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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아재의 설레였던 2024년 봄날의 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생존신고겸 이번 봄에 담은 야경 사진들로 인사드립니다~
사람이 항상 맘에 여유가 있으면 나태해지기 쉬운데 3월초에 있었던 망원대전 준비로 좀 후달린지라
망원대전이 끝난 이후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 봄을 만끽할 수 있었네요.
3월말, 만 나이마저 마흔이 되버린 2024년 봄, 계절색을 야경에 버무려 담은 사진들 올려봅니다ㅋ
좌측 상단에 를 클릭하시면 좀 더 쾌적하게 사진을 보실수 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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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대표적으로 매화, 산수유를 꼽을 수 있겠는데
멀리 안가고 집앞 수원 화성에서 산수유 나무와 함께 서북공심돈을 담아봤습니다.
몽글몽글 노란게 개나리인지 산수유인지 헷갈리지만 찍어보니
산수유가 좀더 파릇한 노란색이고 개나리는 좀더 누런 노란색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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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던 화엄사 흑매화입니다.
저는 인파가 몰리면서 한창 뜨거웠던 사진사들의 관심이 한층 식을때쯤
다른분들 주로 가는 아침 시간대가 아닌 평일 저녁시간대에 가서 한가로이 담을 수 있었네요.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와 짙은 매화향에 촬영과정이 결과물보다도 즐거웠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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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가장 기대되는게 벚꽃 시즌입니다.
이날은 수원화성 방화수류정에 매화를 걸고 찍어봐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집을 나섰다가
매화가 다 떨어진걸 보고 혹시나 벌써 벚꽃이 피었으려나 싶어서 가봤다가
마침 만개했던 벚꽃 사이로 화홍문을 야경을 담았습니다.
이번 봄에 이렇게 꽃나무 틈바구니로 화각을 확보해서 야경을 찍는거에 재미가 들렸는데
꽃 사이 구멍으로 렌즈를 들여민다는 의미로 '구멍치기'라고 명명해봤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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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는 꽃이 질때쯤 가서 아쉬웠고
작년에는 벚꽃시즌에 연못 청소한다고 물을 다 빼버려서 아쉬웠던 남간정사를
3년 연이어 가서 만족스러운 장면을 담아왔습니다.
물이 아주 천천히 흐르는데 이날 ND 필터를 깜빡 놓고 왔는데
다중노출 10장으로 장노출과 같은 효과로 물돌이까지 함께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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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그리고 3월 연이어 보름달을 걸고 찍으려다가 실패했던 수원화성 열기구를
벚꽃을 걸고 담아봤네요.
풍성한 벚꽃나무에 구멍까지는 못찾아서 틈바구니로 와리가리 하다가 벚꽃 사이에 열기구를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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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새벽 마님과 딸셋들이 잠든 틈을 타 거창으로 달렸습니다.
용원정이라는 정자인데 조명 하나 없는 새벽 시간대에 멸공의 횃불들을 갖다놓고 야경사진으로 찍어봤습니다.
저녁시간에는 강렬한 조명이 들어오는듯하고
새벽에는 평소에는 저런 조명은 안들어오는 곳이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일출 전에 몇컷 찍고서 다시금 3시간거리를 운전해서 아무 일 없었다는듯 귀가했던
야경을 좋아하는 다자녀 가장의 단내나는 주말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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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다른 지역들에는 많이 질때쯤 안동으로 가족들과 1박2일로 여행갔습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식구들 태우고 안동으로 달려서 안동갈비로 늦은 저녁 포식하고
누추한게 매력인 한옥스테이에서 식구들을 재우고
새벽에 또 몰래 나와서 월영교의 일출 전 새벽야경을 담았네요.
새벽이라 물결도 잔잔하고 인파도 없어서 뭔가 차분한 분위기의 야경을 담을 수 있었지만
다음날 종일 안동에서의 나들이와 저녁때 귀가 운전까지 역시나 쉽지 않았던 토요일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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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드문 깊은 시골에 살구나무 사진을 찍어오신 분들의 사진을 보고
혹시나 은하수가 보일까 싶어서 광해지도를 찾아보고 도전해봤던 밤입니다.
한적하고 어두운만큼 제법 으시시한 곳이기도 했는데
저 밭을 지키는 백구가 어찌나 똑똑한지 밭 근처에만 가면 짖고
밭 주변에 있으면 그냥 졸래졸래 따라오며 경계하다가 밭에 웅크리고 자더군요.
저 나무와 폐가의 조명은 역시나 멸공의 횃불이 피처링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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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2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으로 봄에 겹벚꽃이 만개한 수원 경희대 캠퍼스를 가봤습니다.
퇴근하고 둘째 딸래미를 제가 하원시켜야하는 날 딸래미를 꼬득여서 둘이 데이트 소풍간다는 핑계로 가서
딸래미는 돗자리 깔아주고 간식 세팅해준 다음 저는 삼각대 펴고 사진 찍었네요.
그래도 딸래미가 간식도 먹고 탁트인 곳에서 킥보드 타며 만족해하셔서 다행이었던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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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한 꽃들이 한바탕 휘몰아친 이후
희멀건한 꽃같지 않은 꽃을 담으러 수원화성으로 또 가봤습니다.
눈여겨봤던 나무가 이미 꽃이 다 졌던지라 주변을 헤매다가
층층이꽃 혹은 공조팝꽃이라고 불리는 나무를 발견하고 방화수류정을 향해 구멍치기를 해봤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나무가지가 움직이는 바람에 모션블러 때문에 촬영에 애를 먹었던 저녁이었네요.
올해 이제 만나이로도 30을 갖다붙일수 없는 찐 마흔 아재가 되면서
15년간의 야경사진생활을 하면서 취향도 점점 바뀌는듯합니다;;
창고를 보니 2~30대 때 좋아했던 화려한 도심야경보단 한옥과 꽃, 눈, 단풍 이런 야경들만 쌓이고 있네요.
지난 봄이 아쉽지만 또 다가오는 여름을 기대하며 낮에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하루를 버티고
밤이면 눈을 반짝반짝 날씨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하여 다들 저처럼 평화로운 가정과 즐거운 사진생활 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 MOL 2024/05/07 10:43

    이제부터 시작이시네요 인생이 ㅎㅎㅎ
    더 좋은 시간들 더 행복한 시간들이 함께 하실 겁니다
    (정성이 가득한 사진 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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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닭 2024/05/07 10:58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이 제게 남은 가장 빛나는 날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곤 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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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렘 2024/05/07 10:48

    너무 멋진 풍경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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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닭 2024/05/07 10:58

    감사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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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man 2024/05/07 11:08

    우와~ 야경 작품 사진들 최고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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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닭 2024/05/07 11:10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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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천매니아 2024/05/07 11:26

    멋진 작품들이네요~ 특히, 은하수 사진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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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닭 2024/05/07 11:29

    종종 옥상에서 우연히 뵜는데 못뵌지 오래됬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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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임머신 2024/05/07 11:36

    열정과 노력이 담긴 멋진 작품에 박수를 보냅니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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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azyToa 2024/05/07 11:47

    사진 너무 예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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