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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냥이를 꿈꾸는 분들께...

저도 한때 외출냥이를 부러워하고
집에 있는 두 아가들과 함께 외출을 꿈꾸기도 한 집사입니다.
 
특히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아련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냥이들의 눈빛을 볼 때마다
 
혹시 이 아이들을 내가 가둬놓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곤 했습니다.
 
집사 초기에 영국에서 만들어진 고양이 다큐를 보고 더욱 그런 생각을 했었죠.
 
수컷과 암컷 모두(저도 두 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엄청난 행동반경을
지니고 있고 하루 일과 중에서 자신의 영역 관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영국의 외출냥이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아.... 난 냥이들을 감옥에서 키우는 걸까?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소중한 냥이들 외출시키지 말아주세요.
대신 3마리 이상을 집안에서 키우지 않는게 좋습니다.
 
근거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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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연 작가님과의 대화에서 였습니다.
길고양이를 돌보시면서 10년간 그들을 살피신 분인데요.
 
그분의 결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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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분의 강연을 듣고 느낀 것은.
 
길(집밖)은 고양이들에게 지옥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아주 소수의 고양이들에게 길은 자유롭고 살만한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길은 고양이에게 적대적이고 너무나 위험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김하연 작가님은
고양이를 개취급 하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산책은 개에게 필수이고 생명과도 같은 것이지만
고양이에게는 영역이 전부라고 저는 그분의 말씀 취지를 이해했습니다.
 
로드킬은 산책냥이 혹은 외출냥이에게 확률높은 현실이고
한겨울 외출의 경우 집안에서만 기르던 고양이의 경우
추위에 대한 터무니 없는 적응력때문에 동사의 위험도 크다고 합니다.
 
(원래 고양이는 영하 15도 까지는 우습게 아는 종족이지만, 인도어 캣의 경우
지방층이 전혀 준비가 안되서 외출 하루만에 집근처에서 동사하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고양이에게 옷을 입혔어도 말입니다)
 
그리고 늘 고양이는 낯선 외부의 자극에
이성을 잃는 일이 흔하므로
 
하네스를 하건 안하건 의외의 상황에
집사를 버리고 어딘가로 뛰어가고 숨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하네스도 유연한 고양이의 몸을 버티지 못하고 벗겨지는 일도 많기에)
 
캣대디의 한명으로 직장 주변의 고양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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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처참합니다.
 
영역동물 답게 1년정도 고정된 장소에서 캣맘일을 하다보면
아이들이 눈에 익고, 누구의 후손인지 감도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냥이들의 길에서의 삶은 너무나 고달픈 것이라는 걸 몸소 느낍니다.
 
일단, 사진에서 고정된 밥그릇이 없는 걸 양해부탁드립니다.
 
밥그릇을 사용하다보면 동네 주민들과의 마찰이 생길 때가 있어서
전 그냥 길바닥에 사료를 주는 법을 택했습니다.
물그릇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캣맘의 스타일은 너무나 다양하고
각자 자신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 길을 택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물그릇이나 밥그릇으로 동네 주민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길을 피했습니다.
 
나름 스텔스 캣대디라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극적인 캣맘이라 적극적인 구제활동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혹시나 고양이를 기르려는 계획을 가지고 계시고
외출냥이나 산책냥이를 꿈꾸신다면
 
너무나 가슴 아픈 가능성을 품에 안고 살아야한다는 걸 잊지 말아주세요.
 
베오베에 간 냥이 실종글에 가슴이 아파 글을 올려봅니다.
 
그 집사님을 탓하려는 의도도 전혀없고.
그분의 소중한 냥이가 어떻게 실종이 됬는지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제가 이곳에 써보고 싶었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오해없으셨으면 합니다.
 
종종 길냥이들의 사진과 캣대디 활동하면서 느낀점을 올리고 싶습니다.

 

댓글
  • 꿀하몽 2017/03/28 19:59

    저희냥이 마당에 풀어놓고 키웠어요
    같이 외출은 못해보고...같이 나가려하면 무서워해요
    근데 또 혼자선 잘나가고...
    길가다 우연히 만나면 남보듯하다가 집에서 밥주면 개냥이가되는...
    무튼 출퇴근이 정확한 고양이었는데요...밥먹고 잠자는 출퇴근ㅋ
    어느날 움크리고있길래 병원에 데려갔더니 다리가 부러졌다 하더라구요...
    차에 치인것같지는 않고 의도적으로 때린 것 같다라고... 진짜 길냥이 괴롭히지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

    (6ng8Sa)

  • redxred 2017/03/28 21:18

    개는 개답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아주 뿌리 깊다보니 고양이도 그렇게 키우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사실 개답게 키운다는 말은 사람이 만든 생각이기도 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합리화 하기도 좋은 말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 졌지만 여전히 생명을 오롯이 품을수 있는 사회가 되기엔 멀었죠 그럼에도 이런 따듯한 글을 써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6ng8Sa)

  • track7 2017/03/28 22:40

    제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고양이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허술한 몸줄로 안전장치 했다 하고 산책하지마세요
    그게 누굴 위한 건가요?

    (6ng8Sa)

  • 오나의주인님 2017/03/28 22:45

    저는 병원갈때나 집에 내려갈때 이동장에 넣으면서도 하네스는 꼭 하고 넣어요. 혹시나 혹시나 하는 걱정이 너무 들거든요. 집사 출퇴근 하는 현관문을 빤히 보다가, 새벽에 그 문을 박박 긁어도 산책 시켜야겠다고 마음 먹지는 않아요. 하네스 착용했어도 혹시 줄이 끊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고양이는 특히 잃어버리기 쉽고 찾기도 어렵다고해서 제가 놓칠만한 일은 절대 하지 않아요ㅠ

    (6ng8Sa)

  • 둘후믹 2017/03/28 23:04

    저도 처음에 냥집사때 잘 몰라서 자! 너는 길냥이였다가 입양된거니 너가 좋아할만한 외부로 산책을 가자! 하고 목줄채워서(그땐 하네스는 생각도 못했어요) 나갔는데 길에 나가자마자 애가 얼어서 도망치려고 난리를 치더니 결국 목줄을 벗고 앞에 주차된 차 아래 숨더라고요 아 이러다 애 도망가겠다 싶어서 쭈그리고 한참 땡땡아 땡땡아 엄마야 집에가자 가자 엄마가 미안해 하고 곁에 오자마자 꼭 안고 집으로 줄행랑쳤죠
    그때 알았어요 길냥이였어도 자기가 익숙한 그 길이 좋았던거지 낯설고 한 곳은 그냥 공포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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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텅빈마음 2017/03/28 23:05

    나에게는 내 고양이에게는 아무일 없을거야 이런생각 하지마세요 작은소리나 움직임에도 완전 깜짝놀라서 전력질주로 도망가버립니다 몸줄따위 금방빠져나오구요 잡는사람손 뭅니다 그후 안도할때까지 뛰기때문에 집에 다시 되돌아오기 힘들구요 집고양이들 약하고 사람 무서워하지 않고 차또한 위험한걸 모르기때문에 금방죽습니다
    병원이라던가 이사라던가 사유가 있는 외출일경우 몸줄과 이동가방 꼭해주시고 혹여라도 고양이가 무언가에 놀라 도망가려 할때 고양이가 쎄게 물어도 참고 놓아주지 마세요 내손 상처는 금방낫지만 없어진 고양이와 내맘의 아픔은 금방낫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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