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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밀리터리]국산무기 개발비화.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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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아무래도 국방력 증강이 필요하다! 가자! 자주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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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8월 6일, 대통령령으로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ADD: 일단 연구기반 조성에 주력!

 

-1여년 후, 1971년 1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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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내가 가만 보니까… 너네 별로 열심히 하지 않는 거 같애? 내가 과제를 좀 줄테니까 연말까지 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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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쨔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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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

 

부연을 하자면 당시 시점인 1971년의 한국의 상태는 아주! 좋지 않았음. 당시 관계자였던 구상회 박사(전 국방과학연구소 부소장, 이 글의 원본이 된 회고록 필자)의 말에 따르면 국내 공업 환경은 가내공업 수준. 어떤 분야건 간에 황량하기 그지 없었음.

 

참고로 구 박사 외 연구소 측 인물들은 이러한 무리한 목표 제시를 국가 안보가 위기에 빠졌는데 탁상공론만 하고 있느냐는 의미의 경고로도 해석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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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비상! 비상!

 

당연하지만 국과연은 초비상 태세에 돌입. 본 사업을 '번개사업'으로 명명하고 실행에 옮김.

 

구상회 박사의 경우는 날짜를 세어보고(40일 남음) 귀가는 어렵겠다 싶어 다음 출근 때 옷을 한보따리 들고 출근했다고 함. 그리고 이 글의 원본이 구 박사의 회고록이니만큼 구 박사가 담당한 로켓포 등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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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로켓포 도면이 필요하니 육군에 연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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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병기감실: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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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이보시오! 이보시오, 병기감 양반! 제공 불가능이라니, 불가능이라니! 나 이렇게는 사업할 수 없소, 도면, 도면 좀 빌려주시오! 아이구…

 

이유는 모르겠지만(저작권 같은 법적 문제?) 육군 병기감실 측은 도면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고, 결국 연구원들은 수경사(현 수방사)에서 운용중인 바주카 2문을 빌려와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도함.

 

우여곡절 끝에 실물이라도 빌려왔으나, 빌려온 장비를 부술 순 없으니 육안관측, 비파괴 시험으로 대신함. 거기다 이미 일선부대서 사용하던 물건이라 마모가 심해 치수를 알아내는 것도 어려웠음.

 

심지어 시제품의 포열은 소재를 구할 수 없어서 창틀용 알루미늄을 이용.

 

어쨌든 로켓포는 12월 14일 조립을 끝내고 검사도 마쳐서 종료. 성공적으로 끝내자 연구원들은 긴장이 풀려서 한동안 의자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고 함.

 

그리고 해당 사업을 총괄하던 오원철 경제 제2비서실 수석비서관을 통해 청와대에 보고함.

 

그런데 다음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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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철 수석비서관: (전화로) 시제품들 들고 청와대로 오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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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잘 못… 들었습니다?

 

당시 연구원들은 머리는 장발에 수염은 텁수룩하고, 작업복은 한 달 넘게 제대로 빨지도 못해 기름에 쩔어있던 상태. 오 수석에게 상황이 이러니 면도하고 이발만이라도 하게 오후로 미뤄달라고 했으나 오 수석은 각하가 기다리고 계신다며 요지부동, 결국 거지꼴(구상회 박사의 실제 표현)으로 청와대에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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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흡족 /기쁨 /웃음) 금년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다! (/격려 /칭찬 /응원)

 

이렇게, 어쨌든 대통령 앞에 시제품을 늘어놓고 사업 성과를 보고하는 것까지는 끝남.

 

그런데 그 다음 날… 한숨 돌리고 있던 연구원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지시가 또 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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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비서관: 자, 이제 사격시험을 해보세. 시제품으로 사격시험을 즉시 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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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회 박사: …뭐라굽쇼?

 

당시 연구원들은 시제품은 시제품이지 실사격을 하리라곤 생각을 못 했는지 망연자실해했다고 함. 심지어 오 수석이 원망스럽다고까지…

 

어쨌든 까라면 까야하는 법. 실사격 시험 일정이 잡힘. 하필이면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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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박사: 창틀용 알루미늄으로 만든 건데… 폭발하면 어쩌지… 일단 안전대책이라도 철저히 해두자.

 

포열 소재로 창틀용 알루미늄 합금을 써서 사고가 걱정되었던지라, 포 주변에 사낭을 잔뜩 쌓았음. 발사장치는 포에서 분리해 전선으로 연결했음. 사수도 포와 2m 가량 떨어지도록 하고 포와 사수 사이에도 사낭을 쌓음.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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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로 차출된 병사: 모… 못하겠찝니다…! 찡찡찡…

 

어찌된 일인지 사수로 차출된 병사가 겁에 질려서 쏘려고 하지 않음. 아마 사격장에 흐르는 기류나 연구원 간의 대화 등으로 파악했거나, 그냥 삘-이 안 좋아서였을 수도. 개인적으로는 이 사수가 어떻게 되었는지가 좀 궁금한데, 회고록에는 안 적혀있더라. 영창 선에서 끝났으면 다행일텐데…

 

결국엔 로켓포 개발에 참가한 구 박사가 사수로 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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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박사: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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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다행히 로켓은 표적에 제대로 꽂혀 폭발했고, 나머지 시제품 3문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했음. 1차 번개사업은 이렇게 끝을 맺음.

 

허나 이게 또 2차 번개사업으로 이어졌음. 몇가지 품목이 추가되고 수량이 늘었지만, 기간이 72년 1월부터 72년 3월까지의 3개월이라 시간은 이전 사업에 비해선 넉넉한 편이었음. 다만 양산 직전의 시제를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면, 자료, 치공구 등등 필요한 게 많았음.

 

다행히 미국에서 온 기술지원팀이 도착해 이러한 것들을 제공했고 도면들도 미국의 대외군사판매를 통해 쉽게 구해 2차 사업은 잘 굴러가고 국과연에도 활기가 돎.

 

쉽지만은 않았지만 사업은 순탄하게 굴러가 예정된 기간 내에 정해진 과제를 달성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관·군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연회를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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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자네를 '격파'하도록 하지! 킬러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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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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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전차: 히요오오오옷! 간다 간다 쑝간다아하앗!

 

표적이 된 퇴역 전차는 화염을 뿜으며(포탑 안에 휘발유를 담은 봉지를 넣어둠) 화려하게 불꽃을 내뿜음.

 

(표적이 된 전차가 M4인지는 확실하진 않지만, 시기상 M36 아니면 M4로 추정. 개량형같은 거는 따지지 말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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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패배해 죽어라! 바이츠 더 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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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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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어… 저게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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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 파편 받아라! 하하하!

 

표적 전차 밑에 대전차 지뢰를 매설해놓고 터트렸는데, 이 때 전차의 궤도 파편이 관중석 쪽으로 날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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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자 일동: 엠멤메!

 

구 박사의 회고록에 따르면 대통령은 딱히 놀라진 않고 표적을 쌍안경으로 관찰하고 행사 속행을 지시했다고 함. 이후로도 대통령은 딱히 별 말이 없었던 거 같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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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실: 이거 이거, 불순한 의도가 있는 거 아녀!? 앙?!

 

이렇게 경호실은 가만히 있지를 않았음. 지뢰 개발 책임자인 김직현 박사를 데려다가 심문했음.

 

조사 결과, 원인은 혹시 지뢰가 안 터지면 어쩌나 해서 하나 더 묻은 것이었음. 근데 지뢰가 둘 다 터져서 예상보다 큰 폭발이 일어났고, 파편이 멀리까지 날아온 것임.

 

다행히 오해가 풀렸는지, 김직현 박사는 별 일 없이 무사히 풀려난 듯 함.

 

뭐 좌우지간 1, 2차 번개사업은 대충 이렇게 끝을 맺음.

 

그런데 여기서 이어지는 사업이 또 있었음. 1차 사업 종료시점에, 대통령이 오 수석을 통해 구상회 박사에게 극비 지시를 내려 별도로 진행되던 사업이 있었기 때문. 그쪽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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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이런 것들(1차 사업의 결과물들)도 좋지만, 미래를 위해 좀 더 고차원적인 걸 만든다! 이번엔 지대지 유도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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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예! 개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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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둥) 지대지 미사일 백곰 개발사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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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각하!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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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사망)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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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와 J 등장)

 

J: 야, 니네 저거 그냥 미제 미사일 갖다가 색만 다르게 칠하고 구라까는 거지? 저거 취소! 너네는 해고!

 

(실제로는 저런 단순무쌍한 꼼수가 절대!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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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 백곰. 1971~198X

 

백곰: 사업 취소!!!!! 피해요오오오옷!!!!! (백곰이 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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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묘소 테러 사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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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및 정부수반: 큰일 날 뻔 했네. 이거 아무래도 우리도 미사일이 필요해. 88 올림픽 개최하기 전에 지대지 유도탄 개발 완료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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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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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곰: (예토전생의 술!)

 

…그렇게 백곰은 현무가 되어, 힘차게 날아오르게 되었다! 날아오르라 주… 현무여!

 

누가 밀리터리 글 좀 써보래서 한번 예전 거 발굴해서 재업해봄.

댓글
  • 인겜 2017/08/15 11:53

    박정희가 줫도 모르고 그냥 만들라고만 지시하고 지원은 하나도 안 한
    탁상공론 머저리 뿅뿅마냥 서술 해논 거 같다고 느끼는데?!

  • 인겜 2017/08/15 11:56

    나 그 뭐지 우리나라가 씹이득 보려고 별 꼼수를 다 썼던 이야기들이 보고싶다 .

  • Insanus 2017/08/15 11:58

    뭐 박통이 저런 사업 지시를 했다는 글 자체가 보기 싫은가보지…
    내가 유게 평균보다는 보수적이긴 하지만, 박사모 소리까지 들어야하다니.

  • 루리웹-198670536 2017/08/15 11:50

    박사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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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1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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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겜 2017/08/15 11:53

    박정희가 줫도 모르고 그냥 만들라고만 지시하고 지원은 하나도 안 한
    탁상공론 머저리 뿅뿅마냥 서술 해논 거 같다고 느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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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5

    뭐 박통이나 전대갈에 대한 평가는 안 하고 그냥 회고록 내용을 축약한 것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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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겜 2017/08/15 11:56

    ㅇㅇ 근데 왜 박사모라는 말이 달리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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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8

    뭐 박통이 저런 사업 지시를 했다는 글 자체가 보기 싫은가보지…
    내가 유게 평균보다는 보수적이긴 하지만, 박사모 소리까지 들어야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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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ytofire 2017/08/15 12:25

    또또 이렇게 분위기 파악 못하고 무조건 까대는 놈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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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eadytofire 2017/08/15 12:26

    분위기 파악을 이렇게나 못 하니 학창시절에 매일마다 일진들을 위해 매점으로 열심히 달려야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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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빠시계 2017/08/15 12:30

    죄수번호한테 뭘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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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해성합성감미료 2017/08/15 11:53

    정성엔 추천하고
    다 읽긴 읽었는데 넘무 길어
    그리고 가독성이 좀 떨어져
    1부 2부 3부로 나눠서 쓰면 더 괜찮을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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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6

    원래 나눠서 올렸던 거긴 한데, 그냥 합쳤음.
    가독성이라. 최대한 줄여본 건데 더 줄여야겠구만. 단락 사이에 좀 더 공간을 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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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34/85 2017/08/15 11:55

    이런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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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6

    고마웡.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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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겜 2017/08/15 11:56

    나 그 뭐지 우리나라가 씹이득 보려고 별 꼼수를 다 썼던 이야기들이 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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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34/85 2017/08/15 11:58

    불곰사업 같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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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1:58

    꺼무위키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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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겜 2017/08/15 11:59

    아아아아아아ㅏ 실헝 ㅏ[메ㅐㅏㅇ마ㅔㅐㄴ아ㅐㅔㅁㅇ매ㅏㅔㄴㅇ마ㅐㅔㅇ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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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겜 2017/08/15 11:59

    그 미군도 아직 제대로 보급 못 받은 m4 받아오고 그런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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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2:38

    그… 그게 재고가 떨어지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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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전립선 2017/08/15 12:40

    흔히 하는 공돌이 갈아서 넣는 다는 농담이 아주 전통있는 거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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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편단심세이버쨩 2017/08/15 12:41

    개발기간 무지 기네
    88올림픽 이야기 나온거 보니 예토전생 했을 때가 이미 30년 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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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sanus 2017/08/15 12:44

    원문 보면 71년 12월 27일 최초로 지대지 미사일 개발 지시를 받았고, 예토전생한 게 아웅산 묘소 테러 사건 이후니까… 일단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고, 중간에 짤렸던 것도 있겠지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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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의구루텐 2017/08/15 12:50

    백곰 미사일 사업 첫시작했다고 적혀있는 70년대면 한국 기술력이 북한이랑 비교해도 후달리던 시절이니까...
    인력을 미친 듯이 갈아넣어도 시간 단축에 한계가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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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먼닥터 2017/08/15 12:48

    이런 정성글은 추천. 그리고 이런글 좋아하니깐 시간나고 내키면 몇개 더 써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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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 인 2017/08/15 12:48

    전두환정권때 쿠데타로 이루어진 정권이라서
    미국 눈치보느라 저때 유도무기 개발부 대다수가 짤렸음
    한80퍼정도
    아웅산테러이후 다시 개발하는데 피똥 쌌을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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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버프걸 2017/08/15 12:50

    이런거 재밌당 고마워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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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오리우스 2017/08/15 13:11

    국방일보에 이런 무기개발 비화가 실려있었죠 ㅎ 군 생활할때 꽤 재미있게 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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