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많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이 장면임.
플로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대규모 소노라인 피안 때문에 심신 양면으로 크게 과부하가 걸려 있었고
방랑자와 함께 수도회와 전투를 치를 때부터 계속 자신 안의 주파수들 (고향 주민들의 잔향/잔상)로 인한 간섭이 심해져서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였음.
그럼 플로로를 지원하여 수도회(명식의 대행자가 된 펜리코)로부터 레비아탄의 힘이 깃든 보석을 확보하고
약속대로 그녀의 숙원을 (피안의 세계에서 고향 사람들을 되살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줬어야 함.
하지만 잔성회장은 이런 플로로의 위태로운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했음에도
먼저 크리스토포로의 계획부터 실행한 다음 나중에 좀더 안정적인 상황에서 그녀의 피안을 완성하자고 구슬림.
동시에 그녀와 방랑자의 관계를 이용하여 방랑자를 피안 속에 가둘 음모까지 꾸밈.
하지만 잔성회장의 마지막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이미 플로로가 한계에 달했음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레비아탄의 힘이 담긴 보석을 확보할 때까지만 그녀가 힘내줘도 충분하단 계산이었던듯. ("시간이 얼마 없으니까")
그나마 마지막에 피안에서 사실상 안식에 잠긴 플로로를 더 방해한다거나 손을 쓰진 않았단 점에선
쓸모 없어진 장기말은 처리해버린다 같은 철두철미하게 냉혹한 타입까진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모로 악랄한 존재감이 대단한 캐임.
확실히 이번 버전에서 느낀 건 잔성회는 진짜 빌런처럼 보이기 시작했음
플로로는 원래부터 딱히 악한 측면을 보인 적이 없고 (행적은 그랬을지 몰라도 살인이나 비열한 책략을 즐기는 모습은 나오지 않음) 스카는 호감 웃음벨이라 크리스토포로만 빌런으로서의 존재감이 있었는데 이번에 회장님이 나서서 빌런 보스다운 모습을 보여줬음
오히려 설정에선 변신이지만 저 npc로 나오니까 되게 섬뜻하고 잔상회가 보통 집단이 아니라는 걸 한번에 각인 시켜줌 ㄷㄷ
그것까지 계산한 연출일텐데 이쯤 되면 진짜 모습이 카리스마 있게 나와야만 납득이 갈듯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