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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도 시골입니다. - 시골마을의 일상 -

원글 : https://todayhumor.com/?humordata_1807363



어떤분이 시골마을 텃세에 대해 글 올려주셔서

제가 제주도 내려와 겪은 텃세에 대해 한번 말해볼까 합니다.

(술먹고 적었는데 다 적고 보니 제가읽어도 너무 길고 뭔소린지 모르겠습니다..ㅠ)




저는 5년전에 제주도 애월쪽에 내려와서 

1년의 준비기간을 갖은 후 조그마한 건물에 년세로 식당을 시작했고,

2년정도 장사를 하다가 건물주를 못견뎌 옆동네에 작은 집을 지어 이전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겪은것 처음 가게자리를 잡는거였습니다.

뭐 시골살이, 특히 마당이 있고, 텃밭이 있는 그런집이 아니라면야 생각보다 동네사람들과 부딛힐일은 없습니다.

저 사는 애월만 하더라도 시골집도 많지만 빌라도 많아서 딱히 부딛힐일은 없거든요.



문제는 가게자리를 찾으면서부터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참 부동산법 우습게 알더군요.

총 세번이나 계약이 파기되었었고, 그중에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었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계약 후 건물주의 사정으로 계약이 파기되면 계약금의 2배를 물어주어야합니다.)

1.5배 물어준사람도 있었는데 그것가지고 얼마나 생색을 내던지.....

심지어 가계약서에는 주민등록번호도 가짜.....



우여곡절 끝에 조그마한 건물을 임대했는데 전에는 집으로 살던 건물이라 장사를 할거면 2배의 년세
(제주도에는 월세가 아닌 1년단위의 년세로 지불하는경우가 많습니다.)
를 내라고 하길래 울며겨자먹기로 받아들였는데,

이거따지고, 저거따지며 계약서에 도장찍는데만 3개월이 걸렸네요...

인터넷에 나오는 이쁘게 꾸민 시골집은 커녕 우중충한 외관을 전혀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니

을씨년 스러워서 간판에 불을 안키면 가게인지도 모를법할 정도였습니다...



어찌저찌 계약을 하고 공사 들어갈때쯤, 이장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도시라면야 왜? 라는 생각이겠지만 시골은 시골이니까 음료수 한박스 사들고 갔더니만

첫마디가 

"너 사기꾼이지?"

에휴....

젊은청년이 시골와서 장사한다면 도와주고싶은마음 절로 들겠다만

참 사람 범죄자취급에 행실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알아서 해라 라는식이니....




가게 인테리어공사를 하면 건물주는 시도때도 없이 와서 말도안되는걸로 트집을 잡으며

무릎꿇고 형님형님 하며 받들여모시기를 원하더군요 (그떄당시 제 나이가 20대 후반이였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모지란놈이라고하며 쌍욕을 퍼붓는데 

뒤엎어버리기엔 너무 이미 일 다 벌려놓고 회사까지 때려치고 제주도에 내려왔는데...

참을인을 세기며 공사를 마치고 장사를 시작했더니

그놈의 건물주는 일주일에 두어번을 들락거리며 사람 성질을 긁고

(아니 안맞은면 안오면 되는거지 궂이 찾아와서 긁는건 뭐여?)

결국엔 고성은 기본에 주먹질 직전까지 갔습니다.

(CCTV 있는거 알면서도 왜그럴까....)




마을 이장은 가게 입구 막는 큰 공사를 통보도 없이 징검다리 연휴마다 진행시키고, 

공사하는 사람에게 따지면 왜 공사하는 사람들에게 공손하게 대하지 않느냐, 너보다 어른인데! 라는 논리로 나오고..

장사못해서 피해보는건 누가 보상해줄거냐 라는 질문에는 나라에서 하는건데! 라며 나몰라라 식이고..





동네 사람들도 저를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은근 불편하게 만들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동네 은행에 가서 통장을 만들다가 대학교 학생증이 그 은행거라 학력이 동네에 소문이 났습니다.

그 다음부터 호칭이 선생님으로 바뀐건 함정......

누군 본인 자식 과외까지 해달라 하더이다.

근데 은행도 웃기지 그걸 왜 소문내지??





제 장사도 처음이라 힘들어죽겠는데 건물주의 횡포에 탈모에 우울증까지 와서

딱 1년된 시점에서 이걸 더 해먹어야해? 라고 고민하고있는데

2년차 접어드니 건물주가 장사 더 할거야? 라고 하더군요.

5년계약인데..

안그래도 성질나 죽겠는 상황이였는데 

하필 또 어머니가 외가쪽 식구들이랑 놀러오셨다가 그인간이 아들 욕하는 꼴을 보고야 마셨습니다.



더이상 이 가게에서 장사를 하는건 안그래도 타지생활 하는 아들 걱정하시는 어머니 가슴에 대못 하나 더 박는 꼴이겠다 싶어

2년 딱 채우고 보란듯이 옆동네에 건물을 올려 이전을 하게 되었지요.

나오면서 그 건물주, 이장이했던 언행들을 녹취해놓은게 이미 많이 쌓여있는 상황이라 조취를 취할까 하다가 

새로 짓는 건물이 예상보다 공사가 길어지며 일단 보류하게 되었습니다.

얼굴을 안보니 마음이 평온해지더군요.

애초에 근처 사는것도 아닌 건물주 얼굴을 왜그리 많아 봐야하는지 ㅡㅡ




새 건물을 짓는것도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뭐 시골이라 그렇다기보단 누구나 다 힘들다고 하더군요

민원때문에요....



이집저집에서 별에 별걸로 민원이 들어왔는데

소음, 먼지 이런게 아니라 듣다보면 결국 본인에게 유리한 무언갈 해주길 원하더군요...

공사장에서 일하시던 모든분들이 입을모아 하는이야기가 

본인들은 공사장에서 을이지만, 건축주는 동네에서 을이라고....

누구는 나무사다드리고, 누구는 지붕 보수해드리고...

도구는 왜그리들 훔쳐가시는지 원....




다행히 지금 동네는 제가 건물주라 그런지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가끔 마을 행사를 하면 수금하는 정도? 일까요 




아 찬조금도 웃긴게 이전가게는 애월읍 체육대회 한다고 찬조금을 100만원 달라더군요 

심지어 가게 공사중인 상황에서요









3줄 요약하면

1. 전에 만난 건물주는 대화가 전혀 안통했다.

2. 이주민을 고운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는 드물다.

3. 내가 잘난놈이란걸 알게되면 어르신들의 대우는 조금이나마 달라진다.

입니다.








너무 안좋은 이야기만 한거같은데 

사실 좋은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단골손님들도 다들 성격이 천사같으시고, 동네 할머님들이 특히 그렇게 잘해주십니다.

호박도 가져다주시고, 양배추나 무우같은것도 쓰라고 가져다주시고요.

얼굴 마주치면 매번 장사 잘하라고 응원해주십니다.


제가 겪은일이 너무 다이나믹해서 그렇지요..ㅎㅎ

좀 더 자세히 쓰고싶지만 요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쓰면서 또 떠올라서 화딱지 나네요
댓글
  • mystmoon 2019/03/30 00:08

    저는 일때문에 섬에 있었는데, 거기에 중국집 새로 차린 분이 고생하시는 거 보고 정말 섬에서 장사하면 안되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그 외진 섬에 읍내도 아닌 구석에서 장사하는데 월세 300낸다는 말 듣고 좀 놀랬습니다..당연히 먹으러 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새로 지은 중국집은 항상 한가하더라구요... 반면에, 기존부터 있던 중국집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마을 내에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서 새로 생긴 중국집 가는게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참 너무한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저와 주변 사람들이 그 가게에 많이 팔아줬던 기억이 나네요..

    (2ngSQe)

  • 인델리 2019/03/30 01:51

    저도 언젠가는 서울과 멀리떨어진 한적한동네에 사는게 꿈인데..하도 이상한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으니 많은생각을 하게되네요

    (2ngSQe)

  • 큰일 2019/03/30 02:28

    저도 일때문에 이제 1년정도 제주도 와서 살고있는데..
    물좋고 공기도 좋은 제주도에서는 살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젊은분이고 나이가 있으신분이고 대화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질 않아요 ㅠㅠ
    기본적으로 '타지인' 이라는 색깔을 입히고 보는게 너무 당연시하고
    어떤 근간에서 나오는것인지 잘 모르겠는 그들만의 프라이드가 있는데
    자격지심인지 뭔지 서울에서 왔다고 하면 저 자신감을 엄청 내세우려고 합니다..
    아직 길에서 담배피는 풍경도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고
    온라인 쇼핑은 믿을만한게 못 된다며 꺼리는 등
    확실히 고립되어 있어서 의식이 10년 전 정도로 되돌아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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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크2개량형 2019/03/30 03:03

    시골은 보통 한번씩은 외지인들에게 사기를 한번씩 당했다고 봐도 될겁니다...(제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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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역미역미역 2019/03/30 03:08

    저도 그냥 제주도에서 산지 1년 되어가요 ㅎㅎ
    저는 하가리 쪽에 타운하우스라 다행히 큰 텃세없이 지냈는데요...
    지난 주에 비양도에 놀러갔다가 커피 한잔 하는데 거기 사장님도 그러시더라고요... 장사 안 되는 것보다 텃세때문에 이걸 접어야 하나 싶는 심정이라고 ㅎㅎㅎ
    진짜 제주는 섬이라 그런지 젊은 사람들 생각도 의위로 보수적인 경향이 많고 옛날 사고방식이 많이 남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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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원대학총장 2019/03/30 03:18

    이게 케바케일 수도 있는데 시골사람이고 원주민 입장에서 듣고 봤을때 어느정도 맞는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찬조받는거 봤습니다. 근데 식당은 아니고 공장같은데 찾아가서 면민 운동회할때 찬조나 음료수 같은거 해달라고 부탁 혹은 땡깡을 하기는 합니다.(이장 캐릭터마다 틀림. 식당도 털수있음. 아예 안털수도있음.)
    원주민은 알지못하는 돈을 요구합니다.(부녀회 가입비, 마을운영비)
    말안들으면 야비한 방법을 씁니다.(가로등 끄기_농작물훼손이라고ㅋ, 경운기나 트랙터로 외길 막아두기, 쓰레기 쌓아두기 태우기)
    씹는거 엄청 좋아합니다. 별일 아닌거 갖고 욕하는데 아마 집앞에 택배 박스 쌓여있으면 그걸로도 욕할겁니다. 근데 뒷담화는 어디나 있는데 시골은 좀 응집력이 있고 할일이 없기 때문에 더 심한거 같아요.
    개인적인 생각은 동네마다 틀리기 때문에 어느정도 편차는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시골에서 도시로만 살았기 때문에 확실하게 알 수는 없네요. 그리고 시골 사람들은 마을에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인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도시사람은 같은 빌라 사람들도 데면데면하잖아요. 근데 시골은 인사안하면 싸가지없다고 바로 욕해요. 모르는 얼굴이라도 인사하고 지나가는게 좋아요. 그럼 도시사람답지 않게 착하다고 칭찬해요. 그래놓고 조금 잘못하면 도시놈들이라고 욕함ㅋㅋㅋ
    아 그리고 얼마전에 겪은 일인데 다른 동네갔다고 집앞 외길을 트럭으로 막아놨길래 차 좀 빼달라고 했더니 여긴 자기 땅인데 왜 빼달라고 하냐고 화내길래 심드렁하게 "우리동네에는 안그러는데요. xx에서 왔어요. 차 빼주세요" 라고 하니까 암말안하고 빼더라구요. 진짜 타지사람들한테 꼰대짓 졸라 많이 하겠구만 싶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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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끄미 2019/03/30 03:41

    저희 아버지도 민원 많이 받으셨지요.... 글을 보니 그 생각이 먼저 나네요. 사기꾼이 사기치려는 거에 안 넘어갔더니 그 사기꾼이 동네방네 우리가 사기꾼인마냥 소문을 내서 처음에 고생 많이하셨죠.. 지금도 가는 모임만 나가시고. 5년 정도 지나면 태도가 많이 바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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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9/03/30 05:14

    언제 어디서든 갑질할 기회를 시사탐탐 노리는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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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winkle_Bz 2019/03/30 07:20

    애월읍은 애월리 가까운 곳이 텃세 심합니다.
    애월리 벗어나면 타지분 신경 별로 안 써서 그나마 괜챦아요.
    그래서 같은 읍단위 도시중에서 애월이 발전이 느린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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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료후 2019/03/30 08:46

    최선을 희망하되,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라. -영국격언
    이거 아니면 안 되는 상황에 스스로 들어가면 휘둘리게 되어있어요. 언제나 B플랜을 마련해 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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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닝 2019/03/30 09:00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ully61&logNo=221408645850
    귀촌 생각 하시는분은 읽어볼 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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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오리소라 2019/03/30 09:33

    도시인심 삭막하다고 해도 텃세같은거는 거의 없고
    그냥 오가며 엘리베이터나 계단같은데서 만나면 서로 인사하는 정도...
    좀더 오버(?)하면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꼬마에게 간식을 나눠준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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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미자 2019/03/30 09:51

    강원도 계곡가에서두요.
    메이커 치킨 트럭이 마을에 돈줘가며 장사하는데
    술팔지말아라. 뭐하지말아라. 그래서 사장님 사놓은술 팔지도못하고 닭사러온 손님들한테 드시고가시라고 꽁짜로 주시더라구요..  주민한테 트럭장사하는거냐구 물었더니 거기왜가냐고 지네 동네 가게에서 시켜먹으라고 화도내시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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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재건위원 2019/03/30 10:38

    그럼 돈벌로 온 외지인을 반기랴?
    언제 떠날지도
    모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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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아빠 2019/03/30 10:50

    결론; 수모참고 돈모아서 건물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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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냥이신랑 2019/03/30 11:25

    자기 살던데보다 못사는데 가서 사는 것 아니예요.
    그게 지방이건 국가던 간에...
    자기가 살던게 있어서 자연인 수준으로 모든 것을 다 버리는 것 아니면 대부분 못 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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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진돼징 2019/03/30 11:28

    또라이는 어딜가나 있다곤 하지만, 금전 요구 하는건 시골이 훨씬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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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코딱지 2019/03/30 12:13

    거기는 뭍사람이라고 부르더군요
    고생하는거 보고 제주도는 이민이구나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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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라인 2019/03/30 12:15

    지금 육지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일이 보편적이진...
    저런사람들이 있다는게 어처구니가 없긴하네요
    이나라 어딜가도 이상한 사람들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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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U 2019/03/30 12:39

    입도 4년차 넘어갑니다~
    괸당문화 엄청나죠.
    직업특성상 전국 많이 돌아다니고 6개월이상 살아본 데가 10군데정도 되는데
    제주도는 정말 상상초월이죠.
    2년쯤 됐을때가 정말 최악이었죠.
    그나마 요 동네에선 나은 나름 전문직이라 살만했지.
    시골 동네 장사하러 갔다 생각하면 끔찍하네요.
    그래도 요즘은 제주시내 이주민, 리턴족(대학 직장생활하다 돌아온...)들이 많아져 조금은 살만한 듯 합니다.
    몇년전에 제주도 계급을 주창하신 분이 계셨죠.
    제주 출생 계속 산사람 성골
    제주 출생 리턴족 진골
    부모중 한 사람이상 제주도 6두품(요건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리고 평민...
    살당보민 아~그렇구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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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롱혼 2019/03/30 14:18

    대충 제주아재님 가게 어딘지 알겠는데 그쪽은 텃세 심할 수 밖에 없음 너무 애월에서도 중간 안쪽 부근이라.... 저는 오히려 요새 어디 가게가도 사투리로 주문 못해요 제주분들 거의 없어서... 사투리썼다가 듣는 분 멈칫하는거 보면 다신 쓸 수 없다는... 너무 시골만 아니면 요샌 그러는 분들 거의 없는데요 제주도사람 다 그렇게 볼까봐 살짝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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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디피치 2019/03/30 14:46

    시골 텃세도 답없긴한데 실제로 타지 시골에 오는 사람중에 범죄경력있는 사람도 꽤 되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한적한 동네 이사오면  경계부터 하는건 어쩔수 없어요.   귀촌하려면 아는사람의 아는사람이라도 아주 조금의 연고라도 있는곳에 가서 누구누구네 아는사람 이사온다 이런 얘기라도 마을사람한테 전해놓고 가는게 그나마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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