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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영화 [백두산]을 보고.. 260억원짜리 국밥에 입맛을 상하다 (스포 포함)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을 맡고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기획 및 제작 전반을 책임진
신작 [백두산 (ASHFALL)]을 보았습니다.
사실은 개봉일인 그제 보았고
하도 기가 막혀 리뷰를 쓰지 않고 넘어가려 했으나
몇몇 분들의 부탁으로 간단히 쓰기로 했습니다.
이해준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를 겸한 감독입니다.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는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책임진 대표적 작품들이죠.
김병서 감독은 촬영 감독을 겸한 감독입니다.
[신과 함께], [PMC: 더 벙커]는
그가 촬영을 맡은 가장 대표적 작품들이고
[감시자들]에서는 조의석 감독과 함께
공동으로 연출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감독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1+1=0.2가 되는 수학적 기적을 만듭니다.
문제의 근본은 덱스터 스튜디오에게 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판단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상상을 초월하는
상업적 성공을 이룬 이 기획, 제작 스튜디오는
영화란 예술을 공산품처럼 여기는 태도를 견지합니다.
260억이라는 막대한 제작비의 대부분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CG에 투자한 듯 판단되고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결과물은
아티스트들이 아니라 엔지니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영화의 초반부, 백두산의 1차 폭발로 야기되는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의 재난 상황에 대한 묘사가
기존 대한민국 영화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놀라운 건 분명한지만,
그 지점이 지나자마자 곧바로 영화는
무엇을 말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은 채 우왕좌왕합니다.
개연성의 실종은 너무도 많은 분들이 언급하기에
달리 첨언할 게 없습니다.
강봉래 교수(마동석)를 제외한 전세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백두산이 폭발했다는,
영화적 설정에 대해선 그냥 넘어간다 할지라도
백두산에서 500km 떨어진 서울에서
그 정도의 재난 상황이 펼쳐지는데
백두산 바로 아래 지하갱도가
평화로울 만큼 안전하다는 설정은
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란 말입니까.
그 밖에도 억지스러운 설정은 수십 개에 이르지만
일일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입니다.
국제 정세에 대한 대한 인식도 참 유치한 수준이고
자국의 특수부대원들에 대한 묘사는
모욕적인 수준을 넘습니다.
영화 [백두산]은 부실한 시나리오의 문제를
이병헌, 하정우 두 배우의 개인기로 메꾸려 합니다.
특히, 이병헌 배우에게는
아주 많은 걸 기대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 결과 리준평이란 인물을
거의 다중인격자 수준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죠.
성격의 일관성을 완벽히 결여한,
대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인물을 만들어 놓은 후
배우의 카리스마로 모든 걸 해결해라?
두 배우는 안간힘을 쥐어짜 연기에 몰입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작위적 연기에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신파적 요소는 너그러이 넘기겠습니다.
자신과 가족과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는 상황이니.
그러나 유머, 개그 코드에 대한 강박만큼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네요.
재난, 첩보, 액션 장르가 결합된 영화에서
관객들을 왜 굳이 웃기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특히, 대피하는 버스 안에서
강봉래와 지영(배수지)의 대화씬,
손수건을 놓고 벌어지는 둘의 대화는
고등학교 영화 동아리 구성원들도
절대 집어넣지 않을 장면입니다.
드라마 [다모] 덕후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지루하고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더군요.
클리셰도 상당히 심각합니다.
영화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관객들이 예상하는 수순을 그대로 밟습니다.
편집도 매우 부실하고 거칩니다.
대사도 안들립니다.
발성 좋기로 유명한 이병헌 배우의 대사도 안들립니다.
음향에 자신 없으면 그냥 자막 넣읍시다, 쫌!!!
모든 재료들을 있는대로 다 집어넣고
그것들 중 하나라도 맛을 내겠지,
이 안일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260억원짜리 국밥에
입맛을 상한 불쾌감이란...
지금 덱스터 스튜디오에 가장 절실한 건
엔지니어들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시나리오 작가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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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진심 궁금해짐.
도대체 왜? 이 영화의 모든 리뷰에 클리세 범벅이란 얘기가 꼭 들어가는지.
어느 정도길래?
트라부세// 나중에 VOD 풀리고 가격 많이 다운되면 그 때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ㅠㅠ
신파파티하나보다
혁명 님 글은 항상 눈으로만 담아가는데 오늘은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제 피같은 돈과 시간 어디서 보상받을까요..
[리플수정]포드 페라리 꼭보고싶었는데 요새 일이바빠 못보는데 이놈이 상영관 다 먹은게 가슴아픔
김똘콩// 그 신파마저 제대로 못합니다
덕자// ㅠㅠ.....
[리플수정]죄송한데 비평문은 좋은데 스포 없는 글이 맞나요.. 그냥 설정이 이상하다고 하면 될 것을 구체적인 것까지 적어놓으시면...스포가 있을 수 있다고 하면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은데요...
발야구왕자// 아 그렇네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감사드려요
세계적인 감독이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싶네요
국.뽕한사발// 본문에 썼듯 연출이 아니라 시나리오부터 다 뜯어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부모님이 하정우나오는 영화는 그냥 거르고봅니다.
사실 하정우 나오는 모든영화가 부모님이 보시기에 너무 한국빨 각본이거나
너무 잔인하거나 둘중하나라 그런가봅니다.
트리니티3// 이 영화의 심각성과 하정우 배우는 별 관계없어 보입니다
덱스터 스튜디오는 안 변할 겁니다. 확신이 생겼어요. '신과 함께' 시리즈처럼 원작이 나름대로 탄탄한 서사가 있는 케이스조차 그걸 해체해서 불필요한 특수효과 자랑질 할 목적의 씬들 욱여넣고 특정 감정을 고양하는 데에만 기대려는 결과물을 내놓은 걸 보면, 이건 어떤 시나리오나 작가의 문제라기 보다는 제작사의 기본 착상부터가 글러먹은 겁니다. 이번 [백두산]도 편집 과정서 잡음 있었고 일부 어색한 연결이 있던 시퀀스들 생각해보면 죄다 특수효과 떡칠을 보여주려는 목적이었다고 밖에 안 보이고요.
이건 덱스터 영화 제작의 시초가 [미스터 고]인 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걸 수도 있습니다.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면에서는 단 한 순간도 거기서 나아진 적이 없거든요. 이동진 평론가가 [미스터 고]에 대한 한줄평을 '기술을 얻고, 영화를 잃다'라고 썼었는데, 김용화는 그 때 잃어버린 영화를 아직 되찾지 못했고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찾지 못할 겁니다.
Eastwall// Eastwall님 말씀에 99.99% 동의합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추천꾹.
1. 덱스터스튜디오와 관련해서 하신 말씀 100퍼 동의합니다..
2. 영화가 너무 구리니 그 이병헌조차도 캐릭터의 매력이 안 살더라구요...
3. 해운대나온지 10년이 지났는데 기술말고 발전한 게 없습니다 흑흑
원히트원에러// 부정적인 내용만 가득한 글을 쓰게돼 참 유감입니다
Pastel// 맞습니다. 해운대의 영화적 서사와 감성에 있어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예고편 보면서 느낌이 안좋더라니... 솔직히 전 신과 함께 보다가 짜증났었거든요.. 클리셰와 신파로 떡칠되어서.. 그래도 흥행했으니 입 다물고 있었지만.
글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뭐래는 건지 들리지는 않고. 대체 런타임은 어찌 그리 긴지 끝까지 남아 보는게 고역이엇음.
가족의 생사와 국가의 안위가 급박한 상황에서 태연히 개그치며 낄낄다는 장면이라니.. 관객들 그 누구도 웃지 않앗습니다.
덱스터는 혁명전야님을 거액을 주고서라도 작가로 스카웃해야함
나만 재밌었구나ㅠㅠ
[리플수정]미국 중국 빼고 재난씬을 넣었어야했어요
수지는 갑자기 뿅 살아나있고...
엑시트가 재난적 상황에서도 유머를 잘 버무렸는데 백두산은 실패한거 같습니다
하정우나오면 저도 이젠 그냥 거릅니다 작품성보다 상업영화 광고에 맛을 들인 느낌 추격자에서의 그런 연기는 이제 없어요
그냥 이 영화는 하정우 이병헌 연기 말고는 볼 게 없어요 수지가 임산분데 강 한 가운데 빠졌는데 갑자기 살아나있고 마지막에 하정우랑 이병현 신파만 겁나 만들고 스토리도 뻔한 스토리
대체 어떻길래 그런거죠 ㅜㅜ
오늘 낮에 읽고 댓글은 이제사 적습니다..
갠적으로 신과함께는 아직도 안보고 있고..백두산도 거를 영화여서 다 읽었습니다..
할말은 참 많은데..혁명전야님께요...
암튼 글 넘나 잘 읽었어요....그쵸...이야기가 중요한거죠..정말 공감하고 나갑니다...
토욜 정말 행복한 굿밤되셔요!!!!!
[리플수정]혹평도 많이 들리고
제 취향에는 안맞는, 그러니까 불호 요소가 너무 많은 영화임에도 이해준 감독이라 보러갈까 고민중이었는데..
제가 이해준 감독 전작들을 다 재밌게 봐서요. 근데 아무래도 걸러야 할까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보려고 오늘 조조를 놓쳤나 봅니다. 다른거 봐야겠네요.
오늘 봤습니다.
덱스터가 제작했더군요.
덱스터는 환타지와 실사의 차이를 구분못하더군요.
딱 신과함께처럼 만들었습니다. 돈 아깝습니다.
7번방 - 명량 - 신과함께 - 극한직업으로 충무로가 한국관객들의 요리법을 알았어요
불펜에서 제 아무리 비판운운해도 천만찍을겁니다
이거 천만 안될것 같네요 혹평이 많아서
전 예산도 그 어떤 사전 정보도 (심지어 애엄마가 누군지도 모르고 갔음) 모르고 갔더니 꽤 삼삼하니 볼만 하더군요. 솔직히 마동석 빼고는 저기에 좋아하고 관심 가진 배우도 하나도 없고 (한 명은 일단 배우는 아닌 것 같던데... 국어책,,,) 편안한 마음으로 봤는데 계속 눈에 거슬린 건 마동석이 저렇게 학자풍으로 가다가 결국 힘을 쓸 거야 쌍욕이 나오고 사람들을 구하고 액션이 난무할 거야 싶었는데 끝까지 얌전해서 정말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리고 가장 짜증 났던 건 강남대로 대형빌딩들도 다 박살나는데 꼬마빌딩 단독주택 빌라촌은 끄떡 없다는 어이없는 설정에 황당했건 마지막 장면이었죠.
나머지는 그 어떤 기대도 갖지 않고 킬링타임하러 갔던 거라 (마침 쿠폰 마지막 날이었기에) 정말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봤고 딱 이 수준이면 한국에서는 무조건 천만 훌쩍 넘기겠구나 싶더군요. 쉬리를 보다가 졸고 나와서 짜증낸 뒤 그 어떤 천만 영화도 솔직히 영화 자체가 훌륭해서 천만 되는 거 아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어서 그냥 대중적 감성에 딱 맞춰 잘 만들었구나 싶더군요.
개인적으로 연예인을 정말 별 관심두지 않고 살다보니 그럴 건데 배수지라고 해서 이게 누군지 정말로 영화 끝날 때까지 모르고 끝이 났다는... 단지 마동석을 조연으로 넣는 영화 정도면 다른 조연도 좀 연기파로 넣지 하고 아쉽긴 했는데 나와서 찾아보니 걔가 걔네요 ㅡㅡ
잘 보고 갑니다. 하나 덕분에 거르게 됐군요.
이 영화안봤고
이런류 안본지 오래되긴했는데
사적으로는 수준떨어진다고 말못하겠더군요
의외로 나름재밌게본분들이 많아요
거기다 재미없다고 말하는것도 그렇고
설명할능력도 그닥 안되고요
그냥 상황이 좀 아쉬워요
한국문화중에서 그나마 영화는 즐길거리가있고
외국영화한테 뒤지지않는 부분이 분명있다보는데
더 이상 못나가지싶네요
몇명 몇편에 유지되는기간이 상당히 오래지속되네요
오늘 이 쓰레기 영화를 내돈주고 보고왔습니다. 개인적인 올해 최악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