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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악의 택배 배송...

요즘 택배에 관한 내용이 가끔씩 올라오네요.
그래서, 저도 예전에 택배알바를 해본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중에 가장 최악의 하나인 건수(?)를 올려볼까 합니다.
때는, 김장철이었습니다.(여기서 이미 눈치채신 분은 아실 겁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터미널에서 물건을 분류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엔 정말 김장철답게 김장이 담긴 라면박스가 하나둘씩 들어왔네요.
당연히 크기가 라면박스 크기이며, 내용물은 김장입니다.
그 한 박스를 성인남성이 들기엔 정말 무겁습니다.
그런데, 이게 발효식품이라서 전날에 제 아무리 포장을 꼼꼼하게 해도 다음날에 도착을 하면,
일부 몇박스는 여지없이 터지는 바람에 김장물이 줄줄 흘러서
실외임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온사방에 진동을 하며,
아울러 전혀 상관없는 다른 배송물건까지 젖어 들게 해서 피해까지 입히고 맙니다.
이 날도 제 구역에도 일부 김장박스가 왔습니다만...
그 중 2박스가 왔는데요.
하... 운송장을 보니 힘이 탁 빠지더라고요.
2박스 전부다 한 집입니다만,
문제는 아파트입니다.
6층 높이의 아파트입니다.
안타깝게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입니다.
요즘 건물엔 "4"라는 숫자가 맘에 안들어(이유는 잘 아실 겁니다.) 3층 다음엔 바로 5층으로 표시되죠?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말 그대로 6층 건물의 6층 아파트입니다.
그런데, 주소도 역시 6층입니다. OTL......
부재시엔 경비실에 맡겨도 되지만 그 무거운 것을 경비실에 맡긴다는 것은 아무도 안좋아합니다.
그래서, 미리 전화를 걸어서 몇시쯤에 배송예정이니까 꼭 집에 계시라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고객은 당연히 집에 있겠다고 했죠.
이제 시간이 되어 그 쪽 아파트에 배달을 하게 됐는데요.
문제는,
6층에 사는데,
1박스씩 갖다주고 두 번 오르락내리락 하느냐
아니면 힘들지만 그냥 2박스를 다 들고 한 번만에 갖다주고 빨리 끝내느냐...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엄청 무겁지만 2박스를 다 들고 단 한 번에 갖다주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그 무거운 2박스를 들고 3층정도 올라가니 도저히...ㅠ
일단 3층에서 한 숨 좀 쉬고 마지막에 6층까지 겨우겨우 올라갔습니다.
고객은(30대후반쯤 되는 아줌마임) 걍 복도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물건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택배왔습니다. 김아무개님 맞죠? 라고 물으니 예...하고 짧게 대답만 하고 쳐다보기만 하네요.
수고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도 없고 걍 물끄러미 바라보기만...ㅠ
본인 맞으세요? 하고 물으니 예... 하고 역시 짧게 대답만 하고...
여기 본인 이름을 정자로 서명부탁드립니다하고 운송장을 내밀었더니 걍 본인 이름만 적어주네요.
그러고나서 끝;;;
하.... 수고했습니다라는 말 한마디와 시원한 물이라도 한 컵 주면 참 고마운데...
이마저도 없습니다.
허탈한 마음을 감추고 계단을 내려오지만 다리에 힘이 그냥 빠지더라고요.
단가가 겨우 700원... 그 무거운 김장박스가 2박스...
곱하기 하면 1,400원...
눈물이 나네요. ㅠㅠ
그렇다고요... 긴 내용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ㅠ

댓글
  • midsummer 2017/02/05 22:33

    세상에는 남의 고통따위는 안중에도 없는것들이많죠
    물한컵주기 그리아깝나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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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뽕맨 2017/02/05 22:36

    부근의 마트에 가서 제가 직접 생수를 사서 시원~하게 마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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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터헹복 2017/02/05 22:34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가장최악....이라고 하셔서 좀 더 쎈걸 기대했는데 기대엔 약간 못미쳐서 아쉽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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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뽕맨 2017/02/05 22:37

    님께서는 어떤 것이 가장 최악인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이게 가장 최악중의 하나였습니다.
    기대에 못미쳐서 죄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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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터헹복 2017/02/05 22:53

    아..나쁜 의도는 아닙니다..
    정말 고생하시는 거 압니다..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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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FU 2017/02/05 22:37

    돈주고 서비스 받는건데 뭘 감사표시를 하느냐 당연한거 아니냐는 생각하는 사람 많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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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뽕맨 2017/02/05 22:41

    의외로 많습니다.
    그때는 개인이 부치는 택배비가 못해도 6~7,000원 이상이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이 택배비 그정도 받아가니까 당연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대다수였거든요.
    현실은 그게 아닌데 말입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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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lvia♬ 2017/02/05 22:41

    라면박스가 아니라 한 트럭이라도 배송을 해줘야 하고 그에 합당한 비용을 받으면 되는데
    그런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택배기사가 고생하고 돈 내고 이용하는 소비자가 무개념이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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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뽕맨 2017/02/05 22:44

    그때는 대부분이 그랬었죠.
    하지만, 지금도 일부는 그렇지만 이제 하나둘씩 알려지고 나니까 대접이 어느정도는 나아졌지만,
    택배단가만은 예나지금이나 그대로라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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