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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아내의 옷 입는 고민에 대한 글을 올린 뒤, 정말 많은 분들의 댓글을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많이 부끄럽고 아내에게 미안했습니다.
진즉 백화점에 데려가서 마네킹에 세워져있는 그대로 사줘볼껄... 전문가가 생각해서 걸어놓은 것일텐데 
패션에 관심이 없었던지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희 집에 여자라고는 아내 제외, 딸아이밖에 없는지라
어제 데이트하면서 엄마의 고민에 대해 얘기했더니, 아이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나봅니다.

아이가 서점에 가자고해서, 아이의 코묻는 피같은 용돈으로 패션잡지를 세 부 정도 샀고
백화점에서 댓글로 말씀해주신 구호라는 브랜드(전지현씨같은 느낌의 브랜드를 찾아보았습니다.)와 르베이지라는 이름의 매장에 갔습니다.

아내의 사진을 보여드리며 직원분께 말씀을 드렸는데
직원분께서 의외로 제가 생각하지 않았던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아내와 같이 왜소하고 여리한 스타일의 분들은 저희 매장의 옷보다 다른 브랜드 옷이 더 예쁘실 것 같다구요.
딸아이가 엄마는 전지현언니를 좋아한다고 얘기하자, 엄마랑 언제든 와서 옷을 전부 입어봐도 좋으니 편하게 오라고 얘기해주셔서
그 분께서 추천해주신 다른 브랜드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아이가 구두랑 가방도 봐야한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집에 와서 백화점에서 사온 간식을 먹으며 딸아이가 잡지를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서 딸아이는 자기는 엄마를 볼때,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도 안난다고 말하더군요.
그래도 엄마가 원한다면 더 예뻐져도 된다며 책 많이 보라는 아이의 말에 아내는 정말 많이 웃으며 울었습니다.

같은 여자라서일까요...딸아이가 아내에게 하는 말은 제가 들어도 정말 공감과 배려가 넘치는 멘트였습니다.
전 그냥 마음이 먹먹해서 가만히 있는게 전부였는데 말입니다.

가족이 전부 푼수라 세 식구가 모두 울고
아내는 제게 본인이 가지고 있던 옷에 대한 부담감을 좀 내려놓아보겠다 말했습니다.
백화점도 자주 다니면서 아이쇼핑도 좀 하고, 옷도 한 번 씩 입어보겠노라고.

제가 종종 들르는 사이트에 패션게시판이 있다고 얘기는 했는데
사진을 올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일은 아이가 등원한 후에 미용실을 가보겠다고 합니다.
친구에게 소개받은 좋은 미용실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저는, 내년 결혼기념일에 여행을 가려고 틈틈이 모아놓았던 적금을 깰까 생각중입니다.
적금이 없어도 여행은 갈 수 있지만, 아내의 옷은...가욋돈이 없으면 절대 사지 않을 사람이라서요.

여러분 덕분에, 항상 예뻐보이고싶은- 그리고 서툴고 여린 아름다움이 있었던 20살의 아내의 아픈 마음을
좀 더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이 예쁘다고 말해주고, 곱게 늙어갈수있도록 잘 살아야겠습니다.

정말 친절한 모든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 애기씨 2017/10/29 23:24

    이 글 보고 왜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는지...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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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란이랑 2017/10/29 23:37

    따님에말에 저 역시 웃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네요.너무 예쁜 따님 그리고 너무 고운 사모님을 두셨네요.앞으로 세식구 늘 행복하게 예쁘게 사랑하면서 지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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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탱구리★ 2017/10/29 23:38

    행복하세요! ㅠ
    눈물이저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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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MeHarder 2017/10/29 23:38

    와....따님 어찌 저렇게 말을 이쁘게 할까요...
    제 입장에서도 감동적이며 따뜻하게 들리네요 ㅠ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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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불에눕자 2017/10/29 23:39

    어머... 따님이 몇살인데 그런 예쁘고 사려깊은 말을 하나요?! 글쓴님의 진중하고 따뜻한 맘이 전해지는 글이네요. 행복한 가족이신 것 같아요♥ 저도 작고 왜소해서 아내분 마음 이해가 가요.(구호, 르베이지는 정말 안어울려요ㅋㅋㅋ 거긴 키 큰 애들이 어울린다는ㅠㅠㅋㅋ) 예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사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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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은 2017/10/29 23:41

    따님이 말을 정말 예쁘게 해주었네요..!
    따스함이 저한테까지 닿는 것 같아 울컥했습니다 ㅠㅠ
    행복한 모습 보기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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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파육 2017/10/29 23:45

    왜 이 밤중에 절 울리세요ㅠ
    눈물나네요ㅠㅠㅠㅠ
    이 글엔 착한 사람 밖에 없어ㅠ 딸이랑 님이랑 부인분은 가족이라 닮았다지만 등장하는 옷가게 점원도 너무 착해요ㅠ 천사인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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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저민트 2017/10/29 23:50

    엄마랑 아빠가 다 천사라서 천사를 낳으셨나봐요.
    아내분은 앞으로도 늘 행복한 여자로 사실 것 같아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가족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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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angeroad 2017/10/29 23:56

    ㅠㅠ 추천하려고 로그인했어요
    넘 아름다운 가정입니다
    앞으로도 늘 지금처럼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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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병자 2017/10/30 00:05

    아내분 진짜 행복하겠다..이런 좋은 가족이라니
    돈주고도 살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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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리보고쿵짝 2017/10/30 00:06

    아이가 말을 어쩜 그렇게 이쁘게하나요ㅠ 정말 행복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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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와삼치 2017/10/30 00:09

    흐오오엉 호빵 다섯개는 먹은 따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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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다면서 2017/10/30 00:10

    따님 말에 눈물나서 또 세수했어요 따뜻한 분들 같으니라고ㅜ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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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픈소금 2017/10/30 00:22

    어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사려깊고 다정하신가요.
    겨울이 시작되려하는데 글에선 꽃망울이 터지네요. ㅎㅎ
    단호하게 패게에 사진을 올리면 죽여버린다는 아내분의 말씀도 박력있고 좋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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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달게 2017/10/30 00:23

    시곗줄 머리끈 동화책 읽은거 같아요ㅜㅜㅜㅜ
    정말 넘나 힐링글인것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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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이작은아이 2017/10/30 00:28

    코끝이 찡해서 글 읽다가 착샷 올리면 죽여버린다는 협박에 터졌네요 따님도 아내분도 작성자님도 참 고우신 가족이세요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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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Sims3 2017/10/30 00:40

    너무 사랑스러운 가족이네요~
    따님 어쩜 말을 그렇게 예쁘게 하죠? 완전 에인절~~
    백화점 직원분도 좋은분 만나셨네요^^
    저번글에 한지민 닮으셨단 글에 전지현 스탈 보단 좀더 러블리한 스탈이 어울릴것 같다고 여러분이 댓글 다셨던데 직원분이 보기에도 그런가봐요.
    글에 쓰신것 처럼 미용실도 가고 한번씩 아이쇼핑도 가고 계속 관심 가지다 보면 부인분께서도 본인한테 어울리는 스타일 찾을수 있으실거에요 ~
    착샷 올리면 죽여버리신다니까 더 궁금하긴 하네요ㅋㅋㅋ
    지금처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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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호롤로 2017/10/30 00:42

    와이프, 엄마의 고민을 가족 모두가 걱정해주고 해결해주고 감싸안아주다니ㅠㅠ 너무나도 멋진 가족이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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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찍잘래요 2017/10/30 00:44

    ㅎㅎㅎ 글 잘읽고 가요. 첫베오베부터 아내분 팬이에요. 아내분의 우아하게 딱부러지는 대처들을 보고 너무 멋있고 이런 분처럼 크고 싶다 생각했었는데.
    옷장에 두어도 좀처럼 손이 안가는 옷(70점), 예쁘지만 불편하거나/ 편하지만 안예쁜옷(80점), 자주 입고 편하면서도 예쁜 옷(90점) 이 있다면 나를 실제보다도 더 120퍼센트 예뻐보이게 해주는 100점짜리 날개옷이 누구에게나 있어요. ㅎㅎ 아마 꾸미기 좋아하시는 분이 단톡방에서 예쁜 아내분이 날개옷을 못입으시는 것이 안타까워서 하신 말씀일수도 있는데, 어린 시절 상처랑 닿아 있어서 세 가족을 모두 울리게 된 것 아닌가 하네요. ㅠㅠㅠ 이렇게 엄마의 어렸을 때의 상처까지도 치유해 줄 수 있는 가족이라서 너무 부럽고 정말 축복이네요.♥♥
    날개 옷을 찾는건 쉬운일만은 아니고요. 자신을 사랑하고 투자할 줄 알고 시간적 금전적 여유도 있어야 하고, 실패도 많이 해봐야 하고 한해 한해가 가면서 계속 업데이트도 되고 리뉴얼도 되어야 한대요. 글쓴님과 아내분께 그런 축복을 기원드려요. 가장 저렴한 시장에서도 한번에 마법의 옷을 찾아내시기를. 그래서 아내분께서 40대, 50대, 남은 날들 모두~ 그런 옷으로만 옷장을 꼭꼭 채우시기를 기도할게요.♥♥ 따님이랑 남편분 두분이서 쇼핑다니셨을 생각하니 너무 예쁘고 마음이 좋아요.
    인터넷에 이렇게 여러사람 마음 움직이는 글 써주신 남편분도 이과생이라고 문과적 재능에 겸손하실 수 없는거 아시죠? ㅋㅋㅎㅎ 글을 잘 쓰시기 때문에~ 아내분의 공감능력에도 고마워하고 마음을 헤아리고 알고계시기 때문에~ 능력자시네요. 아주 칭찬해드리고 싶어요!!! ㅎㅎㅎ (제가뭐라고~~~ㅋㅋㅋ) 능력자 두분, 예쁜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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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계인. 2017/10/30 01:44

    따님 마음씨도 말도 넘 이쁘고 남편분도 이렇게 자상하시니까 그 싸가지 없는 아줌마가 분명 질투나서 그랬을겁니다 ^^ 그나저나 마른 몸매에 얼굴이 한지민 닮았으면 뭔들 안 어울리겠어요 부럽습니다 ㅇ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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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배진예 2017/10/30 02:09

    이분 다른 게시물 보면 아내분을 엄청 사랑하는 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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