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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 외국인 사기꾼(아프가니스탄 파병)

오늘 당할 뻔 한 따끈따끈한 사건입니다.
혹시나 피해자가 생길까봐 제 이야기를 써봅니다.
잠시나마 친구로 생각했던게 괘씸해서 음슴체
 
 이틀전에 페북에 누가 친구추가를 걸어서
당연히 요새 하는 게임 그룹에서 친구 추가 한 줄 알고 수락함.
수락하니 갑자기 페북메신저가 울림.
처음에는 이름, 취미, 직업, 나이가몇이냐 등등
아주 사소한 질문을 하며 관심이 있는 것을 어필함.
결혼은 했냐 당신이 아주 마음에 든다 등등.
난 기혼자라 결혼했고 딸이 있다고 하니
자기는 사별했고 아들이 있다고 함.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자기 혼자이고 가족은 나랑 내 아들뿐이야 라고 함
(지금생각해보니 이게 다 밑작업이었군요)
자기 직업은 외과의사인데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있고 평화유지를 위해 일하는 중이라고 함. 매우 위험한 지역에 있는 상태라고 함.
자기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함.
   
 
이것저것 사소한 대화를 하다가
내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사랑에 빠졌다고 함.
그래서 보지도 못한 사람한테 뭐이리 사랑에 빨리 빠지냐고 받아침ㅋㅋㅋ
나는 결혼한 사람이니 당신을 친구로서만 만날 수 있다고 계속 설득함. 그랬더니 날 이제 베스트 프렌드로 만듦..넌 하나밖에 없는 내 친구야. 이런식으로 말함.
페북 프로필을 보니 그사람이 말한 나이, 생일, 성별이 달라서 살짝 의심을 했었으나 걍 그러려니 하고 넘겼는데,
내가 하필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아무것도 못먹는 상황이었는데 그걸 아는 놈이 자꾸 아침은 뭘 먹었냐 점심은 뭘 먹었냐 자꾸 물어보는 거임..짱나서 나 지금 못먹으니 먹는이야기 하지말라고 웃으면서 말해줌. 근데 나중에 또 저녁뭐먹었냐 라고 물어봄.
(생각해보니 그놈은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중이라 기억안나는듯.)
그리고 자기는 이 일이 끝나면 한국에 오겠다고 와서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열심히 어필함. 자기 개인병원도 여기서 열거라고.. 집도 같이 구해줬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말함.
근데 난 사실 교육으로는 한국이 별로라고 생각해서 아들을 위해 다른나라로 가시라고 설득했는데 걍 막무가내로 한국에 오겠다고 ㅋㅋㅋ
   
그리고 드디어 3일째인 오늘, 무슨 중요한 미팅이 있는데 제발 좋은 소식이길..하고 갔다오겠다고 하더니 몇시간 뒤에 다시 와서 하는 말이 자기 이제 테러리스트 은신처에 파견되어야 한다고 말함.
그래서 자기가 갖고 있는 돈을 가지고 갈 수가 없어서 나한테 보내겟다고 함. 여기서부터 나는 이놈이 뭐지? 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음.
인터넷에 ‘페북 아프가니스탄’ 이라고 치니 세상에...역시 사기꾼이었음...
괘씸해서 야이 사기꾼아! 라고 하고 바로 끝내고 싶지 않아졌음.
그래서 그 돈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1.2밀리언 달러인데 이거 가지고 병원 차리고 할거라고 함.
그래서 그거로는 한국에서 외과병원 못차린다고 못박아줌 ㅋㅋㅋㅋ 
그랬더니 이 말은 무시하고 계속 나는 너밖에 믿을 사람이 없다. 이 돈을 꼭 나한테 보내야한다 라고 하길래 너는 나 없으면 그돈 어떻게하려고 했니? 라고 물으니까
   Honey that is why God bring you to me in our life
이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대책없는 친구일세..
그리고 계속 이름 전화번호 주소 를 줄기차게 요구함.
나는 절대 그 일을 못한다고 한 열번 이상 거절한 듯..
나중에는 너 나를 못믿는거야? 라고하길래 예스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너한테 돈 안보낼거라고 나도 못믿겠다고 함. 넌 멍청이야 라고 하길래 너도 멍청이라고 하고 끝냈음.
뭔가 외국인 친구 만드나 싶어서 반가웠었는데
사기꾼이었다니 참 마음이 그렇네요.
3일뿐이었지만..
전 다행이 안넘어갔지만 혹시나 다른 피해자가 생길까봐 글 써봅니다. 글재주가 없어 죄송해요.  
 -관련 기사-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3&aid=0003300503
    (아 참 그리고 대화는 페메로 하다가 카톡으로 옮겨서 했는데, 자기 엄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영국인이었다 라고 해서 한국에 대해 잘 아는 줄 알고 카톡의심은 안했었네요 ㅋㅋㅋ 보통 외국인들은 카톡 잘 모른대요.  )

댓글
  • 愛Loveyou 2017/12/04 15:38

    저도 작년에 아프간에 파견된 미군이라는 사람하고
    몇 번 대화했는데 말귀를 못알아듣더라고요,
    전투복 입은 사진 말고 활동복 사진이 궁금하다니까
    전투복 입은 사진만 주구장창 보내줍니다. 가끔은
    위급상황이라 작전상 한국으로 대피해야한다며
    짐을 맡겨달라고 집 주소, 연락처, (수고비 입금용?)
    은행 계좌번호를 요구하기도 하고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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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머리아님 2017/12/04 16:27

    요즘은 페북, 이메일 다양한 방법으로 피싱 하죠..
    사실 한국이 조선족 보이스피싱에 많이 단련 되어서..
    해외에서 사용하는 어설픈 방법들이 잘 먹히지가 않아요
    ex) 빌리어네어 갑부가 죽으면서 당신에게 유산을 남김.. 1빌리온 수령하고 싶으면 서류작성 비용으로 500불을 송금하시오(?)
    해외 거주중인데.. 가끔 보이스피싱 오면.. 피싱하는 인도넘 전화 들고 계속 듣고 있으면 주절주절 한 5분동안 설명하는데..
    다른 업무 보면서 신나게 들어주다가
    쏘오뤼~ 슬로우 슬로우 어게인 플리즈~~
    하면 또 슬로우 슬로우 5분동안 주절주절
    한 20분 먹혀들어가는 척 놀아주면 뭔가 약간 좋은 흥분 상태? 가 대는데..
    오우 쏘우리~ 암 비지 롸잇 나우.. 쿠쥬 콜뮈백 앺털 텐 미뉫?
    이러고 다시 전화 오면 설명 다시 해달라 해서 듣고 ㅋㅋㅋㅋ
    야이 인도 쉬키야.. 내가 조선족 보이스피싱 9단들한테 단련된 몸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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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에리엘 2017/12/04 18:24

    자한당 기부계좌로 연결해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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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OE-VERA 2017/12/05 15:31

    이거 유명한 피싱인데  낚여서 큰돈 사기당한 외국인들도 있어요. 한국만하는게아니라 전세계에 낚시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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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고Igo 2017/12/05 15:56

    북한에서 외국 미녀(가계정) 계정으로 우리나라 군인들 페북에 친추해서 정보를 빼내었다는 그런 기사도 있던걸로 기억하는데 결론적으로 페북은 신원을 아는 가까운 사람들만 친구하는게 나은 것 같아요. 이제는 외국 2030대도 페북을 안하는 추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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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콩떡 2017/12/05 16:05

    왜그렇게 열심히 대해주셨어요 유부녀 좋다고 껄떡대는 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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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쥬키 2017/12/05 16:35

    첨언하자면..
    외국인들도 카톡 많이 써요!
    거래처분들 및 업계분들 자기 카카오 있다면서 카카오 아이디 주시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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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황굥듀 2017/12/05 16:49

    저 비슷한 경험있어요! 인스타 메세지로 왔는데 인스타 사진은 군인이고 첨에 인사하면서 이름이 뭐냐 무슨 일하냐고 물어보는데 자꾸 말끝마다 dear이라고 붙여서 별로여서 무시한적이 있는데
    저런일을 겪을수도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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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gSora 2017/12/05 17:33

    한국의사면허를 따야 개원가능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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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수영희 2017/12/05 19:57

    와... 저만 그런게 아니었네요...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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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찬 2017/12/05 21:56

    그넘이 돈 보내겠다는데 왜 피싱이죠??
    이해 나만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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