다 써놓은 이야기는 2개정도 더 있는데; 이게 올려도 될 정도로 재미있나? 란 확신이 없어서 안 올렸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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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기미 2017/01/07 15:25

    우왕 꿀잼ㅋㅋㅋㅋ잘읽었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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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님이닷! 2017/01/07 18:12

    으음...............팬......션......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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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변인 2017/01/07 19:22

    정말 치밀합니다 ㄷㄷㄷㄷ제가 진짜 추리물 좋아하는디..
    성수기가 아니었고, 임여우는 갑자기 합류한 것이었는데도 홍혜화가 펜션 1층 큰방을 예약한 이유.... 2층 싼방 놔두고!!!!!
    거기서 의문을 품은 김남우 형사?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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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짱큰거시기 2017/01/07 22:37

    물고 물리고
    돌리고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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