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외교전쟁 문재인이 옳았다 이번일이 대단한 이유

다음 이종격투기 펌
길지만 읽어볼 가치가 있네요
외교라는 것은, 명분의 게임이자 비밀의 게임입니다.
서로가 서로 원하는 결론을 합의할 수 있는 명분이 충분해야하며 내 패를 남에게 함부로 보여주지 말아야 하되, 흘려야할 것은 흘리고
동시에 상대국의 패를 예상하면서 마치 그것을 몰랐다는 인식을 주어야 하고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상대국을 매우 칭송해줘야하는 국가간의 심리전입니다.
따라서, 비밀로 해야할 것, 언론에 공개할 것, 트윗으로 날릴 것이 구별되어야 하고 또한 이것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관리해야할 지
가 사전에 모두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즉, 우리편 관리하기도 힘들고 상대국가 관리하기도 힘든, 모순이 가득한 그런 게임이죠.
두 국가 사이에 이런 외교전을 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현 지구상에서 표면상 가장 적대관계인 두 나라를 데리고 이런 게임을 한다.
그 두 나라 중 하나는 우리와 60년 넘게 '휴전'상태 인 나라고 나머지 하나는 '지구 최강'의 나라다. 그 둘 사이에서 둘이 기분 나쁘
지 않게 줄다리기를 하면서 결론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만들고 나머지 두 나라도 명분과 실속을 챙길 수 있게 한다.
이건 국제 외교 역사상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갈 '미션 임파서블' 중에 하나일겁니다.
그리고 팀 문(Team Moon)은 그걸 해냅니다.
일전에 제가 쓴 글에서도 주장했듯이 핵은 실전에서 확 쓰고 죽어버리겠다는 무기가 아닙니다.
(https://cafe.daum.net/ssaumjil/3lUM/47071)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대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한 마지막 보루죠.
자신들을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기엔 국력도 별볼일 없고 군사력도 밀리는 상황에서 모든걸 한방에 엎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
가지고 있다는 것만 드러나도 국제사회에서 방구 좀 낄 수 있는 그런 카드
김씨 일가에게는 그게 핵무기였던 겁니다. 그래서 수십년간 자기 국민들을 굶겨 죽이면서도 핵에 목을 매달았던 것이지요.
거기에 김정은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더합니다. 이게 실제 유용할지 아닐지는 몰라도 명목상으론 우리를 건들이면 미국을 직
격할 수 있다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개호들갑을 떤 일본 ㅂㅅ들...
이 모양새가 의미하는 것은 뭘까요.
북한은 이걸 수단으로 삼아 미국과 테이블에 앉고 싶었습니다. 한국도 제끼고 미국이랑 외교 맞다이를 뜨겠다는 거죠.
이 외교 맞다이를 통해 뭘 얻고 싶었을까요.
바로 체제 보장이라는 허울을 쓴 김씨 일가의 안위 보장과 제제 완화 및 인도적 차원이라는 명분을 가진 경제 지원입니다.
미국은, 당연히 이런 명분없는 외교전에 응전할 이유가 1도 없습니다. 지도에서 보이지도 않는 반똥가리 나라가 핵 좀 만들었다고 감
히 미국이랑 1:1 외교전을 펼치겠다? 당연히 미국 입장에서는 '너네를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라고 엄포를 놓을만 하죠.
이건 외교적으로 봤을 때 북한이 미국 면전에 대놓고 욕을 한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런다고 트윗으로 직접 멘션을 날리는 배려없는 트럼프 클라스
이런 상황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북한은 핵실험하고 ICBM날리고 미국은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언급하고 또 시비걸고 또 트윗으로
응대해주고 그와중에 한국은 불안해지고 일본은 미사일 대피 훈련에 열심이고 이런 악순환이 일어났던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는 뭘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둘이 저러고 있는데 양쪽 왔다갔다 하면서 둘을 달랠 수도 없고, 북한에다 만나달
라고 사정사정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며 챙길 명분이 1도 없는 미국한테 가서 좀 만나주라고 할 수도 더더욱 없는 것이죠.
솔직히 말해서, 이 때에는 국내에서는 욕을 좀 먹더라도 둘 사이 분위기 봐가면서 내부단속이나 하고 있는게 맞는 겁니다.
이걸 코리아 패싱이네 안보능력 부족이네라고 까는 세력들이 외교라고는 1도 모르는 무지랭이인 것이죠.
북한도 이런 상황에 한계를 느꼈을 겁니다. 더 이상 미국에게 핵을 빌미로 러브레터 외교전을 펼쳤다가는 정말 미국에게 북한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수도 있거든요. 북한이 지쳐가는 상황이 온겁니다.
그리고 평창 올림픽이 다가오고 한국은 북한에게 평화 올림픽을 명분으로 하는 참가를 요청합니다.
게임이 시작되는겁니다. 역사상 손꼽을 만한 외교전의 시작이죠.
지쳐가는 북한이 이걸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올림픽이라는, '명분'도 충분합니다. 게다가 IOC의 결정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도 구성합니다.
남북이 올림픽 동안 친해지는 모양새가 됩니다.
여기서 게임의 페이스는 드디어 우리에게 넘어옵니다.
미국과의 직접 조우를 은근히 바라는 김정은은 자신의 심복 중의 심복인 김여정과 실제중의 실세인 김영남을 보냅니다. 미국은 펜스
부통령이 방한하죠. 하지만 아직까지도 미국은 북한과 1:1로 만날 명분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펜스는 김여정에게 눈길 한 번 안주고
외교에서도 작동하는 펜스룰 의도적으로 북한을 무시해 버립니다. 비밀 회동이 예정되어 있었다지만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북한은
회담 두시간 전에 회담을 취소해 버립니다.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미국의 의도는 뭐였을까요.
전 이 뉴스를 접하고, 미국의 의도된 무시를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우리를 만나려면 한국을 거쳐서 와라.'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한국은 감지했을거고 미국에 확인을 했을겁니다. 개막식에 참가한 북한 고위층이 방남한 동안 한국과 북한의
접촉이 매우 잦았던 것은 이런 상황을 북한에 확실히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여정은 북한으로 돌아가 오빠한테
이런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을 거고요.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 통할 방법은 한국을 통하는 길뿐. 통남통미.
그래서 북한은 폐막식에 참가할 고위인사로 김영철을 보냅니다 남남갈등유발은 보너스. 이 상황을 파악하고 정확히 의도를 파악하는
데에 필요한 인물인 것은 맞죠. 김영철은 방남 후 외부활동은 일절 없이 호텔에서 한국과의 미팅에만 집중합니다.
이 와중에, 문통은 김영철과 직접 만나 회심의 승부수를 던집니다.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방법을 김영철에게 직접 설명한 것이지요. 그리고 언론에 이런 내용이 공개가 됩니다.
김영철은 여기에 수긍하는 듯한 제스쳐를 보냈다는 내용까지 공개가 되었죠.
이런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간 이상, 미국도 슬슬 북한을 만날 명분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북한은 문통이 직접 전달한 내용이
니 현재 상황에서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상태가 됩니다. 우리가 확실히 운전대를 잡은 포인트가 여깁니다.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대북특사 대미특사 이야기가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대미특사 후 대북특사가 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당연히 대북
특사가 먼저인게 맞습니다. 북한이 미국을 만나기 위해 자기들이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먼저 꺼내고 한국을 통해 미국에게 허락을 맡아
야하는 상황이니까요. 김정은이 대북특사 방북 첫날 직접 회견을 주선한 것도 이제는 더 이상 숨기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인겁니다.
이제 미국은 이 카드를 검토해 자신들이 움직일 명분이 충분한지 판단을 내립니다.
대북특사 후 곧장 대미특사. 이쪽 상황을 확인해 저쪽에 설명해주는 모양새. 더 큰 국가를 배려하는 모양새.
이건 북한과 미국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모양새가 되는겁니다.
우리가 챙기는거는요? 우리는 현재 지구상에서 표면상 가장 적대적인 두 나라 사이를 중재하는
'The Nagotiator'가 되는겁니다.
쏴아아아리 질럿!!!
이 상황에서 트럼프 역시 대미특사를 직접 접견하여 북한이 꺼낸 카드를 확인하고 직접 등판하겠다고 5월 등판을 결정합니다.
드디어 북한 정상과 미국 정상이 평양에서 독대하는 날을 만들어낸거죠 아베 시무룩. 이 만남을 통해 북한은 비핵화 및 이를 위한 군
사행동을 포기하겠다는 결단을 트럼프 앞에서 직접 선언해야 할 것이며 트럼프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북한을 비핵화시키고 세계 평
화에 앞장섰다는 이미지를 챙겨갈겁니다. 당연히, 11월에 있을 선거에서도 공화당에게 굉장히 유리한 상황이 오겠지요. 이는 트럼프
의 재선까지도 이어질겁니다. 일본은 철저히 패싱당했고(위안부 문제에 적극 협의하라는 무언의 압박) 중국과 러시아는 일단 환영하
면서 자기들의 득실을 계산하고 있을겁니다. 대중, 대러, 대일 특사도 있을텐데 대일 특사가 제일 마지막에 갈거라 예상합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온 팀 문(Team Moon)이 있었습니다.
김어준은, 딴지일보에 직접 기고한 명문 '김대중이 옳았다'에서 김대중의 외교적 혜안을 칭송하며 이렇게 글맺음을 한 전이 있습니다.
' 김대중이, 옳았다.'
저 또한 이 졸필을 마무리 지으며 이렇게 맺고 싶습니다.
' 문재인이, 역시, 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