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사진은 펑하겠습니다만, 지난 주 월요일에 찍은 제 부모님 사진 한 번 올려봅니다.
41년생 아버지와 43년생 어머니.
정말 수사가 아닌 말 그대로 밥 그릇 두 개, 냄비 하나, 수저 두 벌로 살림 시작하셔서
자식 둘 낳아 대학, 대학원까지 공부시키시고
그래도 볕 잘드는 30평 대 아파트 한 채 지니시고
당신들 노후 준비 정도는 다 하셨으며
자식들도 빚 없이 집 한 채는 갖고 근처 마을버스 한 정거장 이내 거리에 모여삽니다.
꽃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전에 주택에 사실 때나 이제 아파트에 사시는 지금이나
온동네 병든 화초들 다 가져다 살려서 보내주시는 성북구 식물원장 급이시고
제 알기론 평생 험한 소리 한 번 안하셨고 뭐 작은 위반도 하신 적이 없으신 양반들이세요.
제가 이제 나이가 오십입니다만 아직도 부모님의 삶은 늘 존경스럽습니다.
저 날도 비오기 전에 꽃구경 나가자고 제가 떼를 써서 겨우 모시고 나갔었습니다.
제가 주말에 힘든 노동을 하는 직업이라 저 쉬라고 월요일은 안 된다고 하시는 것을
제가 고집에 고집에 고집을 부려서 나갔었죠.
좀 색다른 음식 잡숫게 하고 싶어서 제가 종종 가는 베트남 식당 모시고 가서
같이 식사하고 가게 안이 예뻐서 쥔장분께 양해 구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평생 조촐하게 사신 분들이라 그리 세련되지도 못하고
아직도 카메라 들이대면 표정부터 굳으시는 분들이지만
이 못난 자식 눈에는 인생 최고로 멋지게 잘 사신 노부부이십니다.
저도 한 삼심 여년 후에 제 사랑하는 양반과 함께 사진 찍으면
딱 요정도만큼의 모습만 나와줬으면 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다시비상// 제 소원입니다.
아부지 어무니 백 살까지만 제 곁에 있어주셨으면...
전대표적으로 실패한 케이스로 제부모를 꼽습니디만 뭐그게 인생이지요 ㅋㅋ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포차투// 무슨 사연인지를 모르니 함부로 말씀 올리기가 조심스러운 댓글이십니다.
그저 님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스페인족발// 말씀 정말 고맙습니다.
아버지가 정말 황소처럼 건강하신 분이셨는데 이제 지팡이와 친구로 지내시니 가슴이 아픕니다.
뭐옛날 사람들은 안맞는 사람들도 아둥바둥 열심히 살더라 무그런정도의 얘기지 특별한건 아닙니다 ㅋ
저는 잘 살아온 삶은 그 과정보다
가는 마무리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누구나 죽는 거 이 세상에 큰 미련없이 갈 수 있으면
스스로 자신에게 잘 살다가는구나 수고했다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슬픔은 남은 사람들 몫이고요
Tribe// 님 말씀도 새겨들을 만도 합니다.
마무리란 참 중요하니까요.
어머니도 늘 곱게 가는 것이 이제 마지막 소원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저야 뭐 맨날 곱게고 뭐고 갈 생각을 하들들들 마셔!하고 받지만요.ㅎㅎ
저도 한분계신 어머님 매달 생활비는 적접
갔다드리는데 갈때마다 농담으로 이번달
달력은 와 그림이작노하고 놀리는데
아직까지 살아계셔주는것만으로도 고맙고
집에만 안계시고 병원이며 학교며 모임에
잊지않을려고 달력에 채크하시는 어머니가
매번가면 이것저것 니좋아하제 며느리좋아하제
하면서 챙겨주시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삽니다..
24시알바// 님 어머님 무병장수하시고 님의 가족이 두루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리플수정]돌아가신 제 아버지가 40년생,
투병중인 어머니가 42년생이니..
제 부모님 연배와 거의 비슷하네요.
아버지는 경상도분이었지만,
과거 경상도남자의 편견과는 달리
다정다감한 분이셨어요.
일반 평범한 직장인분들과는 달리
해대를 나와 해외로 배를 타시며(기관장)
몇달식 출타하셨다가
돌아오시면 또 집에서 한두어달 쉬시는데
그때 가만있지 않고 항상 부지런히 집안일을 도우셨어요.
요리도 청소, 빨래정리 등등
쉬시는 텀에선
거의 어머니보다 더 집안일을 더 많이 하실 정도였을 거예요.
다만 술을 너무 좋아하셨고,
술만 드시면 얼마가 있든
주변지인들에게 지갑을 탈탈 터셨는데
술과 관련된 그 것 말고
가족들에게 다정다감하고
성실한 면은 닮고 싶었는데
그 부분은 쏙 빠지고,
술 좋아하고, 지갑 터는 것만 닮은것 같아요.
교사셨던 어머니는
저 낳고 복직 하셨을 때
그시절엔 이런게 있었다는데
야간고 다니는
(모르는)누나를 약간의 용돈주며
우리집에서 숙식케 하고
낮에 애기였던 저를 돌봐주게 했는데...(일종의 파트타임 학생 식모라 해야 하나요?)
그 누나가 밥통 설거지 하는 사이
입에 뭐 넣고 빨기 좋아했던
세살배기 저는
젓가락 한짝을 입에 물고
콘센트구멍에 넣었다가 감전사고 당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당장 교사직을 그만 두셨는데
괜시리 저 때문인 것 같아 한편으로 미안했고...
마흔중반을 넘어 장가도 못가
더 불효를 저질렀으며
직장 때문에 홀어머니 홀로두고
떨어져 생활했는데
혼자계신 어머니께서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너무 오랜시간 방치되어 마비가 회복불능상타까지 가게 된 것까지도
너무나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감성적 새벽시간에
본문에 우리 부모님과 비슷한 연배의
부모님 이야기가 언급되어서
주절거려봤습니다.
항상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겨울아이연// 제 아버지도 경북 출신이신데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정적인 분이세요. ㅎㅎ
제가 불펜에서 꼭 보고 싶은 글 중 하나가 님의 결혼 발표입니다.
행복한 가정 이루시고 어머님과 좋은 시간 많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리플수정]베레타//
헉;;;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 부모님, 누나, 여자친구...
가장 가까운 이들은 잘 만난 복이 있는 것 같아요.
저랑 여친 둘은, 정말 잘 맞고 좋으며
우리 어머니도 여친과 잘 어울리는데
여친 아버님께서 우리사이를 심하게 반대하세요.
우선은 11살차이에 제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
처음 뵀을 때,
한번 다녀온 것 아니냐고 쏘아붙이시길래..
다음번 찾아봴 때엔 증명서를 떼어 드렸는데,
그 이후에도 나이가 많아 좋은 아이 가지기 힘들겠다는 등
서로간 300km넘게 떨어져 있는데
장거리 연애와 주말부부는
나중에 서로를 지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아버님 생각입니다.)는 등
절 안좋게만 보시는데,
그래도 제 여친없는 삶은
이제 제게 아무 의미가 없게 되었으니
어떻게든 설득하고 극복해서
응원해주신대로
꼭 결혼하고 잘 살겠습니다.
베레타님 덕에 많은 기운을 얻네요.
남에게 따뜻한 기운을 주시는 것만큼,
항상 행복하세요.
평범한 삶을 사는게 가장 힘들다는 말이,,
베레타님의 글을 읽으니 공감이 가네요.
모두가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삶,,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소소한 행복이 소중함을 알고,,,
음,,,존경받는 부모님,,,멋진 따님,,,
모두 멋지십니다~^^
저희 아버지도 40년생이십니다.
여행을 별로 안 좋아하시고 집에 있는걸 좋아하시는데
심경의 변화가 생기셨는지 올해는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셔서
목요일에 가장 사랑하는 손녀랑 둘이 유럽 여행을 가신답니다.
대학생인 손녀가 학교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니까
휴학을 시키고 데리고 가십니다. ㅋㅋ
글 잘 읽고 갑니다~^^
삼십여년 뒤 그 분과 행복한 모습의 베레타님을 뵙고 싶네요:)
글 감사합니다
제 마음이 따스해졌어요...
킹캉MVP// 댓글 주신 것을 지금에서야 봤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아버님 유럽여행 즐거우셨으면 합니다.
님 아버님과 제 부모님 모두 건강하게 백수 누리시길.^^
ZICO// 정말 고마운 말씀을 주셨네요.
보잘것없는 글에 마음이 따스해졌다니 기쁩니다.
님에게도 온갖 행복이 다 찾아오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