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구석자리에 비릿한 웃음 짓고있는 다크엘프는 이미 먹힌거 아니에요?"
"쟤 다크엘프 아니야."
"그냥 엘프야. 마검한테 힘 빌려쓰다가 머리카락 좀 탈색되고 전신 피부 색소가 좀 침착됐을 뿐이지."
"비릿한 웃음은요?"
"저건 마검이 속삭임으로 말같잖은 삼류개그를 하루 종일 씨부리는데 터지면 자존심 상하니까 어금니 꽉물고 참아내는 표정."
"저번에 쟤가 마검개그 풀었는데 저거에 터지면 자기혐오 좇되겠더라 싶더라고."
"우리 씹쌔끼들은 이틀 내내 쳐웃더라. 마검들 사이에서는 꽤 잘 통하는 개그인가봐."
"그럼 저쪽 테이블에 말할때마다 한음절씩 띄어 말하는 검은머리 산발한 사람은요?"
"큭 큭 큭 내 마 검 이 속 삭 인 다 나 는 더 마 실 수 있 다 고"
"쟤는 마검한테 살짝 먹힌거긴 한데 안정권임."
"예? 먹혔는데 안정권이 있어요?'
"살짝만 먹히는건 괜찮아. 되려 살짝 먹혀서 맨정신으로 버서크 강화 효과 받고 있으니까 이득이지."
"큭 큭 큭 내 마 검 이 속 삭 인 다 숙 취 따 위 걱 정 말 라 고"
"맨정신이라뇨? 말투가 저런데?"
"말투만 저렇지 마검이 속삭이는건 인지하고 있잖아."
"속삭임 인지하고있으면 대가리 고장난거 아니야."
"큭 큭 큭 구 웨 에 엑"
"음... 그렇군요. 생각보다 먹혔다의 기준이 널널하네요."
"사고를 편협하게 가지면 안돼. 너도 마검 들고 있잖니. 뉴비야."
"일반인들은 오해해도 돼. 하지만 마검쟁이가 마검쟁이 오해하면 안돼. 그건 너무하잖아?"
"말하다보니 생각난건데, 저 최근 제 마검이랑 말이 좀 통하는것 같아요."
한 순간, 주점에 섬뜩한 정적이 감돈다.
"응? 선배들? 표정이 왜들 그래요?"
"제 마검은 민트초코 취향이에요"
"저런..."
마검이랑 말이 통한다 : 이 새끼는 정신이상자, 이상성욕, 인간 부스러기라는 뜻
당장 죽여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