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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남성정장(수트) 관련 잡설

  요 밑에 정장관련 질문이 있어서 아는 건 없지만 하나 적어봅니다.


  남성복은 디자인이 여성복만큼 다양하지 않고 그나물에 그밥이죠. 유행도 좀 돌고 도는 느낌이 있고...

특히 예전에는 맞춤복이 강세였지만, 비용과 번거로움 등으로 기성복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말 나온김에 맞춤복의 특징 중의 하나였던 (과거형으로 쓴 이유는 다음에...) 비접착식 정장에 대해 적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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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복은 디자인의 화려함이  아닌 얼마나 옷선이 깔끔하게 나오는가와 몸에 편한가가 핵심입니다.


 이걸 달성하려면 옷자체가 패딩같이 두툼하면 안되겠죠. 그리고 옷자체가 탄력이 있어야 합니다. 

 하늘거리는 여성복과는 개념이 다르죠. 그러면 얇으면서도 탄력있고 형태가 나오려면????


 그냥 옷감 가지고는 안됩니다. 모양을 잡아주는 내부천(안감)이 들어가죠.  업계용어로는 싱(일본식 용어)이라고 합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싱으로는 "광목" 이 잇습니다. 물론 한 종류의 싱만 들어가는게 아니라 여러종류의 싱이 부위별로 사용됩니다. (원어로는 Canvas입니다.)




  ( 수트안의 Canvas(싱) 배치 )



  이 안감이 양복천 안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따로 놉니다. 자동차로 보면 프레임 차체에 외판을 용접하지 않은 것에 비유하면 되겠지요. 당연히 안감과 양복천은 붙여놔야 됩니다. 그런데 뭘로????


  가장 좋은건 바느질로 안감과 양복지를 꿰메는 거죠. 어머님들이 이불안감을 빨래 후  이불외피와 바느질 하시는걸 연상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게 아닙니다. 

  일단 실이 가늘어야 되고 양복지와 밀착이 잘되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당김이나 밀림이 없이, 바깥쪽으로는 실이 거의 노출안되게 안쪽으로 꿰멥니다. 



  이부분은 제봉틀로 스티칭하면 잘 안되죠. 전부 전문가들의 수작업입니다. 이발사들의 가위질은 차원이 다르듯이, 전문 재단사의 바느질 또한 마찬가집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양산용으로는 부적합하죠. 


 그래서 해결책이???  접착제로 붙여보자.... 접착식 양복의 탄생입니다.


 원래 양복은 접착식인데 이걸 계량한게 비접착식이다라고 알고 계신 분이 있는데, 원래 양복은 비접착식이 기본입니다. 원가절감으로 현재 접착식으로 발전(?)된거죠.


 그런데 이때 접착제는 오공본드?? 당연히 못씁니다. 녹말풀 계열 등 양복지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접착제를 쓰거나 아교를 습자지 같은 섬유에 도포한 테이프등을 안감과 양복지 사이에 넣어 스팀다리미로 눌러 붙입니다.   바느질은 꼭 필요한 곳으로 최소화 시킵니다.


  이 방식은 초기는 그럭저럭 괜찮죠. 몇번 세탁하고 나면 안감과 양복이 따로놀기 쉽상입니다. 반면에 비접착식은 세탁이나 기후에 따라 안감이 노는 현상이 없고 어느정도 입으면 오히려 바느질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이완을 반복해서 자리잡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좌 : 접착식  우 : 비접착식 : 참고로 맞춤복 업계 웹 이미지라 약간 과장은 있죠. ^^;;)



 그래서 비접착식은 메일 수트를 입어야 하는 경우에 적합하고, 접착식은 걍 행사에 어쩌다 저렴하게 한번씩 입어주는 용도에 추천할 만 합니다.  용도별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접착식도 나름 가성비의 장점은 있습니다.)


  예전에 국내의 모 기성복 업체가 고가 시장을 공략하면서 비접착식이라고 크게 TV광고하는 바람에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졌는데,  맞춤복이 비싸서 기성복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인데, 어찌된게 요즘은 비접착식 기성복이 맞춤복 빰때리게 비싸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웃긴건 요즘은 맞춤복 업계에서도 접착식으로 주문받는 경우가 있어서 이제 맞춤복 = 비접착식은 과거의 공식이 되었습니다.  그와중에 많은 쟁쟁한 재단사 장인분들은 은퇴를 하셨지요.(이것도 이용업계와 비슷)


 과거 기능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게 남성복 기능인이라고 하는데 과거에 비해 명맥이 많이 끊어진거죠. 그러다 보니 남아있는 맞춤복 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안되니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물론 기성복 중에서도 비접착식도 엄청 비싸졌고, 저렴한 기성복 시대가 되었지만...... 

오히려 잘만든  슈트는 기성복, 맞춤복 공히 물가상승률보다 크게 올랐다고 하네요.


 참고로  잘만든 접착식 정장을 식별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깃(Lapel+Collar)의 안쪽을 비교해보면 완성도를 알 수 있죠.




 (하얗게 점을 뿌린듯한 부분이 바느질 부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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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수트를 구매하러 갈때에는 입어보고 나서 어깨를 투수 투구폼처럼 돌려보세요. 자주 입는 정장은 어깨가 편해야 됩니다. 물론 기성복이라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겠지요. ^^;;


 


 








댓글
  • 기가 2019/03/08 22:51

    감사합니다.

    (rNpJwf)

  • 리바이던 2019/03/08 22:57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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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트맨포에버 2019/03/08 22:58

    좋은 정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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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가손 2019/03/08 22:59

    요즘 중저가 맞춤 정장도 거의 반정도 기성복식으로 만들어 놓고
    맞춤식으로 만든다던데 맟춤 정장 고르는 팁같은거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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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드맨91 2019/03/08 23:02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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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불성 2019/03/08 23:04

    불가손// 디브이디 프라임의 우석삼촌님께서 예전에 관련 글을 올리신게 있습니다. 링크한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것 같네요.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7800245

    (rNpJwf)

  • Matt 2019/03/09 01:44

    형저백?

    (rNpJwf)

  • gutop 2019/03/09 02:00

    양복업계에 계신가요? 저희 아버지께서 양복부문 명장1호이신데요 한 40년이상 소공동에서 양복점하다가 요즘은 정장 배우려는 사람있으면 가르치고있습니다 언제 한번 쪽지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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