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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세랄 쓰다 미러리스 쓰게 된 후기

얼마 전에 데세랄만 10년 쓰다가 미러리스 쓰면 적응이 잘 될까 하는 질문을 드렸고, 많은 분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a6000을 구매 했습니다. 한 두 번 정도 출사를 다녀와서 제가 느낀 점을 생각나는 대로 좀 적어 볼게요. 필연적으로 데세랄과 미러리스를 비교하는 내용이 많이 있을텐데, 제가 써 본 데세랄이라는 게 10년 전에 출시 된 바디라는 점을 감안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데세랄은 제가 안 써 봤어요.
1. 전자식 뷰파인더: 이거 처음에 광학식 보다 꽤 어색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OLED의 과다한 색감이 거슬렸는데요. 지금도 그 색감은 좀 마음에 안 들지만, '전자식' 이라는 게 아주 큰 장점이 있더군요. 초점이 어디에 맞았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내가 전자식으로 본 것과 같은 심도와 구도로 결과물이 나온 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내가 잘 몰랐던 건지, 이 부분이 미러리스 홍보에 별로 반영이 안되어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느끼기엔 엄청난(!)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뷰파인더로 움직이는 장면을 보다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화면이 미리보기로 딱 정지가 되는 그 과정이 꽤 드라마틱 하네요. 특히 심도 얕게 인물 사진 찍을 때 그렇습니다. 사진 찍는 경험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OLED의 인위적인 색감이라는 단점 대신에 전자식을 쓰면서 얻는 게 훨씬 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식 뷰파인더의 사양을 더 높인 바디에 대한 욕심이 생길 정도입니다. 보다 결과물에 가까운 정확한 색감과 보다 선명한 화질을 뷰파인더에서 보고 싶어요. 뷰파인더 없는 미러리스를 샀다면 아주 매우 아쉬울 뻔 했습니다.
2.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 사실 미러리스를 고려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곧 장기 여행을 다녀 올 예정이기도하고, 평소에 D200는 너무 크고 무거워서 가벼운 카메라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거든요. a6000 최근에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닌 적이 있는데, 목에 걸고 다녀도 큰 부담이 없고(번들렌즈 기준), 살 때 같이 준 작은 카메라에 넣어 다니니까 카메라 때문에 돌아다니는데 불편하다 싶은 느낌이 크게 없었습니다. D200은 가지고 다니려면 무게와 크기 때문에 다니는 내내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반면 a6000은 있는 듯 없는 듯 까진 아니더라도 부담을 충분히 줄여 주었어요. 이만하면 만족스럽습니다.
3. 렌즈 군: a6000을 사기 전부터 내가 원하는 렌즈 구성이 가능한지를 따져 봤습니다. 1650 번들렌즈와 e삼식이 정도면 충분하겠더군요. 실제로도 지금 그렇게 구성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다른 화각을 구하고자 할 때, 니콘 데세랄 처럼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는 없어 보이더군요. 중고 매물 수나 렌즈 군 자체가 규모가 작아서요. 아무래도 중고를 구하는 걸 포기하고 신품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신품 가격은 또 만만치 않고, 가급적 지금 렌즈로 쓰고, 다른 화각은 D200으로 쓰든지 하려고요.
4. 후보정: 사진을 찍는 행위 뿐만 아니라, 보정을 통해 제가 원하는 색감과 인상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데도 관심이 많습니다. D200을 쓰면서는 라이트룸으로 색감 보정하고 필요시엔 포토샵으로 좀 더 보정하는 식으로 했는데요. a6000으로 찍은 raw 파일을 처음 라이트룸으로 불러 왔을 때, 매우 실망을 했습니다. 라이트룸이 카메라 내의 렌즈 왜곡 보정이나 색감 보정 등을 전혀 적용하지 않고 불러와서, 제가 찍으면서 확인했던 사진과는 색감이 너무 달랐거든요. 다를 뿐만 아니라 절대적 기준으로도 사진 색감이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얼굴 색이 누렇게 떠 있고, 16미리로 찍은 자신은 전부 렌즈 비네팅이 들어가 있고요. 이걸 어떻게 하나 하다가, 지금은 라이트룸 대신 캡처 원 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서 그걸 씁니다. 카메라 내의 설정을 적용시켜서 raw를 읽어 주네요. 제가 찍을 때 본 사진을 그대로 불러 올 수 있었습니다. 소니 카메라 raw 파일은 무료로 쓸 수 있더군요! 라이트룸에 익숙한지라 적응이 좀 필요하긴 한데, 인터페이스나 기능이 엇비슷해서 사용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이네요.
5. 격세지감: 제가 처음 데세랄에 관심을 가질 때만 해도, 데세랄은 "디지털"이고 필름 카메라가 아날로그 위치였는데, 미러리스를 써 보니 이제 데세랄이 "아날로그"이고 미러리스가 디지털이라는 인식이 생겼어요. 광학식 뷰파인더로 렌즈로 들어 오는 빛을 그대로 보고, 찍고서는 바로 액정으로 결과물 확인하고, 혹시 초점이 안 맞을 수도 있으니 중요한 사진은 여러 장 찍어 두고, 큼지막한 바디라서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 들이 이제는 "아날로그"로 느껴집니다. 이 작은 바디에서 데세랄이 할 수 있는 걸 다 하는데다 이미지 품질은 더 좋거나 같다는 걸 생각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입니다.
6. 파워 줌: 번들렌즈 쓰는데, 아직 적응이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 그냥 파워 줌 기능 없는 보통의 줌 렌즈처럼 제가 줌링을 돌리는 대로 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WT 버튼을 움직이는 건 오히려 불편하고, 줌링을 돌리면 모터가 같이 돌아가는 느낌이 나서 좀 그렇네요. 적응이 안 되서 그런지 몰라도, 파워줌은 오히려 직관성을 떨어뜨리는 기능인 것 같아요. 아날로그 줌에 비해 갖는 장점이 뭔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7. 측거점 수: 측거점이 많고 AF 잘 잡히는 거 아주 큰 장점입니다. 근데 좀 사소한 단점이 하나 있다면, 내가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을 때 초점 맞는 부분을 지정하는 모드를 쓰는데, 측거점 수가 너무 많아서 방향 버튼으로 측거 점 위치를 옮기는 게 하세월이네요. 물론 측거점 수가 많아서 얻는 장점이 훨씬(!) 큽니다.

댓글
  • forours 2017/02/26 11:00

    2010년 세계최초로 미러리스 넥스5나왔을때 진짜 경악이었죠
    뒤도안보거 예판 달렸습니다. 머지않아 단점들을 개선하여 전부 미러리스로 전환 될거라 생각합니다
    만 아직은 데세랄만의 장점이 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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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5

    네 아직은 과도기일지 몰라도, 그리고 꼭 다음 세대가 미러리스라는 폼팩터인지는 몰라도, 머지않아 데세랄은 대체가 될 것 같네요. 미러리스를 써 보니 기술 발전이 확실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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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안2407 2017/02/26 13:18

    dslr에서 미러리스로 넘어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시는 단점이 없는 게 신기하네요 보통 배터리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으시던데.. 만족스럽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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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안2407 2017/02/26 13:20

    파워줌은 아마 경량화때문에...sel1670이나 sel1018은 그냥 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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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6

    아 배터리, 제가 아직 하드코어하게 써 보진 않았기 때문에 배터리 모자란 경험은 못했어요.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단점이라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있습니다. 추가 배터리 들고 다녀야 할 것 같아요, 여행 할 때 특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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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7r]동네경찰 2017/02/26 13:36

    1650만 그렇고 다른렌즈들은 다 괜찮습니다
    수동렌즈갖고계시거나 좋아하시면 이종교배해서 쓰는것도 매력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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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7r]동네경찰 2017/02/26 13:36

    괜찮진 않고 덜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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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7

    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a6000에 수동초점렌즈 물려도 초점은 자동으로 맞추나요? 안 그럼 수동렌즈는 넘 불편할 것 같은데 더러들 쓰시는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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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초동그랑땡 2017/02/26 13:55

    아뇨 그냥 쌩 수동인데 대신 피킹기능이나 mf확대기능때문에 초점맞추기가 좀더 편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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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2killer 2017/02/26 13:46

    스냅 미러리스 스포츠 외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찍을 때 dslr이라고 판단합니다.
    언젠가는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미러리스가 사진에 모든 영역을 정복하진 못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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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9

    네, 순간을 다투는 전문가들 영역에서는 미러리스는 (혹은 적어도 제가 쓰는 a6000으로는) 아주 역부족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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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2killer 2017/02/26 13:53

    확실히 한탬포 늦어요. 아직 몇새대는 더 가야 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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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저0628 2017/02/26 13:46

    일단 파워줌 번들은
    18-55로 바꾸시면 바로해결됩니다
    파워줌 나름의 장점이 정말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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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8

    나름의 장점이 많군요. 위에 말씀 하신 경량화 말고도 사용상의 장점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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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쵸비 2017/02/26 13:46

    캐논이나 올림 미러리스는 후면 lcd터치로 측거점을 손쉽게 바꾸는게 있는데 소니는 그런게 없나요..? 특허같은게 걸려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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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47

    a6000은 터치 액정이 아니라서 그래요. 오히려 a5100은 터치 액정이 달려 있는데, 좀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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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쵸비 2017/02/26 13:50

    아.. 제가 소니 미러리스는 옛날에 친구걸 만져본게 다라서 잘 몰랐네요
    넘버링 보면 후속기종인것 같은데 왜 터치가 아닐까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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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Flower™ 2017/02/26 13:52

    심지어 두배 가격을 호가하는 a6300도 터치는 안 들어 있는 걸로 알아요. a6500에 가서야 소니 미러리스 중급기 중에 처음으로 터치 액정이 들어갔다고 들었어요. ㅎㅎ. 저는 개인적으로 물리키를 선호해서 터치 안 되는 거 오히려 장점이라고도 생각했었는데, 초점 잡는 거에서 꽤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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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초동그랑땡 2017/02/26 13:56

    파워줌은 원래 동영상촬영시 부드러운 주밍을 위한거라 그렇습니다. 인위적이고 템포가 느린게 동영상 촬영시 손떨려 불안정햐지는걸 최소화하고 부드럽게 주밍되어 영상의 안정성확보로 알고있숩니다. 그래서 주밍의 과정까지 촬영하눈게 어닌 사진의 영역에서는 템포도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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