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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절대적 고독과 압도적 카리스마... 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의 다섯 작품


열 아홉 번째 배우 포스팅의 주인공은
'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입니다.
풀네임은 Mads Dietmann Mikkelsen.
덴마크 국적의 배우로서
1965년 11월 22일생(生)이니 벌써 53세네요.
한 살 터울의 형 '라르스 미켈슨'도 배우입니다.
미드 [한니발 시리즈]에서의 '한니발 렉터',
[닥터 스트레인지]에서의 악역 '케실리우스'로서
엄청난 팬덤을 확보한 탑스타이자
메소드 연기에 일가견을 가진 연기파 배우입니다.
5개 국어의 자유로운 구사력도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게끔 했겠죠.
프로 발레댄서로서 상당히 긴 커리어를 가진 그는
뒤늦게 연기수업을 받아 배우로 데뷔했고
39세에 [킹 아더]로 할리우드에 진출했으니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인물이라 할 수 있겠네요.
나이를 먹을 수록 점점 더 빛나는 마스크,
수트를 완벽히 소화하는, 발레로 다져진 몸매,
깊고도 그윽한 눈빛,
매즈 미켈슨 특유의 굵은 저음의 보이스가
중년의 섹시함을 뒷받침하는 요소들이죠.
선(善)의 편에 섰을 때는 한없이 정의롭게 보이고
악(惡)의 편에 섰을 때는 소름끼칠 정도로
무서운 존재로서 느껴지는 매즈 미켈슨.
그러나 선악 어느 쪽에 있든
그에게 느껴지는 주된 정서는 절대적 고독입니다.
담배 피는 모습이 가장 멋진 배우로 인정받는 것도
그의 고독미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애연가라죠.)
압도적 카리스마와 함께 동시에 묻어나는
소탈한 매력도 그를 이야기할 때 뺄 수 없겠구요.
[더 헌트]에서의 열연으로
제 65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연기자로서의 운신의 폭을 더욱 넓히면서
본격적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매즈 미켈슨.
그의 여러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다섯 편의 영화를
그가 맡은 배역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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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07 카지노 로얄]
    (2006, by 마틴 캠벨)에서 "르 치프레"
서서히 몰락해 가던 [007 시리즈]에
산소호흡기를 들이대 새 생명을 불어넣은 수작.
그걸 가능하게 한 건
'다니엘 크레이그',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으니.
시리즈 사상 최고의 본드걸 '에바 그린'과
시리즈 사상 최고의 악역 '르 치프레'가 있었다.
또한 시리즈 사상 최고의 고문까지...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나는)
르 치프레의 불안, 우울, 분노 밑에는
'제임스 본드'를 향한 질투와 열등감이 흐른다.
포커판에서 두 배우가 주고받는 설전의 긴장감,
테이블 주위를 감싸는 냉랭한 공기,
연기의 앙상블이란 이런 것이다.
미켈슨이 덴마크 포커 국가대표까지 지냈음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전세계에 매즈 미켈슨의 존재감을 알린 출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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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 헌트]
    (2012, by 토마스 빈터베르그)에서 "루카스"
한 소녀의 사소한 거짓말이 공동체를 마비시키면서
결백했던 '루카스'에게는 사회적 낙인이 찍힌다.
때로는 항거하고 때로는 분노하지만
루카스의 인격은 서서히 죽임을 당하고
아버지의 낙인은 심지어 자식에게 세습된다.
일년 간의 투쟁 끝에 결백은 증명되고
관계는 회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들 '마커스'의 성인식,
통과의례의 징표로 선물받는 사냥용 엽총.
웃음과 포옹은 낙인의 상처를 봉합할 수 있을까.
사슴사냥을 떠나는 루카스와 마커스.
숲 속의 어둠을 헤매던 루카스를 향해 발사되는
한 발의 총탄.
쏜 사람은 어둠 속의 루카스를 보고 있지만
맞을 뻔했던 루카스는 그를 볼 수 없다.
밝은 햇살에 눈이 부셔서...
진실에 관심없는 마녀사냥이 초래한 낙인이
영원히 씻겨질 수 없음을 깨닫는,
그의 절망의 눈빛이 사슴의 그것처럼 슬프다.
삶의 무력감을 이렇게 표현한 배우를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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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2013, by 아르노 데 팔리에르)에서 "미하엘"
'하인리히 폴 클라이스트'의 소설인
[미하엘 콜하스의 민란]을 원작으로,
말(馬)중개상 '미하엘 콜하스'의 삶과 투쟁을 그린 수작.
영주인 남작에게 부당한 대우를 당한 후
스스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나선 그의 좌우명은
'세상이 멸망할 지라도 정의는 이루어져야 한다'.
엄격한 시민 윤리로 무장한 돈키호테인 그는
두 번에 걸쳐 중대한 선택을 한다.
인간사에 무심하듯 태연한 자연과 함께
매즈 미켈슨의 얼굴이 이 영화 자체이다.
삶의 희로애락에 초연한 것 같았던 그의 얼굴은
마지막 순간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모든 감정을 하나의 표정으로 드러내니...
그 미련, 그 후회, 그 공허, 그 황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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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틱]
    (2017, by 조 페나)에서 "오버가드"
플래시백과 개인사에 대한 구구절절한 묘사는 전혀 없고
대사도 거의 없다.
오로지 존재하는 건
끝없이 펼쳐진 설원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 뿐.
그러나 그 극한의 상황에서도
이타심과 연대를 향한 인간애는 발휘되니.
순백의 설원에 핏빛 코트를 입은 '오버가드'는
자신의 육체와 정신이 겪는 모든 고통과
처절하디 처절한 생존의지를
스크린 밖으로 고스란히 전염시킨다.
현실의 삶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냥 무너지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
이 영화는 분명 힘이 될 수 있을 듯.
손가락 끝 하나까지 이용해 온 몸으로,
심연의 감정까지 다 끌어내 가슴으로 연기하는
매즈 미켈슨은 실로 경이롭고 숭고하다.
생명이란 이토록 존엄한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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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폴라]
    (2019, by 조나스 애커룬드)에서 "덩컨 비즐라"
넷플릭스 기반의 따끈따끈한 최신작.
영화 자체는 B급, 아니 C급 감성이 뚝뚝 묻어나며
무리하고 황당한 설정들로 일관되지만
매즈 미켈슨의 매력이 그야말로 총동원된다.
장르적 기시감들이 넘쳐 흐르고
상황 설정에 있어서의 개연성은 실종됐지만
주인공이 매즈 미켈슨이기에 설득당한다.
오로지 배우의 매력에만 의지한 영화인데
매즈 미켈슨은 그걸 또 해낸다.
퇴폐적 섹시함, 완벽한 고독의 눈빛,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압도적 간지...
시리즈물로 이어진다면
나도 모르게 후속작을 보게 될 것 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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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어페어]에서 '요한 프리드리히 스트루엔시',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케실리우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진 어스'의 아버지 '겔렌 어소'로서의 그도
매우 훌륭했음은 물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독한 사랑을 그린 멜로장르,
포복절도할 코미디장르에 출연한 매즈 미켈슨도
한 번 쯤 보고 싶네요.
조금은 늦은 나이에
커리어의 절정을 맞은 그의 부단한 정진을
설레는 기다림으로 응원합니다.
댓글
  • flythew 2019/04/09 03:48

    저는 언젠가부터 감독이나 배우 따라서 영활 보진 않는데 미켈슨같은 배우는 아직도 따라서 봅니다.
    존재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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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전야 2019/04/09 03:51

    flythew//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는 희한한 경우를 매즈 미켈슨을 통해 확인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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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dradio 2019/04/09 03:51

    [리플수정]더 헌트를 봤을 때 이미 걍 믿어주고 싶은 배우로 저에게 각인이 되더군요. 폴라에서는 예상도 못 했는데 그 후덜덜한 O스신에 좀 당황했습니다. 사람 그렇게 안 봤드만 굉장허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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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astWall 2019/04/09 03:54

    포복절도까지는 아니지만 킬킬댈 수 있는 블랙 코미디 장르에서 출연한 모습은 [맨 앤 치킨]서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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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전야 2019/04/09 03:54

    sadradio// 저도 카지노로얄부터 눈여겨 보았다가 헌트에서 걍 뻑갔답니다.^^;; 폴라, O스씬도 미캘슨이 하니 설득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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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전야 2019/04/09 03:56

    EastWall// 포스터만 보고 별로일 것 같아 패스한 영환데 추천해주시니 한 번 도전해보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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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거없잖아 2019/04/09 10:26

    마스크부터가 독보적이죠. 한니발에서 렉터 박사역이 정말 잘어울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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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믹스넛 2019/04/09 10:36

    크으... 피곤한데 겁나 섹시한 얼굴
    마스크가 정말 멋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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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마사 2019/04/09 10:48

    킹아더에서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데뷔작임에도 베테랑 연기자처럼 여유있는 연기를 보여줬죠.
    그리고 장렬한 최후까지 인상 깊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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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gif4395 2019/04/09 11:10

    웨스턴 리벤지도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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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회말폭투 2019/04/09 14:10

    정육점의 비밀에서의 땀 많이 흘리는 대머리 노총각 이미지도 잘 어울렸죠.
    전 이 영화로 매즈 미켈슨을 처음 접했는데 007보면서도 동일인 이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필모 그래피보고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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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ulONeill 2019/04/09 14:24

    아틱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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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디안밥 2019/04/09 15:17

    [리플수정]2009년작 더 도어도 보태고 싶네요.
    두고두고 생각나는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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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타 2019/04/09 16:39

    개인적으로 로얄어페어에서 보여준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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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온 2019/04/09 16:40

    제임스본드의 영 좋지 않은 곳을 고문한 걸로 유명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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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iankin 2019/04/09 18:39

    요리하는 한니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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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요정 2019/04/09 18:47

    아~~이분은 저에겐 정말 궁금했던 배우에요.
    헌트를 통해 아마 처음으로 접했던 알게되었던 배우였고요
    아마 007에서 먼저 봤을거 같은데 그때에도 참 뭔가 무섭고 악역 전문배우구나 생각했는데..
    헌트에서 정말 넘나 강렬했던게 떠오르네요
    닥터스트레인지 엊그제 10분 보다 피곤해서 잠들었는데..ㅋㅋㅋ
    여기서도 정말 나오더라구요..초반부터요..
    폴라는 넘나 보고 싶어서 곧 볼려고요
    나머지 두영화의 소개도 넘나 감사드려요...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 배우 진짜 궁금했던 배우인데 이런 정보 넘나 감사드립니다!!
    올간만의 배우 열전이라..더더욱 고맙습니다!!
    갠적으로 가장 좋아라하는 비오는 저녁이 되겠네요...굿밤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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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효와이스 2019/04/09 19:19

    와우! 잘 읽었습니다.
    한니발 보고서 그 매력에 흠뻑 빠져버려서
    여러 작품들을 찾아보게 됐었는데..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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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hnMayer 2019/04/09 19:30

    정말 좋아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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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원 2019/04/09 20:23

    좋은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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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가가생명 2019/04/09 20:55

    입술이 섹쉬하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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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o.1덕주 2019/04/09 21:09

    매즈 미켈슨 배우가 나온 영화를 더 헌트와 아틱만 봤는데, 영화 내용이 그래서 그런가 눈이 한없이 슬퍼보이더라구요. 더 헌트의 라스트씬은 특히. 그리고 아틱의 경우 숭교함마저 느껴지는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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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돌스 2019/04/09 21:24

    멋진 배우죠. 이번 영화 아틱에서도 좋은 연기 보여줬습니다 아틱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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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달리까 2019/04/09 21:54

    한 10년만 젊었다면 이 사람이 프레디머큐리 역할을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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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좋은날 2019/04/09 22:00

    아.. 이 배우 멋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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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인 2019/04/09 22:14

    분위기 압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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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라니쌈촌 2019/04/10 00:09

    카지노 로얄에서의 미켈슨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쉬운 퇴장에도 불구하고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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