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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미러리스 입문기(M6 및 기타등등)
다음 주에 아내와 한 달 동안 인도 여행을 갑니다. 큰 카메라에 큰 렌즈를 달아 짐짝을 들고 다니며 힘들었던 경우가 많았다보니 휴대성에 초점을 두고 작은 카메라와 렌즈들로 구성해봤습니다.
미러리스 제품군에 대한 글이 많이 없어서 정보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 제가 M6 및 EF-M 렌즈들을 구입해서 사용해보고 느낀 내용들을 적어보려 합니다.
1. M6
저는 사진보다는 영상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음향(스튜디오 엔지니어)일을 하다 보니 촬영 현장에 오디오 스탭으로 촬영하거나, 직접 뮤지션 라이브 영상을 촬영하는 일이 많습니다.
vDSLR 시대의 포문을 연 캐논 DSLR은 몇 년 전만 해도 AF의 취약함 때문에 렌즈는 수동으로만 써야 했고, 낮은 비트레이트로 인해 소니, 파나소닉 등 경쟁사 대비 화질로도 좋은 평을 받지 못했습니다. 5d mk2가 135판형 풀프레임으로 FHD 비디오 촬영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끌었으나 그 후속작들은 영상에서 큰 발전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소니의 A7시리즈나 A6x00 시리즈, 파나소닉의 GH시리즈, 블랙매직의 BMPCC 등 경쟁기종들에 비해 밀려 왕좌를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듀얼픽셀 AF가 탑재된 70D의 출시 이후 영상 AF는 캐논이 최고라는 평을 얻게 되고, 개인적으로도 짐벌에 올려서 AF모드로 쓸 목적으로 70D를 구입해 만족스럽게 사용했습니다.
사실 70D는 출시 전에 광고 촬영현장에 스탭으로 참여하며 먼저 그 성능을 겪어볼 수 있었는데, 큰 매력을 느꼈지만 출시 당시엔 높은 가격대 때문에 구입하지 못하고 중고가격이 내려간 다음에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 쯤, 70D에 24-105L 렌즈를 달아 제주도로 여행을 갔을 당시엔 AF성능에는 만족했으나 휴대성에 아쉬움이 많았었습니다. 액정 돌려서 셀카라도 한번 찍으려면 옆에 있던 아내는 폰카나 쓰지 왜 돌덩이 들고 고생하냐, 그게 그렇게 대단한 카메라냐고 불만을 성토하며 답답해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캐논 미러리스는 AF성능이 조악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고, 마지못해 만든 느낌의 실패작이란 이야기가 많아서 관심조차 갖지 않았었습니다. 언젠가 땡처리로 헐값에 풀렸을 때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어느샌가 M5가 나오고 쥐도새도 모르게 M6 까지 나와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캐논의 신형 미러리스엔 70D에 사용된 것과 같은 듀얼픽셀 AF가 들어가 있으며, 작은 사이즈의 여타 보급형 미러리스들과 다르게 버튼도 충분히 많이 달려있어서 조작성도 좋다고 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좌안이 주시안인데 하필이면 사고로 좌안의 시력이 나빠져버리는 바람에 뷰파인더로는 포커스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뷰파인더 보다는 액정을 보고 찍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는데, M5에는 없는 180도 플립액정을 가진데다 가격까지 더 저렴한 M6를 두고 전자식 뷰파인더 때문에 부피가 커져버린 M5를 구입할 이유는 없어보였습니다.
- 데일리카메라로 늘 갖고 다닐 수 있어야 함
- 가끔 좋은 렌즈 물려서 잘 찍을 수 있어야 함
- 좋은 AF 성능으로 피사체를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가야 함
- 가격이 비싸지 않아야 함(중고시세 기준 바디 50만원, 렌즈 20만원 이하)
- AS나 추후 중고판매 등에 문제가 없어야 함
캐논의 색감이야 늘 좋았고 다양한 렌즈군과 익숙한 UI 등. 이런저런 이유로 가급적 캐논을 쓰고 싶었지만 크고 불편한 DSLR 대신 폰카처럼 액정을 보고 찍을 수 있는 미러리스를 쓰고 싶었던 저에게, M6는 위와 같은 조건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안성맞춤의 카메라로 느껴졌습니다.
니콘, 소니, 파나소닉, 올림푸스, 리코, 펜탁스 등 돌고돌며 이것저것 써왔지만, 300d를 시작으로 20d, 1d, 5d, 70d, 100d, 550d, 600d 등 이것저것 사고 팔며 10년 넘게 꾸준히 써온 캐논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캐논의 색감이 가장 익숙합니다. 심지어 아버지가 저를 찍어줄 때 쓰시던 필름 카메라도 EOS 650이라 집에 오래된 EF마운트 렌즈가 있기도 했던 것이 저를 캐논으로 이끌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돈만 있었으면 소니를 썼을겁니다. 3년 전에 A7S를 사서 한동안 잘 썼지만 A7 시리즈는 높은 가격, 부족한 렌즈군, 부족한 AF성능(a7s 기준) 등이 아쉬웠습니다. 최근의 A6300이나 A6500은 다 좋은데 마찬가지로 가격과 렌즈군이 아쉽고..
영상용으로 GX85도 한대 가지고 있는데, 영상 화질은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주지만 사진 색감이나 AF 성능, 작은 센서에서 오는 저조도 노이즈나 심도표현 등이 역시나 아쉬워서 데일리 카메라로는 쓰지 않고, 광각렌즈를 물려 영상 풀샷용으로만 사용중입니다. 영상 비트레이트가 낮은 캐논 카메라로 광각 풀샷을 담으면 화질이 너무 나빠져서 도저히 봐주기가 힘든데, 캐논(M6) 파나소닉(GX85) 소니(RX100M4) 등을 섞어서 촬영에 써보니 화이트밸런스와 바디 색감 설정만 잘 맞추면 큰 이질감 없이 붙어줘서 잘 쓰고 있습니다.
만약 M6가 XAVC-S를 지원해서 영상 비트레이트가 높았거나 시네로그를 지원했다면 vDSLR 시장에 변혁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15-45mm, 22mm
M6의 바디 성능에 여러모로 만족감을 느끼며 렌즈군을 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번들로 따라온 15-45 외에 일단 22mm부터 구입했습니다. 엄청나게 작은 사이즈와 무게, 적당한 화각과 꽤나 밝은 조리개, 저렴한 가격, 충분한 화질 등.. 캐논 미러리스는 22mm가 먹여살린다는 생각이 드는 효자 렌즈입니다.
바디캡으로 쓰기에 딱 좋은 사이즈를 갖고 있는데, 가방에 넣어 갖고다니기에 부담이 없어서 좋습니다. 환산 28mm, 2.8의 리코 GR이 가진 극강의 휴대성에 비교하면 더 무겁고 크긴 하지만,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180도 플립액정도 달려있으니 용서할 수 있습니다.
15-45 번들렌즈의 경우 조리개값이 3.5-6.3인데 최대개방 화질이 소프트하기까지 해서, 준망원 영역은 밝은 대낮 아니면 쓰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15-30 렌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고 가볍고 IS가 잘 작동해줘서 그냥저냥 쓸만은 한데, 미러리스 바디에 15-45를 물려 쓸바에는 그냥 소니 RX100 시리즈를 쓰는게 낫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RX100m3와 RX100m1을 구입해서 아내와 하나씩 갖고 쓰다가 m1만 남기고 m3는 팔았는데, 미러리스+15-45mm 구성은 미러리스에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을 제외하면 RX100 시리즈를 쓰는것 대비 딱히 메리트를 느낄 구석이 없어보입니다. RX100m1을 18만원에 구입했는데 휴대성 대비 화질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참 좋습니다. 표준 화각에 아주 밝은 조리개를 가진 RX100m3이나 RX100m4도 M6 + 15-45보다는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꿀리지 않으니.. 휴대성과 화질의 밸런스를 고려했을 때, 15-45를 쓰는 것은 결국 이래저래 애매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 최대광각이 18mm가 아닌 15mm라서 실내에서 요긴하긴 합니다.
3. EF어댑터, 28-75mm, 70-210mm
그 다음으론 EF어댑터를 구입했고, 사진엔 나오지 않았지만 탐론 신형 28-75와 캐논 애기흑통 70-210(3.5-4.5)을 구입했습니다. 15만원, 10만원 정도에 구입했으니 둘 다 가성비가 좋은 렌즈들입니다.
10년 전에 28-75를 잘 써먹었던 것을 생각해서 구입하긴 했는데 현 시점에서 사용하기엔 이녀석 역시 개방 화질이나 AF성능이 안좋긴 합니다.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느릿느릿 돌아가는 모터와 개방에서 흐릿한 화질.. 렌즈에 문제가 있는건가 싶어서 남대문 탐론 센터에 가져갔더니 원래 이런게 맞다며 아쉬우면 신형 24-70을 구입하라고 하네요. 아무리 화질이 좋아도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저에게 크고 무겁고 비싼 렌즈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28-75 정도면 적당한 사이즈에 밝은 조리개, 적당한 화질이라고 생각하고 저렴한 가격에 끌려 구입은 했지만, EF어댑터를 물리니 사이즈도 제법 커지는데다 EF-M 렌즈들에 비해 크고 무겁고 느리고 화질도 나쁘고.. 지금은 영상촬영 시 표준영역에서 조리개를 3.5나 4.0으로 고정시켜 놓고 주밍하며 사용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70-210 애기흑통의 경우 10만원이면 살 수 있는 싸구려 렌즈지만 나름 조리개도 밝고 USM이랍시고 AF도 제법 부드럽고 빠른 편입니다. 물론 L렌즈랑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28-75 같은 녀석보다는 빠릅니다. 작년까진 70-200 4.0 애기백통을 썼었는데, 애기백통에 비하면 어쩔 수 없이 화질이며 AF며 모두 떨어지만 그렇다고 못 쓸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5.0 혹은 5.6 고정렌즈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면 화질에도 큰 불만이 느껴지지 않고, 영상촬영 시 서보모드로 둬도 놓치지 않고 피사체를 잘 따라가는 편입니다. 4~5배 줌이 아닌 3배 줌이라 이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 나오는 것 같은데, 충분히 소장가치 있는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4. 신형 50mm 1.8 STM
사무실에 구형 쩜팔이 하나 있는데, 갖고 있으면 가끔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녀석입니다. AF는 어차피 포기했고, 인물과 제법 가까운 거리에서 주변부 왜곡 없이 얕은 심도를 표현하고 싶을 때 2.8 정도에 놓고 쓰면 가격 대비 이만한 녀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렌즈를 사진 용도로 써보려고 EF어댑터에 물려보니 시끄럽고 느린 AF 때문에 속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마침 새로 나온 신형 50.8은 이 부분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다 늘 그래왔듯 가격 역시 저렴하니 당장 구입해봤습니다.
신형 쩜팔은 구형이 갖고 있던 단점이 개선된, 가성비 준망원 단렌즈로 쓰기에 딱 좋은 녀석입니다. 10만원 짜리 렌즈가 이정도 화질에 이정도 AF 성능이면 충분히 준수합니다. 소니 SEL50F18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캐논 미러리스 + EF어댑터 + 신형쩜팔 구성은 꽤나 메리트가 있는 구성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롭바디에서 50mm는 어딘가 어정쩡한 화각이라고 생각하는데, 야외에서 인물을 찍자니 주변부왜곡이나 심도표현에서 살짝 아쉬움이 있어 85mm나 135mm를 찾게 되고, 실내에서 쓰자니 당연히 22mm나 28mm, 30mm 쪽에 손이 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85mm를 사봐야 평소에 잘 쓰지도 못할 것이 뻔하니, 아주 가끔 쓸 85mm를 30만원 주고 살 바에 10만원 짜리 50mm를 사서 준망원을 해결하고 다른걸 더 사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5. 18-150mm
저는 국내가 아닌 해외로 여행을 갈 때 망원렌즈를 가져가본 적이 없습니다. 사진을 위한 여행이 아닌 여행을 위한 사진임을 생각해 봤을 때, 크고 무거운 망원렌즈를 카메라에 마운트 할 일은 몇 번 없을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끔 넓은 관광명소에 갔을 때엔 꼭 망원이 아쉬운 상황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 인도여행에는 작고 가벼운 망원렌즈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가지고 있는 70-210은 제 기준에서 렌즈 자체만으로 이미 꽤나 묵직한 녀석이고 EF어댑터 까지 물리면 여행지에서 편하게 갖고 다니기 부담되는 사이즈가 되어버립니다.
캐논 미러리스 렌즈군에는 55-250 망원과 18-150 슈퍼줌이 있습니다. 55-250은 좀 더 작고 저렴하며 18-150은 좀 더 크고 비쌉니다. 비싸다고 해봐야 신품 40만원대 수준이라 크게 부담되는 가격은 아닙니다.
55-250을 구입하게 될 경우, 제가 가지고 다녀야 하는 렌즈는 15-45, 55-250, 22.0, 50.8으로 총 4개가 되어버립니다. 게다가 55-250의 5배 줌 화각이 꼭 필요한가 생각해보면 이 역시 거의 안 쓸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15-45와 55-250를 가지고 다닐바에 18-150으로 합쳐버리자는 생각에 18-150을 구입했습니다. 15-45 + 55-250의 가격이나 18-150 하나의 가격이나 결국 비슷하네요.
18-150을 구입하기로 맘 먹은 다음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크기와 무게였습니다. EF-M 렌즈군에서 가장 큰 사이즈기 때문에 혹시나 제 기준에서 너무 큰 사이즈인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직접 만져보니 이렇게 작고 가벼울 수가 없습니다. EF-s 18-55보다 굵기는 살짝 얇고 길이는 살짝 긴 정도로, 화각을 생각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휴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리개의 경우 15-45나 55-250과 동일한 3.5-6.3이지만, 8배줌인 화각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밝은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15-45의 경우 40mm부터 6.3이지만 18-150은 40mm에서 5.0, 40~60mm에서 5.6, 60~150mm에서 6.3입니다. 금방 어두워지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8-105mm 렌즈에다가 105~150mm 영역을 덤으로 얹어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F야 신형 렌즈답게 정숙하고 부드러운데, 망원을 커버하는 녀석이다보니 준광각인 22mm에 비하면 다소 느리게 느껴지긴 합니다. 조리개도 어두워서 실내에서 줌을 당겨보면 셔터스피드가 전혀 확보되지 않으나, 피사체가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1/10 정도에서도 IS 덕분에 어찌저찌 찍을 수 있기는 한 그런 수준입니다. 이런 렌즈는 주간 야외용이라고 보는게 좋을듯 합니다.
야간이나 실내라 할지라도 광각에선 3.5의 밝기로 큰 문제 없이 쓸 수 있으며, 저조도에서 줌을 당겨 조리개가 어두워질 땐 플래시가 큰 도움이 됩니다. M6의 내장 플래시는 가이드넘버 5로 별 특별할 것 없는 수준이지만 나름 천장바운스도 가능합니다. 직광 때려 찍고 색보정을 좀 하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필름룩의 사진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6. M1
이 녀석은 렌즈를 중고로 샀더니 판매자분께서 함께 주셔서 우연히 딸려온 카메라입니다. 집에 이런식으로 딸려온 파나소닉 GF3도 하나 있는데, 언젠가 쓸 일이 있겠지 싶어 가지고는 있지만 먼지만 쌓이고 있습니다.
EOS-M이라는 이름으로 플래그십 같은 느낌을 풍기며 위풍당당하게 출시되었으나 경쟁제품 대비 별 볼일 없는 성능으로 성적이 저조했고, 결국 떨이로 헐값에 판매되며 중고 시세라는게 없다 싶을 정도로 가치가 낮게 형성되어 있는 모델입니다.
원체 악평이 많았던 제품이다보니 전혀 관심이 가지도 않아서 스펙도 잘 몰랐고, 아무 기대 없이 좀 만져봤는데 이게 왠걸, 생각보다 쓸만합니다.
검색해보니 2012년 7월에 출시된 것으로 나오는데, 650d가 나왔을 무렵입니다. 개인적으로 캐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LCD 액정이 쨍하고 선명해서 모니터 하기 좋다는 점을 꼽는데, 이 녀석 역시 5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액정은 M6와 큰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심지어 액정 터치까지 지원하며 보급기에 좋은 센서 넣어주기에 인색한 캐논답게 저조도 노이즈나 색감, DR 등은 M6와 비교해봐도 심각하게 큰 차이가 있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최신 기종인 M6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일단 AF를 꼽아야할 것입니다. 느리고 멍청해서 답답한게 사실이지만 리코 GR이나 소니 A7S의 답답한 AF도 꾹 참고 사용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인지 이정도면 쓸만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M6와 동시에 만져보며 의외로 AWB에서 큰 차이가 느껴지는데, 주황빛 텅스텐 조명 하에서 촬영하면 눈에 보이는 그대로 주황빛 사진이 찍힙니다. M6가 흰색을 흰색으로 담아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는 M1 쪽의 성향을 좋아합니다. 어차피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위 필름룩이라는 것도 정확한 색과는 거리가 먼, 왜곡된 색이라는 점을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입니다. 음반에 담기는 소리를 다룰 때에도 있는 그대로의 깔끔한 소리가 필요한 음악이 있는가 하면 여러 장비들에 의해 착색되고 가공된 소리가 선호되는 음악도 있습니다.
정확한 색이 표현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스튜디오에서 조명을 치고 커스텀으로 화이트밸런스를 잡은 다음 RAW로 찍어서 후보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JPG로 찍어서 간단한 보정만으로 마무리하고 SNS에 올릴 일상 사진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찍히는 것을 선호합니다. 성능으로만 따지면 M6가 더 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 성향에 의해 왠지 모르게 M1에 정이 갑니다.
아무래도 구형 바디라 180도 플립 액정이나 내장 플래시 같은 옵션이 없으며 심지어 버튼도 몇개 없어서 깡통 같긴 하지만, 일단 가격이 싸고(심지어 공짜로 얻었고), 그래도 캐논의 1.6 크롭 센서가 달려있고 캐논 렌즈를 쓸 수 있는 녀석이라 이 정도면 활용 가치가 높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지고 있던 RX100m3와 RX100m1 중 m3는 팔고 m1만 남긴 이유는 기계를 잘 망가뜨리는 아내에게 편하게 막 쓰라고 줄 용도였습니다. 본인은 아이폰 카메라면 충분하다곤 하지만, 머나먼 이국 땅에서 사진 찍다가 비싼 핸드폰 떨어뜨려서 망가지기라도 하면 당장 통신이 끊겨버리게 되니 타격이 클 것입니다.
RX100m1 정도면 핸드폰 보다는 화질도 좋고, 작고 가벼워서 주머니에 막 넣고 다니기 편하고, 그냥 막 쓰다가 망가지면 어쩔 수 없고 라는 생각으로 RX100m1을 인도에 가져가려 했던건데 M1이 생기는 바람에 RX100m1은 가방 깊숙히에 넣어 놓을 진짜 서브 카메라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 제가 렌즈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으니 사진에 별 관심이 없는 아내가 이번 기회에 이런저런 렌즈를 경험해보며 사진의 매력을 느꼈으면 하는 작은(아주 작은) 기대도 조금 갖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여행의 카메라와 렌즈 구성은 사진과 같이 되었습니다.
본인: M6 + 18-150mm + 22mm + 50mm
아내: M1 + 15-45 + (원하면 빌려줌..)
서브: RX100m1
최고의 성능,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는 기기들은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사진은 다 담을 수 있을듯 하고, 사이즈와 무게가 여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이며 돈도 많이 들지 않아서 여러모로 만족스럽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다음 작례를 첨부하며 작성한 글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녀온 뒤에 다시 한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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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 잘봤습니다.
즐거운 여행 하세요.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입니다. M1만 4대를 쓰고 있는데..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찍는것만 아니면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M6와 노이즈가 큰 차이가 없나요? 노이즈랑 이미지 사이즈때문에 조금 고민중이라서요..
대란 때 여러대 구입하셨나보네요.. ㅎㅎ
차이가 없진 않겠지만 a7s처럼 극단적으로 고감도에 강한게 아닌이상.. 디직5나 디직7이나 제가 느끼기엔 별 차이 없는 것 같습니다. 둘 다 3200 이상 올라가면 자글자글한건 마찬가지네요.
제 사진 스타일이 RAW로 찍어서 공들여 보정하기보단 JPG로 찍고 빠르게 보정해서 업로드해버리는 성향이다보니 노이즈 부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는 샤프니스 설정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노이즈감소 옵션을 끌 수 있는가 정도인데.. M6가 샤픈 쪽에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이 한두개 더 있어서 좋긴 합니다.
바디에서 샤픈 올리고 노이즈감소 켜놓고 찍었다간 컬러노이즈가 어설프게 뭉개져서 굉장히 보기 싫어질 때가 있는데.. 차라리 그냥 두고 자글자글하게 찍은 다음 컬러노이즈만 줄여서 필름그레인의 질감처럼 보이는 쪽을 선호합니다. 이런 면에 있어서 리코 GR이 좋은 것이, 감도 올리고 찍을 때 생기는 노이즈가 보기 싫은 컬러노이즈가 아닌 필름그레인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르긴 하겠지만요..
이미지 사이즈의 경우..
저는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대부분 sns나 블로그에 올려서 기록하는 정도로만 쓰다보니 늘 M이나 S사이즈로만 찍는데, 덕분에 배터리가 스펙상의 촬영 가능 컷수보다 더 오래가서 좋습니다.
M6의 경우 M에 놓으면 가로세로 3984x2656 이니까 1050만화소인건데.. 제가 제 웨딩사진을 800만화소에 불과한 a7s로 찍고 a3 사이즈로 인화해서 집에 걸어놨으니, 1000만 화소면 개인 수준에서 쓰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후보정 단계에서 크롭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실게 아니라면 M1의 1800만 화소나 M6의 2400만 화소나.. 실 사용에서 큰 문제 없지 않을까요?
AF에 큰 갈증을 느끼거나 측광, AF방식, 화이트밸런스 등을 버튼으로 빨리빨리 조작하고 싶으신게 아니시면.. 혹은 180도 플립 액정과 내장플래시가 필요한게 아니시면 M1을 쭉 쓰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M1도 터치액정이라, 액정에서 퀵메뉴 한번 누르면 이런저런 설정값을 쉽게 바꿀 수 있죠..
캐논 미러리스에도 관심이 있어 잘 보고 갑니다.
애기흑통이랑 애기백통이랑 선예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색감 차이는 어떻게 느끼시나요
L렌즈들은 최대개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우수한 화질과 빠르고 정확한 AF 때문에 쓴다고 생각합니다. 애기백통 역시 70-200 렌즈군 중에서 가장 저렴한 렌즈지만 L렌즈 답게 4.0의 밝기를 모두 다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개방화질을 보여주더군요..
애기흑통은 3.5-4.5로 최대개방에 놓고 쓰면 소프트한게 제법 눈에 들어옵니다. 10년도 더 전에 17인치 모니터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사용 중인 레티나디스플레이(맥북프로 15인치, 4k 아이맥, 아이패드미니, 아이폰)로 보니 색수차 하나하나가 아주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특히 200mm에 가까워질 수록 더 심해지구요.
대신 조리개를 5.6으로 한스탑 정도 조여놓고 쓰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게 백통인지 흑통인지 구별해내지 못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준수해집니다. 물론 백통을 5.6에 놓은 것보다는 안좋을 것이고, 고화소로 찍어서 원본 100% 상태로 놓고 보면 구별이 가능할겁니다.
얕은 심도로 배경 날려가며 찍고 싶으신 분들은 엄마백통이나 아빠백통 쪽으로 가셔야겠죠. af가 느려도 좋으니 2.8 망원을 쓰고 싶으신 분들은 중고 50만원대 아래로 구입 가능한 구형 시그마 70-200 같은 것들도 좋은 선택지가 되겠지만 역시나 무겁고 개방화질 아쉽고.. 아, 상태만 좋다면 80-200 흑통이 좋은 대안이 되겠네요.
조리개 밝고 개방화질 좋은 망원렌즈는 크고 무겁고 비싸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애기흑통은 가치에 비해 시세가 저평가 되어있는 좋은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중고 시세가 애기흑통 10만원, 애기백통 50만원이라고 생각했을 때, 5배 저렴한 돈값은 분명히 합니다.
개인적으로 렌즈의 색감은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딱히 느껴질만한 의미있는 색감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구형 28-70L이나 80-200L, 200mm 애기대포 같은 녀석들은 분명 진득한 느낌이 있고 구형 탐론이나 시그마 렌즈들은 어딘가 누렇고 탁한 느낌이 있는 것을 경험하긴 했지만, 그 이후의 신형 렌즈들은 색감이 눈에 들어온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바디에서 렌즈프로파일 읽어서 색수차 보정 같은 것도 해주다보니..
굳이 따지자면 백통이 좀 더 맑고 흑통이 좀 더 탁한 정도의 느낌 같은 느낌 정도일 것 같습니다.
세컨으로 사려다 포기한게.. 인바디 손떨방 넣은걸로 알고있는데.. 비디오모드에서만 작동하게 해놓은듯하더라구요 --;;
사진모드로 인바디하면 아답터 물려서 타브렌드 렌즈쓸까 그런지;;
소니와 파나소닉의 5축 바디손떨방은 상당한 수준이던데.. 니콘이 한때 바디내장 모터와 렌즈내장 모터로 속앓이 했던게 생각나네요
캐논도 어서 바디내장 5축손떨방을 넣어주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gx85는 거짓말 좀 보태서 영상 촬영 시 짐벌이 필요 없을 정도로 흔들림을 잘 잡아줍니다. ㅎㅎ
저도 M미러리스 2대를 사용 중입니다...
각각 22mm와 11-22인데. 표준줌렌즈가 좀 필요한 상황이라서 15-45를 보고 있었습니다만 올려주신 글을 보니 크게 와닿지가 않네요...
여행용으로 준비하신 M6과 18-150 후기를 기다립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되세요
와닿지 않는다 하심은 15-45에 마음이 멀어졌다는 말씀이신지, 제 글에 공감이 안되신다는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ㅎㅎ
15-45가 원체 저렴한 녀석이다보니 편하게 막 쓸 표준줌이 필요하시다면 하나쯤 갖고 계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1.6 크롭바디를 쓰면서 30~45mm 정도로 촬영하면 으레 아웃포커싱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조리개가 너무 어둡고 개방화질도 너무 안좋아서..
이미 dslr에 2.8 고정조리개 표준줌 렌즈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실 경우 15-45에 실망하실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네요
그럴리가요...말씀에 공감하고 15-45가 좀 멀게느껴진다는 말씀입니다...ㅋ
EF-M 마운트용으로 17-55 2.8 is 비슷한 제품이 출시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18-150이 슈퍼줌 겸 표준줌으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싶네요.
어차피 고만고만하게 작고 가벼운 렌즈들이다보니 기왕이면 표준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밝은 녀석이 더 좋으니까요..
서드파티에서 EF-M 마운트 고정조리개 표준줌을 만들어줄 것 같지도 않고.. ㅎㅎ
소니도 그렇지만 캐논 미러리스 역시 이종교배도 잘 됩니다. 물론 MF이지만요.
부부가 인도여행을 가다니...한편으로는 부럽고 철저한 준비를 해 가세요. 캐논, 소니의 미러리스의 가장 단점은 방진방적의 바디와 렌즈 구성이 어렵다는 것이죠. 인도 날씨가 워낙 들쑥 날쑥하기도 하고 흙먼지도 많으니...
그리고 출시 당시 많이 까였지만 m1은 캐논의 사골센서로 지금 써도 큰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신형이 좋은 건 알지만....ㅋㅋㅋ
소니의 50mm가 제법 비싸다보니 넥스 바디를 쓸 적엔 니콘 50mm를 물려서 많이 썼었죠.. 저조도에 취약한 파나소닉 바디로 영상 촬영할 때는 조리개 0.95 짜리 녹티룩스도 요긴하게 썼었구요. 다만 비트레이트가 낮고 시네프로파일도 없는 캐논을 쓰는 이유가 우수한 AF 때문이다보니, M6에는 굳이 이종교배를 하고 싶지는 않네요.. ㅎㅎ
안그래도 요번에 사막투어를 갈건데.. 다들 올림푸스 아니면 그 먼지를 당해낼 수 없다고 하셔서 디카팩에서 나온 방수팩을 구입해놨습니다. 구입은 했는데 이게 너무 타이트해서 넣고 빼다가 먼지 다 들어가게 생겼네요.. 일단 집어넣으면 조작도 거의 불가능하고.. ㅎㅎ
미러리스 정보가 별로 없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