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447383

막내의 한마디에 가슴이 아픕니다..

몰랐어요.. 진짜 몰랐어요..
어린아이의 "괜찮다"라는말을 그대로 믿어버린 제잘못이지요..
너무 안일하게만 생각했던 내잘못입니다..
너무 속상하고 눈물나요..
이럴려고 워킹맘된거 아닌데..
일을 시작한지 이제 세달..이지나 네달째에 접어들었네요
집에오면 바쁘게 움직이고 엄마그렸다며 종이를 내미는 막내에게 "이거 엄마야? 너무 예쁘게 그렸는데?" 한마디하고 바로 저녁준비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치우고 정리하고 청소하고 빨래널면... 그냥 쓰러져서 자고.. 다시 반복..
주말엔 밀린 빨래개고 쓰레기치우고 정리하고 먹이고.. 그러다보면 하루가 다가고.. 할일이 많지않은날은 시댁행.. 집에오면 한밤중..
슬슬 날씨는 추워지는데.. 내복을 사야지..사야지.. 말만..
사야지 해놓고 못샀으면 혼자 "괜찮아 오늘은 어린이집 따듯하니까.."
...이걸 반복하다가.. 가슴이 미어지는 한마디를 듣게됐네요..
목요일에 알았습니다 한파라고.. 내일 춥다고..
목요일밤 잠을 참고 방한용품 내복들을 주문했지만 제일추운 금요일엔 입을수가없었죠..
어린이집 차를 기다리며 "춥지? 금방차올꺼야 많이추워?"
그랬는데 막내는 "괜찮아 안추워 엄마 추워?"
... 괜찮은가보다.. 패딩입어서....
참 멍청하죠...
괜찮기는 개뿔이.. 안괜찮은거였어요..
어제 주문한 내복이 왔습니다..
뭐라했는지 아세요? 다시생각해도 눈물날꺼같아요..
"와~ 내꺼야? 엄마 내꺼야?"
"응 니꺼야 내복이야 마음에 들어? 추우니까 옷안에 입자~"
"신난다! 엄마 고마워 나 ㅇㅇ이가 내복입은거 보여줬는데 부러웠었어 나는 내복이 없으니까"
.... 이말 듣는데 정말 미치는줄 알았네요..
"부러웠어? 엄마한테 말하지 더 빨리살껄 그랬네.."
"아냐 괜찮아 나도 이제 내복있으니까 입어봐도 돼? 너무예쁘다"
"다 니꺼니까 다 입어도 돼.."
내복을 입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부러웠구나 부러웠어.. 미안해 몰라서..
미안해 신경못써서..
내복입고 조잘조잘 참았던 얘기를 하더라구요..
얼마전 새로사서 보냈던 색연필이랑 싸인펜 친구들이 빌려달래서 빌려줬더니 많이 썻다고 안나오면 어쩌냐고 걱정하길래 하고싶은대로 막써 안나오면 꼭 얘기해 다시사줄께!!
...엄마 최고래요.. 미치겠다..
왜 참아.. 아직 여섯살인데..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더 신경쓸께 더 안아줄께..
워킹맘이 된걸 후회한적이 없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후회해봤네요. 그냥 가슴이 아픕니다..

댓글
  • 어둠의저편 2017/12/03 09:15

    마음만으로도 좋은엄마네요
    핫팩도 사주세요 주머니에 넣고다니면
    추억이 생길겁니다

    (CkWhHp)

  • 왕오징어순대 2017/12/03 09:18

    ㅠㅠㅠㅠ 아이 맘두 작성자분 맘두 이해가 돼서 더 슬프네요......

    (CkWhHp)

  • 개금동 2017/12/03 09:19

    읽기만해도 가슴이 미어지는데 글쓴분은 얼마나 속상했을지 가늠이 안됩니다..

    (CkWhHp)

  • 토우차우 2017/12/03 09:21

    너무 이쁘네요..

    (CkWhHp)

  • 잠자는비버 2017/12/03 09:29

    다르게 생각하면 워킹맘이시니 그걸 다 해줄 능력이 되는거죠!

    (CkWhHp)

  • 지랄리스틱 2017/12/03 10:09

    아이가 참 속도 깊고 착하네요 ㅠ 너무속상해하지마세요~
    아이한테 더 많은걸 해주고 싶어서 워킹맘 하시는거잖아요 ㅠ

    (CkWhHp)

  • 낭만코치 2017/12/03 10:11

    아이가 의젓하네요.
    어쩔 때는 떼쓰는 아이보다 어른 스런 아이가 더 눈물 나게 합니다.
    대한민국의 워킹맘들은 너무 대단들 하신 것 같아요.

    (CkWhHp)

  • 그럼에도. 2017/12/03 10:22

    전 솔직히 다른 것도 아니고 내복없이 최근까지 지냈다는 데 놀랐어요. 철마다 마트에 온라인에 온통 내복 천지인데 장도 안 보고 지내신 건 아닐텐데 너무 무심하신 건 아니셨는지.. 저라면 차라리 시댁 안 가고 내복 사러 갑니다. 물론 사정이 있으셨겠지요. 비난하려는 건 아니지만 제가 다 속상한 마음에 써봤어요...

    (CkWhHp)

  • 여고생임 2017/12/03 10:33

    맘이 아파여 애기가 어른같은 말을 할 때 ...
    한편으론 속깊어서 씩씩하다하지만
    아기 답게 칭얼 거리지 않는 것도 맘이 아픈 거 같아요ㅜ
    아기도 엄마맘 잘 알 거에요.

    (CkWhHp)

  • 백설공주부 2017/12/03 10:35

    저도 딸아이 어릴때 생각나네요..
    둘째낳고 몸조리할때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등등 큰아이를 거의 어머니께 맡기고 신경쓰지 못했는데 ..어느날 아이 발가락을 보니 발톱하나가 부셔져서 깨진 후 새로 자라고 있더군요.
    발톱이 새로 자랄 때 까지 모르고 있었다는게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어요.
    네살짜리 딸이 말하길..엄마 울지마.이젠 아프지 않으니까 울지마세요. 하면서 절 위로했어요.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아직도 마음아프네요.

    (CkWhHp)

  • 마이무따 2017/12/03 10:40

    ㅠㅠㅠㅠ아 눈물찡... ㅠㅠ 왜울려요 ㅠㅠ

    (CkWhHp)

  • 외계인. 2017/12/03 10:40

    전업주부라고 모든 걸 빠짐없이 챙겨줄 수는 없어요. 죄책감 갖지 마시길 바래요.

    (CkWhHp)

  • 하얀콩떡 2017/12/03 10:46

    엄마가 저만보면 패딩한개 더 사자고 하도 그러시는데
    근데 꼭 엄청 필요하진 않거든요..
    그거 없어서 엄청 너무 추워 이 정돈 절대 아니라..
    근데 엄마가 막상 사주면 일단 새옷이니 기분은 좋을것 같아요
    애기도 그럴것 같아요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셔요
    지금도 작성자님 너무 대견하고 잘하고 계심..

    (CkWhHp)

  • 공기번데기 2017/12/03 10:51

    죄송하지만 워킹맘이랑 내복은 전혀 상관없지 않나요;;;
    요새 쿠팡 로켓배송으로 하루만에도 배송되는데
    저도 워킹맘해서 늦은하원으로 미안했던적 많았는데 내복은....그리고 애들은 새옷이 좋아서 그렇게 별뜻없이 말한걸꺼예요
    내복은 안힙혔어도 런닝이나 얇은 티는 입혔을꺼 아니예요 ㅎ
    글고 원에선 엄청 더우니 넘 자책마세요

    (CkWhHp)

  • 현교아빠 2017/12/03 10:55

    좋은글 감사합니다. 제 아들도 더 세심히 보고 들어야겠네요

    (CkWhHp)

  • 헌드래드 2017/12/03 11:00

    그렇게 애는 크는겁니다. 물건도 아낄줄알고 부모님에게 감사할줄도 알며 참을줄도 나눌줄도 알게 되는거죠. 모든것이 풍족한지금 독자들이 많고 오냐오냐가 많은 지금이 갈수록 팍팍하고 사회생활이 어려운걸 보면 조금 힘들게 크고 조금 눈치보고 크는게 옳은겁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당연한건데 그걸 기가죽느니 하는 부모들이 눈치가없고 노키즈존을 늘리게 만드는거죠. 그정도면 잘하고 계세요.
    애가 다행히 시근이 있고 눈치도 보기도 하지만 그게 좋은거에요. 눈치본다고 숨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부모마음 헤아릴줄아는 착한아이로 잘크고있다 생각하심 될거에요

    (CkWhHp)

(CkWhHp)