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치킨 1마리 대신 중량 표기 추진 프랜차이즈 현장 혼선 불가피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말까지 치킨·떡볶이 등 조리식품 전반을 포함한 ‘슈링크플레이션(제품 중량 축소로 사실상 가격 인상)’ 대응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판매 음식의 최소 단위 용기나 포장에 실제 조리 중량 또는 개수를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이는 교촌에프앤비가 순살치킨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줄이고, 원재료를 닭다리살에서 닭가슴살 혼합으로 바꾼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당시 송종화 교촌에프앤비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소비자에게 충분히 안내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업계는 중량 표기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거나 튀김옷 무게가 달라질 수 있어 동일 제품이라도 중량 오차가 생긴다”며 “이를 맞추기 위해 추가 재료를 넣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면·제과·빙과업계는 이미 올해부터 ‘내용량 변경 표시제’를 시행 중이다. 식약처는 제품 중량이 줄어들면 포장에 ‘100g→80g’ ‘20% 감소’ 등의 문구를 최소 3개월간 의무 표기하도록 했다. 하지만 즉석조리식품은 표준화된 생산공정이 아닌 매장 단위의 수작업 조리이기에 동일 기준 적용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국물이 포함된 제품은 정확한 중량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불필요한 민원과 행정 부담만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소비자단체는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을 줄이는 행위는 명백한 소비자 기만이라며 제도 도입을 환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슈링크플레이션’ 방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조리식품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 규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형평성 있는 기준과 유연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이비엔(EBN)뉴스센터(https://www.e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