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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미러리스가 시기 상조라 느끼는 이유들

니콘 바디와 캐논 바디를 오랫동안 써오다가 압도적인 센서 성능이 궁금해서 바디는 a9, a7r3 렌즈는 gm 시리즈로 세팅해서 1년 가량 쓰다가 지금은 5d mark4로 돌아왔습니다.
우선 소니 미러리스를 쓰면서 확실히 좋았던 점은 발군의 얼굴 인식과 af성능 그리고 역시나 센서 성능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작성이나 베터리 성능까지 DSLR과 비교해서 충분히 경쟁력있는 성능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결국 미러리스를 포기한 이유가 몇가지 있었습니다.
소니에서 채용하고 있는 EVF가 실시간으로 노출이 반영되는 점에선 편리하긴한데, 피사체와의 거리가 약간 벌어진 상태에서 광학식 뷰파인더에서 보였던 피사체의 미묘한 표정 변화 같은 것을을 담아내기에 해상력이 부족하단 인상이 강했습니다. 분명 결과물에선 캐논 바디에 비해 잘 맞아들어가긴 하는데 뭔가 피사체를 100% 확인하고서 셔터를 누른다는 감각보단 감으로 셔터를 누르는 감각이 참 미묘했습니다.
두번째는 센서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구조적인 문제인데, 주로 하게 되는 촬영의 특성상 섬유, 유리, 금속성 먼지에 상당히 많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특성의 먼지들이 센서에 치명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가급적이면 먼지에 노출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미러리스는 DSLR보다 확실히 먼지에 취약한 면이 있어서 블로어로 청소를 빈번히 하는 편인데 먼지 특성상 잘 떨어지지도 않는 녀석들이라 센터에 가서 클리닝을 받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참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직접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는데 그러다가 센서에 손상이라도 생기면 수리 비용 또한 만만찮아서 직접 시도하기는 곤란했습니다. 셔터막이 마운트 교환시 닫히는 기능이라도 생기면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셔터막도 워낙에 예민한 부속이라서 내구성 보장이 안되는 이유 때문에 해당 기능을 넣어주지 않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별도의 프로텍터 실드 같은 걸 집어넣으면 설계상 공간 여유가 없는건지 결국 핀 교정 문제는 없지만 클리닝 이슈 때문에 훨씬 더 자주 센터를 방문해야하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세번째는 캐주얼한 구성이 아니라 다양한 화각과 용도를 고려한 장비 구성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미러리스의 경우 바디만큼은 가볍지만 전체 구성의 무게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지는 않더란 것입니다. 휴대성 때문에 미러리스를 선택할바엔 차라리 롤링백(캐리어 형태의 카메라백)을 구매하는 편이 물리적인 무게나 부피에서 해방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제 촬영 습관 상 미러리스를 사용하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아직은 더 많았습니다.
확실히 표면적으로 드러내놓는 성능 지표 상으로는 소니 미러리스가 훌륭하긴한데 제품을 쓰면 쓸 수록 뭔가 딱 완성되고 정리된 느낌의 제품이 아니라 베타 테스팅 중인 무언가를 사용하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아직 과도기적인 분야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기업 전략상 그렇게 의도하고 만드는건진 알수 없지만 DSLR바디의 경우 꼭 캐논이 아니라도 센서 성능은 좀 후지고 안면 인식이 별로라도 정식 빌드의 제품 특유의 완성도와 완결성 같은 것들이 있는 반면 소니 미러리스의 경우 이런 점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결국 그 훌륭한 센서 성능과 각종 편의 기능들을 포기하고 성능이 떨어지는 카메라로 다시 옮겨 오게 됐습니다.
요즘 보면 소니가 프로 사용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 카메라를 사용하다보면 프로보다는 하이 아마추어에게 더 적합한 제품들이 아닌가 생각들때가 많습니다. 노출 제어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나 아이들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들을 별다른 노하우 없이도 잡아낼 수 있는 기능들을 보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집니다. 전문가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 구현보다는 일반인들도 쉽게 프로처럼 촬영할 수 있는 편의성 위주로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 캐논도 그렇고 니콘도 그렇고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출시할 예정에 있다고하는데, 이쪽에 제가 거는 기대는 평상시 센서 보호 방식이라던가 CF메모리 채용, 고화소면서 빠른 처리 속도를 가진 EVF 같이 DSLR이 아니라도 상관 없는 완성도 같은 부분들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미러리스가 앞으로 대세로 떠오를 카메라 형식이라고 생각하곤 있지만 아직은 과도기 중에 있는 물건이라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댓글
  • 드루퀸 2018/08/12 02:01

    저는 ㅈ금 소니 사용자입니다 a7m3 6개월전부터 사용중인데..
    소니게시판에서는 완벽하다뭐하다해서 샀는데 완벽하긴개뿔 아직멀었습니다.
    실제행사에서는 조작성때문에못써,
    풍경찍으면서 렌즈갈다가 먼지다들어가,
    뷰파인더 반응속도 있어...
    니콘 D4s랑 D810, 라이카 m240있는데 손이 제일 적게가는...
    방에서 애들찍어줄때 제일 적합헌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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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준 2018/08/12 02:03

    저도 비슷한 이유러 넘어갔는데 후회반 기쁨반입니다. 센서는 정말 압도적으로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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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reettunes 2018/08/12 03:05

    저는 evf 이질감때문에...ㅠㅠ 캐논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a7m3 사용중인데요...말씀하신 글에 정말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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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준 2018/08/12 02:02

    소니 쓰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이야기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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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돌 2018/08/12 03:10

    베타 테스팅 중인 무언가를 사용하는 느낌 <= 극한동감
    EVF 이질감이란, 뭐랄까 재생산된 피사체의 이미지를
    스스로 믿고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점에서 결과물과는 별개로 명확한 자기확신이 안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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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과장수마누라 2018/08/12 04:20

    찍는맛은역시dslr이죠 저는후지미러리스가 있는데 베터리도 참,.물론소니는훨오래가겠지만요. 불안해서 온종일촬영을 못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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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제이(DJ.KNK) 2018/08/12 04:23

    핀스트레스 해방때문에 설마하는 맘에 소니로 갔습니다.
    수시로 핀이 나가 제가 사진을 못찍은줄 알았는데,
    막상 넘어가보니 제가 사진을 못찍었던게 아니더군요.
    핀스트레스 안 받는것만해도 전 큰 메리트입니다.
    바디하나 바꾸면 기존렌즈 싸그리 쎈터로 안가지고 가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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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렉팩커드 2018/08/12 05:11

    먼지에 유독 취약한것이 단지 더 오픈되어있기도 하지만, 전원이 인가된 센서가 정전기같은거 때문에 먼지를 더 빨아들이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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