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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카페 수습 4일차에 욕설 및 막말 듣고 나왔어요.

일단 저는 26살 취준생이고 요리 경험은 없어요. 일하기로 한 곳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브런치 카페에요. 사장님과 면접보고 지난주에 처음 일을 시작했어요. 솔직히 매장 관리하는 능력이 중요하지 요리하는건 금방 배운대요. 지금 일 하는 주방장 두명은 24살로 서로 친구인데 다음달부터 그만둔다고 해서 저를 미리 뽑은거에요. 나이는 제가 두 살 더 많았지만 배우는 입장이고 곧 그만둔다고 하니 존대를 하기로 했어요. 두 명이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아이들이라 저도 그만큼은 해야 된대요.
그래서 일단 저는 월급 받으면서 정식으로 일을 시작한 건 아니고 이번달까지 최저시급 받고 하루에 3시간씩 일 돌아가는걸 지켜보면서 배우기로 했어요.
지난 3일간은 그래도 괜찮았어요. 24살 주방장 중 한명은 첫 날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를 들었어요. 원레 성격이 그러니까 오해하지 말레요. 전에 여자애가 잠시 알바를 했었는데 못생겼다고 말 한마디도 안 걸고 차갑게 대해서 그 여자가 그만뒀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확실히 그런 얘기를 미리 안 들었으면 내가 마음에 안드나 오해했을거에요.
첫날 칼질을 해봤냐고 물어봐서 배워야한다니까 여기는 일을 하는곳이지 배우는 곳이 아니라면서 그런 사람은 일을 하지 말레요. 뭐 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지도 않고 말대신 손가락질로 시키기도 했어요.  군대에서 선임한테 배우는 기분이었어요. 뭐 그래도 조금 말을 막 하고 예의없게 행동하긴 했지만 어차피 다음달부터 안 볼 사이니까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요.
다른 한 명은 앞에 주방장이 대려온 친구에요. 일 한지는 두달정도 됐다고 해요. 성격은 조용조용한 것 같고 친절하게 잘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그때 이 사람에게 배우면 잘 배우겠다 싶기도 했고 지난 3일간 관계도 나쁘지 않있다고 생각해요.
오늘은 지난 3일과 다르게 사장님이 안 나오시는 날이에요.주말동안 둘이 무슨 얘기라도 했는지 이틀 지나고 오늘 출근했는데 뭔가 분위기가 다른 것 같더라고요. 첫번째 성격 안 좋은 주방장은 생각 밖으로 거의 저에게 터치를 안했고 반대로 두번째 주방장이 일하는게 마음에 안 드는지 표정도 아까부터 굳었고, 일 좀 빨리해라,  왜 이렇게 하냐 는 둥.. 좀 태도가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며칠 일했냐고 물어봅니다. 3일 일했다고 대답하니 여기서 알바로 일하는 누구는 3일만에 메뉴 다 뺀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제 앞에서 대놓고 또라이새끼 아니냐 일 하기 싫으면 그만 둬라 뭐라 욕지거리를 하더라고요. 순간 이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인지 실감이 안나고 아무말도 안 나왔어요. 원레 그런 이미지의 사람이 전혀 아니었거든요. 그 두 주방장 친구 사이에서 거기서 뭐라고 했으면 몸싸움까지 할 분위기었어요. 그래서 일단 가게를 나오고 사장님께 전화로 상황을 말씀드리고 집에 있어요. 안그래도 최근에 스트레스에 취약해져서 정신건강 의학과에 다니고 있는데 한번 더 상담받고 약도 다시 타왔어요.
걔네들은 고등학교때부터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웠으니 처음 이 분야에서 일을 제가일하는 제가 답답하게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다음달에 호텔 레스토랑에 취작한다는 사람들이니 아무것도 모르는 자기랑 같은 일을 하는게 가소로워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이다.
그래도 오랜 구직 끝에 구한 일이고 일하는 시간만큼은 놀려고 하지고 않았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려고 했어요. 못한게 있다면 하기 싫어서 안한게 아니라 아직 할 줄 몰라서 못한거고요. 혼자 독단적으로 요리했다가 실수할까봐불편해도 계속 물어보고 확인도 했고요.
원레 사장님하고 이번달 근무 형식에 대해서 얘기할 때 기존 주방장을 빼고 저를 투입시킨게 아니라 그냥 사장님이 손해 감수하고 저를 한 명 더 뽑아서 다음달부터 일을 할 수 있도록 배우도록 한 거에요. 바쁜건 알겠는데 결국 제가 있던 없던 본인들이 해오던 일을 하는거고, 제는 옆에서 지켜보던, 하나 만들어면서 손에 익히던 하는 그런 시스템인거죠. 저는 도와주면서 배우는 개념이었는데 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자기랑 같은 주방장 하나를 원하고 일을 시키더라고요. 평균적으로 메뉴도 하나 당 두 번 이하로 만들어봤는데 혼자 다 해보라고 하니 실수도 했어요. 그럴때마다 처음부터 마치 군대 선임 내지는 직장 상사라도 되는 것 마냥 착각을 하고있는지 아랫사람 대하듯이 말하고 짐지어 오늘은 막말에 욕설까지 듣고.. 지금 머리가 멍해져서 더 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 생각이 안 드네요.

댓글
  • 허무허무열매 2017/12/19 16:20

    토닥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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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도식 2017/12/19 16:30

    녹음해서 고소 하세요
    인생의 쓴맛을 좀 보여 줄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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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바 2017/12/19 17:12

    저도 일하다가 또라이냐는 소리를 면전에서 듣고 한대 칠듯이 따라나오라는 말 들어봤어요. 그거 진짜 트라우마 오래가요.
    홧병나는데.. 작성자님이 훨씬 나은사람이니까 상대하지 않고 그냥 무시하신게 잘하시는거예요.
    일하러 온거지 감정싸움 감정 주고받으려고 같이 있는거 아닌데 그 사람이 진짜 미성숙한거예요.
    작성자님은 좋은 사람이니까 그게 잘못 된걸 느끼고 속상하신거구요. 토닥토닥.. 미래엔 좋은 사람들과 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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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OE 2017/12/19 23:39

    좀 전에 사장하고 전화 통화했는데 결국 저 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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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포가미끌 2017/12/20 08:12

    그딴식으로 사람 하대하며 운영하는곳은 얼릉 문 닫아야죠. 잘하셨어요. 그런데는 오래있을 곳 못되니 얼릉 나온게 좋은 판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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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월의화염 2017/12/20 08:15

    그 사람들이 잘했다는게 아니고 주방이 좀 빡세요. 많이 빡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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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능한젊은이 2017/12/20 08:20

    와  진짜  남일같지않아요 ㅠㅠ저  족발집알바하는데 한번실수나면 분위기  개험악해서  진짜 울었어요 ㅠㅠ 내가  실수많이하고  둔한탓이라여겼는데  너무공감되고  속시원하게  문제를꼬집어주셔ㅛ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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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능한젊은이 2017/12/20 08:26

    심지어  정신건강쪽에 약탔다는것조차  똑같음  취준인것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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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돼요?돼요! 2017/12/20 08:30

    진짜 나쁜놈들...
    처음이라 잘 못하는게 당연한건데..
    거기에 폭언은 정말..기본 인성부터가 안됐네요.
    작성자님 너무 힘들어 마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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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비카 2017/12/20 09:17

    그 사람들이 잘못했다 생각해요. 어디다가 그딴 욕을.. 그리고 주방 쪽이 많이 빡센것도 같고요. 그들도 그렇게 배웠을 것이라 추측되긴하네요.
    작성자님 고생하셨고, 더 좋은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시고 훌훌 털어버리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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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한형사 2017/12/20 09:27

    저런 또라이새끼들이 만드는 요리를 모르고 먹어야한다니..
    으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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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후아빠 2017/12/20 09:30

    사장이 관리 못한 거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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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UKASE 2017/12/20 10:19

    제가 알바로 여러 경험을 해 보는건 추천하는데
    딱 말리는게 두가진데 요식업이랑 텔레마케팅임..
    걍 욕받이 토템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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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뜻발그미 2017/12/20 11:44

    주방안이 원래 위험한 물건들 투성이라.. (칼이나 끓는 물이나 기름 같은거요.)
    일할때는 분위기가 험악하다고 하던데..
    어찌되었건 일 가르쳐주는걸 시혜를 베푼다고 생각하는 놈들이 이상한게 맞아요.
    일을 같이 하기 위해서 서로 역할분담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건,
    못 가르쳐주거나, 능력도 안되는 놈들이 좀만한걸로 위세부리는 것 밖에 안되요.
    생활의 달인이나.. 방송 나오는 쉐프들이 레시피를 공개할 수 있는건.
    "가르쳐줄테니 할테면 해 봐라" 할만큼 자기 역량이 되기 때문인데.
    그정도 안되는 사람들이야. 자기가 알고 할 수 있는 조그만 팁, 능력치가 얼마 안되니.
    남들이 금방 배우고 쫓아오면 자기 입지가 흔들려서 안 가르쳐줄려고 합니다.
    애시당초 그런 놈들한테 배우면서 내리 갈굼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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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OE 2017/12/20 11:45

    심지어 어제 사장이랑 통화한 후에 그 욕한 24살 주방장이 사과한다고 하길레 방금전에 갔다왔는데 사과는 커녕 자기가 화난거 알아달라는 말만 계속 하더라고요. 기분 최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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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사냥 2017/12/20 11:50

    살면서 이런사람 저런사람 만나게 되죠. 그들 눈에는 작성자님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누굴 탓 하겠습니다. 세상이 만만치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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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겁쟁이 2017/12/20 12:12

    식당들 보면 그런 주방장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저 아는 분은 주방에서 막 접시 날아오고 난리도 아니래요
    욕은 기본이고,, 남자여자 없이 똑같이 욕 먹으면서 일하고
    그래도 그분은 정말 셰프가 되고싶어서 무조건 참는다고 했어요..
    다 큰 성인이면 욕 안해도 다 알아듣는데, 왜 그렇게 소모적으로 일을하나 싶어요..
    심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 뿐이지, 신입 무시하고 갈구고.
    그냥 좀...대체로 다들 그런것 같아요..다른 직장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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