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서 '황제'라는 칭호를 쓰기 위해 써야 했던 편법

외왕내제(外王內帝)

쉽게 말하자면 다른 나라(특히 중국)를 상대할 때에는 스스로를 왕국을 칭하지만

그럴 필요 없는 내치에서는 스스로를 황제국에 준하는 행보를 한다는 소리임

아마 역사 모르는 유게이들은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으로 처음 안 사람들이 많았을 건데

의외로 고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역사 통틀어서 저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정책은 상당히 많이 시행한 방법이었음

당장 우리나라만 해봐도 고려는 외왕내제를 시행한 게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고

고려 이전의 삼국들도 죄다 황제국에 준하는 예법과 체제를 채택했으며

일본의 '천황' 칭호도

중국에 조공 바칠 땐 왕국을 칭했지만 속으로는 황제국을 자칭한 외왕내제의 흔적이 남은 칭호임

베트남도 대월국 시절에는 그냥 대놓고 자기네들 국가 원수를 '대월국 황제'라고 칭했던 데다가

지금은 오키나와가 된 류큐 왕국도 전성기 시절엔 자신들 왕의 대우를 황제와 동급으로 격상시킴

굳이 이런 복잡한 방법을 택한 이유는 당시 국가들 특성상 자기들의 정통성 + 나라의 자주성을 강조하기 위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나 황제국이요 하고 선포했다간 중국과의 조공관계가 끊어지는 걸 넘어서 다이다이떠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보니 이런 편법을 쓴 것

중국이 바보도 아니고 저거 알면 통일왕조들이 태클 안 거냐? 할 수 있는데

놀랍게도 다들 저러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극히 소수의 사례를 빼면 그러던가 말던가 하면서 별로 터치를 안 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