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재명은 철거민 관련 영상이 놀랍지 않았나요?

성남시에서 하는 행사에 철거민 관련 시위자가 기다리고 있다가 이재명에게 달려듭니다.
영상으로 보이는 걸로는 달라붙어 끌어안고 아마 넘어트리려고 흔드는 정도까지는 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4초경에 이재명이 오른팔을 돌리면서 밀치는 듯한 모션을 취하고 그 시위자를 칩니다.
그리고 경호쪽과 시위자쪽 사람들이 더 달라붙고,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영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투는 소리가 크게 납니다.) 18초 쯤 되면 사람들이 흩어지고, 그 안에서 달려들었던 시위자는 붙들려 바닥에 있고, 이재명 역시 누군가가 붙들어 떨어져 서 있습니다. 상황이 일단 진정이 된 것이죠. 그리고도 욕설과 고성이 오갑니다.
33초부터 어느정도 정리가 된 이재명이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밑에 큰따옴표 친 부분은 전부 이재명이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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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는 짓이야! 지금"
"저기, 경찰불러"
"다 구속시켜 이거"
"다 구속시키도록 해"
"어디서 불법행위를 하고 있는거야"
(이러는 중에 턱을 살짝 치켜들고 넥타이를 만집니다.)
(시위대 쪽 사람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목청 높여서 무언가 말합니다)
"이 양반아 항공사진 조작했다는 욕(?) 그거를 자백을 하는게 말이 돼?"
"이 양반아 맨날 하루에 10시간씩 음악 틀어놓고 시끄럽게 하면서 뭘 얘기하자는 거야"
"폭력으로 나를 갖다가 억압하겠다는 거야?"
(이 때 시위대에 둘러싸인 상황은 아니고 경호팀이 이미 안전은 확보한 상황입니다.)
"좌우간에 법정에서 보도록 해.""이 따위로 해가지고 말이야."
"야 이 사람아.""어디서 범죄행위를 하고 있어."
"이런 게 범죄 행위야. 폭력을 하는게"
"...(잘 안들림) 다 집어넣도록 해"
"아니 경찰불러 잡아 넣으라니까."
"이거 다 체포해. 현행범들이니까."
"뭐 다 폭행한 사람들 다 잡아."
"직원들 빨리 잡아."
"아까 그 폭행한 사람들 다 잡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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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은 여기까지 입니다.
 사실 저 집단과 어떤 백그라운드가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니 섣불리 말하는 건 어려울 수 있겠지만, 그냥 저 말하는 것만 봤을 때도 충분히 놀라웠습니다.
 가장 놀란 부분은 저 상황속에서 엄청나게 권위적이라는 것입니다. 저 사람들 중에 성남시민이 아닌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대한민국 국민이긴 할겁니다. 자기는 성남시장을 하고 있는 정치인이구요. 그리고, 그걸 떠나서 저기는 행사장이라 주변에 보는 눈이 엄청 많은 곳 같습니다. 영상을 촬영한 카메라도 있구요. 그런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다 구속시켜 이거.", "이거 다 체포해", "아까 그 폭행한 사람들 다 잡으라고." 같은 태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죠. 상황이 어떻든 간에 저런걸 직접 지시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부드럽거나 아량 넓어보이는 모습은 아니잖아요? 또 사실 "체포해" 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저 주변 경호하는 사람들은 경찰은 아닌 모양입니다. 분명히 경찰을 부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도 "체포해","구속시켜" 같은 말을 자연스럽게 하죠. 심지어 경찰이 오더라도 경찰이 원래 시장의 지시를 받는 상황은 아닐겁니다.(이 부분은 제가 잘못 아는 걸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에 대해 조금 착오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구사하는 문장이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어디서 범죄행위를 하고 있어.","폭력으로 나를 갖다가 억압하겠다는거야."  두 문장 다 말이 안 되는 문장은 아닙니다. 다만, 입으로 말하기에는 자연스럽지는 않죠. 변호사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시위하는 사람이 달려든게 물론 적절하진 않았지만, "폭력으로 나를 갖다가 억압하겠다는거야?" 라는 표현을 쓸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경호팀의 수나 구성으로 볼 때. 행사장이라는 상황으로 볼 때도 달려든 사람 역시 이재명이랑 곧 떨어질 것을 알았을 거 거든요.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잠깐 접촉하기 위해 달려들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이재명이 상황 인식을 잘못하는게 아니라면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더군요.
 저는 정치인이 그래도 시민들 앞에서는 권위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관저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사람들 만나러 나온 곳에서 정도는 말이죠. 표 줄 맛은 나야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걸 모를리가 없는 사람이 2분 넘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저러는 걸 보니 놀라웠습니다. 최근에는 당선 후 상황실에서 인터뷰 받다가 끊어버린 게 (이 상황과는 다르지만) 권위적이고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줬었죠.
  이재명 관련 여러 뉴스를 보다가 저 동영상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저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게 2016년 말이네요. 저는 저거 보자마자  '아 이거 대중정치인으로는 치명적이겠는데. 열혈지지자 빼고는 많이 빠지겠다. 큰 자리에 가서 큰 권력 잡으면 안 좋을 사람 같다.'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잘 나가더라구요.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