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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하나 없는 40대

지금 48세
결혼한지 20년
지방 시골 고등학교 나와
좋은대학을 진학한 친구 없고
하나같이 고졸 후 사회에 취업
그중 잘된친구들은 시골 땅을 팔아
음식점 옷가게 노래방 등등 운영했었음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들 모임 많이 했지만
모임이란게 꼭 술을 먹게 되고
술을 먹으면 꼭 싸우게 됨
사무직과 공장직이 서로 다른 모임을 만들고
서로가 서로를 욕하며 만나면 싸우고......
30대가 되면서 몇 안남은 친구들은 금전관계로 싸우고......
지금으로부터 딱 11년전에
고향친구 아버님 돌아가신 자리에서 친구들끼리 모였으나
거기서도 싸움나는걸 보고
나 니들 그만 볼란다...하며 모든 연락처를 지웠고
연락이 와도 시큰둥하게 받고, 경조사도 찾지 않았네요.
지금은 부모님도 시골마을에 안계시고 따로 내려갈 이유도 없고
이렇게 저는 11년동안 친구란 존재가 없이 살았습니다.
자식이 묻습니다.
아빠는 왜 친구가 없어?
친구란 너가 살면서 느껴보면 알겠지만
니 옆에 항상 있는 사람이 제일 좋은 친구야
아빠 친구는 니 엄마야.
내 아버지는 가족을 개잡듯 잡고 독불장군으로 살다가
내가 집을 나오고 어머니마저 집을 나오시고 연락을 끊었고
그리친하지 않은 친척도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내 어머니가 무식하고 못산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맨몸으로 도망나와 좀 도와달라던 내 어머니들 매몰차게 외면했던
외가 친척들도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단 1% 후회도 없이 너무 편합니다.
너무 좋습니다.
주말이 너무 편합니다.
못먹고 못입고 나 하나만 보고 사신 어머님을 모시고
맛난거 먹으러 다니다가
이제는 한달에 한번씩 조금 멀리 여행을 갑니다.
넉넉하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아직은 국내여행만 다닙니다.
가난한집에서 살며 그것도 중간에 집을나와 아무도움없이 살다보니
살림이 나아지기 참 힘들더군요.
굶으시며 나를 키운 눈물없이 듣지 못하는 얘기를 들은 후
아내와 자식도 할머니와 여행가는걸 싫어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조금멀리 가봅니다.
경상도도 가보고, 전라도도 가보고
주위분들께 말로만 듣던, TV에서 보던 맛난 음식을 먹으러 가면
정말 맛있게 드시고 고맙다 고맙다 하며 우십니다.
봄이오면 제주도를 가볼 생각입니다.
어머니께서 그러더라구요
친구 하나 없이 친척들 하나도 연락안하고 나 죽으면 장례 어떻게 치를거냐고...
엄마는 그렇게 당하고도 엄마 장례식에 친척들이 억지로 와서 앉아있는게 보고싶어?
말이 없으시더니 한참뒤에
나 죽으면 동해바다에 뿌려줘라
원없이 여행좀 해보게......
와이프가 그러더군요.
왜 남자는 나이먹고 효자가 되는지 알거같다고
지금 당신이 어머님한테 하는걸 당신 아들이 배워야할텐데........
추가글
일하다 잠시 어머니 생각에 끄적였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지 몰랐네요.
따뜻한 위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위로받을 사람이 아닌것 같습니다.
넉넉하지 않지만 부족하진 않습니다.
-------------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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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콩콩국수 2019/03/05 12:40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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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ON♥울동네특공대 2019/03/05 12:41

    글을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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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ON♥울동네특공대 2019/03/05 12:41

    아...보배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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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그랑죠_ 2019/03/05 12:42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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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00X32GB 2019/03/05 12:4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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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연[霞淵] 2019/03/05 12:42

    가끔은 그런부담이 있긴해여.. 부모님 장례식은 자식행사라는데.. 내엄마아빠 돌아가실때. 사람없고 썰렁하면 어쩌나.( 실제로 제 친조모상 외조모상때 기억이 있어서 더 그런지도) 내가 억지로라도 더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야하나...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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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똥꼬에맨소래담 2019/03/05 12:42

    저 역시도 그런 비슷한 상황 입니다 아내분은 다행이 좋으신 분을 두셨군요.. 제 아내는 아버지 모시자는 소리는 커녕 한달에 한 번 뵈러 가자고 해도 난리 치는 사람 입니다.. 집에서 카끌고 5분 거리인데도요.. 저 혼자 다니고 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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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AR☆★아빠 2019/03/05 12:42

    위로받을일도 아니고 ㅠㅠ 할일도 아닌듯
    그 상황 안에서 행복을 열심히 찾기위해 고민한 사람이 드디어 찾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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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부터가자 2019/03/05 12:43

    자기가 만족하고 살면 된거지만
    전 저런 삶은 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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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스C 2019/03/05 12:44

    저도 뭐 딱히 친구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음
    내가 행복하고 잘먹고 잘살면 됐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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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dern2 2019/03/05 12:52

    얼굴에 기름이 흘러야 여유도 있는데...
    40-50넘어서 삶에 찌들면 칭구고 나발이고 없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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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los 2019/03/05 12:53

    시댁이 100m도 떨어져 있지 않은데.. 1년에 4번 부모님 생일 + 명절.. 내가 가는것도 싫어합니다... 아이도 엄마를 닮아서.. 똑같고.. 엄마가 부모님께 하는것을 아이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그래야 나중에라도 자기가 무슨 짓을 한건지 알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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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pco003803 2019/03/05 12:55

    돈이 내친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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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hyWoody 2019/03/05 12:57

    펌이군요. 주변정황이 개떡 같을경우 자신과 착한이만 가려서 바라봐야 마음피고 살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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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린마젤 2019/03/05 13:00

    친구는 내가 힘들때 옆에서 힘이 되는게 진짜 친구요. 얘를 들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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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쓰 2019/03/05 13:05

    저도 친하게 지내왔지만 지보다 잘되는길을 처음부터 반대하던친구 나 힘들때 피하다가 지 힘들다고 연락하는친구 돈 꿔달라길래 그냥 한번 줬더니 또 꿔달라는 친구 끊어버렸습니다 지금 몇명 안남았지만 잘한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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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승빠 2019/03/05 13:08

    힙합대디 더콰이엇형님이 이런 가사를 남겼죠. 누가뭐래도 돈은 여전하겠지 친구란 놈들이 변해도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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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념품 2019/03/05 13:16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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