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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역사의 한장면에서

아침에 하얀귀신님 쓰신 댓글을 보면서   이글은 댓글이 아니라 본문으로 게시되어야 한다는 괜한 의무감? ,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겨서 올려 봅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경선과정 연설문에서

 

조선 건국 이래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 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고 패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요.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저희 어머니가 제게 남겨주었던 저희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 감옥 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만 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 어떠한 것인지 인간으로서 그 원초적 양심적 부름을 일깨우던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댓글
  • 오렌지색이호박색 2018/01/31 11:47

    제가 가장 잘한일 중에 하나가
    촛불시위때 아빠손 잡고 나온 5~6살 정도 되는 꼬마가 있었어요.
    다들 촛불들고 있는데 자기만 없으니까 우울해 하더라구요.
    애 아빠는 그런 눈치를 못챈것 같았구요.
    제가 들고 있던 엘이디 양초를 (무려 3000원 짜리...불빛 흔들리는 기능 있는거)
    아이에게 건냈습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해 하더니 제가 얼른 돌아서서 갈길 가니까 그래도 들고 가더군요.
    잠시 후 슬쩍 쳐다보니 그 양초가 되게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어요.
    자기도 뭔가 한다는 뭐 그런 표정이요.
    그 아이가 뭘 알겠습니까 만은
    그래도 장난감 하나 준 기분이더군요.
    시위도 중요했고 촛불도 중요 했지만
    우리가 그 추운 겨울날 길바닥에 앉은 이유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였으니까요.
    그리고 먼 훗날 저 사건이 역사에 기억될때 그 아이도
    저를 기억 할겁니다. 제 얼굴은 기억 못해도
    촛불을 준 아저씨가 있었다는 것은 기억 할거에요.
    그리고 그 아저씨들이 진짜로 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들의 밝은 미래라는 것도 깨닫겠지요.
    그 아이가 절 기억하는 시절은 밝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검스흰스그레이검스야 2018/02/01 11:33

    추천을 안할수가 없네!!!

  • 유가무가 2018/02/01 11:34

    강추

  • 검스흰스그레이검스야 2018/02/02 11:33

    추천을 안할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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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무가 2018/02/02 11:34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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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만넣고잘게 2018/02/02 11:35

    민주주의 최후에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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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솟음 2018/02/02 11:36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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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솟음 2018/02/02 11:36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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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뮤 2018/02/02 11:38

    최고의 명연설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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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스파 2018/02/02 11:38

    자녀들을 그런세상을 다시 보낼순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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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롱 2018/02/02 11:41

    나도 촛불집회때 하나의 촛불이 되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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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꿀오소리 2018/02/02 11:46

    진짜 명 연설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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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크S스피겔 2018/02/02 11:46

    추천
    저 연설문은 언제읽어도
    가슴에 스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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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색이호박색 2018/02/02 11:47

    제가 가장 잘한일 중에 하나가
    촛불시위때 아빠손 잡고 나온 5~6살 정도 되는 꼬마가 있었어요.
    다들 촛불들고 있는데 자기만 없으니까 우울해 하더라구요.
    애 아빠는 그런 눈치를 못챈것 같았구요.
    제가 들고 있던 엘이디 양초를 (무려 3000원 짜리...불빛 흔들리는 기능 있는거)
    아이에게 건냈습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해 하더니 제가 얼른 돌아서서 갈길 가니까 그래도 들고 가더군요.
    잠시 후 슬쩍 쳐다보니 그 양초가 되게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어요.
    자기도 뭔가 한다는 뭐 그런 표정이요.
    그 아이가 뭘 알겠습니까 만은
    그래도 장난감 하나 준 기분이더군요.
    시위도 중요했고 촛불도 중요 했지만
    우리가 그 추운 겨울날 길바닥에 앉은 이유가 그 아이들을 위해서 였으니까요.
    그리고 먼 훗날 저 사건이 역사에 기억될때 그 아이도
    저를 기억 할겁니다. 제 얼굴은 기억 못해도
    촛불을 준 아저씨가 있었다는 것은 기억 할거에요.
    그리고 그 아저씨들이 진짜로 주고 싶었던 것은
    자신들의 밝은 미래라는 것도 깨닫겠지요.
    그 아이가 절 기억하는 시절은 밝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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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이틀사이 2018/02/02 11:58

    감동이 있는 글이네요..저보다 우리 자식들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어 물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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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색이호박색 2018/02/02 12:06

    @하루이틀사이 감동보다는 그 엘이디 양초가 비싼거라는걸 강조하고 싶었어요.
    불빛도 막 흔들려서 진짜 양초 같아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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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O박근혜 2018/02/03 11:49

    길이 남을 저 명연설문이 비단 정치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직장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죠..
    어떤 불의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요.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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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포래미안 2018/02/03 11:52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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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맨 2018/02/03 12:10

    그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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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라이제거기 2018/02/03 12:14

    노무현 대통령의 출사표
    정말 멋진 연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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