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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일 했네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대구 타지 생활하면서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어디다 자랑할 곳도 없고
혼자 뿌듯해서 글남깁니다ㅎㅎ
저는 대구에서 작은 카페를 하고 있습니다.
뭐 번화가 근방이긴하나 주위에 어르신 분들이 많아
아직은 약간 촌동네 느낌도 나네요.
요즘 날씨 너무 덥죠? 대구도 대프리카 대집트라는 말이
당연할 정도로 매일매일 최고온도를 갱신하네요ㅎㅎ
날이 더워 저희 매장 주위 어르신들은 집대문 앞에 나와서
앉아 계시는데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장사 안된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 저도 맞벌이 부모님 밑에 할머니 손에 자라서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 자주들 어르신들께 주스같은걸 드리곤 합니다.
몇일 전 주말 어느 밤 자주 뵙는 동네 할머니께서 가게 앞을
몇 번이나 발을 동동 구르시더라구요.
많이 더워 마실나오셨나 깊어서 복숭아아이스티 한 잔 만들어
가게앞에 계신 할머니께 드리려고 하는데
'우리 딸이 마이 아프단다. 지금 일본에 있는데.
급하게 수술을 해야한다는데 우에해야되노'
'아? 할머니 어떻게해요~ 뭐 어쩌다가요?'
'몰러 어디서 떨어졌다는데 지금 내가 갈 수도 없고
수술비가 있어야 수술을 시작한다던데 그 병원에 일하는
한국에 있는 직원이 있다고해가 이리로 온단다. 그 사람 통해서
돈을 주야 수술을 한단다. 그래가 기다리고 있는데, 내 심장이 너무 떨리고 딸 걱정되가 무서버죽겠다. 총각 좀 같이 있어도가'
이 쯤 말을 들었을 때, 느낌이 좀 오긴 했죠.
아주 잠시 생각을 해보니 '할머니 그거 보이스피싱 같은거에요.
함매 딸 연락 해보셨어예? 그거 사기라예' 라고 말 할까 하다
할머니가 대래 화내실 것 같아. 일단 할머니 옆에서 그 정체모를
사람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함매 따님 연락 아예 안되예?'
'다쳐서 의식이 없고 수술기다린다는데 전화가 되겠나?
해도 안 받을낀데.'
그러던 중 저 멀리 가로등 앞에서 사람 한 명이 마스크를 쓰고
저희가 있던 곳 근처까지 왔다가 갑자기 뒤돌아 갑니다.
'함매 그 함매 딸한테 전화안해봤다 했지예? 빨리 해보이소'
말을 하고 설렁설렁 구 마스크 쓴 남자 뒤를 쫓았더니
이미 없더군요.
다시 되돌아왔을 땐, 할머니가 따님 분과 통화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오지랖일수도 있어 할머니께 이래라저래라 말하기 좀 그랬어요
할머니가 따님과 통화 중 전화기를 건네 주시더라구요.
할머니가 마음이 여려서 잘 못 될 뻔 했다 하시며 연신 고마워하셨습니다. 저도 진짜 사고 안 당하셔서 정말 다행이다고 말씀드렸구요.
그 자리에서 바로 신고 후 경찰 분들이 오셔서 경위조사를 하셨어요.
예전에도 저희 매장 앞 길을 비추는 카메라를 보고싶다고 몇 번 오신 경찰분이셨는데. 이제서야 말씀 해주셨지만 그 때도 보이스피싱사건이였다고 하네요... 저희 매장 앞이 보이스피싱 핫플(?)이 였군요...
여튼 어린아이처럼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있어 이랬다 저랬다 말 할 사람도 없을 뿐더러 그냥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었어요ㅎㅎ
다 들 오지랖일 수도 있지만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아요. 먹고살기 바쁜 일상이라도
아주 잠시나마 주위를 둘러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좀 더 괜찮는 삶을 살지 않을까요?

댓글
  • PatricJane 2017/07/20 12:15

    보이스 피싱 좀 짱나죠 고생하셨습니다 성불하시길

    (XfQTqD)

  • 봅애두들임 2017/07/20 13:21

    추천드립니다..
    장사 잘되실겁니다..

    (XfQTqD)

(XfQTq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