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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전직 신학교 출신이 알려주는 천주교 신부 되는 과정 3편

1,2 편은 지난 글 보기로 ㅎㅎ


 우선 신학교에 들어와 보면 정말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것에 놀랍니다. 

독특한 일을 하다가 온 사람들도 보게 되는데요. 전직 프로게이머 한명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많이 하던 레인보우 식스 쪽에서 반쯤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다가 온 사람인데요.

(예기를 들어보니 그때 당시에는 지금처럼 연봉 이런게 아니라 상금으로만 했다고 하네요.) 

아시아에서 5위권인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세계에서도 5위라고 말하더군요. 

성악과 졸업하고 들어온 사람도 있었구요. 그 친구는 유학 가서 음악 공부중이라네요 ㅎ~ 

실용음악과 나와서 대형 기획사에서 드럼 녹음해주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형은 지금 캄보디아 선교 가있네요. 

대학교 다니면서 시위하다 온 사람도 있습니다. 노래패에 속해서 노래 부르면서 데모하는게 일이었다고 

바둑 프로 지망생도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방학 때 신부님들이 그렇게 불렀다네요. 

같이 한판 두자고. 신부님들 다 깨고 다녔다는 것을 보니 정말 잘 두긴 했었나 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 하다가 프로팀 스카웃까지 거의 받았는데 부상입고 프로 포기하고 

공부해서 들어온 사람도 봤습니다. 몇 년 전 신부님 중에서는 도 수석도 있었다네요. 

  

이런 사람들은 아주 특이한 케이스구요 

일반적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오거나 다른 대학교 졸업하고 

평범한 사회생활 약간 하다가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신학교 들어가는 사람들 보면 뭔가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그럴 거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모두 그렇지는 않구요.

일반적으로 고등학교때 만나는 친구놈들이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운동 좋아하고 술 잘 먹고 당구치고 그러고 놀아요. 오히려 제 고등학교 친구들은 술을 정말 못마신다는,... 

술자리 가서 5명이 먹은 양이랑 제가 먹은 양이랑 똑같더군요. 

사이좋게 두병씩. 나 혼자 두병 거긴 다섯이서 두병,.. 

암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1학년 여름 방학을 마치고 나면 애들이 이상해져서 들어오는 친구들이 있어요.ㅎ 

지가 마치 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 마냥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요.

그러면 선배들이 다시 뭉개버립니다. 한 보름쯤 지나면 애들이 그때 정신차리더라구요. 

1학기에 비해 2학기는 좀 더 수월하게 지나갑니다. 

한학기 갇혀 살아서 이제 몸도 적응되고 그때부터 슬슬 선배들도 신학생 대접 해 주기 시작하지요. 

그 전까지는 별로 신학생 취급 안해줍니다. 

지금의 넌 그냥 고3의 연장선일 뿐이야라고 갈구지요.

실제로 1학년 1학기 때 모습은 주변에서 보는 일반대 학생이랑 별로 다르지 않아요 말투나 습관이나. 

그러다 2학기가 되면 대우도 좀 잘 해주고 아주 가끔 신부님이 전화도 한번 허락해주고 

특별 외출도 한번 시켜주고 그러면 아주 좋아 죽습니다. 

여전히 간식은 선배들한테 얻어먹어야 하지만,,,

  

보통 봄이나 가을에 체육대회와 축구대회를 열게 되는데 아주 살벌하게 찹니다. 

1편서 면담때 면담하는 신부님이 자네 축구 포지션이 어딘가 라고 물었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저 축구대회 때문입니다 ㅋㅋ

경기할 때마다 신학교 근처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긴장을 하네요. 

하도 특정기간에 신학생들이 몰려서 다쳐서 오니까

상황 모르는 간호사들은 뭔일 있냐고 물어봅니다 

대회 한 번 치르고 나면 보통 5~10명 정도는 병원에 가서 깁스를 하거나 치료를 받게 되니까요. 

정말 처음에는 미친 듯이 못했던 놈들이 나중 가니까 엄청 잘해지는 거 많이 봤습니다. 

선배중에 아까 이야기한 선수 출신 형이 가끔 기본기 알려주고 하더라구요. 

평균적으로 봤을 때 동나이 중에서 엄청나게 잘할 거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신학교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입니다. 

보통 가뒤놓고(1학년 뿐만 아니라 고학년도 마찬가지로 평일에는 외출이 안됩니다. 영원과 하루 보면서 서울은 평일에도 외출한다고 부러워 했던 기억이 나네요.) 

주일에만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정도까지 외출이 허락됩니다. 

근데 보통 서울이랑 몇몇 대도시 빼고 지방 신학교들은 아주 촌구석에 처박아 놔서 나가기도 힘들어요. 

인천은 아예 섬에다 지어놨습니다.,, 나가란 건지 말란 건지,,, 

암튼 이렇게 가두어 놓고 지내기에 엄청나게 자기 계발에 열중합니다. 

그래서 주로 하게 되는 게 취미 생활인데요. 이게 시작하게 되면 꽤 높은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학교에서도 왠만한 취미생활을 위해서 후원을 많이 해줘요. 

피아노 레슨 선생님 모셔 온다거나 바이올린, 기타, 강사 모셔 오거나 검도 관장 초빙하거나... 

어른 신부님들은 사제가 건강한 취미 생활이 있어야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권장합니다. 

특히 악기 배우기가 매우 좋아요. 주변에 악기 하도 온 사람들도 많고 

이미 배우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서 많이들 배웁니다. 

절반 약간 안되게 악기 하나씩은 연주할 줄 알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기타랑 피아노 들어가서 배웠네요. 노

래도 엄청나게 연습시켜서 나중에 졸업할 때 쯤엔 무반주 4부 합창곡도 가능합니다. 

화음 없어도 알아서 집어넣을 정도로 배웁니다. 

전통적으로 각 신학교는 전례나 행사를 위해 중창단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이중 제일 유명한 것이 갓등 중창단이라는 곳인데요.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내 발을 씻기신 예수"가 갓등 중창단 1집입니다.

SES 바다양이 부른 버젼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유투브에서 검색하시면 들을 수 있습니다.

  

신학교에서도 학생회 부서가 존재하는데요. 일반 대학교 부서랑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보통 외부 인력없이 스스로 운영하기에 신학생들 스스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의무부가 있습니다. 병원 외출도 나가려면 허락 받아야 하기 때문에 왠만한 병들은 스스로 해결합니다.

 아주 간단한 상처 소독이나 약 등 보관. 그리고 중요한 맛사지!! 

1학년 때 부서에 들어오면 배우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마사지입니다. 

밥 먹거나 운동하고 피곤하다 싶으면 의무실에 가서 맛사지를 받으면 됩니다. 

물론 가격은 공짜인데 보통 과자 몇 개 사들고 가더라구요. 

이발반도 있어서 정기적으로 외부에서 미용사 아줌마가 와서 이발을 배웁니다.

저 나올때는 없어졌네요. 

미사나 행사를 준비하는 전례부, 음악봉사하는 음악부, 

생활관리와 미화를 담당하는 생활부,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관리부, 학술부, 총무부등이 있습니다. 

각 부서마다 2,3개의 하위 단체가 있어서 모든 신학생들은 의무적으로 2,3개의 부서에 가입하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주보편집반, 오르간반, 분리수거반 이렇게 봉사했네요 

댓글
  • 아이러브u 2017/12/23 02:24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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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26

    아이러브u// 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새 할일 없어서 이러고 놀고 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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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골 2017/12/23 02:28

    헐 본인이신가요?
    학사님이라고 불러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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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gleChrome 2017/12/23 02:29

    앞편부터 쭉 정독하고 왔습니다 ㅋㅋ 가톨릭대 다큐 몇번 봤는데 가식이었다니.. 복잡한 기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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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29

    사골// 전직 전직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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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30

    GoogleChrome// 가식이라기 보다 평소에는 좀더 밝고 쾌활한데
    되게 엄숙하고 근엄하게 나오려고 노력했다 정도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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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Maxx 2017/12/23 02:31

    우와 알지 못한 부분들 정말 잘 봤습니다. 4탄 5탄 계속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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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roka 2017/12/23 02:32

    갓등중창단 유명하죠. 대한민국 성가의 메카.
    수원가톨릭대 동네 이름에서 따온걸로 아네요.
    신부님들도 다 사람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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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33

    두산Maxx// ㅎㅎ 넵 감사합니닿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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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34

    Soroka// 정작 저 노래 만든 신상옥씨는 신부님 안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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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nDoTrue 2017/12/23 02:39

    잼 있어서 이전 글까지 다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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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02:40

    CanDoTrue// ㅎㅎㅎ 얘기할 건 많은데 너무 이것저것 얘기하려다 보니 정리가 잘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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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낮의별빛 2017/12/23 03:27

    몇 년째 냉담중인데 예전에 학사님이랑 놀던 생각이 나네요.
    저희 본당 출신 친한 신부님도 안뵌지 오래고...
    방학때 학사님들 오시면 참 재밌었어요.
    언제부턴가는 다른 본당 출신들만 보내주시더라구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쭉~~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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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arCAT 2017/12/23 03:34

    신자로서 너무나 잼나게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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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apital 2017/12/23 06:57

    글쓴분 몇학년때 나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좀 고학년때 나오면 본당서 실망이 크지 않나요.
    그 학사님 신학교 나왔대...하는 뒷담화들.
    어느 가족은 아들 사제 된다고 부모까지 대우(?)받다가
    부제품 직전 그만둬서 아예 이사갔다는 소리도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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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kapital 2017/12/23 07:19

    이런이유ㅡ집안.주위의 기대ㅡ때문에 갈등하는분 많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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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이싱 2017/12/23 07:46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신부님 안되셨다고 쓰셨는데 실례지만 무슨공부 하고계신지 여쭤도될까요? 곤란하심 대답 안해주셔도 됩니다^^; 신학교에서 중도탈락자가 반 가까이 된다고 하셨는데 그 중 아예 종교를 버리거나 바꾸는 사람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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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ndle 2017/12/23 08:22

    [리플수정]제가 성당다니던 시절(이젠 종교가 없네요) 알던 형이자 학사님은 6학년 마지막 학기 평일에 몰래 술마시고 왔다가 걸려서 퇴교 당했네요. 제 후배도 품행문제로 퇴교당하고 유학갔다옴. 신학생 배출도 그렇지만 무사히 졸업하거 신부님 되는 것도 힘들더군요. 그 형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신부님의 꿈을 가졌고 신부님의 스테레오타입과 같은 사람이었는데 그렇게 돼서 안타까웠습니다. 지금은 자영업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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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3

    한낮의별빛// ㅎㅎ 신학생들 만나는게 다른 사람이랑 만나는 느낌이 좀 다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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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3

    BearCAT//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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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4

    dkapital// 저희도 이사가긴 했는데 원래 계획에 있던 거라 ㅎㅎ 뭐 초반에 좀 힘들어 하시는데 또 금방 잊혀집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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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4

    체이싱// 우선 중국어랑 영어 공부했고 음악쪽 공부할 생각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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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5

    체이싱// 종교를 바꾸거나 하진 않는데 나가는 과정에서 상처받고 성당 안나가고 혼자 기도생활하는 사람은 봤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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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1:36

    kindle// 술문제는 담에 좀 자세히 쓰려구요 ㅎㅎ
    원래 될거 같은 사람은 안되고 안될거 같은 사람이 된다고 농담삼아 얘기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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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나바아가 2017/12/23 11:40

    이런 얘기 재미있음..... 누가 전직 승가대학출신 없는지 ㅋㅋㅋ 불교 스님 되는 과정도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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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나바아가 2017/12/23 11:42

    [리플수정]그리고 4편 기대합니다. 4편에서는 이성에대한 이야기도 해주고요. 수녀님되는 과정도 아는대로 적어주시면 감사할게요 ㅎㅎ 참고로 성당 청년회 다닐때 보좌신부님 말로는 자기 동기중에 이성문제로인해 마지막에 그만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 !! 그리고 한학년에 몇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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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minanan 2017/12/23 12:23

    마나바아가//ㅎㅎㅎ 이성관련된 부분은 사실 말하기 조심스러워서 ㅎㅎ 함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나중에 수도자 되는 과정도 쓸 생각이에요 한학년은 학교마다 다른데 서울은 8,90명(일반, 수도자 포함) 정도 되는 거 같고 나머지는 20-40정도 될거에요 전국으로 따지면 한학년에 300-400먕 정도 될텐데 학년 올라갈수록 적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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