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나가면 의외로 스트리트 포토에 관대하다는 걸 체감한다.
초상권은 돈으로 주고 받는 것이라는 계산법이 우리나라보다 더 확실한 미국에서조차도 그렇다.
대 놓고 정면 조준샷이 아니라면.. 비교적 관대한 편이다.
그러나 어린이에 대해서는 엄청 민감하니 촬영을 삼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초상권에 대해 유별하게 민감한 이유는,
아마도.. 인터넷 강국 환경과 도시 집중화 현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진이나 영상이 찍혀서 SNS에 올라갈라치면 바로 전국민에게 까발려지는 현실.
게다가 땅덩어리 좁은 나라인데다가 도심에 몰려 살다 보니, 두세 다리만 건너면 다 알만한 사람이다.
모로코의 사진 촬영은 초상권 개념과는 입장이 좀 다르다.
제국주의 시절 프랑스와 스페인이 제멋대로 분할하여 식민 지배를 했다.
급작스럽게 쳐들어온 신식 문물에 저항과 공포도 있었으리라.
'사진에 찍히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는 속설에 대한 믿음도 이런 저항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촬영을 조심하라는 인솔자의 당부에 잔뜩 움추려져 있었다.
소심한 마음으로 들어간 첫 메디나에서의 반응은 '이건 뭐지..?' 싶을 정도로 의외였다.
사진 촬영으로 시비가 붙었을 경우 이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현지 가이드의 주요 업무 중에 하나라고 할 만큼 모로코는 사진 촬영에 배타적이기로 악명이 높다.
모로코는 전체 산업의 70%가 관광산업일 정도로 관광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다.
나머지는 거의 농업이다.
변변한 경공업조차 없으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다.
젊은이들은 관광 관련 서비스업에 종사하든가 시장에서 장사를 주로 하는 것 같다.
길고 긴 코로나 사태로 모로코는 바닥까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이제 좀 관광객이 들어오나 싶었는데 대지진이 월드뉴스를 장식했다.
다시 관광객이 단절되는 현실에 모로코인들은 얼마나 낙담했겠는가?
세계 각국의 인명구조단 지원과 의약품 원조를 거절할 만큼 상황은 최악이었을 것이다.
여진이 있을 수도 있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먼 길을 찾아와 준 손님이 얼마나 고맙고 반가웠겠는가?
이슬람교에는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문화도 있다.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쥔장이 안으로 들어 오란다.
'신종 호객 행위인가..?' 약간의 의심을 품고 따라 들어갔다.
유리공예 컵들이 진열 되어 있는 예쁜 장식장을 찍으랜다.
지금 구입하면 대략난감이기에 유리컵이 얼마냐고 묻고 싶은 걸 참았다.
감사함을 표하고 나오려는데 양 쪽의 진열장도 찍으란다.
정갈하게 진열해 놓은 솜씨가 정성 가득이다.
찍으라는데 안 찍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 찍었따!
WIDE 화면으로 보세요~
메디나의 상인들은 카메라를 든 나와 눈이 마주치는 즉시, 바로 폼을 잡아 주신다. ㅋㅋ
사실..
우리는 이런 포즈의 사진을 원하지는 않는다.
상인이 점포에 스며들어 있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장면을 원한다.
그러나.. 이러면 또 어떠리~
"사진 많이 찍어서 인터넷에 널리 올려 주시고~ 모로코가 이렇게 안전하다는 걸 알려 주세요~~~"
말이 통하지도 않았고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네들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관광객으로 북적거렸을 메디나는 한적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대부분이다.
사람들도 많지 않은데다가 불과 2~3미터 거리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철커덕'거려도 상인들은 개의치 않았다.
관광지는 거의 그랬던 것 같다.
이건 뭐..
티비 공영방송에서 캠페인이라도 한 건지.. 상인 협회에서 결의라도 한 건지..
인솔자의 당부와는 다르게 촬영에 엄청 협조적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눈이 마주칠 경우,
나는 미소와 함께 가벼운 목례를 하며 "슈크란 (신의 축복을~)" 이라는 감사 인사를 했다.
https://cohabe.com/sisa/3334433
모로코 (6) - 제마 엘 프나 광장.. 그리고 사진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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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우크란 ~ ~ ~ ㅎ
여행을 가면 그 나라 말을 몇 마디 쯤 알아두면 좋아요~~~
엄청 좋아하십니다. ^^
그러면 사진만 찍고 ~ ? 기념품은 좀 사오셨나요 ~ ?
메디나에서는 들고 다닐 수가 없어서 구입 못했고
다른 곳에서 4가지 정도 구입했어요. ㅎ
나중에 소개해 드릴게요~ ㅋ
물건 들고 다니면서 촬영할 여건이 안 되더라구요.
제가 여행 가면 뭘 사지 않는 편이라소..
대신 사진으로 모로코 홍보했으니까~ 쫌 봐 주셈. ㅎ ^^
유리잔 사진 너무 이뻐요 실물로 보면 진짜 다 이뻤을 거 같네요 ㅎㅎ
촬영 일정에 쫓기지만 않았어도 샀을 텐데.. ㅜㅜ
나중에 카사블랑카 공항 면세점에서 빨간색과 파란색 2개 구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