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789743

라이카로 칼핀 잡기 ; 오토포커스보다 빨라요!

본 글은 다음과 같은 분들을 위해 씁니다.
- 라이카 (RF 방식 수동 렌즈) 초보자
- 스트리트 포토그래피 초보자
- 오토포커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포커싱을 체험하고 싶은 분.
- 지금, 그리고 언젠가 노안이 오게 될 우리 모두.
이론적인 부분, 상세한 설명은 모두 생략하고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봅니다.
(20세기 교련선생의 말투로) 그냥 외워!
1. 카메라 : 풀프레임
2. 렌즈 : 35mm
3. ISO : 자동
4. 조리개 : F11
5. 셔터스피드 : 125 이상
5. 촛점링 : 6 feet (아래 사진에서 오렌지색 숫자)
0001.jpeg
이렇게 설정해 놓고 파인더 들여다보면서 구도 잡고 셔터만 누릅니다. 다른 건 아무 것도 건드릴 거 없습니다.
열심히 연습하면 파인더 안 들여다보고 카메라를 허리나 가슴 높이로 들고도 촬영 가능합니다.
신기하게도(!) 4피트에서 12피트 사이, 미터로는 1.2미터에서 3미터 사이의 사물은 '모두' 칼핀이 맞습니다.
촛점링을 6에 맞추었다고 해서 6피트에 있는 사물만 핀이 맞는 게 아니예요!!!
이 셋팅이 매우 유용한 이유는
1. 오토포커스보다 당연히! 훨씬 빠릅니다. 이미 촛점을 맞춰둔 거니까요!
2. 실내/외를 아우르는 막강영역입니다. 뛰어노는 아이들 모두 칼핀 맞습니다.
3. 라이카 포토그래피의 본질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일단 이 셋팅으로 연습해 보시고 더 많은 걸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존 포커싱 zone focusing 을 검색해 보세요. ^^
끝으로... (여기서부터 안 읽으셔도 됩니다)
사진을 처음 공부할 때 해석의 문제로 참 힘들었습니다. (전 참 바보거든요)
이를테면, '심도(depth of field)'라는 단어를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depth를 한자로 깊을 심자를 쓴 것 같은데, 깊은 정도인가요? 왜 깊이라고 하죠?
게다가, 심도가 얕다? 깊다? 얕다거나 깊다는 건 물의 깊이를 말하는 거잖아요. 심도가 얕은 사진이라고 하는 걸 보아도 왜 저걸 얕다고 하는지 모르겠고, 반대로 심도가 깊은 사진을 보면 저걸 왜 깊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죠?
국민학교 (죄송합니다, 저희 땐 초등학교라고 안 했어요) 1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파란불은 건너가고 빨간불은 서라'고 가르치셨는데, 세상에 파란 불은 없었어요. 녹색불은 있었지만요. 노란불은 '돌아가시오'라고 배웠는데, 돌아가라는 게 뭐죠? 가다가 돌아서서 가라는 건가요? 아니면 뒷걸음질을 치라는 건가요? 횡단보도를 건너갈 땐 뛰어가지 말라고 배웠는데, 왜 뛰지 말아야죠? 신호등 바뀌기 전에 빨리 뛰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횡단보도를 건너갈 땐 왜 손을 들라고 하는 거죠? 질문이 있다는 건가요? (전 참 바보거든요)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다가 정말 먼지 나도록 맞았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8살짜리를 마포(대걸레) 자루로 정말 죽도록 패더군요. 왜죠?
세월이 흘러서 운전을 한 후에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횡단보도 앞 정지선에서 일단 차를 정지한 다음 좌우를 살펴보고 가는 운전자는 요즘 말로 1도 없는 데다가 녹색 보행자등이 들어와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그냥 건너가는 차들이 수도 없기 많기 때문에 절대 횡단보도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면 안 됩니다. 아이들이 손을 드는 이유는 그래야 커 보이고, 조금이라도 운전자의 시선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슬픈 이야기 아닌가요? 그 시절에는 차가 참 드물었기 때문에 그 선생님께서도 차가 없으셨고, 어쩌면 어린 아이가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들면서 좋은 것 하나는 예전에 몰랐던 걸 하나씩 배우고 깨닫고, 예전에 미워했던 이들을 이해하고 용서해 줄 수 있다는 거예요.
'묻지 말고 그냥 외워!'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궁금하신 거 있으시면 댓글로 물어봐 주세요. ^^ 전 국민학교 1학년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누가 무얼 물어보아도 절대 때리지 않습니다. (하~하~하~)
> 혹시 잘못 쓴 내용 있으면 고수 분들께서 댓글로 지적해 주십시오. 미리 감사합니다.
댓글
  • YIMINA 2018/10/24 08:41

    글 속에 답이 있네요
    zone focusing의 원리가 dof니까요

    (pJSCGD)

  • foolsgame 2018/10/24 08:43

    네. 맞습니다.

    (pJSCGD)

  • foolsgame 2018/10/24 08:41

    에고.. 어떤 분께서 한손 촬영이 힘들다고 댓글 남기셨는데 댓글의 댓글 쓰다 보니 삭제하셨네요.
    한손 촬영 아주 쉽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셔터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됩니다. 나머지 손가락으로 바디를 감싸 쥐구요.
    가로/세로 그립 모두 가능하고 금새 익숙해집니다.
    안정적이구요. ^^

    (pJSCGD)

  • Leitz95 2018/10/24 08:46

    35mm도 좋지만, 존포커싱엔 28mm도 참 좋더라고요!

    (pJSCGD)

  • foolsgame 2018/10/24 08:48

    네. 동감입니다!
    35mm 렌즈를 좀더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아서 일단 35로 했습니다. ^^

    (pJSCGD)

  • 기분 2018/10/24 09:03

    잘 읽었습니다
    라이카m에 사용하는 제 주력 렌즈가 50mm 1.4인데
    조리개값 1.4 에서도 빠르게 포커스를 맞추는 팁은 없을까요?

    (pJSCGD)

  • ▶◀하연[霞淵] 2018/10/24 09:07

    없죠..심도가 있는데요 어느정도 핀을 포기하신다면 모를까.

    (pJSCGD)

  • foolsgame 2018/10/24 09:11

    위 사진을 잘 보시면 오렌지색 숫자(피트), 흰색 숫자(미터) 아래로 다시 조리개의 숫자들이 나옵니다.
    위 사진을 기준으로 설명드리자면, 맨 아래 조리개의 숫자들이 있고 빗금 모양으로 눈금이 있는데, 바로 그 위의 미터 숫자들과 이어져 있습니다.
    사진에서 맨 아래 왼쪽 숫자 11을 따라가 보면 하얀색 숫자 1.2를 가리키고 있고, 오른쪽 숫자 11을 따라가 보면 3 약간 오른쪽이구요. 즉, 조리개를 11로 했을 때 촛점링을 여기에 맞추면 1.2에서 3미터 정도 사이의 영역은 모두 촛점이 맞는다는 거에요.
    기분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렌즈도 이와 같이 숫자를 따라가 보시면 됩니다. ^^

    (pJSCGD)

  • 싱싱한고추 2018/10/24 09:13

    그런건 연습을 통해 감을 키우는 수 밖에 없어요
    솔직히 라이카 M은 타사처럼 최대개방으로 배경 빵빵 날리기 좋은 카메라가 아닙니다

    (pJSCGD)

  • foolsgame 2018/10/24 09:15

    아, 1.4에서였군요. 저도 1.4로 촬영을 많이 합니다. 이 경우는 영역이 상당히 좁습니다. 미터 기준 2로 하든 3으로 하든 아주 정확하게 그 거리에 들어오기를 자로 재며 기다릴 순 없으니까요. 그냥 이 경우엔 여러 장 찍으면서 한장이라도 걸리기를 생각합니다. ^^

    (pJSCGD)

  • !t`s)Me_RocK 2018/10/24 09:06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pJSCGD)

  • xyli<x>nk 2018/10/24 09:08

    F11 이면, 조도가 낮은 실외나, 실내에서는 셔터 속도가 확보안되어 흔들릴 수 있음을 참고하세요~

    (pJSCGD)

(pJSCG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