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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재인 인사에 대한 소감.txt

1.인정


보통 인사권자는 자기가 판단해서 괜찮은 사람을 선택한다. 문재인은 정반대로 내가 이런 부분이 부족한데 채워줄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 과정에서 현재 내가 아는 것 모르는 것 고민중인 것을 구분해서 말해준다. 부족한 부분의 고민을 토로하고 그것에 대하여 묻는 과정속에서 인선대상자들의 열정 충성 전문성 발휘는 불타오른다. 문재인이 인정해 아랫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아랫사람이 문재인을 인정하는 과정을 밟게함으로서 정권에 제대로 참여하게 만드는 방식.


2.건설


문재인의 꿈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이 아님. 5년동안 얼마나 성공을 거둘수 있을까. 20년정도는 연속집권을 해야 어느 정도 변화가 나올 것.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민주당정권의 철학 가치 정책등을 공유하는 거대한 세력을 창출해냄으로서 이들의 영향력이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게하는것. 이게 바로 문재인이 원하는 것. 문재인이 성공하고 문재인정부가 성공하는게 중요한게 아님. 꼴랑 5년하고 뭘 성공했다고 삐대는거 자체가 웃긴 일. 망치는것은 쉬워도 뭘 발전시킨다는건 수천배 어려운 일. 인사던 정책이던 길게 보고 움직이자. 그래야 단기적실패도 최소화할수있다는게 문재인의 생각. 초기에 구성되는 내각이 생각보다 오래갈수도 있고 심지어 5년내내 함께할지도 모른다. 대통령에게 5년이 짧은데 대통령보다 힘이 약한 장관에겐 5년은 더더욱 짧은 시간.


3.양수겸장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법무부검찰국장, 헌재소장등. 알짜자리를 호남인사에 배분함. 이걸 작게 보면 국민의당을 작아지게 만드는 행동이라고도 볼수 있겠으나. 크게 보면 호남의 지지를 받아서 개혁을 성공시키겠다라는 행동이겠고. 마찬가지로 조현옥 피우진 김현미 강경화같은 인사들을 요직중의 요직인 인사책임자나 금녀의 벽이었던 외교 건설분야에 임명한것 그리고 보수와 진보 양쪽의 협공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받아칠수 있는 김상조를 임명한것을 보면 진보진영을 방어하는 동시에 포용을 해서 보진양협공으로 개혁이 무산된 지난 민주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않겠다는 의지를 엿볼수가 있음. 장기나 바둑을 둘때 비슷한 이론이 나오는데 공수를 겸비한 수를 찾아내는게 관건. 장기나 바둑에서 고수는 공격할 시점 수비할 시점을 명확히 판단해냄. 반면 하수는 공격이나 수비에 한번 치닫기 시작하면 한쪽을 보는 시야를 잃어버림. 문재인은 복잡하고 어려운 국면속에서 양쪽을 겸비한 수를 정확히 찾아내고 있는것 같다. 


4.복원


사드사안처리에서도 잘 드러나지만. 문재인이 원하는 것은 시스템의 복원임. 우리사회에 시스템이 있나. 없음. 노무현때 그토록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것도 바로 그 이유때문임. 그런데 이명박이 집권하자마자 모두 없애버렸고 그 위에서 최순실국정농단도 일어난 것. 문재인은 바로 그것때문에 하나하나 시스템이 얼마나 망가졌나를 확인하고 보여주고 그러면서 그걸 조금씩 복원해내는 과정을 거치고 있음. 저 인간은 왜 안짜르나 이 자리는 왜 안채워넣나. 이런 질문들은 바보같은 질문. 문재인이 원하는건 빠른 정상화가 아니라 제대로된 복원임. 사람을 짜르고 사람을 채워넣고하는걸로 해결하자는 인식은 시스템구축의 가장 큰 적. 문제가 있다면 해고보단 강등이나 징계가 맞겠고 무엇이 문제인지 데리고 같이 짚어보는게 먼저.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마시면 가만히 있는것보다 일찍 죽음


5.제로섬


시민들의 욕구가 폭증한다. 사실 제로섬 게임임. 뭘 하나를 해결하면 하나의 문제가 새로 생겨남. 자유를 확대하려면 자유를 제한해야 됨. 규제를 풀려면 규제를 만들어야 하고 규제를 만들면 규제에서 풀려나는 사람들이 생기고 규제를 풀면 규제에 묶이는 사람들이 생김. 안전을 강화하면 돈이 들고 그것때문에 안전망이 약화하는 일이 생김. 시골에서 산다고 자유로워지지도 않고 도시에서 산다고 고독함이 해결되지도 않음. 우리사회의 당면한 거의 모든 문제들이 이렇듯 양면적이고 제로섬게임적임. 윈윈할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보이지만 일부 적폐를 도려내는 것이외에는 속시원하게 해결될수 있는 일이 사실 많지가 않음. 문제를 해결하는것같지만 실은 아닌거고 오히려 더많은 문제나 새로운 숙제를 안겨주게 되는 일이 다반사. 그걸 이해하는 사람들로 인사를 구축해가고 있다.


6.저항


기업의 3가지 속성이 있음. 첫째는 부패를 좋아함. 둘째는 노동비용을 후려쳐야함. 셋째는 부동산투기이익이 있어야함. 대기업이 한국에 투자나 일자리를 창출하지않는 이유는 바로 저 3가지가 점점 쉽지않아지기 때문. 자유당과 국민의당이 협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DJP때와 똑같음. 개혁을 무산시키고 기득권에 자원을 몰아주는 파수꾼역할을 한 김종필롤의 재림. 가난한 집에서 7남매를 낳았어. 모두를 교육시킬순 없고 맏이장남에게 몰아줬지. 동생들은 학교도 못가고 공장에 다니면서 부모와 함께 맏이를 몰아줬어. 맏이가 성공하자 돌아온건 "냄새나는 몸뚱이 끌고 자꾸 구걸하러 찾아오지마. 나라도 행복하게 살아야지."라는 통보뿐. 대기업이 성공한 건 대기업이 잘나서도 아니고 해당기업 노조원들이 열심히 일해서도 아님. 자원과 노동을 몰아줬기 때문. 그런데 돌아온건 통수뿐. 독재시대때 몰아받은것도 부족해서, 김대중 노무현때 분식회계건 해결해달라고 해서 그거 받아쳐먹고, 그 담에 이명박근혜때 온갖 특혜로 700조이상 자산을 늘리고. 그러고도 아직 정신못차리고 의무는 못하겠다 권리는 더 챙겨달라 징징거리고 있음. 한국전쟁때 외국정상의 친인척들은 한국에서 죽었는데 이승만은 다리를 폭파하고 도망치고 장관 의원등 고위직들은 모두 살아남았음. 그게 한국 기득권들의 도덕적 수준. 자동차공장은 하나도 생겨나지않고 전자공장들은 모조리 해외로 이전해도 이 문제를 거론하는 세력은 보수 진보층중 아무도 없음. 그저 하는거라곤 내 밥그릇 더 내놔라라는 발광뿐. 정부인선이 완성되고 나는 6월말 7월중순즈음이 되면 이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문재인의 의제제기가 있을것이라고 보고. 문재인의 지금인선은 철저하게 이런 부분을 겨냥한 고민들이란게 저의 생각임.


7.희망


사는것도 모같은데 희망도 없음. 그렇게 느끼는 국민이 대다수. 형편이 나은 사람이라도 최소한 불안감엔 시달리고 있음. 결론은 모든 국민이 불안. 문재인이 5년동안 할 수 있는 건 살맛나는 세상이라기보단 불안감의 제거와 희망의 선사. 이 부분의 가장 큰 걸림돌중 하나가 바로 시민단체임. 우리 시민단체 수준은 미안한 이야기지만 함량미달임. 자신들의 목소리가 있고 그 부분들에 합리적인 부분들이 분명 있는건 맞지만. 구체적인 팩트, 이걸 기반으로 한 대안제시. 다른 부분들과 연계된 상생적 해결책제시등은 시궁창하수도 수준임. 그걸 떠나서 본인들 존재자체가 미래지향적인 발전의 걸림돌임. "나만 아니면 돼" "나만 배부르면 돼" 이런 사고는 보수기득권에게만 있는게 아니라 진보노동계에도 있음. 유럽좌파가 내리막을 타는 이유가 무슨 무슨 단체가 너무 많아서라는게 농담이 아님. 뭘 시민들이 바꿔볼려고 하면 숟가락을 들고 가장 먼저 나타나서 망가뜨리는것도 바로 저들. 이걸 한꺼번에 해결할 방법은 아무리 문재인이라고 해도 없다. 다만..다만..이걸 유일하게 손보려 시도할수 있는 사람은 현재로선 오직 문재인뿐이다. 라는 희망이 현재까지의 인사에서 보인다.



이상이 현재까지 문재인인사를 보고서 느낀 짧은 소감입니다.

댓글
  • 세로로세움 2017/06/04 02:28

    짧... 진 않네요 ㅎ.. 가독성 좋게 문단 문단 나눠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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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izas 2017/06/04 02:33

    길더라도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문통이 하려는 일과 지지자들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지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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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epticism 2017/06/04 02:44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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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초보 2017/06/04 05:09

    좋네요~
    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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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MCM 2017/06/04 11:38

    좋네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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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수 2017/06/04 11:50

    정독 했습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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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랑마 2017/06/04 12:16

    잘 읽었습니다
    갈길이 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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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가좋다! 2017/06/04 12:24

    정독 그리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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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호호 2017/06/04 12:45

    잘봤어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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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덤벼라레기 2017/06/04 12:52

    와 정리 잘하셨네요.
    주제별로 정리하셔서 내용도 쏙쏙 잘 들어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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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nexen 2017/06/04 13:15

    천리길에서 이제 첫걸음 뗀 겁니다.
    이니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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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스코카 2017/06/04 13:22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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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nkel 2017/06/04 13:59

    추천하고 스크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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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꾹꾹이 2017/06/04 14:00

    와~추천이 하나밖에 없는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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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류기 2017/06/04 15:04

    일부 동의하기 힘든 대목도 있으나 문재인 정부가 균형을 잘 이루게 정부 구성을 하고 있는것은 사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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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GinneR 2017/06/04 15:24

    7번 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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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슬두유 2017/06/04 16:15

    추천합니다 꼭 바둑해설을 보는 느낌이네요 훗날 누군가가 이걸 바둑수로 해설한번 해줬으면... 지금은 지켜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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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지현 2017/06/04 16:52

    결국 개혁과 시스템 복원의 핵심은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 저항을 얼마나 최소화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주는 문재인 정부의 현재 점수는 80-90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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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ygoyang 2017/06/04 17:13

    문재인 정부는 멀리 깊게 보고 한 수 한 수를 두는 느낌이 듭니다. 여론이건 언론이건 휘둘리지 말고 조급해 말고 그렇게 자기 길을 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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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타물쇼 2017/06/04 17:53

    이렇게 하나하나 절차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건 국민들의 지지와 참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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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트로74 2017/06/04 18:07

    시스템 개혁이 성공하도록 끝까지 지지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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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빛독수리 2017/06/04 18:30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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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낫마이러버 2017/06/04 20:25

    마지막 문단은 정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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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상태 2017/06/04 21:04

    시스템의 재건이라는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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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春風 2017/06/04 21:25

    국민들의 지지가 진짜 필요한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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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빠람 2017/06/04 21:31

    잘봤습니다
    추천하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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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utch_Chu 2017/06/04 21:32

    글 정말 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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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중동마약 2017/06/04 22:20

    길어도 단숨에 읽히네요. 정말 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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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어스원년 2017/06/04 22:32

    글쓰신 분이 도대체 어떤 분인지 몹시 궁금합니다.
    통찰력과 글 솜씨를 겸비하신 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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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나이핑 2017/06/05 00:01

    달님 여기서 이러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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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나이핑 2017/06/05 00:04

    문빠들도 오글거릴 문비어천가 설마 달님 본인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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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actory 2017/06/05 00:28

    정독했어요. 지지하고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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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CAT 2017/06/05 01:32

    乃乃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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