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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아버지 사망신고 하러 가요(2)

한잔 했어요.


어제 아버지  삼우제 지내고 와서 아버지 사망 신고 했어요.

어머니 사망신고 접수 해주셨던 주민센터 직원분 께서 저를 알아 보시고는

고인의 명복을 빌어 주셨어요. 너무 안타깝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오는길에 같은 아파트에 사시던 엄마 친구분께서 어디 다녀오냐고

하셔서, 아버지 삼우제 지내고 오는길이라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생전에 친하게 지내셨던분이었는데.

아버지랑 제 연락처엔 아주머니 연락처가 없었나봐요

그렇게 한참 말씀 없으시다가 안아주셨어요

그 자리에서 눈물 흘리시면서요.

엄마가 눈의 계절에 눈송이가 되던 날부터 반년이 지나기 까지

동네에서 살면서 엄마의 명복을 빌어 주셨던 엄마의 친구분들께서

아직 엄마를 잊지 않았다. 하시며

저에게 힘내란 위로 해주셨어요. 장군과 같으셨던. 만약 남자였고

배움의 기회가 많았다면 국회의원감이라고 하시던 엄마의 친구분들께

제 걱정을 해주었던 그분들께 전 잘 지내고 있노라고.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알려야 해요.

지금 집에 외할머니께서 계세요. 내일이면 고향이신 천안으로 내려가십니다.

어렸을적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아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손에서 컸었는데.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면 나 이렇게 후회하지 않을텐데.

내일부터는 나 이제 혼자 입니다.

다음주엔 절 많이 안쓰러워 하는 회사에 출근 해야해요.

우연찮게, 하늘의 배려와 같았던 제 휴가의 막바지에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 볼 수 있었던 하늘이 주신, 엄마가 노력해주셨던 것 만 같은

휴가가 끝나고, 저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겠죠.

혼자 지내는게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제 오늘 집안 정리를 어느정도 했어요. 엄마의 흔적들을 치우기 싫어했던 아버지의

소망에 거의 정리도 못했는데. 아버지가 떠난 지금 모든 마음의 이별을 혼자

보내야 하네요.

너무 고마워요

일일이 댓글 달지 못했지만, 십여년을 함께한 오늘의 유머 가족들의

하나하나의 댓글, 그리고 힘내라고 보내주신 추천들 덕분에

저 지금 혼자 술 한잔 하며, 눈물 흘리고 있어요.

장군과 같던 엄마의 아들

장군을 사랑했던던 아빠의 아들로

나 이제 열심히 살아 보려고 해요.

앞으로 몇년 후에 결혼 하게 되면

그때 엄마아빠에게 쓰는 편지로 내 인생에서 가장 크게 울겠죠?

엄마가 아빠가 너무 빨리 와서

화가 많이 났나봐요. 아빠가 떠나는 날부터

아빠의 삼우제까지 비의 계절인걸 보면요.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엄마가 암으로 투병 한다는 글을 적은 적 있었는데

그때 적어 주신 모든 위로의 글들, 차마 하지 못하셨지만 마음으로 응원 해주신

추천들. 그리고 아버지의 조문까지 마음으로 찾아 와주신

오유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친구 같아서, 제가 활동을 길게 해서

마지막으로 말 짧은 말 한번만 할게요.

용서해 주세요.


고마워, 너희들의 위로 한마디가, 마음으로 보내준 추천 하나 하나

잊지 않고 씩씩하게 살게. 우리 만나지 못했지만, 나 여러분의 심장소리

들리게 날 안아주었다고 생각해. 모두 행복하고, 여러분들의 가족들 건강하길 바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댓글
  • 흔한바보 2017/07/11 03:57

    가는길이 늘 편하지만은 않겠지만
    적어도  덜 힘드시기를 바랄게요
    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yD8XoP)

  • ZWJlZ 2017/07/11 04:02

    댓글로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의 진심을 남겨요. 반드시 평안함과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라요. 설령 그것들이 없다하더라도, 찾아나설 용기와 힘을 갖길 기도할게요.

    (yD8XoP)

  • ZWNkZ 2017/07/11 04:14

    내일부터 비가 그친다고 합니다.
    작은 햇살이 코코아잔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길 바랍니다.

    (yD8XoP)

  • aGlva 2017/07/11 07:24

    앞글도 봤던 사람이예요. 마음이 너무 무겁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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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들우드 2017/07/11 21:32

    마음으로나마 술 한 잔 따라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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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니오소리♥ 2017/07/11 21:35

    작성자님의 마음이 느껴져 눈물이 나네요. 앞으로의 날들을 위해 기도할게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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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WVnZ 2017/07/11 21:37

    또눈물남.. ㅠㅜ

    (yD8XoP)

  • amdva 2017/07/11 21:43

    남은 자식이 눈물바람하는걸 보시면 가신분 발길이 안떨어지지요.
    저도 겪었고 누구나 한번은 겪는 일이라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프고 아득해지는건 어쩔수 없어요.
    믿기지 않죠.
    이제는 부를수도 만질수도 없게 된 처지가 셀감이 안나실겁니다.
    결코 털어내지 못할 슬픔이고 그리움이지만 그래도 힘을 내시고 담담히 받아들여야지요.
    기운내세요.
    밥도 잘드시고 잠도 잘자고 바람도 좀 쐬시고...
    그러다 보면 어느덧 첫번째 기일이 되고 두번째 기일이 되지만 그리움은 더 깊어져 가네요.
    힘내세요!

    (yD8XoP)

  • 빵이엄마 2017/07/11 21:56

    고생했어요.
    밥은 먹었어요?혼자 있다고 안먹고 그러지말고 밥 꼭 챙겨드세요.
    옆에있음 암말안하고 그냥 안아주고 토닥토닥 해주고 싶네요.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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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ooooooo 2017/07/11 21:58

    힘내시고, 행복하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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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쏘 2017/07/11 21:58

    저도 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낸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저도 혼자구요. 그냥저냥 삽니다.
    글쓴이 님도 꿋꿋하게 버티세요.
    부모님이 지켜보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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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환빈우쭈쭈 2017/07/11 21:58

    제 가슴이 글쓴이님의 감정을 느끼듯이 저려오네요.
    이제 마음의 짐 조금씩 내려두시고....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는 사랑하는 여자 만나서 곰 같은 딸, 여우 같은 아들 낳아서 지지고 볶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라요.
    부디 이제 이별하는 아픔 없이 행복만 잔뜩 겪으시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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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hahaha 2017/07/11 22:03

    그대의 앞날에 행복만 있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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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로엔요 2017/07/11 22:10

    어머니 친구분들께서 어머니를 잊지 않으셨듯이 작성자님 마음에도 영원히 부모님은 살아계실거에요.
    어쭙잖은 위로대신 꼭 안고 토닥토닥해드리고 싶네요.
    짧은 기간동안 큰 일 치루느라 몸고생,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앞으로 작성자님이 행복하시기를 마음으로나마 바랍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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