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리가 없잖습니까.
제가 왜 제목을 그렇게 정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어떤분께서 저를 '연게모쏠지박령'이라고 칭하시던데 매우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귀염둥이 앤 셜리는 이렇게 말한적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못생긴걸 알지만 남이 나보고 못생겼다고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라구요. 근데 사실 앤 셜리는 이쁩니다. 그래서 존잘남 머리통을 석판으로 깨부수고 결혼까지 했죠. 무튼 저는 다자라보았더니 그렇지도 않고 석판으로 머리통을 깨줄 여인도 없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로 결정한 것은 제가 처음으로 끓인 김치찌개를 먹다가 입니다. 분명히 처음 끓인 것인데 너무 맛있는터라 저는 잠깐동안 제가 왜 여친이 없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 해보았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너무 이상하더군요.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인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요. 물론 마스터 쉐프 코리아에 나가서 강레오인가 하는 요리사분한테 극찬받는 상상도 잠시 해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자친구가 내 요리를 먹고 너무 맛있다면서 꺄르르 하고 달려와서 안아주는 상상을 해봤는데 역시 앞서 말한 상상이 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타깝게도 요리사가 꿈이 아니기 때문에 티비요리경연에는 나가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제 냉장고에는 양파 4분의1과 다시용 멸치, 엄마의 따뜻한 손길로 만든 양파장아찌 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냉장고를 맡길 수도 없습니다.
왜 이렇게 없는게 많을까요. 여자친구는 고사하고 썸도 없습니다. 통장에는 돈도 없습니다. 제가 가진거라곤 쓸데없는 생각하기에 특화된 상상력정도 입니다. 근데 그 상상력은 제 금같은 시간들을 이런데 쓰게해서 안그래도 모자란 시간까지 없애버립니다. 이렇게 된 이상 시간이 흘러 미래 언젠가의 나에는 이 모든게 다 있을거라고 상상하며 지금을 견디는 수 밖에 없습니다. 포항에서 지진이 난 것처럼 언제 어디서 재난을 만날지 아무도 모르는 것인데도 말이죠. 하지만 만약 재난이 발생하면 저는 제 목숨 부지하기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울 작정입니다. 그래서 제가 죽는다해도 그건 별로 가진 것도 없는 저한테 과분한 죽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에 모솔이 재난이라해도 저는 제 한몸 바쳐 저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나는 괜찮으니 먼저가라고 미소띈 손짓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의 숭고한 희생에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내주는 모솔 동지들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럼 이만 설거지 해야해서 가보겠습니다.
https://cohabe.com/sisa/433561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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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님이 없다는 거에 재미도 추가하겠습니다
하지만 짧은 글을 길게 쓰는 재주는 있으십니다. 저는 그게 없거든요
글을 읽고 불쌍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님에게는 여친이 생겨도 죽창 날리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안생길겁니다
저는 이렇게 심심하게 글쓰시는 분 매력있던데..!
어딘가 이런 취향의 여자분이 계실거에여!
댓글을 남기려고 생각한건 아마도 어제 먹다남은
미역국을 반쯤 먹었을 무렵이었을겁니다.
보통 남은음식은 곧바로 얼려 냉동실에 보관하곤
했지만
사람이 됐어 진짜 이런 사람 잘 없어
이 댓글을 남기려면 먼저 제가 la갈비를 먹을때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군요
어디서 만나실래요? 넘모넘모 좋은데?
어...김중혁의 농담이란 책에서 주인공이 스탠드코미디하는 장면이있는데 그장면이 떠오르네요
어우 날씨가 춥네요 감기조심하세요 :)
세줄 넘어가면 못읽는 불치병에 걸려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첫줄은 감동적이네요.
레알 유머글인데요? 읽어 내려가다 세 번쯤 빵 터졌어요.
글이 '이상'스럽네요ㅋㅋ
연게의 박찬호인가
굉장히 오유인 다운 글이네요 ㅎㅎ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추천 쾅과 함께 왠지모를 웃픔 ㅋㅋ
글만 봐서는 되게 위트있고 매력있으실 거 같은데 ... 눈이 높은 곳에 달려계신가 ㅇㅅㅇ
제 앞에 나타나보시죠
제가 좀 특이한 사람들을 잘 좋아해서 ㅋㅋㅋ
빨간머리 앤을 인용한 부분의 그런 자아 존중감 아주 멋져요
빨간머리앤도 님처럼 상상력이 풍부했으니 ㅇㅅㅇ 언젠가 길버트 같은 짝을 만나실 거예요
분명, 의식의 흐름대로 쓰신것 같은데 결론은 묘하게 연결이 되네요? ㅎㅎㅎ
글 되게 찰지게 잘 쓰시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