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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이야기




나에게는 누나가 한 명 있었다.

아니 있었다고 한다.


내 누나는 사람은 아니었다.

개였다.

종은 잘 모르겠지만 어느 외래종과 백구가 섞인 잡종 대형견 암컷이었다. 


연년생인 나와 형이 어렸을 적 정도가 아니라 두살, 세살배기 아기였을 때, 

울 아버지 회사 지인 분이 개를 키울 수 없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 곤란해하는 걸 보다 못해 집에 데려왔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아직 걸음마 뗀 지 얼마 되지도 못하는 아기가 있는, 

그것도 마당도 없는 아파트에서 저런 대형견을 어떻게 키우냐고 엄청 화를 내셨고, 

아버지는 계속 사과하며 개를 맡아줄 다른 사람을 구하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개를 맡고 일주일 만에 어머니는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얘는 백만금을 줘도 남한테 못 준다고.

그 이유인 즉슨, 얘가 너무 똑똑한데다 애기를 너무 잘 보는 개였던 것이다. 


하루 만에 변을 가리고 절대 함부로 짖지도 않았다. 

우리 형제가 꼬집고 때려도 절대 내 옆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고 

우리가 기저귀에 싸면 냄새를 맡고 울 어머니를 부르러 갔으며 

특히 부모님이 아닌 다른 어른이 우리를 안으려고 하면 짓지도 않던 애가 으르렁거리면서 막아섰고, 

오로지 우리 부모님을 통해 건네받는 걸 봐야 얌전히 있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는 그 개가 애를 너무 잘 본다고 이름을 '누나'라고 지었다.


그리고 두 해가 지났다.


유치원에 들어가게 된 형은 유치원에 다니며 친구랑 노는 맛을 알게 되어 집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어머니는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셨기 때문에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게 앞 놀이터에서 누나와 함께 지냈다.

누나는 내가 놀이터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면 내 소매를 물고 질질 끌어 나를 놀이터에서 못 벗어나게 했고, 

밥 때가 되면 귀신같이 나를 엄마 앞으로 대령해 놓았다. 

낯선 사람이 내 옆으로 오면 으르렁대는 것은 기본이고 잠자리마저 자기 개집이 아닌 내 이부자리 옆에서 꼭 붙어서 잤다.

그 때가 되어서 누나는 이름만 누나가 아니라 나에게 진짜 누나 그 자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가족이 친척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었다.

좁디 좁은 차 안에 친척들이 전부 타고 가는 2박 3일의 여행. 당연히 개를 태울 자리는 없었다.

다행히 아는 동네 아주머니께서 잠시 누나를 돌봐준다고 하셨고, 

누나와 떨어져서 울며 발악하는 나에게 두 밤만 자면 볼 수 있으니까 울지 말라고 겨우 달래고, 

우리 가족은 통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리고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누나가 없었다. 


마당에 묶어놓았는데 개장수, 아니 개도둑이 몰래 훔쳐간 거 같다고 아주머니는 미안해하셨다.

두 밤만 자면 만날 줄 알았던 누나가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그 때 네살배기 아이가 상실이라는 경험을 접할 때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보셨다고 하더라.


이틀 동안 밥도 물도 다 집어던지고 누나의 개집 앞에서 하루 종일, 아니 날이 새도록 울었다고 한다.

달래보고 얼러보고 혼을 내봐도 내 입에서는 오로지 '누나'라는 말과 서러운 울음밖에 안 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나 때문에 부모님도 뜬 눈으로 밤을 새셨고, 나는 다음날 점심 때가 되어서야 울다 지쳐 퀭한 눈으로 지쳐서 잠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한여름에 갑자기 내 몸이 불덩이마냥 펄펄 끓었다. 

해열제를 먹여도 소용없었고 결국 경기까지 일으켰다.

혹시나 내가 잘못될까 하는 생각에 어머니는 눈물바다가 된 얼굴로 나를 들쳐 매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셨고, 

담당 의사는 얼음주머니 속에 내 몸을 파묻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래도 열이 내려가지 않는 내 몸을 보며 의사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고 물으셨고 어머니는 자초지종을 얘기하셨다. 

그 말을 다 들은 의사의 딱 두 마디.


 "XX야 누나 찾았대. 지금 집에 있대"


이 두마디 말로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열이 거짓말같이 내렸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맘에 나는 병원에 이틀간 입원하며 각종 검사를 받았고, 

아마 그 사이 아버지는 누나를, 아니면 누나와 닮은 개라도 찾으려고 휴가를 내고 발이 빠지게 돌아다니셨으리라.

짧은 입원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집에는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이 이전까지 내용은 부모님께 들은 내용이지만 이 부분 만큼은 내 뇌리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아픈 기억이다.

2년 동안 계속 함께했기에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건 

누나가

아니었다.



결국 누나는 찾지 못한 것이다.


나는 그날 누나를 닮은 듯 하면서도 결코 닮지 않은 그 낯선 개를 끌어안고 한 시간이 넘도록 끅끅대며 울었다.

다음날, 당연하게도 나는 누나가 아닌 그 개를 철저하게 외면했고, 

누나가 아니었던 그 개 또한 당연하게도 내가 아닌 자기 밥 챙겨주는 우리 엄마만 찾아다녔다.

결국 아버지는 그 개를 또다시 어디론가 보내버리셨고, 엄마는 조금 이르지만 나를 형과 함께 유치원에 보내셨다. 


내가 누나 사진만 보면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또르르 눈물만 흘리는 바람에 누나가 찍힌 사진은 다 없애버리셨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사진기만 갖다대면 울어재끼는 귀찮은 꼬맹이였던 탓에 사진은 그렇게 많지도 않았다. 

이후 나는 누나를 찾지도 않았고 딱히 울지도 않았다.

이후 초등학교에 입학함과 동시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 상처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다만 초등학생 때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놈이 자기 애완견과 너무 잘 노는 모습을 보고

그날 저녁 잠자리에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던 것이 기억난다.


가끔 웃대를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에 반려견 관련한 글이 올라오면

오랜 세월이 지나 언젠가 내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날

누나가 다시금 내 옆에 붙어서 나를 지켜봐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 모든 개와 그 가족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네.


그리고 누나 훔쳐간 개도둑놈아 20년이 훌쩍 지났어도 넌 아직도 도저히 용서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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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화이트린넨 2017/12/12 10:09


    아 ㅠㅜ
    반려동물 얘기나오면 자동으로 눈물샘 폭팔하는데...
    누나도 얼마나 동생과 가족이
    보고싶었을까요
    아윽..가슴아파...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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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inza2 2017/12/12 11:35

    눈물나네요. 죽은 애들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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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념고양이 2017/12/12 12:40

    저도 저녁 밥먹는 사이에 마당 개가 끙끙거렸는데...
    고기먹고있어서 달라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누가 훔쳐간 거였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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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퉁이 2017/12/12 13:40

    절대 절대 지인 혹은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을 맡기면 안돼요
    그사람들은 선의로 제안하거나 허락하겠지만 결코 나만큼 책임있게 책임지지 않아요
    책임이 그냥 눈앞에 두고 확인하는 걸로 끝이 아니잖아요
    집에 있을 두 냥이들이 너무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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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리스타딥스 2017/12/12 13:43


    아....내어릴적...복구 생각난다...ㅠㅠ
    복구...똘순이...똘똘이...미찌...순둥이...메리...이쁜이...이제 남은 개는 이쁜이...
    복구...복구가 갑자기 보고싶어졌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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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라라J 2017/12/12 13:51

    수호령? 수호견?
    이건 내 100% 실화 이야기니까, 너희들에게 말할께.
    -아마 지금은 지워졌을지도 모르겠지만, 할머니와의 사연 이후로 내 몸은 다시 건강을 되찾았어.날 죽이려고 했다던 악귀가 진짜 사라졌는지 새집으로 이사를 간 이후로 1-2년 동안은 학교도 잘 다니고 새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그랬거든? 그런데 문제가 일어났어.
    점차 다시 내 몸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거야, 그런데 끔찍한 것은 나는 그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데 내가 나만의 방을 가진 이후로 한번 하도 앓는 소리를 하길래 방에 들어오셨던 부모님이 내 양손이 따로 놀면서 내 목을 서로 조르고 있었다지 뭐야.
    내가 괴로워하는 것에 손을 떼보려고 했는데 무슨 애 힘이 그렇게 세다면서 떼어놓아지지도 않고 억지로 깨우고 나서야 내 손이 풀렸다고 해.
    "문제는 난 그런 꿈을 꾼 적도, 괴로워했던 기억도 없다는게 문제지."잠을 자는 동안에는 그저 평온할 뿐이었거든.
    그런데 아침이 되면 시름시름 앓고, 잠을 잔 것 같지도 않고 도통 이유를 모르겠는거야.
    당시 싯가 몇십만원 때의 mri 등을 찍어보았지만 뇌파는 멀쩡하니 부모님으로서는 속이 터질 노릇아니겠냐고?
    "니 몸은 무슨 옹이구멍이냐?"
    그래서 몇년전 나한테 악령이 붙었다고 말하는 무당을 다시 찾아갔는데, 들어서자마자 나를 보면서 하는 말이였어.
    방울 한번 흔들지 않고 날 매만지면서 요리조리 쳐다보던 무당이 부모님에게 우리집으로 한번 가보자고 하더라고. 우리집을 한번 슥 흝어보던 무당이 끌끌거리며 말하더라
    "악령같은 건 없지만 수맥이 이 근처를 흐르고 있어. 일반적인 사람들은 괜찮겠지만 이 아기 같은 경우라면 잡귀들이 좋아할만도 하지."
    "잡귀들이요?"   "애 팔이 따로 놀았다면서? 잡귀들이 이녀석 몸을 차지하려고 서로 싸우는거야. 서로 나가라고 목을 조르는거지."
    무당이 돌아가고 나서 부모님꼐서 저녁내내 한숨 쉬더라고. 대체 어떻게 해야좋냐고 부모님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데 나라고 마음편하겠어?
    당시엔 인터넷도 발달이 안되고 윈도우는 95가 다인데다 난 컴맹이었거든.
    그냥 가만히 누워서 막 [나가라, 나가라] 하고 말하는게 전부였는데 니미, 그게 통하면 무당도 필요없었겠지.
    하는 수 없이 돈 지출을 감수하고 서라도 날 치료하겠다는 맹념으로 부모님이 다시 날 데리고 무당집을 방문했어.
    그런데 놀라운게 무당이라고 하면 대게 잡귀쫓는 부적이요~하고 몇십만원짜리 부적을 써주고는 복채라면서 돈챙기잖아? 그런데 이 무당이
    "부적따위로는 막을 수 없어. 어설프게 부적썼다간 잡귀들만 더 꼬여, 개를 키워. 개가 잡귀를 쫓는데는 그만이야."
    라고 하고는 부적 하나 안써줬지.  나름 지출각오했는데 처방이라는게 그게 다라고 하니 우리부모님은 그러면 어떤 개를 길러야겠냐고 물어봤어.
    그러니 또 무당이  "개는 다 좋아. 개들이 원래 영물이라서 똥개든 잡개든 귀신에게는 겁먹기 딱 좋아."
    라니 부모님께서는 마침 외할머니댁앞에 검은봉지에 담긴 채로 버려진 새끼강아지들중 한마리를 데려오기로 했어.
    이름은 다롱이라 지었는데 수컷이다보니 워낙 사나워서 날 잘 물더라고. 중성 수술을 시키고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했지.
    처음에는 사이도 안좋고 서로 으르릉거렸는데, 밥도 주고 산책도 자주 시키고 같이 놀다보니 어느새 친해져서 같이 자기도 했거든.
    다롱이랑 같이 지내면서 놀라워진건 내 그런 시름시름 앓던 게 씻은듯 사라졌다는 거야.진짜 이상하지?
    현대의학으로 고칠수 없는 게 이런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고쳐졌다는거야.
    다롱이랑 같이 잘 때면 다음날 일어나면 몸도 개운해져서 정말 우리 다롱이는 축복을 주는 개야.
    각설하고 어느날 저녁 평소보다 늦게 퇴근하셨는지 늦게 돌아오신 부모님이 나에게 대화를 요구했어.
    다롱이랑 놀다가 무슨 일인가 했는데 부모님 왈, "명수야, 당분간 집주변의 도로 근처는 가지마라."고 하시는거야.
    왜냐고 물었더니 무당이 우리집이 수맥근처라면서 명수를 해치는 나쁜애들(잡귀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거라고 하시더라.
    걔들(잡귀)들이 어떻게든 몸을 차지하려고 해칠지도 모른다면서 (당시 내가 어렸으니 해친다고 했지, 성인판으로는 직설적으로 디진다는 거잖아?) .  그럼 언제까지 그래야 하냐고 내가 물었더니 잡귀들이 알아서 떨어져나가려면 족히 몇년은 있어야한다고 그때까지만 그러시라고 하더군.
    이후로 그쪽은 피해서 아파트끼리 뜷린길로 학교를 다니길 몇 년,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아예 집에서 먼곳이다 보니 도로를 굳이 피할 이유는 없게 되었지.
    하지만 내가 중학생 2학년이 되었을 때 사단이 났어. 오랜 세월로 망각한 탓인지 나도 모르게 도로 근처로 다롱이를 산책시킨거야.
    아파트끼리의 도로라 폭이 좁았는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거든. 다롱이를 데리고 가는데 멀리서 흰차가 오는거야.
    그것도 아파트 앞인데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오더라고. 주변사람들이 내가 지나가는데도 멈추지 않으니까 "어어!"하더라.
    난 재빨리 피할려고 했는데,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어. 거 있잖아, 마치 갯벌에 발이 박힌 것처럼. 그리곤 차에 치였지.
    비명질렀는데 몸이 붕뜬 느낌과 함께 내 의식이 끊겼나봐. 눈을 떴더니 병원이고 엄마,아빠가 날 지켜보고 있더라고.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었다-라는게 내 이야기인가봐.
    산소호흡기에 엄지손가락에는 이상한 장치가 되어있고, 내 팔에는 수액주사기 꽃혀있고 삐-삐-소리는 들리고,
    중환자실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눈을 뜨니까 부모님이 대뜸 자신들을 알아보겠냐고 물었고 고개를 끄덕이니까 가족들이 울면서 의사를 찾더라.
    의사가 와서 소형전등? 으로 눈을 살피면서 몇가지 검진하더니 정확한 조사는 어쩌구 저쩌구 하고 가족한테 말하는데
    가족들이 울면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더라고. 정신을 차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롱이는?" 하고 찾았어.
    그런데 묵묵부답, 가족들이 말이 없는거야. 아무리 중학생 2학년이지만 분위기 파악은 쩔지.
    다롱이가 죽었다고 인식이 되지 않아서 계속 미친듯이   "다롱아! 다롱아!"하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불렀는데, 병원에 있을 리가 없잖아.
    가족들이 서프라이즈 파티로 집에 놔뒀구나 해서 억지부려서 집에 갔는데 다롱이는 개뿔, 다롱이 진짜 서럽게 울었어,
    진짜 다롱이 생각 많이 나더라. 지금 쓰는데도 막 안구 습기찬다 진짜..
    아무튼 다롱이가 죽은 게 내탓이다 생각하고 한동안 밥도 못먹고 그러는데, 부모님이 너가 그러면 다롱이가 불쌍하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꾸역꾸역 먹었어.  먹으면서 울고, 잠자다 울고, 진짜 초상집분위기 저리가라할 정도지.
    아무튼 그렇게 병원을 나와서 집에 돌아갔어. 집에 돌아가서 다시 평소처럼 지내는데만 2주가 걸렸는데, 2주동안 난 잠만 자기 일쑤였지.
    진짜 잠만 자니까 개운하긴 한데 마음은 꺼림칙하더라. 그동안 중간, 기말고사 망친 건 대박이지.
    개근상? 못받았어, 병원에 있었는데 어떻게 받아?
    -여기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잘한거야.
    2주 동안 잠만 잤는데 나한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거.
    이젠 잡귀고 뭐고 짜증나 미치겠는데 부모님은 나한테 이상이 없으니 무당한테 가보자고 설득하더라.
    겨우겨우 무당한테 갔는데, 무당이 날 보면서 방울 몇 번 흔들고 이상한 향 지피는 거 흡입하고는 나한테 몇번 후-하고 불었지.
    "평소 개한테 잘해줬구나. 이제 잡귀따위 붙을 일이 없겠어."   "예?"
    어머니가 물어보니까 다시 한번 입김을 후-하고 불다가 몇번 휘젓더니 내 몸을 막 만지던 무당이 안심하라고 해.
    그 이유인 즉슨, 우리집 다롱이의 영혼이 내 구멍에 안착했다나?
    원래 개들은 죽으면 곧바로 저승세계로 가는데, 주인이 잘해주면 죽어서도 주인을 지키는 수호견이 된다더라고.
    그래서 다롱이가 내 영혼의 구멍인지 뭔지를 집으로 삼아서 머문다는거야,
    앞으로는 잡귀로 고생할 일이 없을 거라고 하더라.
    날 위로하기 위한 말인지도 몰랐지만 아무튼 난 그 말 듣고 진짜 감동했어.
    아니 무당이라는 게 이렇게 멋져보였나  할 정도였지.
    지금은 그 무당집이 없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그 무당이 무당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고는 해.
    다롱이가 죽은 이후로는 아무론 영적사건도 겪지 않고 평범하게 지내고 있어.
    지금도 내 영혼인가 하는 곳에 다롱이가 머물고 있지.
    진짜였으면 좋겠어. 서툰 글이지만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웃대...루시퍼즈    http://huv.kr/fear6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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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y_ko 2017/12/12 15:08

    의사선생님의 말도 인상깊네요. 마음을 읽은거겠죠...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이가 얼마나 상심이 컸으면 그렇게 끙끙 앓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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