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중심성장에 대한 생각.txt

"소득중심 성장?"
인터넷 뉴스 댓글란을 읽던 도중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 한개를 발견했다. "최저시급이 1만원으로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망한다고? 아니, 애초에 시급 1만원도 못주는, 어차피 망할 자영업자들이 망하는거지, 장사 잘 되는, 탄탄한 아이템을 지닌 자영업은 전혀 문제가 없을 거야." 상식에만 의거하여 별 생각없이 바라본다면 이 주장에 모순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애초에 연매출 10억씩 난다는 자영업자들이 TV에 자주 보이는데, 우리 시급 4천원 더 준다고 망한다니 이게 말이야? 라는 거 같은데, 지금부터 왜 당신들이 틀렸는지, 그리고 현 정부의 소득 중심 성장론이 뿌리부터 썩은 이론인지 설명해줄게.
1. 매출은 순수익이 아니다.
TV프로그램 "서민 갑부"를 대표로 들어 설명하자면, 연매출 10억 이상을 벌어들이는 음식점들이 자주 보인다. 일단, 당연하게도 이들은 절대로 평균적인 자영업자들이 아니다. 정말 방송감이 될 정도로 성공한 이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이기에 사실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성공한 사람들도 연 매출과 수익은 큰 차이가 있다. 왜 그럴까? 대부분의 자영업 업체들(음식점, 잡다한 가게 등)은 원가가 정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주로, 인건비가 가장 큰 조각이다. 더럽게 비싼 김치찌개 8000원 짜리를 한시간에 20개씩, 하루에 12시간 꾸준히 파는 업체가 있다고 생각 해보자. 8000 X 20 = 160000. 한시간에 16만원. 한달엔 5천7백60만원. 연매출 7억. 꿈만 같지 않은가? 하지만 실상을 파헤쳐 보자. 한시간에 20개씩 팔려면 일단 가게 사이즈가 꽤 커야 한다. 그리고 자리도 좋아야 하니 임차료가 한달에 최소 300~400은 빠져나갈 것이다. 그러면 일년에 4200만원. 거기에 인건비? 시급 10000원 기준 최소 종업원 4명, 요리아줌마 4명은 써야 할 거다. 그럼 한시간에 8만원, 한달에 2880만원, 1년에 3억4천. 그게 다인가? 원가료는? 김치찌개 한그릇에 들어가는 김치와 돼지고기, 육수, 공기밥. 한그릇 8천원 수준의 김치찌개라면 원가는 그릇당 2~3천원을 쳐도 될 것이다. 그렇다면 원가가 1년에 2억1천6백. 고로, 인건비, 원가료, 임차료만 합해도 5억9천800. 7억에서 빼면 1억200만원. 꽤 많이 남는다고? 이건 하루에 12시간을 쉬지않고 한시간에 김치찌개 20개를 팔아치운다는 가정 하에 연 수익이 1억 200이다. 그리고 과연 자영업 시작할때 대출없이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월 이자까지 합하면 1억보다도 못 할 것이다. 말도안되게 성공한 자영업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현재 가격인 8000원으로 판매 할 수 없다. 뭐라도 남아야 힘이 나서 장사하지. 참고로 세금도 생각 안했다. 전부 현금계산이라 치고. ㅋㅋ
2. 만약 순수익도 대박이 났다고 쳐보자.
너가 순수익이 연 1억씩 나오는 카페의 주인이라고 생각해보자. 이 수익은 그냥 나오는 수익이 아니다. 자동생성되는게 아니라, 수요가 있고 거기에 공급함으로서 얻는 마진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있고, 그러니까 커피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거다. 근데 너가 최저임금이 올라서 갑자기 순수익이 5천만원으로 떨어졌어. 인간은 위로 올라갈땐 즐거워해도 떨어지는건 못견디거든? 과연 너는 1억이던 너의 연봉이 반토막 나는걸 가만히 두고 볼까? 다른 말로는 너의 사업은 이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 어려워 진거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석적인 경제학을 본다면 당연히 물가를 올려서 너의 연봉을 되찾겠지. 하지만 너의 커피를 사서 마시던 사람들은 대부분 "가치투자"라는걸 해본 적이 없거나, 도박이라 생각하고 안하는 사람들 뿐일거야. "주식은 도박이야", "코인을 한다니 으휴 정신 좀 차려라", "부동산은 못믿는다", 등, 은행에 다 꼬박 꼬박 저축하고 있겠지. 하지만 현실은 이래. 모든 정부는 목표로 하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있고, 그 수치에 맞추려고 정책을 설계해. 근데 이 물가상승수치는 현실의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아. 결국 그 물가를 너의 고객들의 자산은 따라잡지 못하고, 구매력 감소로 너의 사업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 차선책은 뭐게? 그냥 알바를 짜르고 주인장이 일하는거야. 이러면 어떻게 되냐고? 일자리가 감소하지. 일자리가 감소하면 사회의 거시적 소득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현재 정부의 "소득중심 성장" 은 불가능해 지지.
"소득"이 먼저가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적 성장"이 있고, 그의 산물로 "소득"이 증가하여, "소비"가 증가 하고, 과소비를 막기 위해 "금리의 증가"가 일어나며, 너희가 좋아하는 저축도 좀 더 좋은 선택이 되며, 빈익빈 부익부가 아닌,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있는 "성장중심 소득" 자본주의 사회가 될 수 있어.
여기까지 참고 읽은 사람이 있긴 할까? 안읽었다면 한번만 시간 내서 읽어보고 제발 정신 좀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