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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고려대, 서울대 학생들 시위를 보는 40대 아재의 몇 가지 감상.txt

1.
시위에 나간 학생들 모두의 뜻이 꼭 존중받기를 바랍니다.
똑같은 현상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저와 다른 학생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정의가 저의 정의와 같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시간을 내어 몸을 움직이는 건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의 오늘이 꼭 존중받길 바랍니다.
 
2.
민주주의는 원래 시끄러운 겁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 믿습니다.
단일대오, 총론통일을 외치는 자들이야 말로 파쇼겠죠.
법적, 도덕적 문제만 없다면
그리고 스스로 책임을 질 수만 있다면
무슨 주장을 해도 괜찮을 곳이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3.
모든 집회와 시위는 정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를 표명하고 뜻을 관철시키기 위한 모든 행위는 정치 행위입니다.
정치적 행위라는 게 절대 부끄럽고 더러운 일이 아님에도
일부러 정치색을 배재한다는 사실을 먼저 내세워야 했던 학생들에게
기성세대의 말석쯤에 앉은 40대 초반 아재가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의 목소리를
전과는 다른 기준의 삶을 대표할 정치세력이
여전히 부재함에 대해서 말입니다.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4.
오늘의 일이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무의미하게 흘러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할 겁니다.
'국민 정서법'이라는 말로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체적 진실을 요구하는 입장에서는
그 공감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을 겁니다.
다만, 힘이 있다 해서 끝까지 걸을 수 있을 거라는 장담은
누구도 할 수 없겠죠.
그저 후회가 남지 않도록 활동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시로 씁쓸해지는 기억밖에는 남지 않을 테니까요.
 
5.
어쩌면 저는 지금의 20대로부터 희망 비슷한 걸 찾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세상이 변했고 사람이 변했지만
정치만은 여전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정말 많은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음에도
정치 시스템만은 물리적 시스템과 괴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을 바꾸는 데에는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사고를 갖고 있는 세대가 훨씬 더 유능할 겁니다.
그러니,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부디 적극적이길 바랍니다.
그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수도 있으니까요.

댓글
  • 어리버리왕 2019/08/23 21:56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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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니네 2019/08/23 21:57

    '정치적 행위라는 게 절대 부끄럽고 더러운 일이 아님에도 일부러 정치색을 배재한다는 사실을 먼저 내세워야 했던 학생들에게기성세대의 말석쯤에 앉은 40대 초반 아재가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일단 내려서 추천 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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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명나그네 2019/08/23 21:57

    진심이 느껴져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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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킬트 2019/08/23 21:58

    '정치적 행위라는 게 절대 부끄럽고 더러운 일이 아님에도 일부러 정치색을 배재한다는 사실을 먼저 내세워야 했던 학생들에게기성세대의 말석쯤에 앉은 40대 초반 아재가 사과를 하고 싶습니다'
    이 부분에서 일단 내려서 추천 박았습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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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선약주 2019/08/23 21:58

    학생들의 정의와 40대 기성세대로서의 정의... 뭐가 다른 건지요?
    말그대로의 공정 혹은 현실적인 대를 위한 소의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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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승부 2019/08/23 21:58

    좋은 글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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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비두비 2019/08/23 22:00

    상선약주// 그야 제가 지금 학생이 아니니까 정확히 무엇이라 이야기할 수는 없겠죠. 다만 지금의 20대들이 바라보는 세상이 제가 바라보는 세상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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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녀킹 2019/08/23 22:02

    제가 말하고 싶은 바가 글에서 대신해주니 넘 좋습니다. 40대 중반 아재인 저도 글쓴님과 생각이 많이 틀리지 않습니다. 이런 글 써주셔서 감사하고 추천 박습니다. 이때까지 저의 정치적 생각과 행동을 후회하지 않습니다만 기성세대는 언제나 어린 세대들에게 부채감을 느끼고 부채탕감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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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주팔자 2019/08/23 22:07

    저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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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캥형 2019/08/23 22:09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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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골린 2019/08/23 22:12

    젊은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을 믿고 싶습니다. 과거 역사 속에 시대에 대한 청년들의 고민과 연대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없었겠지요. 하지만 이번 대학생들의 시위는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어떤 것이 증명되었으며 무엇이 밝혀졌습니까? 의혹만 있고, 해명에 대한 논의는 생략되었으며, 섣부른 믿음만이 진실인 양 외치고 있을 뿐입니다. 집회가 정치적인 행위여서는 안된다는 말이 웃긴 소리이긴 하지만, 최소한 우파 어그로 방송에 생중계되어 보이는 저 들의 모습이 과연 얼마나 과거의 청년이 했던 것처럼 부당함에 대한 항의인지 모르겠습니다. 진실로 젊은 청년들에게 부끄럽습니다. 부끄럽기 때문에 저들의 바보짓에 분개하는 겁니다. 일본은 젊은 세대의 몰락이후 아베같은 극우 정치인을 제어할 힘조차도 없는 늙은 국가가 되어버렸습니다. 저 대학교들이 저들의 행위를 비판할 학생집단의 연대 조차도 없다면 그것은 한국 젊은이들의 죽음에 대한 선언이고, 일본 십년 후가 한국의 모습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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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선약주 2019/08/23 22:22

    우골린/
    같은 기성세대로서 한 말씀드리자면,
    정황적으로 매우 일관성 있는 여러 의혹들이 있고, 해명이 매끄럽지 못한 겁니다.
    말이 의혹이지 무슨 의혹입니까 ㅎㅎ 사실로 드러난 과거의 일들인데. 당연히 위법적 성격에 대해 부정할 뿐인거죠.
    20대의 목소리를 멋모르는 어린 치기로 치부하시지는 말시길 바랍니다. 그들이 말하는 공정이 현정권이 그토록 갈망했다던 가장 기본적 원칙이었다는 사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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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승부 2019/08/23 22:26

    우골린/증명이 되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마라? 그것이야말로 위험한 사상입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님이 말하는 증명은 누가 하는 것입니까? 누군가는 의혹을 제기하고 누군가는
    해명을 하는 것입니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민주주의고, 그렇게 행동하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군사정권 시절에 박종철씨가 고문 살해 당했을때 증명을 가지고 움직였나요? 그때 증명이 되기 전에는
    움직이지 말라고 했으면 실체를 밝힐수 있었을까요?
    저는 조국장관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지 않으며 당연히 임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행동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는 선지자가 아닙니다. 진실을 모든걸
    알고 나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알기 위해서 행동하는 것입니다. 신념이 있다면 움직이는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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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크 2019/08/23 22:30

    선추천하고ᆢ
    제 관점에서도 우골린 님 의견과 같습니다.
    다만, 저도 이해가 안가는 그들의 바보짓을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회한다길래 십여명 있을줄알았는데, 삼백명정도는 되보이더라구요. 순수하게 바라보면, 나름의 견해와 시간을 들여서 나온것이고, 그냥 그자체를 인정해주고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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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크 2019/08/23 22:41

    상선약주/ 현 단계에서는 다 의혹이라 볼수있지요. 카더라와 사실을 섞고, 흠잡힐만한 것은 다 끄집어내서 부풀리는ᆢ
    해명은 청문회에서 공식적인 질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변하고, 그 답변이 미진할때, 해명이 매끄럽지 않다고하는거겠지요. 지금은 기사뿐인데 조후보자가 해명할 것도 없고, 해명할 필요도 없는것이지요.
    그래서 청문회에서 이러한 의혹에 대한 소명을 들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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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리듐 2019/08/23 23:02

    우골린// 그 의혹조차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고려대 입학처에 ㅇ의혹을 해명하라고 집회한겁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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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선약주 2019/08/23 23:18

    라크/
    의혹이라는 말은 권력형 입시비리의 위법성에 대한 의혹입니다. 밝혀진 수혜들은 실제 존재했던 사실이고요.
    예를 들어 자격이 되지 않는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조후보자의 동문이 대표로 있던 UN인턴에 참여한 것 말입니다.
    그 수혜들이 청탁 및 외압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의혹'들을 모두 차치하더라도 수혜사실만은 분명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위법성을 별개로 생각하더라도, 이런 사실들이 법무부장관후보자로서의 도덕성에 결격사유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몫이지요. 그리고 청문회에서 당연히 해명을 들어야하지요. 해명할 것이 없고 해명할 필요도 없는게 아니라, 당연히 해명해야하고 해명할 것이 아주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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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니아 2019/08/23 23:40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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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크 2019/08/24 08:11

    상선약주/ㅎㅎ 제 요지는 현 시점에서 기사에 대해 해명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청문회에서 해명을 해야하고, 그게 특혜였냐, 외압 청탁이 있었느냐.. 아니면 기득권으로써 해당시점 제도적 수혜를 받은거에 그친것이냐 등등을 들어봐야겠지요.
    같은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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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ack5707 2019/08/24 11:45

    3번 극공감!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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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가가생명 2019/08/24 16:26

    [리플수정]저도 자식 키우지만 자식들이 부모말을 듣나요?
    똑똑한 친구들일수록 더하구요.
    무슨 내로남불이니 주장한 삶과 다르니 하는데 그것도 딸의 진학에 조국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게 드러나야 말이죠.
    나중에 사실을 듣고나면 헛웃음만 날겁니다.
    웃기는게 저쪽에서 만든 국민 밉상들은 결국 대통령이 된다는거죠.
    어제부로 조국은 정치인이 되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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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m 2019/08/24 17:37

    40대 우익 아재겠지요.청년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한건 지금 집회는 그 배후세력이 너무 보인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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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랑민 2019/08/24 21:22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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